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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172화 (172/210)

흑막의 신! 172화

“아이들의 교육 상태는 어떻습니까?”

“시설과 수준은 육군 사관학교보다 우수합니다.”

이곳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원생들의 교육에 엄청나게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원생들은 중학교 그리고 고등 교육까지 기존 학교에 다니지 않고 내가 제시한 프로그램에 의해 교육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대안 학교 같은 시스템인 것이다. 뛰어난 아이들을 보편적인 것만 가르치는 일반 학교에 보내는 것은 어쩜 그 재능을 썩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완벽히 공교육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존재다. 보편적인 것을 가르치는 학교보다 내가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아이들은 이런 이유로 검정고시를 본다. 물론 대부분 우수한 실력으로 합격을 한다. 내가 준비한 프로그램은 육군 사관학교 프로그램과 거의 흡사하다. 내 교육의 플랜을 짠 사람이 바로 박 원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나라에 뛰어난 학자들이라는 분들이 이곳에 모였다. 어쩜 그 학술적인 수준은 서울대를 넘어서고 있을 거다.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게 만든다. 최고가 이 대한민국을 밝게 만든다.’

지금은 어쩜 시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에 하나의 세력으로 성장을 할 거다. 난 그때를 생각하니 흐뭇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원사의 말처럼 원생들은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다.

저 아이들은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아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 동안 만들어 낸 성과치고는 상당한 성과인 거다.

‘벌써 햇수로 2년이 지났군!’

난 원생들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원생들은 또랑또랑한 눈으로 날 보고 있다. 내가 이렇게 특별히 원생들 중 일부를 소집한 적은 없다.

어쩜 내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거다.

“내가 여러분을 여기에 모이라고 한 것은 이제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 주기 위함입니다.”

내 말에 순간 원생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도 이 복지센터를 나서면 자운대 대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일상에서 평범하게 사는 원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자운대 요원이다.

내 옆에서 내 일을 돕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그들 역시 자운대 대원인 거다.

나와 박 원사는 그렇게 원생들을 세뇌시켰다. 육군 사관생도 태권도 교관이었던 박 원사는 충성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세뇌 담당 교관으로도 활동을 했기에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원생들은 세뇌가 됐다.

어쩜 북한도 나와 같은 방법을 쓸 거다. 어릴 적부터 파마머리의 지시를 받아서 철저하게 세뇌 작업을 했기에 그런 어리석고 위험한 충성심이 나올 거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반항심도 생길 거다.

난 그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원생이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 수면 마취를 통해서 원생의 뇌를 비술로 강제시켜 놓는다. 이것은 비술의 궁극인 인간 조정술인 거다.

나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

이 비술은 엄청난 거였다.

“여러분들은 이 나라를 지킬 경찰이 되어야 할 겁니다.”

순간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어쩜 직업을 자신이 정하지 않고 타인이 정해 준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는 불행일 거다.

“경찰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자운대는 이제 어둠이 아닌 빛에 설 생각입니다.”

“경찰이 되기 싫은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안경을 쓴 원생 하나가 나를 빤히 보며 물었다.

“그럼 무엇이 되고 싶습니까?”

“저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럴 만한 능력이 그대에게 있습니까?”

이것은 자격을 물어보는 거였다.

“저는 이미 서울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이 된 상태입니다.”

“그런가요? 그럼 기자가 되십시오.”

기자 역시 내게 필요한 존재다. 그리고 다시 여학생 하나가 날 빤히 봤다. 분명 뭔가 할 말이 있는 눈치였다.

“내게 할 말이 있나요?”

“저, 저도…….”

“뭐죠?”

여학생은 수줍게 날 봤다.

“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이라. 교사도 나쁘지 않습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하였습니까?”

“전 지금 노력 중입니다.”

“6개월 안으로 결과물을 보여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당신을 경위로 만들지 모릅니다.”

내 말에 여학생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이렇게 자신이 희망하는 꿈이 있다. 많은 인원을 경찰 대학에 보내고 싶은 나지만 그중에서도 자신의 꿈을 가겠다는 사람은 막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증거와 결과물을 내게 내놔야 한다.

“경찰 대학에 가기 쉽지 않습니다.”

원생 하나가 내게 말했다.

“그건 제가 만들어 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누구보다 우수한 인력에 의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최고입니다.”

난 선언을 하듯 소리쳤고 순간 강의실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내 외침이 저들의 마음을 흔든 것이 분명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최고입니다.”

원생 하나가 소리치자 하나둘씩 자신은 최고라고 소리쳤다. 이것은 집단 최면이다. 그리고 군중심리인 거다. 난 철저하게 심리적인 것까지 이용했다.

그렇게 난 90명의 경찰 대학 후보생 중에 30명을 확보했다. 나머지 60명 중 자신의 꿈을 향해 확실히 달려가고 있는 25명을 제외한 나머지 35명은 6개월 안에 내게 자신의 결과물을 보여 줘야 했다.

“꿈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십시오. 6개월 후에 뵙겠습니다.”

난 짧게 말하고 돌아섰다. 날 보는 박 원사의 얼굴이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하하하! 강요할 수는 없잖습니까?”

“그렇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캡틴!”

그때 급하게 복지센터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요원 하나가 급하게 강의실로 달려들어 와 박 원사에게 속삭였다.

다급한 눈빛인 것을 봐서 드디어 올 것이 온 모양이다.

‘갈퀴가 동생들을 데리고 온 모양이군!’

난 박 원사를 봤다.

