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먹고 싶은 크기입니다.
'지게차에 커다란 판을 달아야겠다.'
요리를 하기 위해선 도구가 필요했다.
아주 큰 빵을 굽기 위해선 맞춤형 화덕과 도구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공사가 시작 되었다.
이름 하여 '거인의 주방'.
피디는 심후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로 포식에게 했고 엽기적인 요리 프로는 새로운 소재를 찾아냈다. '거인의 주방'이라는 소재로 당분간 우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형 화덕이 만들어지고 빵을 꺼낼 판이 부착된 차가 완성되었다. 처음에는 지게차로 만들었는데 차가 부착된 철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졌다.
때문에 중장비를 개조해 철판을 달았다.
"심후씨, 화덕은 이 정도면 되죠?"
거대한 화덕을 보며 심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철판을 단 차도 확인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리대 옆에 그릴 10대만 설치해 주세요. 고기는 저 정도 넓이를 덮을 정도가 되어야 하니까 넉넉하게 준비해주시고요. 아, 그리고 케첩을 뿌릴 대형 물총도 만들어주세요. 치즈도 준비해 주시고요."
"다른 건 필요 없나요?"
"너무 많이 넣으면 두껍기만 하니까 이 정도로만 하죠."
대형 햄버거를 만들기로 했지만 고기를 빵의 크기에 맞춰 굽는 것은 포기했다. 햄버거 패티가 너무 크면 고루 익히기 힘든 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러 장을 치즈랑 같이 넓게 펴주면 되지. 진정한 치즈버거를 만들어보자.'
거인의 주방이 기획되자 시식단을 모집하게 되었다. - 이거 진짜임?
- 이제는 시청자들까지 엽기적인 음식을 먹이려는 음모 아냐?
- 그래도 먹어보고 싶은데? 어떤 맛이길래 맨날 화장실로 달려가?
- 크크크, 근데 참가비 만 원이래. - 고민이로다.
게시판에서는 열혈 시청자들이 토론을 벌였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자들이 꽉 찼다.
모집하기로 한 300명은 금방 달성 되었다.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초대형 햄버거 같은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햄버거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살면서 초대형 햄버거를 직접 구경할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었다.
돈 있고 시간 되는 여유 많은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촬영일이 다가 올 때까지 심후는 바쁘게 살아야 했다.
바밥바에서 일하는 것은 물론 초대형 햄버거를 만들 장비들을 살펴보고 계획을 점검해야 했다. 아울러 요즘 다시 시작한 게임도 신경 써야 했다.
매일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에린이 귀찮게 굴었다. 하지만 안전 구역에서 매번 여기 저기 다른 채널로 접속해버리니 에린이 심후를 찾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나 에린은 끈질겼다.
- 겁쟁이! 비굴한 놈! 쫄았냐? - ㅇ- 넌 남자도 아냐!
- ㅇ모든 도발에 최대한 간단하게 대응하니 에린은 도발을 멈췄다.
- 한 번만 싸우자. 응? 그럼 10골드 줄게.
- 그 돈으로는 떨어진 스킬 숙련도 다시 올릴 마력 포션 값도 안 나온다. 꺼져.
- 뭐? 그것 때문에 안 싸운 거야? 그럼 내가 도와줄까?
- 그래. 도와줘. 난 내 스킬 마스터까지 올릴 때까진 절대 너랑 안 싸울 거야.
- 좋아. 하지만 너도 실제로 연락처를 알려줘야겠어. 알다시피 도플갱어의 육신을 마스터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마력 포션 값은 한두 푼이 아니니까. 네가 먹고 튀어버리면 나만 곤란해.
심후는 잠깐 갈등했다.
게임의 관계가 현실로 이어지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허나, 막대한 돈을 들여 자신을 돕겠다고 하니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 네가 이상한 사람이면 나만 죽어나는 거잖아. 싫어.
- 너한테 피해주는 일은 없을 거야.
- 각서 써서 변호사한테 공증 받아서 넘겨주면 생각해볼게.
- 좋아.
에린은 망설이지 않았다. 하지만 각서를 쓸 때는 확실하게 썼다. '피해를 주지 않는다.
'라는 식으로 애매모호 하게 쓰지 않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금전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겠다.'라는 식이었다.
각서에는 명예 훼손 및 각종 행위를 자세하게 열거했다. 애매모호한 표현은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재판관이 손들어 주는 쪽이 이기기 마련이었다.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항상 표현을 확실하게 해야만 했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각서가 공증 서류와 함께 도착했다.
무척이나 신속한 일처리에 심후는 살짝 겁이 났다.
'대체 돈이 얼마나 많으면 이렇게 하는 거야?'
서류 봉투에 찍은 주소를 보니 미국에서 날아왔다.
