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후기 ============================
캐릭터의 이름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신 분께 죄송합니다.
그리고 거북함에도 불구하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누군가 욕하기 위해 선택한 이름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캐릭터의 이름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신 분께 죄송합니다.
그리고 거북함에도 불구하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누군가 욕하기 위해 선택한 이름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어쩌다보니 선택된 이름이었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캐릭터의 이름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신 분께 죄송합니다.
그리고 거북함에도 불구하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누군가 욕하기 위해 선택한 이름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어쩌다보니 선택된 이름이었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패션쇼가 열리는 곳은 베르사유 궁전이었다. 역사를 간직한 궁전은 존재 자체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이 풍겼다. 차에서 내리던 심후는 궁전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멋있죠?"
"그렇군요."
가만히 다가온 에린은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제 파트너니까 에스코트 부탁해요."
"네."
감탄하던 마음도 잠시 에린의 행동에 다시금 긴장한 심후는 조심스럽게 팔을 내밀었다. 팔짱을 낀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 안으로 향했다.
궁전의 모습을 감상하며 에린은 이것저것 설명해주었고 심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서 본다면 연인들이 산책하는 것으로 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런 두 사람의 행동에 의문을 품기라도 한 듯, 일단의 사람들이 궁전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앞을 가로막았다.
"오랜만이야, 에린."
"오랜만이네, 캐리."
갑자기 나타나 인사를 건넨 사람들 중 한 여성이 에린에게 다가왔던 것이었다. 캐리 햄프턴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영국의 귀족가 소속이었다.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빛났다.
"이 사람은 누구? 애인?"
"그렇게 보여?"
"아니겠지. 네가 요리사하고 사랑에 빠질 이유가 없잖아?"
요리사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누군지 알고 있음을 뜻했다. 우연을 가장해 두 사람 앞에 나타났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리는 말이었다.
"그런데 넌 여기 어쩐 일이야? 초대한 기억은 없는데."
캐리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에린은 퉁명스러웠다.
"그거야 내가 데리고 온 거지. 에린, 내 마음은 아직도 열려 있다.
경호원들 뒤에 숨어 있다가 나선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에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전하."
남자의 정체는 한제국의 황태자, 한강운이었다.
"전하라니. 그냥 어릴 때처럼 오빠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그거야 어릴 때 얘기죠, 전하."
"너무 슬프구나. 왜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거냐?"
"전하는 꽃을 찾는 나비시죠. 꽃 하나에만 머물 수는 없잖아요. 저는 아무것도 못하고 나비가 찾아오길 바라는 꽃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면 내 꽃으로 만들 수 있는 건가?"
경박하게 말하지만 속에 담긴 뜻은 섬뜩했다. 한제국의 황태자라면 세계 경제의 기둥 중 하나인 한제국 황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아무리 에린이 R 가문에서 촉망받는 인재라고는 하나 한제국의 황태자와 충돌한다면 불리한 입장이었다.
"전하, 지금 저랑 싸우잔 겁니까?"
에린을 곤란하게 하는 강운을 막은 인물은 거대한 덩치를 가진 남자였다.
"미안. 그냥 농담이었다."
"토니."
"걱정마, 에린. 전하는 내가 책임지고 막아줄 테니까."
토니 R. 에린의 사촌으로 가문의 차기 후계자로 주목받는 존재였다. 강운과 토니는 친구 사이였지만 라이벌이기도 했다.
재력은 물론 무공에 있어서도 막상막하의 실력을 지녔다. 하지만 진짜 강운이 토니를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토니가 강운의 누나와 약혼한 사이이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강운이 차기 황제가 된다 하더라도 토니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런데 이 친구가 그 요리사인가? '먹어봐'라는 방송에 나온."
"전하께서 그걸 보시나요?"
"물론.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반갑다. 내 이름은 한강운. 한제국의 황태자다."
"한심후라고 합니다, 전하."
"두 사람은 사귀는 건가?"
"그냥 게임 친구일 뿐입니다."
"게임 친구? 올라이프 50?"
"네."
"나도 그거 하는데 한판 붙는 건 어때?"
강운은 경쟁심을 드러냈다. 평생 가도 말 한 번 걸어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지위를 가진 인물이 갑자기 게임에서 한판 붙자고 하니 당황스러운 심후였다.
