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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149화 (149/210)

흑막의 신! 149화

“오늘 대박 아니면 쪽박이네. 스플릿!”

서말자는 그렇게 끝내 손에 들어온 네 장의 마담을 갈기갈기 찢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영혼도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

오직 서말자만 그것을 모를 거다.

‘넌 이제 망했어. 영혼까지!’

난 서말자의 네 번의 스플릿을 보며 그것을 확신했다.

이제 서말자가 배팅한 금액은 도합 1,200이다. 그리고 딜러가 오픈해 있는 카드는 4다. 숨겨진 카드는 모두 다 10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말자는 그것에 집중한 거다. 정말 서말자가 운이 좋다면 딜러는 10을 받고 버스트가 될 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딜러가 버스트 할 확률은 무척이나 높았다. 거의 확률로 따져도 70 퍼센트 정도의 확률이었다.

난 힐끗 서말자를 봤다.

‘확률로 승부를 보겠다는 거지. 내가 그것을 막아 주지.’

난 씩 웃었다.

서말자가 배팅을 끝내자 딜러는 조심스럽게 첫 번째 마담에 7을 붙였다.

“첫 타는 나쁘지 않네요.”

이연아가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서말자를 위로했다.

“그렇지. 딜러는 버스트가 되어야 해.”

“그럼요. 호호호! 언니 파이팅!”

“그래. 나도 파이팅이고 싶다.”

서말자는 오른손으로 그쪽 카드는 그만 받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서말자의 두 번째 마담에 8이 붙었다.

“오호! 1 올라갔네. 이제 18이야!”

이연아는 호들갑을 떨었다.

“역시.”

그리고 다시 서말자는 스테이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카드는 8이다. 역시 따지고 본다면 나쁜 카드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스페이스 마담 옆에 2가 앉았다. 클로버 2다.

이제 악마의 게임이 시작된 거다.

난 서말자를 뚫어지게 봤다.

‘이제 다시 2의 행진곡인가?’

다음으로 나는 서말자의 다음 구 카드에 있는 2를 봤다. 그리고 카드 통에 있는 카드를 봤다. 지옥문을 열 카드 2가 연속으로 서말자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역시 블랙잭은 악마의 게임인 거다. 아마 모든 카드 게임이 악마와 연관되어 있겠지만.

카드란 악마의 게임이다

왜 하필 악마의 게임일까?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모든 조합이 악마를 의미하고 있는 거였다. 4가지의 무늬에 각각 13장씩 다른 카드. 동양에서 4라는 숫자는 불길하다.

그리고 서양에서도 13이라는 숫자는 불길하다. 예수의 13번째 제자가 유다였듯 13은 그런 불길한 숫자다.

그리고 스페이드 에이스의 이름을 에이스 루시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 스페이스는 파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파괴의 루시퍼인 거다. 제일 첫 장에 있는 스페이스 에이스부터 파괴를 의미한다.

그리고 클로버 2는 벨제붑이라고 해서 허영만 작가의 만화에서도 밝힌 것처럼 두 번째 악마다. 그리고 지금 당당히 숨겨진 카드에서는 벨제붑이 서말자를 향해 날아가려고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스페이드가 의미하는 것은 죽음.

다이아몬드는 탐욕.

하트는 음욕.

클로버는 불운, 저주를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숨겨진 의미다. 하지만 분명 악마가 깃들지 않고서는 이렇게 사람들을 망칠 수가 없을 거다.

‘원래 악마가 악마의 모습으로 달려드는 것은 아니지.’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13은 예수와 나머지 열두 명의 제자를 의미했다.

그리고 스페이스는 악마가 아닌 종교인으로 탈바꿈시켰고, 성직자가 쓰고 있는 모자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 다음 다이아몬드는 권력을 가진 귀족을 의미했고, 하트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평민을 의미했다.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기에 사랑을 한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할 거다. 그리고 마지막 저주의 의미인 클로버는 학자로 탈바꿈했다.

