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후의 말이 마치 청혼처럼 들려 가슴이 콩닥거렸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듣지 못할 심장의 고동을 듣는 심후는 야릇한 감정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괜찮을까?'
하지만 아직도 끈질기게 남아있는 병적인 의심이란 정신적 고자의 족쇄는 풀릴 줄을 몰랐다.
조건 반사와 같이 성욕이 끓어오르는 순간 강력한 이성에 의해 가슴이 금방 식어버렸다. 에린 또한 무공을 익혀 감각이 예민했기에 심후의 변화를 눈치 챘다.
"왜 그러세요?"
"그냥요."
밀어내려 했지만 에린은 옷을 잡고 늘어졌다. 더 강하게 밀면 옷이 찢어질 것 같아 밀어내는 것을 멈춘 심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일해야겠어요."
"안 돼요."
적당히 물러나려 했지만 에린은 강렬하게 저항했다. 이대로 계속 심후에게 맡겨둔다면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었다.
'할머니가 된 다음에 사랑을 얻게 되면 늦어.'
사랑을 얻는 것에는 성공한 것일지는 몰라도 추억을 만들기에는 늦는 것은 확실했다. 보다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기뻐하며 사랑하고 싶은 것이 에린의 마음이었다.
더구나 매번 짐승으로 변신할 것 같으면서도 하지 않고 김빠지게 하는 일에 지치기도 했다.
"에린......."
심후의 곤란한 표정을 바라보는 에린은 돌진하는 멧돼지 같았다.
"하던 걸마저 해야죠. 왜 그만 둬요?"
"아직 때가 안 됐으니까요."
"아뇨, 때는 됐어요. 부족한 건 심후씨의 용기에요."
에린의 지적은 정확했다. 하지만 틀린 것도 있었다. 심후는 이미 모험을 하는 용기를 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족쇄는 풀리지 않았다.
"대체 뭘 두려워하는 거죠?"
"사람을 믿기 힘들어요."
"계약서라도 쓸까요? 내가 죽을 때까지 당신 이외에 다른 이성과 교제를 한다면 전 재산을 넘긴다는 서약이라도 할까요?"
얼핏 들으면 혹할만한 조건이었지만 재산이란 것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 편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상대를 농락할 수 있는 애매모호한 계약 조건이기에 심후는 넘어가지 않았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르쳐줘요."
"모르겠어요."
알고 있었다면 헤맬 이유가 없었다. 에린도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답답해서 물어본 것이었다.
힘없는 표정의 심후를 바라보는 에린은 가슴이 아팠다. 사람을 믿고 싶지만 가슴 가득한 상처 때문에 손에 잡은 것조차 놓아버리려고 하는 남자가 눈앞에 있었다.
에린은 가만히 심후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무엇이 이 남자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사랑하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신뢰를 얻고 싶었다.
'섹스? 아니야. 돈? 아니야.'
이것저것 생각하던 에린은 심후가 즐기는 것이 별로 없음을 깨달았다.
먹는 것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심후였다. 에린은 그저 돕는 정도가 전부였다.
'먹는 것 말고.'
결론은 금방 나왔다.
'게임.'
심후는 게임을 즐겼다.
게임 속에서는 완전히 다른 인격이 된 것처럼 행동했다. 자유롭고 호쾌했다.
"그럼 이건 어때요?"
"네?"
"사랑도 게임이라고 생각해봐요."
사랑도 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흔한 표현이었다. 감정을 두고 겨루는 게임이라는 의미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목표는 상대가 자신에게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것.
에린의 제안에 심후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게 될까요?"
"해봐요. 나라는 게임을 플레이해요. 내가 당신한테 빠지게 해봐요. 확인해요. 믿지 않아도 좋아요. 계속 의심해도 되요. 질릴 때까지 플레이해요."
"그러다 게임에 질리면 떠날지도 모르는데요?"
질문을 받은 에린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치켜 올렸다.
"걱정 말아요. 업데이트에는 자신 있으니까."