"외람되오나 전하, 게임은 그저 즐기고 싶습니다. 전화와 함께 한다면 자유롭게 게임에 임하는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허나, 당황스럽다고 할 말도 못하고 끌려가는 것은 싫었다.
오기라고 해도 좋았다.
"여기 에린과 게임 친구가 아닌가? 에린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니 너는 내 친구이기도 한 거지. 왜 에린은 되고 난 안 되지? 권력이라면 에린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야."
"부자인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줄을 몰랐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게임 친구 안 하도록 하죠."
에린과의 관계에 미련 따윈 없었다. 강운의 압박에 심후는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이에 성질내는 것은 에린이었다.
"왜 남의 인간관계까지 망치려 드시는 거죠?"
"망치긴. 나도 그냥 친목을 다지려고 한 건데. 그나저나 내가 황태자라고 저렇게 몸 사리는 겁 많은 남자는 에린과 안 어울려. 오늘은 나랑 같이 앉는 게 어때?"
에린의 행동에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캐리는 눈을 반짝였다.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에린의 행동에 심후와 뭔가 있는 것만 같은 감이 왔다.
그것을 캐보기 위해 캐리는 심후에게 일부러 몸을 밀착했다.
"그럼 심후씨 옆에는 제가 앉을 게요."
"됐어. 오늘은 내 파트너야."
"그럼 난 왼쪽. 남자의 팔은 두 개니까 하나씩 차지하면 되겠네."
심후의 의사 따윈 무시 된 채 대화가 계속 되었다. 캐리는 그저 에린의 반응을 이끌어내 탐색하려 할 뿐이었고 에린은 그런 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단한 사람들 사이에 낀 심후는 화려한 쇼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의 헐벗다시피 한 여성들이 나와 아리따운 몸매를 과시해도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온갖 아름다운 색과 형태의 옷들이 나타나도 신기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처음 보는 것들이 잔뜩 있었으나 불편한 마음에는 아무 것도 담기지 않았다.
'이 여자는 뭐지?'
자신을 캐리 햄프턴이라고 소개한 여자의 정체가 자못 궁금했다.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일부러 친근한 척 굴다니.'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였다.
왼쪽도 오른쪽도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양 옆에 아리따운 꽃이 자리 했지만 전혀 향기롭지 않았다.
오히려 골치만 아팠다.
'보아하니 남녀 문제가 얽혀 있는 것 같은데 골치 아픈 일에선 빠지는 게 상책이지.'
심후는 목석처럼 몸을 꼿꼿하게 만들었다.
시선은 오직 전방을 향할 뿐이었다. 정말 재미없는 시간이었다.
에린은 반대편에서 심후에게 바짝 달라붙으며 은근히 자신을 쳐다보는 캐리가 얄미웠다. '저 멍청이가.
'욕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에린이 심후를 향한 마음을 포기한 배경에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걸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런 감정도 없으면서 자신에 대한 도발을 하기 위해 심후를 건드리는 행동이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걱정하지 않겠지만 국가 권력조차 이용할 수 있는 거물들이었다.
영국의 귀족가 중 하나인 햄프턴가의 영애인 캐리 햄프턴의 아버지는 팔불출이었다. 문제는 부와 권력을 가진 팔불출이어서 딸이 잘못해도 별로 혼내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캐리는 제멋대로였다. 그러나 학창시절 캐리는 처음으로 절망을 맛보았다. 바로 에린이 캐리에게는 절망의 벽이었다.
미모, 지성, 부, 무공. 어느 것 하나 에린을 압도할 수 없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남자들이 에린을 은근히 좋아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일 결정타는 바로 한제국의 황태자 한강운이었다.
강운은 에린을 노골적으로 따라다녔다. 다른 남자들은 강운 때문에 에린에게 접근해보지도 못했다.
캐리는 에린에게 열등감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이든 에린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기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에린이 강운과 처음에는 친하게 지냈으나 갑자기 벌레처럼 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캐리는 한제국의 황태자인 강운과 결혼하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말했고 덕분에 꽤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에린을 누를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여자가 바로 캐리였다. 그리고 에린은 그런 캐리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에린을 이기고자 하는 사람은 캐리뿐만이 아니었다. 부와 권력의 탑 최상부로 갈수록 친구는 적고 적은 많아질 뿐이었다.