그렇게 서말자는 클로버 2를 받았다. 3장의 카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나머지 카드 역시 지금 이 순간에 그렇게 나쁜 카드는 아니었다.

지금 서말자는 딜러가 버스트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서말자가 배팅을 한 돈은 도합 1,600만 원이다.

그리고 이제 다음 구멍에 배팅을 할 차례다.

“이번 판이 승패의 분수령이겠네.”

서말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날 봤다.

“말구 사장! 지금은 어때?”

“지금이야 당연히 째야죠. 아까는 된장질이었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나쁘지 않잖아.”

“딜러 카드가 완전히 오픈이 되어야 결과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가? 하여튼 이번에는 스플릿이 확실하지.”

서말자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씩 웃었다.

“스플릿!”

그리고 과감하게 손가락을 찢었다. 물론 다음 카드도 그리고 그 다음 카드도 2의 행진이었다. 똥파리들이 파리 대왕을 따라서 서말자를 향해 날아든 거다.

“정말 이번 판 잃으면 석 다 죽어서 오링 나겠네.”

서말자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로써 서말자가 배팅한 돈은 3,200이 되는 거다.

“따시면 됩니다.”

“그렇지! 말구 사장.”

그리고 다시 카드가 돌았다. 정말 서말자의 어깨 위에 악마가 내려앉은 것이 확실했다.

“오호! 9야!”

이연아는 똥파리인 2옆에 9가 내려앉아 환호성을 질렀다. 이연아까지 지금 흥분을 하고 있는 거였다.

이건 더블을 칠 수 있는 찬스인 거다.

“더블!”

서말자는 테이블 위에 다시 돈을 올려놨다. 그리고 바로 카드를 받았다.

“씨발!”

서말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서말자가 받은 카드는 5인 거다.

그리고 딜러는 서말자에게 다음 카드를 줬다.

2에 다시 8이 붙어서 더블 찬스가 되었다.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 수도 있는 서말자였지만 서말자는 지금 흥분을 한 상태라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더블이네.”

서말자는 어금니를 다시 깨물고 더블을 하겠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2의 카드에 다시 9가 붙고, 더블을 할 찬스가 됐다. 연속 3번의 더블인 거다.

그리고 더블로 배팅을 하고 서말자는 9를 받았다.

그제야 서말자는 씩 웃었다.

“20이야!”

“호호호! 언니 추카추카!”

“호들갑 떨지 마!”

“응.”

“휴우!”

서말자는 다시 딜러를 봤다. 아직 카드 하나가 더 남은 거다.

“저 카드가 2이면 다시 스플릿을 해도 되나?”

서말자는 딜러에게 물었다.

“예?”

“외국에는 그렇게 하잖아.”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말고 부장 불러와.”

“부장님요?”

“그래. 혼자 못 결정하잖아.”

“예.”

서말자의 말에 딜러는 짧게 대답을 하고 버튼으로 객장 부장을 호출했다.

“말구 사장!”

“예.”

서말자는 날 불렀다.

“저기 또 숨겨진 카드에 2가 나오면 내 오른쪽 어깨에 천사가 앉은 걸까? 아니면 왼쪽 어깨에 큰 낫을 든 악마가 앉은 걸까?”

서말자는 이번 판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판이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배팅하신 돈도 4,500만 원입니다. 블랙잭은 진득하게 하는 게임입니다.”

난 서말자를 말리는 투로 말했다. 원래 사람이라는 것이 말리면 더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거다.

“하지 마?”

“예. 딜러의 패가 10이라고 예상을 하지만 지금 마담이 너무 많이 빠져나와 있습니다.”

난 스윽 테이블에 오픈된 카드를 봤다. 서말자의 앞에 마담이 총 4장이 깔려 있고 다른 플레이어 앞에도 제법 있었다.

“그래서?”

“10이 연속으로 두 번 붙어서 버스트가 될 확률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

서말자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때 객장을 관리하는 부장이 들어왔다.

