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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187화 (187/210)

흑막의 신! 187화

“그게 여기에 쏘였습니다.”

직원 비서는 최상혁의 바지 지퍼를 열고 최상혁의 물건을 구급대원에게 보여 줬다. 순간 구급대원은 숨이 턱하게 막히며 마른침을 삼켰다.

사실 야동을 본 남자라면 외국 포르노 배우들의 물건을 보고 놀란 경험이 있을 거다. 그 길이와 두께를 보고 자기 것과 머릿속으로 비교를 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벌에 쏘인 최상혁의 물건은 그 포르노 배우의 것보다 더 컸다. 아니, 퉁퉁 불어 터져서 딱 긴 애호박 같았다.

마치 구슬이라도 넣은 것처럼 3군데가 불룩 튀어 나와 있었다. 그리고 돼지 털 같은 벌침이 그대로 꼽혀 있었다.

“왜, 왜 이런 겁니까?”

“그, 그게요…….”

다시 직원 비서가 말을 더듬자 구급대원은 짜증을 부렸다.

“그게 뭔데요? 말을 해야 조치를 할 거 아닙니까?”

“그게요. 봉침을 맞다가…….”

순간 구급차 대원은 비서의 말에 멍해졌다. 물론 비서도 은 실장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은 실장은 사라지고 없었다.

살기 위해 최 회장을 배신한 은 실장이었다.

“봉, 봉침을 거기다 맞았다는 겁니까?”

“그,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미쳤습니까?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군요.”

“죄, 죄송합니다.”

“당신하고 이 사람은 뉴스도 안 봅니까?”

사실 추석 때 벌초를 하다가 벌에 쏘여서 죽는 사람이 간혹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위험한 것을 돈을 주고, 그것도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곳인 성기에 벌에 쏘이다니 구급대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구급요원으로 오래 일해 보지 않았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 보네.”

구급대원은 다시 최상혁의 물건을 봤다. 그래도 효과는 탁월한 것 같았다.

“체! 그래도 원은 푸셨네. 거의 말 물건이네!”

구급대원은 조롱을 하듯 말했다.

“이, 이봐요.”

비서는 구급대원을 노려봤다.

“왜요?”

다시 구급대원은 직원 비서를 노려봤다.

“아, 아닙니다.”

“머리가 있고 사고력이 있으면 이런 미친 짓은 못합니다.”

구급대원은 그렇게 말하고 옆에 있는 대원을 봤다.

“김 대원, 핀셋 좀 줘. 그래도 벌침은 뽑아야지.”

정말 운이 없으면 말벌 침이 1센티미터도 더 들어갈 경우가 있다. 벌침은 마치 족발에서 털을 덜 뽑은 것처럼 구급대원의 눈에 보였다.

“예?”

그때 옆에 있던 구급대원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반문을 하면서 마른침을 삼켰다. 119대원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목소리가 딱 여자 대원 목소리였다.

“왜? 군침 도나?”

“아, 아닙니다.”

역시 여자인 거다.

“군침은 나중에 흘리고 핀셋 달라고.”

“예. 조장님!”

여대원은 바로 핀셋을 건넸다. 그리고 조장이라고 불린 대원은 최상혁의 물건에서 말벌 침을 뽑았다.

“야. 이것 맞으면 죽는다. 죽어!”

1센티미터도 더 들어가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쇼크사가 안 와서.”

저렇게 말벌에 쏘이면 쇼크사로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벌침을 쏜 사람이 자운대 사대천왕 중 하나인 대목이었기 때문에 은성에게 초급 비술을 익혔다.

그래서 심장의 박동수를 조금 느리게 했기에 최상혁은 지금 쇼크사로 죽지 않은 거였다.

“밟으라고 해! 정말 죽을지 몰라.”

구급대원은 말은 여유롭게 했지만 상황은 무척이나 좋지 않았다.

“예.”

사실 벌에 쏘이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무척이나 위험한 거다. 특히 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죽을 수도 있었다.

“야! 멍하니 보고 있지 말고 얼음찜질이나 해!

조장이라고 불린 119 대원은 여대원에게 짜증을 부렸다. 사실 여자 대원과 같이 일을 하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짜증이 나는 거다. 세상이 다 남녀평등으로 변했지만 이렇게 119 구급대원만이라도 남자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바로 조장의 마음이었다.

“알, 알겠습니다.”

“으으윽!”

최상혁은 팅팅 불어 터진 자신의 물건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최상혁의 고통을 완화시켜 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말벌 침 자체가 마비가 되는 것이기에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거였다. 문제는 최상혁의 물건이 발기되어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4시간 정도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거였다. 남자의 물건이 아주 오랫동안 발기를 하면 괴사가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젠장!”

최상혁은 그렇게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

의사 둘이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거 잘라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잘라?”

“예. 과장님! 지금 발기만 4시간째입니다. 이 상태면 괴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젊은 의사의 말에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있는 과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잘라?”

“하지만 이 상태면…….”

“조금만 더 두고 보다가 그때 잘라도 늦지는 않아.”