에린을 바라보는 심후의 눈동자는 살짝 떨렸다.
지금 에린이 하는 말은 쉽게 요약하자면 자신을 가지고 놀라는 뜻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말이 능력과 지위를 갖춘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에린의 손이 심후의 손을 잡아끌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뿌리칠 수 있었으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손에 이끌린 손은 가슴에 닿았다. 옷을 통해 느껴지는 부드러움 속에는 심장이 강하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대로 해도 좋아요."
에린은 모든 것을 내던졌다. 심후 또한 그것을 느꼈다.
에린의 눈동자 속에 비치는 것은 오직 심후뿐이었다. 흔들림 없는 강한 눈빛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에린의 모든 것이 말과 눈빛과 체온과 숨결을 통해 전해졌다.
진심이 느껴졌다.
전해지는 감각조차 부정한다면 자기 자신마저 부정해야 함을 깨달았다. 세상을 향한 불신을 드러낼 때 오직 자신의 몸만큼은 신뢰하고자 했던 심후는 에린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를 믿으니까 당신이 지금 한 말을 믿겠어요."
쌓이고 쌓였던 장작에 드디어 불이 붙었다.
============================ 작품 후기 ============================
싹둑.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폭염주의보가 확대대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작품 후기 ============================
싹둑.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폭염주의보가 확대대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거칠게 타오르는 욕념은 드디어 이성을 무너트렸다.
마음을 옥죄던 쇠사슬은 엿가락처럼 끊겼다. 강렬하고 뜨거운 감정의 용광로 속에서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다.
마음의 벽은 계속되는 공격에 무너졌고 성문은 부서졌다.
마지막 순간, 저항하던 마음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단순한 항복이 아니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대화를 요구해왔다. 침략자 또한 벗어던졌다.
유린이 아닌 정복을 위한 전쟁이었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했다.
모든 허물이 벗겨졌다.
입술을 마주한 채 보지도 않고 움직이는 손들은 정확하게 상대의 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한 번 벗겨진 옷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낙하했다.
낙엽처럼 떨어져 뒹구는 옷에 신경 쓰는 이는 없었다.
욕망으로 인해 뜨거워진 심장을 거친 피는 온 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피가 빨리 돌기 시작하면서 발산되는 에너지는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마주한 두 사람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입을 맞췄다.
상대의 신체에 전신의 몸이 녹아내리는 이상한 감각에 휩싸이면서도 입술의 대화는 멈추지 않았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자 숨결까지 공유하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이리저리 춤을 추기 시작했다.
취객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취해 비틀거렸다.
"으음......."
입으로 하는 대화만으로 부족했는지 심후의 손이 부드러운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에린의 몸을 손으로 기억하기라도 하려는 듯 전신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잘록한 허리에서 시작한 손길은 등을 거쳐 목에 닿았다.
가냘픈 목은 조금만 힘을 주면 부서질 것처럼 연약해 보여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잠시 대화를 쉬며 마주 본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손으로 상대를 기억하려는지 거침없었다. 비틀거리는 두 사람의 몸은 조금씩 움직여 침대에 도착했다.
살짝 힘을 주자 에린은 허물어지듯 침대에 누웠다.
"아......."
그리고 에린은 보았다.
심후의 몸 중심에 우뚝 솟은 거대한 기둥을. 굵고 단단한 기둥은 하늘을 떠받치는 아틀라스보다 더 강해 보였다. 에린은 홀린 듯 심후의 기둥을 바라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의 기둥의 모습에도 에린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소녀처럼 흥미를 보였다.
'게임을 플레이해요.'
문득 에린이 한 말이 떠오른 심후는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빨아 봐요."
부끄러운 일을 시키고 싶어졌다.
이것은 하나의 시험이자 게임이었다. 에린이 자신이 한 말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심후의 의도를 짐작한 에린은 웃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심후의 앞에 무릎을 꿇은 에린은 경건한 자세를 하고는 입을 벌렸다.