진짜 최상부에선 부모자식도 소용없는 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곁에 두고자 하는 사람은 최소한 그러한 싸움에서 자신을 지켜낼 힘이 있어야만 했다.
에린의 생각에 요리사인 심후에게는 그런 힘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피어나는 마음을 꺾어 추억으로 말려 향이라도 오래도록 느껴보려 했는데 캐리가 방해를 하고 나선 것이었다.
짜증이 나지 않는다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검진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쇼가 다 끝나자 에린은 심후를 이끌고 일어섰다.
"우리 밥 먹으러 가죠. 제가 대접할게요."
에린은 얼른 자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둘 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으나 적군이 나타났다.
"그러지 말고 그냥 여기서 먹지? 내가 최고의 요리사들을 불러줄 테니까."
강운이 중간에 말리고 나섰다.
이 때문에 캐리는 더욱 질투에 불이 붙었다.
"그러지 말고 여기 심후씨에게 부탁해보는 건 어때요? 요리 실력 한 번 보고 싶은데."
"내 손님이야. 실례되는 말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에린이 말리고 나서는 순간 갑자기 강운이 심후에게 다가갔다.
"요리 하기 싫어?"
"이번에는 촬영차 먹으러 온 것이니 요리는 좀 쉬고 싶습니다."
"그래? 촬영차 온 거라고 했지? 그럼 이건 어때? 너랑 나랑 요리 배틀."
"네?"
"하자고. 제국의 황태자가 요리로 도전해주지."
무척이나 즉흥적인 제안이었다. 평소 괴행으로 유명한 황가의 인물답게 황태자인 강운도 엉뚱한 일을 많이 벌였다.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당연히 너랑 에린이 가까워지는 게 싫으니까?"
"그럼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냥 게임 친구였을 뿐이니까. 오늘 이후론 만나지 않도록 하죠."
옆에서 듣는 에린의 가슴은 무너질 것만 같았다.
마음을 접었다고는 하나 이토록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을 들으니 서글퍼졌다.
"전하, 자꾸 제 사촌 동생의 생활에 참견하시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당장에 혼례를 올리도록 주선하죠."
당하기만 하란 법은 없었나보다. 조용히 듣고 있던 토니가 휴대전화를 꺼내들자 강운이 기겁했다.
"아냐, 잘못했어. 그러니까 누나한테 전화 걸지 마."
"여자도 많은 바람둥이가 자꾸 에린을 넘보는 것은 제가 허락 못합니다. 적당히 떨어져 주세요."
"끙."
강운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여전히 눈은 심후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리 배틀은 해야겠다.
허락을 구하는 말이 아니었다. 선언이었다.
"전하!"
에린이 말려보려 했지만 강운은 요지부동이었다.
"난 이미 도전했다. 제국의 황태자로서 도전하기로 말한 이상 되돌린다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
이건 네가 나설 문제가 아니야."
"그럼 그 도전 받지 않겠습니다. 받아줘야 제게 좋은 일이 뭐가 있습니까?"
"있다. 날 이기면 널 황궁 요리사로 써주지."
"말씀 감사합니다만 전하와 겨뤄 이긴 것으로 황궁 요리사가 된다면 선배님들이 절 비웃겠죠. 그런 식으로 황궁 요리사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아무리 인맥이 중요하다 하나 자리에 맞는 능력이 없으면서 자리에 오르는 것은 자신을 망칠 위험이 컸다.
"그럼 최고급 레스토랑을 지어주지. 나랑 싸우기만 하면 된다. 져도 불이익은 없다.
그저 내가 승자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뿐이지."
"좋습니다."
더 물러날 곳이 없었다. 무엇보다 요리 배틀 한판 하기만 하면 레스토랑이 하나 공짜로 생기는 상황이었다.
'설마 황태자가 날 이길 수 있겠어?'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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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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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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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얕보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포식은 대박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보잘 것 없던 인터넷 방송의 먹방 프로에 제국의 황태자가 나온다? 시청률 폭발은 막을 수 없는 자연 현상이었다.