“고객님 찾으셨습니까?”

서말자는 부장을 봤다. 중후한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내가 더블 스플릿을 하려는데 여기 룰에는 그게 없잖아.”

“그렇습니다.”

“외국에는 다 있는데.”

“있는 곳도 있습니다.”

“해줄 수 있지?”

서말자는 부장을 빤히 봤다. 그리고 부장은 카드 테이블을 쭉 봤다. 단번에 꽤 큰판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카지노는 고객님을 위한 곳입니다. 그렇게 하시죠.”

“그리고.”

서말자는 객장 관리 부장을 봤다.

“배팅 액수 좀 올리자고.”

“배팅 액수까지 말씀이십니까?”

“원래 천만 원까지도 하고 그러잖아.”

서말자의 말에 객장 관리 부장은 서말자를 빤히 봤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장은 딜러를 봤다.

“그렇게 해 드려.”

“알겠습니다. 부장님!”

부장은 그렇게 짧게 지시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저기 다시 2가 붙으면 내 왼쪽 어깨에 천사가 앉는다.”

서말자는 마치 다짐을 하듯 말하며 딜러를 노려봤다.

“카드 돌려!”

서말자의 말에 카드를 돌렸다. 그리고 오늘 촉이 있는지 서말자의 말대로 2가 떴다.

“정, 정말 2야!”

이연아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분명 배팅 금액을 천까지 올리기로 했다.”

서말자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천을 배팅해 올렸다.

“하지만 이번 판은 300까지입니다. 규정이 그렇습니다.”

“아까 부장이 말하고 갔잖아. 천까지 된다고.”

“하지만 블랙잭 규정이 스플릿은 같은 금액을 배팅하시는 겁니다.”

“알아. 언제 VIP 룸이 규칙대로 움직였어.”

“하, 하지만…….”

“가자니까!”

서말자가 소리를 질렀다.

“알겠습니다.”

이건 불법이다. 하지만 서말자의 말처럼 어디 이곳이 규칙이 통하는 곳이던가. 그래서 이곳에서 수백억을 잃는 사람도 있었다.

“어서 카드 돌려!”

난 카드 통에 들어있는 카드를 봤다.

‘역시 오늘 파리만 나는군.’

다시 2라는 거다. 정말 서말자를 죽이기 위해 벨제붑의 부하들이 총출동을 한 거다.

“그래! 여기서 오링이다. 스플릿!”

서말자는 다시 백만 원짜리 칩 열 개를 테이블에 올리며 소리쳤다.

“언, 언니…….”

“조용히 해! 석 죽어.”

서말자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 이연아의 입을 막았다.

지금 서말자는 더블 스프릿을 했다. 7장의 카드가 찢어져 정렬되어 있는 거다. 이제 마지막 카드 한 장만 더 찢어지면 완벽하게 지옥문이 열리는 거다.

‘파리가 날고 구구구 비둘기들이 죽음의 노래를 부르는군.’

난 서말자를 봤다. 서말자는 지금 무척이나 흥분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 다시 한 번 2를 줘라! 아주 크게 한 번 해 보자.”

서말자는 지금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어쩜 도박꾼에게 지금이야말로 최고의 순간일 거다. 그런데 서말자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건 어깨였다.

어깨는 서말자를 보면서 약간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누님 괜찮겠습니까?”

“뭐가?”

“지금까지 배팅하신 금액도 6,500만 원입니다.”

“따면 6,500만 원이 들어오지.”

“잃게 되면…….”

“닥쳐! 석 죽는다.”

“예. 닥치죠.”

서말자는 딜러를 봤다.

“카드 돌리라니까.”

“예.”

딜러는 조심스럽게 카드를 돌렸다. 다시 마지막 벨제굽이 강림했다.

“역시 내 촉이 저거 2 같았어. 스플릿!”

서말자는 다시 테이블에 천을 올려놨다. 이제 서말자가 배팅한 돈은 7,500만 원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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