얘기를 꺼내고 하루가 되지도 않았는데 변호사 공증은 물론 택배까지 완료했으니 심상치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조심하면 되겠지. 어차피 게임이나 하면 될 일이니까.'
다음 날, 심후는 에린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만나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놀랐다.
'이 녀석이 그 녀석이야?'
에린이 놀란 이유는 바로 심후가 무크라는 점 때문이었다. 에린은 몇 되지 않는 '먹어봐' 프로의 열혈시청자였다.
포식의 '먹어봐'는 색다른 자극이 되어주었기에 녹화했다가 시간이 나면 꼭 챙겨보는 프로였다. 때문에 심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심후가 하는 요리를 먹을 생각이기도 했다.
'방송과는 전혀 딴 판이잖아!'
놀란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게임과 방송에서의 행동이 달랐다. 그리고 현실에서의 행동이 또 달랐다.
"안녕하세요. 한심후라고 합니다.
굉장히 정중하고 예의바른 행동은 에린에게 괴리감을 안겨주었다. 한편, 심후도 에린을 보고 놀랐다.
'부자는 부잔가보네.'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명품이 아닌 것이 없었다. 원래는 명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으나 배신녀 구차영에게 휘둘릴 때 명품에 대한 공부를 본의 아니게 하게 되었다. 그래서 심후는 에린이 상당한 거부임을 알게 되었다.
'하긴, 돈이 많으니까 일처리도 그렇게 빠르지. 일단 조심하자.'
얼굴도 예쁘고 돈도 많았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는 굉장히 호전적이었다. 만약 게임에서의 호전성이 자신에게 향한다면 꽤나 피곤해질 것만 같았다.
허나 심후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언제 또 이런 부잣집 딸내미랑 어울려보겠어?'
심후는 정중하게 행동했다. 그렇다고 비굴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할 일을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일단 일부터 해결하죠."
"그래요."
일사천리로 일이 끝났다. 에린은 심후에게 '도플갱어의 육신' 스킬을 마스터 할 때까지의 마력 포션 값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나 에린은 심후에게 바라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거금이 심후의 게임 계좌로 이체되었다.
'한 달에 한 번 꼭 결투하자니 돈이 썩어 넘치나보네.'
일반인인 심후의 입장에서 볼 때 에린의 행동은 과소비에 속했다. 하지만 에린의 입장에서는 심후라는 사람과 가까워 진 것에 불과했다.
심후에게 넘긴 돈은 선물에 가까웠다. 대신 이제부턴 한 달에 한 번 꼭 결투를 벌이자며 약속을 한 것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계약 관계로 만들 수 있었으나 그것은 에린이 싫었다. 에린이 처음부터 결투에 빠져든 이유는 자신의 배경이나 재산을 보지 않고 솔직하게 부딪쳐오는 심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르기에 자신에게 도전해왔다는 것을 잘 알았다. 때문에 계약 관계로 만들어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얼마나 강력한 배경을 가졌는지 알려주고 싶지도 않았다. 돈이 많은 것은 이미 알려졌겠지만 전부 다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에린은 현재를 즐기기로 했다. 나중에 심후가 다른 사람들처럼 비굴하게 변할지도 몰랐지만 벌써부터 미래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지 못하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는 에린이었다.
"그나저나 먹어봐에 출연하는 요리사였다는게 참 신기하네요."
"저는 서양인인데 이렇게 한국어를 잘하시니 그게 더 신기한데요."
"통일한제국이 이제는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니까요. 부자가 하는 말을 배우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인간 사회의 습성이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영어는 많이 쓰잖아요."
"그렇긴 하죠."
에린은 자세한 얘긴 기피했다. 통일한제국이 기축통화가 된 이유는 바로 세계 경제의 중심국가였던 미국에서 한국으로 R가문이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R가문에서는 한종우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계자를 내세우며 한제국 황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고자 했었다. 그 결과, 많은 후계자들이 한제국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들은 뛰어난 능력으로 가문의 부를 늘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기에 가문의 사람들은 무공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거부라 할 수 있는 이들이 한제국에 자리를 잡았고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한제국으로 옮겨진 것이었다.
"어쨌거나 돈은 잘 쓸게요."
"빨리 스킬이나 마스터해요."
"그러죠."
두 사람은 더 얘기하지 않고 헤어졌다. 자신과의 만남을 살짝 불편해하는 것을 느낀 에린은 심후를 잡지 않았다.
현실에서 누군지 알게 되었으니 뒷조사하면 모든 것을 금방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 되었으니 뒷조사하면 모든 것을 금방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디 햄버거나 맛보러 갈까?'
한제국에 온 에린은 심후가 만드는 초대형 햄버거를 먹고 돌아가기로 했다.
============================ 작품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