위엄을 보여야 할 황태자가 인터넷 방송에 나온다고 하면 사람들은 일단 궁금증을 품게 되어 있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어떤 프로인가? 수많은 호기심이 모여 일시적으로라도 시청률은 올라가게 되어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시청률이 올라가면 광고 효과는 더욱 높아지고 이로 인해 광고료를 더욱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많은 방송 프로들이 괜히 스타나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을 고액을 주고 출연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황실의 위엄을 생각하면 촬영을 허가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괴짜 황태자는 촬영을 허가했다.
"나는 도전한다. 제국의 국민들에게 도전할 것을 말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도전한다.
뜻은 이해가 갔지만 하필 요리사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여성이 한심후라는 요리사를 좋아한다.
그에게서 가장 뛰어난 재능은 요리이다. 그러니 나는 그의 장점에 도전해 그를 허물어트리겠다!"
괴짜라고 불리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어찌 보면 오만한 말인데.'
사람이 모든 방면에 뛰어날 수는 없었다.
심후가 최고의 요리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진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포식은 판단했다.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 지원을 해주니 무섭도록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재능이 있다고 확신하게 된 계기였다.
생전 요리는커녕 라면 하나 끓여보지 않았을 것 같은 황태자가 요리사에게 도전한다니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황태자도 아주 생각이 없는 남자는 아니었다.
"나에겐 연습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메뉴는 내가 정하겠다.
모든 요리에 통달 할 순 없지만 단 한 가지 요리만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면 짧은 기간만으로도 수준급으로 요리를 만드는 일은 가능한 일이었다.
'분명 황실 요리사가 철저하게 가르쳐주겠지.'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사들만이 올라 설 수 있는 자리가 바로 황실 요리사였다.
과외로 따지자면 대학생이 아니라 박사학위를 가진 대학교수가 직접 와서 과외 해준다고 보면 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황태자에게 유리한 점이 또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공'이었다.
'일반인들보다 더 뛰어난 감각을 갖게 해준다는 무공을 익혔으니 어쩌면 심후가 질 수도 있겠네.'
상류 사회 인간들이 일반인들을 압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무공이었다. 일반에게는 절대 공개되지 않고 자신들끼리만 익히는 신비한 능력이었다.
이로 인해 기네스북에 오르는 세계 기록들 중 다수에 상류 사회 인간들의 이름이 올라가게 되었다. 육상에서부터 수영, 그리고 모든 기록으로 경쟁하는 스포츠는 무공을 익힌 자의 이름으로 도배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무공은 학습 능력까지 강화해주었다.
이로 인해 상류 사회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반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었다.
과거에는 그저 돈이나 권력이 조금 많은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일 뿐 가지고 태어나는 재능은 일반인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허나, 무공의 존재가 그것을 바꿔버렸다.
포식은 걱정 됐다.
'심후가 지면 타격이 큰데.'
황태자에게 진다면 요리 초보에게 졌다는 이미지가 생기기 때문에 좋지 않았다. 그것이 아무리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안겨주는 무공을 익힌 황태자에게 패한 것이라 하지만 패배자라는 이미지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심후의 인기가 떨어지게 되면 이후 시청률이 하락할 수도 있었다. 현재의 인기는 심후가 이끌어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심사위원들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심사위원은 모두 세계 각국에서 이름난 최고 요리사들이 초빙된다고 했다. 매수를 하고 싶어도 푼돈에 매수될 사람들이 아니었다.
돈이라면 이들도 차고 넘치도록 있다고 봐야 했다.
'어쩔 수 없나?'
황태자와의 승부는 이미 받아들인 상황이었다.
받아들이기 싫어도 상대가 상당한 권력을 가졌으니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냥 심후에게 맡기는 수밖에.'
한편, 심후는 요리 배틀에서 만들어야 할 요리에 대해 통보 받았다.
그것은 바로 냉면이었다. '면부터 모든 것은 자율이라.
'냉면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비빔냉면이든 물냉면이든 상관치 않는다는 말이었다.
'황실 요리사에게 배운다니 방심하면 안 되겠어.'
요리 주제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황실 요리사에게 직접 교습 받는다는 사실이 제일 꺼림칙했다.
황실 요리사의 요리 경험은 심후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무공을 이용해 감각을 최대한 이용해 만든다고는 하지만 경험만큼은 앞서가기가 어려웠다.