“무슨 일이죠?”

“복지 시설 정문에서 못 보던 청년들이 진입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진입요?”

“예. 특별하게 물리적인 난동을 부리는 것은 아니지만 무척 험상궂은 얼굴이라고 합니다.”

“올 것이 왔네요.”

“예?”

“가 보시면 압니다.”

난 박 원사를 보며 씩 웃고 강의실을 벗어났다. 그리고 경비 요원과 박 원사는 모르겠다는 얼굴로 내 뒤를 따랐다.

정말 20여명 정도의 청년들이 딱 봐도 ‘아, 조폭이구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서 있었다. 저들은 아마 최대한 공손하게 서 있는 걸 거다. 하지만 담배를 물고 있는 폼이나 짝다리를 짚고 있는 모습이 일반인의 눈에는 위화감이 조성되기 충분했다.

내가 건물에서 걸어서 정문까지 나오자 갈퀴가 날 보고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데리고 왔습니다. 캡틴!”

이제 갈퀴도 날 캡틴이라고 부른다.

“오셨어요?”

그때 갈퀴가 고개를 돌려 동생들을 봤다.

“모두 정중히 인사를 드려라!”

“예, 형님!”

마치 조폭들은 합창이라도 하듯 짧고 우렁차게 대답을 하고 날 봤다. 그리고 연습이라도 한 듯 날 보며 90도로 어깨 인사를 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큰 형님!”

역시 조폭은 조폭이었다.

‘저 조폭 때를 어떻게 벗기지?’

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러십니까? 캡틴!”

갈퀴가 내 찡그린 인상을 보며 물었다.

“제가 때밀이를 제대로 해야겠네요.”

“예?”

“저 조폭 때를 다 벗기려면 힘이 좀 들겠습니다. 하하하!”

“그렇죠.”

“그래도 앞으로 공직에 몸 담을 사람들이 저래서는 안 되죠.”

“맞습니다.”

난 이미 갈퀴에게 대략적인 이야기를 해 둔 상태다. 갈퀴도 여전히 허리를 숙이고 있는 조폭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선생님을 구해 놨으니 가시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합니까?”

“과외는 원래 비밀로 해야 하지 않습니까?”

“비밀과외요?”

“예. 비밀과외입니다.”

난 갈퀴를 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난 차에 올랐다.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난 바로 출발을 했다.

* * *

내 차가 멈춰 선 곳은 산골에 위치한 폐교다. 내가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10년 간 임대를 한 곳이다. 이곳은 앞으로 경찰들을 양성할 새로운 학습장이 될 거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갈퀴는 궁금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학습장입니다.”

“학습장요?”

“예. 조폭을 순경으로 만들 학습장이죠.”

난 힐끗 왜 자신들이 이곳에 왔는지 이유가 한없이 궁금한 눈동자를 보고 있는 20여 명의 전직(?) 조폭들을 봤다.

“선생님이 곧 오실 겁니다.”

그리고 폐교 정문에서 대형 버스 한 대가 진입을 했다. 대형 버스의 진입을 보고 조폭들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그 대형 버스가 정차를 하고 제일 선두로 형성이 차에서 내렸다.

그와 동시에 버스 안에서도 왜 자신이 이곳까지 왔는지 영문을 모르는 민간인 10명과 딱 봐도 제법 격투 훈련 좀 받았을 것 같은 청년들이 30명 정도 내렸다.

형성은 천천히 내게 걸어왔다.

“지시하신 대로 모시고 왔습니다.”

“확실한 분들이지?”

“예. 노랑진에서 경찰 공무원 시험만 전문적으로 지도하시는 강사분만 모시고 왔습니다.”

난 형성이 말한 강사들을 쫙 봤다. 10명이면 2대 1 집중 교육을 할 수 있는 거다. 원래 노량진이라 하면 공무원 입시 학원이다. 난 그중에서도 엘리트 축에 드는 강사들만 섭외를 해서 데리고 오라고 형성에게 지시를 해 뒀다.

그제야 갈퀴는 형성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같이 내린 30명의 청년들을 빤히 봤다.

“저들이 누군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캡틴!”

난 갈퀴의 물음에 씩 웃었다.

“저들은 당신과 당신 동생들이 가르칠 학생들입니다.”

“예?”

갈퀴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날 빤히 봤다. 사실 30명의 청년들은 내가 처음 복지 시설에 자운대를 양성하자마자 키워 놓은 전투 요원들이다.

호중과 형성 그리고 진태와 지은이 일반 요원이라면 저들은 오직 전투를 위해 키워 놓은 존재였다. 일부 몇 명은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실전 훈련도 해 본 사람이고 또 일부는 미국에 건너가서 갱스터로 활동했던 이력도 있는 요원들이었다.

“저 학생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교수님!”

난 갈퀴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절대 농담이 아니다. 내가 느낀 것은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한민국에도 마찬가지다. 빛은 빛으로 응징을 하고 어둠은 어둠을 이용해서 응징을 하는 게 내 주관이다. 그래서 양성한 존재들이다.

“제, 제가 교수라고요?”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제일 위인 분이니 당연히 교수지요.”

“그, 그럼 제가 뭘 가르쳐야 합니까?”

“동생들과 같이 조폭에 대해서 가르치면 됩니다.”

“조, 조폭에 대해서요?”

“그렇습니다. 1년 안에 제가 서울을 접수합니다.”

내 말에 갈퀴는 놀란 눈으로 날 빤히 봤다.

“설마 저 청년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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