천상의 노래를 부르는 요정처럼 아름다운 얼굴은 기둥의 일부를 머금었다.
뜨거운 불기둥이 뜨거운 동굴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었다. 기둥과 동굴은 주인들의 심장 고동과 함께 더욱 뜨거워졌다.
모든 것을 녹일 것처럼 뜨거워졌지만 녹은 것은 이성뿐이었다.
에린은 심후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생전 처음 해보는 행위였지만 지식은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식을 경험으로 전환하는 가슴은 더욱 세차게 뛰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순간이 왔기 때문이었다. 사랑을 확인하는 마지막 과정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질 순 없었다. 더구나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하는 하나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보다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에린은 최선을 다했다.
어설픈 움직임에는 열정이 녹아 있었다.
내려다본 곳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에린을 보며 심후는 가슴이 간지러워졌다. 등골이 짜릿해지며 얼굴 근육이 꿈틀거렸다.
행복하다는 감정이 지속적으로 뇌리를 강타했다.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에린의 모습에 사랑이 느껴졌다.
손이 내밀어졌다. 사랑스러운 나머지 머리를 쓰다듬었다.
애정이 담긴 손길에 잠시 봉사를 멈춘 에린은 심후를 살짝 올려다보고는 웃었다. 초승달 같은 눈웃음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가동했다.
빠르게 뛰던 심장은 폭발 직전이었다.
참을 수 없던 심후는 에린을 일으켜 세우고는 와락 끌어안았다.
거칠게 입술을 탐하며 몸을 더듬고 몸을 밀착했다. 비틀거리며 다시 거칠게 숨결을 나누던 두 사람은 침대에 쓰러졌다.
짧은 낙하 뒤에 살짝 충격이 전해졌지만 두 사람을 떨어트려 놓기에는 너무 약했다. 누운 상태가 되자 쓰러질 걱정이 없어진 두 사람은 더욱 격렬하게 서로를 탐했다.
입술과 목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거친 애무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성은 남아있지 않았다.
현재 두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은밀한 욕망이었다.
심후의 얼굴이 가슴에 한참 머물렀다.
부드러운 살로 만들어진 언덕 위에 박힌 작은 돌멩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언덕을 감상하는 것은 잠시였다.
참기 힘든 뜨거운 욕구는 언덕 위의 돌멩이를 건드리도록 명령했다.
난폭한 장난꾸러기는 돌멩이를 가지고 놀았다.
돌멩이 주변을 뛰어다니며 물렁한 언덕이 푹푹 들어가는 것을 즐기기도 했고 돌멩이를 잡고 뽑아낼 것처럼 굴기도 했다. 하지만 언덕은 무너지지도 않았고 돌멩이가 뽑히는 일도 없었다. 투명한 액체가 발라져 더욱 빛이 나는 것과 장난꾸러기 때문에 여기 저기 붉은 발자국이 남았을 뿐이었다.
머리가 가슴의 언덕 위에서 노는 동안 손은 전혀 다른 생물처럼 움직였다. 언덕을 지나 평원으로 모험을 떠난 손은 한동안 평원 위를 산책했다. 그러다 슬금슬금 평원의 끝자락을 향해 움직였다.
몸통과 하체를 이어주는 거대한 산에 도착한 손은 잠시 멈추고는 숨을 골랐다. 산에 도전하는 산사람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의지를 다듬는 것처럼 손은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손이 다시 움직인 것은 언덕 위의 장난꾸러기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었다. 천천히 뱀처럼 움직이던 손은 급격하게 부풀어 오르는 하체의 일부를 꽉 움켜쥐었다.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암벽등반가의 손처럼 강한 힘을 발휘한 손가락 사이로 피부가 튀어나올 정도였다.
계속 이어지는 등반으로 인해 손은 겨우 정상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정상에 오른 손은 기쁨을 발산하며 정상 아래로 향하는 길고 긴 능선을 따라 달렸다. 살아있는 산은 꿈틀거렸지만 손은 균형을 잃지 않았다.