수많은 요리를 만들고 맛보며 생성된 맛에 대한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따라가기 어려웠다.
라면밖에 만들 줄 모르는 사람에게 갑자기 송로버섯을 주며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보라고 한다고 바로 최고의 요리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라면만 만들던 사람은 라면 위에 송로버섯을 얻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다분했다. 하지만 수많은 요리를 만들어보고 송로 버섯이라는 귀한 재료를 많이 다뤄본 요리사라면 라면 위에 얹는 것보다 더 맛있게 조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확률이 컸다.
이것이 바로 경험의 차이였다.
황실요리사에게 직접 배운다는 것은 그가 가진 경험을 토대로 최고라고 생각되는 요리를 그대로 전수받는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심후는 황태자와 싸우는 것이 아닌 황실 요리사와 결투를 벌인다고 봐도 무방했다.
'중요한 건 황태자가 얼마나 완벽하게 배운 것을 소화하느냐에 달린 거겠지만.'
무공을 가지고 있으니 십중팔구 냉면 하나 만큼은 황실 요리사 수준으로 만들게 되리라 예상했다.
처음 대결을 받아들였을 때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지만 이젠 아니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내가 모르는 맛의 세계가 더 있을 텐데.'
몇 가지 조건이 붙자 오히려 심후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이기고 싶다.'
종우를 만나 가상현실접속기를 비롯한 유산을 물려받기 전에는 패자의 인생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아니었다.
'이겨야 해.'
경쟁심이 마구 불타올랐다. 심장을 집어삼키는 경쟁의 불꽃이 몸을 뜨겁게 했다.
'좋아, 만들어주지. 하지만 그 전에 조사를!'
황실요리사보다 요리 경험은 적지만 현재 심후가 있는 곳은 파리였다. 최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으로 온갖 고급스러운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에 일반인이라면 한 번 먹어보기도 힘든 비싼 요리를 무료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갑시다!"
심후는 포식을 불렀다.
둘은 서둘러 또 다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프랑스 파리에선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나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전 세계의 갑부들이 모이는 도시이기에 최고급 레스토랑도 그만큼 다양했다.
일단 간 곳은 일식 전문 요리점이었다.
"준비 되었습니다."
심후와 포식은 테이블로 가지 않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경험을 쌓기 위해 먹어봐야 할 요리가 많기에 예약할 당시 이미 양해를 구해둔 상태였다. 레스토랑 측에서는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통일한제국의 황태자가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반대급부로 막대한 금액을 받을 수 있었으니 레스토랑 측에서 사양할 이유는 없었다.
"모든 요리 재료를 가지고 초밥을 만들어주세요."
"정말 다 드실 수 있습니까? 양이 상당히 많을 텐데요?"
"괜찮습니다."
초밥은 일식 요리를 대표하는 요리 중에 하나였다.
다른 여러 가지 요리들은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대충 하나씩만 시키고 초밥을 집중적으로 경험할 생각이었다.
"오오, 이거 초밥 축제라니 기대됩니다.
포식이 기대하는 순간 요리사의 초밥 만들기가 시작되자 깜짝 놀랐다. 재료를 자르고 밥을 한 손으로 집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두 손이 교차하더니 완성된 초밥 하나가 탄생했다.
"헉!"
정말 눈 깜빡하는 사이에 만들어진 초밥이었다.
눈으로 보고도 뭐가 어떻게 됐는지 포식은 전혀 알 수 없었다. 반면 심후는 모든 과정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굉장한 타이밍이군. 재료를 만지는 시간이 적을수록 맛있다는 건가?'
초밥이 입에 들어간 순간 밥알과 재료가 부드럽게 녹는 느낌이 들었다.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식감이었다.
이어서 입 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은 혀를 즐겁게 했다.
요리사의 초밥 만들기는 계속 되었다.
맛이 연하고 약한 것에서부터 점점 진한 맛으로 이동할수록 기쁨이 고조되었다.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가장 맛이 진한 장어였다.
양념을 듬뿍 머금은 장어초밥을 먹는 순간 요리사는 손을 멈췄다.
"제가 만들 수 있는 초밥은 다 만들었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정말 경이로운 속도로 만들었다고 봐야했다.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일식집을 나서는 심후의 눈은 즐거움과 기쁨으로 타오르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