젊은 의사는 치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고, 과장은 환자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다. 젊은 의사의 말대로 발기되어 있는 상태로 두면 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기 전에 잘라내는 것이 의학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제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게 약간 염려가 되는 과장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설명은 해 줘야지. 환자 보호자 오라고 해.”

“예. 과장님!”

비서는 사실 과장실 앞에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최상혁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면 자신은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상태가 될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물론 자신은 운전한 죄밖에는 없지만 말이다.

“최상혁 씨 보호자이신가요?”

“그, 그렇습니다.”

“들어오시죠.”

그렇게 직원 비서는 과장실로 들어갔고 그 순간 엑스레이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의사의 설명이 없어도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저 거대한 물건을 찍은 엑스레이 사진이 최상혁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살, 살려 주세요.”

직원 비서는 바로 과장에게 말했다. 그만큼 직원 비서는 다급했고 누구보다 최상혁의 조부인 최 회장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왜 이렇게 된 겁니까?”

“그게요.”

직원 비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벌에 왜 쏘인 겁니까? 그것도 국소 부위에 말입니다.”

“봉침을 맞았습니다. 저도 그렇게만 들었습니다.”

“봉침요?”

순간 두 의사는 황당한 표정을 했다.

“왜요? 저렇게 어린 사람이 봉침을 거기에 맞을 이유가 있습니까?”

“저, 저는 잘 모릅니다. 제발 저희 도련님 꼭 살려 주십시오.”

“이 정도로 죽지는 않습니다.”

과장의 말에 직원 비서는 표정이 편해졌다.

“정말이십니까?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겁니까?”

사람은 이렇게 자기가 듣고 싶은 방향으로 듣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었다.

“죽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고요.”

의사의 말에 바로 직원 비서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차후를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 지속적으로 발기를 하면 괴사가 일어나서 절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괴사와 절단!

이 두 단어만으로 직원 비서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안,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저 죽, 죽습니다.”

“예?”

“제, 제발 저 좀 살려 주십시오.”

직원 비서는 바로 무릎을 꿇고 살려 달라고 말했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두 의사였다.

그때 간호사가 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선생님! 선생님!”

간호사가 급하게 들어왔고 두 의사를 봤다.

“무슨 일이죠?”

“그 환자 있잖아요.”

“그 환자 뭐요?”

“물건, 아니, 성기가 팅팅 불어 터진 환자요.”

“최상혁 환자요?”

“그렇습니다.”

“그 환자가 왜요?”

“혈압이 200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검게 그곳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의사는 인상을 찡그렸고 직원 비서는 표정이 굳어졌다.

“가 봅시다.”

과장은 그렇게 말하고 옆에 서 있는 의사를 봤다.

“수술 준비해! 이 상태라면 절단해야 해!”

이제 최상혁의 치료는 성기 절단으로 가고 있었다.

“보호자 동의서 받고.”

과장은 그렇게 말하고 간호사를 봤다.

“예. 선생님!”

* * *

박 사장은 김재창과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이곳은 한적한 커피숍이다.

김재창은 편안한 표정으로 박 사장을 보고 있었고, 박 사장은 김재창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겁니까?”

“이제 딱 12시간이 남았네요.”

김재창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그 순간 박 사장은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은 저녁 9시. 내일 아침에 은행 문이 열리면 바로 박 사장의 건설사는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나게 된다.

“그 이야기하려고 여기까지 온 겁니까?”

“아니지 않겠습니까? 차가 식습니다. 드시죠.”

“이 사람이 정말!”

박 사장은 김재창을 노려봤다.

“앉으세요. 지금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돈 30억 구할 곳 없습니다.”

“으음.”

박 사장은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그래 무엇을 이야기하자는 겁니까?”

“아파트 미분양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시죠?”

“알면서 왜 묻습니까?”

박 사장의 말에 김재창은 피식 웃었다.

“제가 투자를 하죠.”

“투자요?”

“그렇습니다. 30억 제가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요? 30억을 주고 내 아파트를 다 먹겠다는 겁니까?”

박 사장은 김재창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지분을 가지겠다는 투로 말하는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요. 아하! 그 생각을 못했군요.”

“뭐라고요?”

“이 상태로 가면 30억이 아니라 300억이 있어도 부도 못 막지.”

김재창은 차갑게 말했다.

“으음.”

“그러니 흥분을 하지 말고 내 말 잘 들어요.”

“뭘, 뭘 말하려는 겁니까?”

“인수 합병!”

“뭐라고요?”

“인수 합병의 기대 효과가 뭘까요? 재창건설과 인수 합병을 하면 어떤 효과가 날까요?”

“그, 그 말은…….”

“주식의 상승이겠죠.”

“재창건설 주식은 떨어지고 박 사장님 회사의 주식은 올라가고.”

박 사장은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 말은…….”

“꽤 많은 차익이 올 건데…….”

“그래서요?”

“내가 한 번 박 사장님 도와 드리죠.”

김재창의 말에 박 사장은 김재창을 뚫어지게 봤다. 원래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원하는 것이 뭐요?”

“스스로 말씀 하셨잖습니까?”

“뭐라고요?”

“아파트 저한테 넘기세요.”

“아파트를 넘기다니요?”

“건설비의 50퍼센트를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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