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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192화 (192/210)

흑막의 신! 192화

“아닙니다. 계속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예. 하세요.”

“마포 불곰이 인 차이나 펀드의 실질적인 전주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정말 그녀의 능력은 캡틴과 같은 수준입니다.”

사실 마포 불곰은 도시가스 사건으로 거의 무일푼이 되어서 중국으로 갔다. 물론 그때 그녀를 완전히 제거를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최 사부의 간곡한 부탁에 나는 그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최 사부에게 처음으로 마포 불곰에 대한 인간 보증을 명했다.

그리고 최 사부 역시 목숨을 걸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난 따로 조용히 마포 불곰을 불렀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내가 아주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나도 모르게 마포 불곰과 이야기를 할 때를 떠올렸다.

“지금 뭐라고 하신 건가요?”

마포 불곰은 나를 째려보며 다시 물었다.

“이제 다시 자력갱생을 하라는 말입니다.”

“자력갱생이라고요?”

“그래요. 아주 많은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그만큼의 이유가 있더군요.”

“그만큼의 이유라고요?”

“예. 죄는 죄로 갚으면 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살아갈 날이 더 많지 않습니까?”

내 말에 마포 불곰은 다시 나를 째려봤다.

“마치 신처럼 말하는군요.”

“제가 신처럼 보입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전 그냥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일 뿐입니다.”

난 솔직하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솔직한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솔직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복수요?”

“마지막 자력갱생을 위해서입니다.”

“마지막 자력갱생이라고요?”

“최소한 딸한테는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말에 마포 불곰은 눈빛이 처음으로 떨렸다.

“그리고 제가 지금 그 사고를 폭로한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겁니다. 그냥 철저하게 은폐가 될 거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그렇죠. 그들은 정말 무서운 존재들이니까요.”

“그러니 이제 자력갱생을 위해 저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겁니다. 또 지금까지 당신만 보고 산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할 겁니다.”

“당신을 위해 서라고요?”

“그렇습니다. 잘하시는 거 있잖아요. 중국으로 가서 최 사부를 도와주세요. 그리고 또 최 사부와 같이 한 번 사람답게 살아 보세요.”

“지금 절 보고 뭘 하라는 겁니까?”

“그동안 잘해 왔던 사채 사업을 다시 하라는 겁니다.”

내 말에 마포 불곰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난 모든 것을 다 잃었다는 것을 알지 않나요?”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 하나는 끝내 건지지 않았습니까.”

내 말에 마포 불곰은 최 사부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전 당신이 이해가 되지 않네요.”

이 말을 통해서 절반 이상은 내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제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나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당신과 나는 이 사회를 위한 필요악입니다.”

“필, 필요악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사회를 위해 다시 중국에서 사채업을 해 주세요.”

“자금은 당신이 대고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냥 사채가 아닙니다.”

“그럼 뭐죠?”

“펀드를 만드는 겁니다.”

“펀드요?”

“그렇습니다. 요즘 인 차이나 펀드가 가장 많이 뜨더군요.”

“그래서요?”

“그곳을 당신이 점령해 주세요. 그 악독한 펀드부터 당신의 손아귀에 넣는 것이 당신의 자력갱생의 시작입니다.”

내가 그런 회상에 빠져 있을 때 조심스럽게 문이 열렸다.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김재창이었다. 난 바로 김재창을 봤다.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완벽하게 미끼를 물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겁니다.”

김재창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뜨악새의 보고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녀가 지금 수많은 회사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그런데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난 그렇게 짧게 대답을 하고 김재창을 봤다.

“이제 내일 찌라시만 뿌려지면 박 사장은 완벽한 늪에 빠지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럼 바로 일을 진행하세요. 그리고 뜨악새께서는 최 회장과 최가은의 동태를 더욱 파악해 주세요. 운이 좋으면 아주 일이 쉽게 풀릴 겁니다.”

“예. 동태를 파악하겠습니다.”

뜨악새는 짧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난 이제야 드디어 복수의 끝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놈들의 최고의 방법이 최고의 절망이 될 거다.’

드디어 시작인 것이다.

* * *

가은은 최 회장이 알려 준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 인 차이나 한국 지사 사장을 은밀하게 만났다. 물론 가은이 원하는 액수를 인 차이나 한국 지사가 결정할 수준의 액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먼저 한국지사를 통해서 그 타당성을 확인해 보고 나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 가은이었다.

사실 가은은 여전히 1조 원에 육박하는 비자금을 국내로 가지고 들어와서 일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 다음이 7천억 대의 부동산을 파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완강했고, 어쩔 수 없이 그 부동산을 담보로 인 차이나를 만나기 위해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아버지는 너무 구식이야!”

가은은 옆에 서 있는 은 실장에게 말했다. 이미 은실장이 은성에게 넘어간 줄도 모르고 있는 가은이었다.

“그래도 그것이 회장님의 방식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실수를 하면 겨우 내가 만들어 놓은 저축 은행을 인 차이나의 아가리에 넣어 줄 수도 있어.”

“물론 그렇게 하지 않게 만드셔야 합니다.”

“그렇지.”

가은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때 가은이 있는 스위트룸 벨이 울렸다.

“인 차이나 담당자들이 온 모양입니다.”

“이제 전쟁이네!”

가은은 그렇게 말하며 야릇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정신을 바짝 차리셔야 할 것입니다.”

