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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영주는 쉬고 싶다-147화 (147/150)

#147화 외전-데이브 칼데르트의 후일담 (1)

정식으로 칼데르트가의 주인이 된 데이브 칼데르트에게는 매우 큰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정치와 관련되어 있었다.

“도대체 레티아 왕녀는 왜 그러는 거야.”

유독 칼데르트가에 대한 압박이 강했다.

데이브가 보기엔 무언가의 원한이 레티아 왕녀에게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데이브의 일은 한없이 늘어나 데이브를 괴롭히고 있었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끔씩 칼데르트가를 찾는 전 가주부인의 잔소리도 데이브를 괴롭히고 있었다.

“데이브, 도대체 혼인은 언제쯤 할 거니? 막냇동생인 수하르도 혼인을 했는데!”

“아직 밀리아가 남아있지 않습니까···.”

“···말대꾸하는 거니?”

“아닙니다.”

전 가주부인인 테사아르는 유독 장남인 데이브에게만은 까탈스럽게 대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데이브가 칼데르트가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길 바랬다.

“에휴··· 너도 얼른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후계가 안정되지 않겠니.”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상대는 없지만 데이브도 정말 혼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전까지의 일은 할만할 정도의 일이었다.

다만 레티아 왕녀의 괴롭힘으로 늘어난 일 때문에 여간 시간이 나오지 않았다.

“데이브, 그건 핑계란다!”

“저도 핑계였으면 좋았습니다···.”

데이브는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올려다보았다.

* * *

데이브는 일을 위해 로토 왕국의 수도를 방문했다.

언제나처럼 레티아 왕녀의 괴롭힘이 진행되는 나날이었다.

왕성 내부에서 지내던 데이브는 밤중에 몰래 왕실을 빠져나왔다.

“정말로 미치겠군.”

데이브는 밤거리를 걸었다.

그러던 중에 한 가게를 발견했다.

시끄러운 다른 가게와 대비되게 조용한 가게였다.

데이브는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귀족 신분을 감추고 싶었기에 공손한 자세를 취한 데이브였다.

“아직 가게 영업중인 건가요?”

가게 안에서 빛은 보였으나 다른 가게에 비해 빛이 약했기에 한 말이었다.

다른 가게보다 조용하다고 느꼈던 것은 안에 아무도 없어서 였다.

주인마저도 없었다.

“없으신가보군요.”

돌아가려던 찰나 주방의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안에서 한 여자가 나왔다.

시골에서 볼법한, 약간의 촌티가 나는 여자였다.

“죄송합니다. 잠시 잠들었네요.”

“아··· 혹시 가게영업이 끝난 건가요?”

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영업하고 있어요.”

“아, 그런가요. 어디에 앉으면 될까요?”

“원하시는 자리에 앉으시면 되요. 보시다시피 다른 손님도 없거든요.”

데이브는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데이브가 잠시 기다리자 여자가 다가왔다.

여자는 주인이지만 종업원의 업무까지 하는 모양이었다.

“주문은 뭘로 하실 건가요?”

여자의 말에 데이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데이브는 여자가 잠이 덜 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기··· 메뉴를 모르는데요.”

“아, 죄송해요!”

여자가 허리를 숙이며 데이브에게 사죄했다.

데이브는 그런 여자의 대응이 부담스러웠다.

“그냥 추천하는 걸로 가져다주세요. 이곳에서 제일 비싼 술이랑 같이요.”

데이브가 밖으로 나온 이유는 하나였다.

술을 마시고 싶었다.

쉴 때마저도 남아있는 일이 생각나서 쉽게 쉬지 못하는 데이브였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잠시나마 일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데이브는 쉬는 날엔 술을 마셨다.

“알겠습니다.”

잠시 뒤에 여자가 음식과 술을 가지고 데이브에게 다가갔다.

간단한 꼬치와 적당한 도수의 술이었다.

음식과 술을 데이브 앞에 놔둔 여자는 그 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게 부담스러웠던 데이브가 말했다.