“알았어. 알잖아. 은 실장도. 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예. 사장님!”

은 실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인 차이나 한국지사장입니다.”

슈트를 잘 차려 입은 중년의 남자가 짧게 인사를 했다.

“예. 안에 계십니다.”

은 실장은 짧게 대답을 하면 그를 가은에게 안내를 했다.

* * *

같은 시간 박 사장은 은밀하게 자신의 회사의 주식을 사 모으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래! 천천히 조금씩 이렇게 해서 손해를 회복하는 거야!”

박 사장은 자신의 방 사무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조금만 있으면 합병 소식이 돌겠지. 그러면 주식이 올라가는 거야!”

모처럼 신이 난 박 사장이었다. 그때 박 사장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박 사장의 머리에는 탐욕이 불타는 순간이었다.

“꼭 내 회사 주식을 살 필요는 없잖아.”

순간 박 사장은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돌아오겠지.”

그리고 박 사장은 마우스를 클릭해서 재창건설의 주식을 봤다.

“15만 원이네…….”

박 사장은 그렇게 뚫어지게 재창건설 주식을 보고 있었다. 이제 슬슬 은성이 쳐 놓은 덫에 빠지고 있는 박 사장인 것이다.

“우리 것을 사서 돈을 벌고, 떨어지는 재창건설을 사면 나중에는 두 배의 효과가 나는 거겠지?”

박 사장은 흥이 나서 혼잣말을 했다. 지금 자신의 수중에 있는 자금은 김재창에게 은밀하게 받은 500억이었다.

그리고 그 500억 중에 일부를 재창건설을 사는 것에 집중할 생각을 했다.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지는 박 사장인 것이다.

* * *

가은이 있는 호텔 스위트룸!

가은은 지금 인 차이나 한국지사장을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야기 되는 모든 것들은 비밀이라는 거 아시죠?”

먼저 말을 꺼낸 것은 가은이었다.

“물론입니다.”

“믿겠어요.”

“예. 믿으셔도 됩니다.”

“미리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저희 저축 은행은 인 차이나에서 단기로 돈을 빌릴 생각입니다.”

“저축 은행의 통폐합에서 통합을 하는 쪽에 서고 싶은 거군요.”

“그럼 없어지는 쪽으로 서고 싶은 사람도 있나요?”

“그렇죠. 그런데 원하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1조 원입니다.”

순간 인 차이나의 한국지사장의 눈빛이 빛났다.

“1조 원이요? 그 정도의 금액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닙니다.”

“그렇겠죠. 그러니 본사에 좀 알아보라는 겁니다.”

“하지만 1조 원을 본사에서 지급을 하라는 지시가 있다고 해도 인 차이나의 자금을 끌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한국 정부에서 그렇게 좋아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인 차이나의 한국지사장의 말에 가은은 씩 웃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식적으로는 런던 은행의 투자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런던 은행요?”

“예.”

“그럼 상당한 커미션을 주셨겠군요.”

지금 나눈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은은 인 차이나의 돈을 끌어 쓰기 위해 먼저 런던 은행과 은밀한 거래를 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상당한 자금을 주고 런던 은행의 이름을 빌리는 데까지 성공을 했다.

“작은 금액은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어떤 조건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선 본사에 연락을 해 보고 조건을 말씀하시는 것이 순서 같군요.”

물론 이것은 가은의 억지였다. 하지만 인 차이나 한국지사장은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가은이 아주 좋은 먹잇감처럼 보였다. 그래서 가은의 비위를 맞춰 주고 있었다.

“좋습니다. 제가 바로 연락을 해 보죠.”

인 차이나 한국지사장은 그렇게 말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 * *

난 지금 차분하게 내 아지트에 앉아서 지그시 눈을 감고 음악 감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음악을 듣기 위해 이렇게 한가하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나는 전화 한 통을 기다리고 있었다.

따르릉! 따르릉!

컬러링 하나 없는 나는 구식일 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그렇게 기다리는 전화가 왔다.

“오랜만입니다.”

난 바로 인사를 했다.

-예. 캡틴!

“그쪽에는 지금 황사가 한창인데 괜찮으신가요?”

-견딜 만합니다. 그건 그렇고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나와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은 마포 불곰이었다.

“어느 정도의 자금을 원하는 거죠?”

-1조 원입니다.

순간 역시 최 회장과 가은이 통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건은요?”

-아직 조건을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건도 말하지 않고 돈을 빌리겠다는 겁니까?”

-좀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충분히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땅이 있을 겁니다. 아마 제 예상이 확실할 겁니다. 그 땅을 담보로 할 것입니다.”

-땅을 담보로 한다고요?

“예. 아마 7천억 정도는 될 겁니다.”

-그럼 빌려주는 돈보다 작군요. 그건 사채업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거부가 될 담보입니다.

“그렇죠. 그러니 나머지는 저축 은행 지분으로 받으세요.”

내 말에 전화상으로도 마포 불곰이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축 은행 통폐합은 성공을 할 겁니다.”

-그러면 캡틴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지 않습니까?

“성공을 했을 때 뻥하고 터트리는 거죠.”

난 그렇게 말하고 씩 웃었다.

“저축 은행도 그 7천 억짜리 부동산도 동시에 먹게 될 겁니다.”

-그럼 또 인 차이나가 또 욕을 먹겠군요.

“그렇게 될 겁니다.”

-어느 정도의 지분을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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