“잠시 말벗이나 되어줄래요?”

“네!”

여자는 데이브의 맞은편에 앉았다.

데이브는 여자를 보고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어쨌든 데이브가 말벗을 권유한 형태가 되었기에 데이브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하지만 여자는 그저 맞장구만 쳐줄 뿐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데이브에겐 고난과도 같았다.

‘매번 나누던 대화와는 다르니 힘들군.’

데이브가 하는 대화는 주로 일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서로가 오가는 대화를 주로 했던 데이브에겐 조금 낯설었다.

“아참, 자기소개를 깜빡했군요. 데이브라고 합니다.”

가문명만 말하지 않는다면 귀족인 것을 들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데이브였다.

게다가 데이브란 이름은 평민들 사이에서도 제법 흔한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제 이름이요? 티아스예요.”

데이브는 처음으로 서로 대화가 온간 느낌을 받았다.

“티아스라··· 좋은 이름이네요.”

“저 같은 평민에게는 아까운 이름이죠.”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된 덕분일까, 대화는 한결 더 발전되었다.

티아스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었다.

데이브는 이 시간이 좋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혼자서 운영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원래는 아버지와 같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

티아스의 아버지가 최근에 다친 탓에 가게가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티아스가 할 수 있는 요리는 간단한 꼬치 하나뿐이었다.

웬만한 요리를 티아스의 아버지가 하고 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부재로 가게는 영업중단해야할 수준이 되었다.

“그럼에도 먹고살아야하니까, 영업을 멈출 수는 없죠.”

그렇기에 티아스는 단 하나의 메뉴인 꼬치와 술로 가게를 영업하고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돈이 모이지 않으니 밤까지 돌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사시는군요.”

“하하, 어쩔 수 없죠. 아버지의 약값도 벌어야하니까요.”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티아스였기에 데이브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면서 말이다.

상사의 내려주는 고된 업무로 쉬는 날없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에 이렇게 시간이나서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둘 모두 고생하네요.”

“그러게요.”

어느새 데이브에게 취기가 감돌았다.

시간도 많이 늦었다고 생각한 데이브는 이제 왕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잘 먹었습니다.”

데이브는 음식과 술의 가격보다 더 챙겨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티아스가 한사코 거부하는 바람에 더 챙겨주진 못했다.

“이렇게 더 주시는 거 말고, 다음번에 또 찾아와주세요. 데이브와 이야기를 나누는건 저에겐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그런가요···?”

“설마 데이브는 즐겁지 않았나요?”

“아니요, 티아스. 저도 즐거웠어요.”

데이브는 이곳의 단골이 되기로 다짐했다.

왕실의 수도에 방문할 때는 이곳을 꼭 들르기로 말이다.

게다가 아직 수도의 볼일은 끝나지 않았기에 계속 들르기로 말이다.

* * *

데이브는 단골 다짐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들렀다.

가끔 손님이 한둘 오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티아스와 데이브 단둘만이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데이브는 티아스에게 호감을 느꼈다.

“후··· 그래, 고백하자···.”

데이브는 티아스에게 지닌 마음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데이브의 계획은 완벽했다.

티아스는 아직 데이브가 귀족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기에 데이브는 고백 후에 티아스에게 귀족이란 사실을 전할 생각이었다.

‘무려 세레아 누님에게 들은 평민과 혼인하는 방법이었지.’

귀족의 자제임에도 평민과 혼인한 세레아에게 고민상담의 편지까지 보낸 데이브였다.

데이브가 티아스에게 지닌 마음은 진심이었다.

“긴장되구나···.”

데이브는 저녁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저녁이 찾아오기 데이브는 티아스의 가게를 향했다.

한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말이다.

티아스의 가게 앞에서 데이브는 주저했다.

‘만약 거절당하면 어쩌지?’

티아스와의 대화도 더 이상 못하게 될 수 있을 가능성에 데이브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하지만 데이브는 용기를 내기로 했다.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티아스가 있었다.

“티아스!”

“데이브, 오늘도 오셨네요.”

순간 평상시의 데이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 티아스였다.

티아스는 데이브가 든 꽃다발을 발견했다.

그리고 데이브가 티아스 자신에게 고백할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직 데이브는 고백도 하지 않았지만, 티아스의 얼굴은 붉어졌다.

데이브가 손에 든 꽃다발을 티아스에게 건네며 말했다.

“티아스, 저와 연인이 되어주세요!”

“···네, 좋아요.”

티아스도 데이브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티아스는 데이브란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티아스가 데이브의 고백을 받지않을 이유가 없었다.

“후···.”

고백을 마친 데이브가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럼, 오늘도 술과 꼬치를 내올까요?”

“오늘만은 가게를 내버려두고 외출하죠, 티아스!”

데이브의 말에 티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매번 이렇게 가게의 문을 닫을 수는 없지만, 연인이 된 첫날이었다.

추억 정도는 만드는 편이 좋을거라 생각한 티아스였다.

“제가 에스코트하겠습니다.”

데이브는 몸에 배인 귀족의 예법으로 티아스를 대했다.

그러자 티아스는 얕게 웃었다.

“데이브 덕분에 마치 귀족의 자제분처럼 된 것 같네요.”

티아스의 말에 데이브는 한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잡았다.

데이브는 자신의 계획대로 외출을 진행했다.

그리고 티아스와 데이브가 함께한 첫 외출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 *

요즘 들어 일의 강도가 내려간 느낌을 받은 데이브였다.

레티아 왕녀의 괴롭힘도 끝난 듯 보였다.

그 덕분에 낮에도 한가해진 데이브는 티아스의 가게로 향했다.

“어···?”

티아스의 가게 앞이 소란스러웠다.

가게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무언가 부수는 소리도 간간이 들려왔다.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린 데이브가 사람들을 비집고, 티아스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

가게 안의 상황을 확인한 데이브는 분노했다.

양아치로 보이는 이들이 티아스의 가게 내부를 부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앙에서 티아스는 그 양아치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에게 머리채를 잡혀있었다.

데이브가 소리쳤다.

“야, 이런 개자식들아!”

데이브를 확인한 티아스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부끄러움에 고개를 떨구었다.

양아치의 대장이 말했다.

“댁은 뉘슈?”

“누구긴, 네 놈이 머리채를 잡고 있는 여자의 연인이다.”

그러자 양아치들이 휘파람을 불었다.

양아치의 대장는 데이브에게 조소를 흘렸다.

“캬, 정말 멋있구나. 마치 이야기 속의 한 장면 같아.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했네.”

“···조롱하는 거냐?”

“계집, 말 좀 해봐. 네가 돈을 빌리고 안 갚아서 이렇게 된거라고.”

티아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양아치의 대장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봤지?”

“······.”

빚을 갚지 않은 대가로 이런 상황이 펼쳐진 것이라 양아치의 대장은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브의 분노는 그럼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티아스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처음 말했던 계약과 달라졌잖아요. 감당하지 못할 이자로 바뀌었잖아요.”

순간이었지만, 데이브는 현 상황을 이해했다.

데이브가 봐온 티아스란 여자는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갚지도 못할 빚을 질 여자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사기를 당한 것이 분명했다.

“그건 네 사정이고. 그렇지! 어이, 네가 갚아줄 생각은 없나?”

“···좋지, 내가 갚도록 하지.”

“크하하하, 화끈하니 좋구나. 이봐, 좋은 남자를 사귀었구나.”

티아스가 소리쳤다.

“안 돼요! 제 빚을 왜 당신이 갚는 건가요!”

데이브가 단호히 말했다.

“티아스, 당신이랑 혼인할 생각이었으니까. 반려의 빚은 내 빚이기도 하지.”

현상황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포즈에 가까운 말이었다.

티아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상황이 부끄럽고, 데이브에게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야 돈만 받으면 그만이니까. 어때 자리를 옮길까?”

“그 전에 해야할 말이 있지.”

양아치 대장이 데이브를 불쾌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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