에린은 자신의 몸 위에서 장난치고 있는 두 존재로 인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완벽한 놀이터가 된 기분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영원히 내 안에서 놀길.'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강력한 소유욕이 깨어나자 장난꾸러기와 산을 뛰어다니던 손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대지의 여신이 몸을 일으켜 움직이자 하늘과 땅의 위치가 바뀌었다.
여신은 하늘을 짓눌렀다. 뒤집어진 언덕은 서서히 낙하하더니 납작하게 뭉그러졌다.
정상에서 시작되는 두 개의 능선은 좌우로 벌어졌고 신비한 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축한 샘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박한 폭포가 드러났다.
불기둥은 폭포에 닿자 더욱 성을 냈다. 하지만 단단한 여신의 대지는 하늘을 꼼짝 못하게 했다. 불기둥은 그저 계곡의 입구 앞에서 대기하며 애를 태우는 수밖에 없었다.
"사랑해요."
마법 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사랑의 속삭임은 천사의 노래처럼 귓속으로 파고들어 영혼에 스며들었다.
욕망으로 모든 방어가 무너진 폐허 속에 서 있던 영혼은 너무나 쉽게 협상에 응했다.
"사랑해."
서로의 의지를 확인한 순간 여신의 대지가 다시 일어섰다.
하늘을 아래에 깔고 앉은 대지는 기둥 위에 올라섰다. 심후는 아름다운 대지를 볼 수 있었다.
사랑으로 물든 대지의 여신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 곧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두 사람의 손은 뒤엉켰다.
강한 힘으로 풀어지지 않게 맞잡은 손에선 의지가 느껴졌다. 이윽고 여신의 대지가 하강하며 불기둥을 삼켰다.
신비한 계곡 속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동굴에 불기둥이 틀어박혔다. 드디어 하나가 된 것이었다.
처음 외부의 방문자를 받아들인 계곡의 주인은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좁은 동굴에 파고든 기둥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다.
꼭 끼는 압박감에 오히려 행복을 느끼는 중이었다.
하늘은 몸을 일으켜 대지와 마주했다.
동굴과 기둥이 하나가 된 것처럼 숨결의 입술 또한 포개지며 하나가 되었다. 격렬한 움직임은 없었다.
그저 하나가 된 감동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장은 빠르게 뛰느라 헐떡였다.
아주 작은 떨림에도 하늘과 땅은 신음했다.
"사랑해."
"사랑해."
잠시 입술이 떨어진 틈에 다시 흘러나오는 감정의 울림에 같은 말이 메아리치며 되돌아갔다.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줘."
벌거벗은 육체가 하나로 이어지자 예의와 격식은 내던져졌다. 에린의 당당한 요구는 심후의 영혼에 스며들었다.
"당신이야말로."
"난 안 떠나. 죽어도."
"그래, 영원히 내 옆에 있어."
감정과 물질이 하나가 된 이후 의지까지 하나로 엮어졌다. 두 사람은 다시 서로의 숨결은 탐하기 위해 입술을 마주했다.
이윽고 하늘과 대지는 다시 꿈틀거리며 요동쳤다. 처음에는 작은 울림만으로 만족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울림은 더욱 커졌다.
마주한 입술이 떨어지며 에린의 입에선 길고 긴 신음이 흘러나왔다. 환희와 감동을 가득 담은 신음은 노래가 되어 심후에게 전해졌다.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쟁이는 다시 언덕 위에서 놀기 시작했다. 에린은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를 가슴에 안고는 허리를 움직였다.
계속되는 환희 속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직 하얀 빛뿐이었다. 하얀 빛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행위를 반복하도록 만들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크윽!"
하지만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행위에도 끝은 찾아왔다. 사랑이 절정에 도달한 순간 뜨거운 욕망이 동굴 속에 토해졌다.
행복한 하얀 빛을 담은 욕망은 동굴을 가득 채웠다.
열풍이 지나가고 하늘과 대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뜨거워진 육신은 천천히 식었다. 조금씩 식어가는 몸으로 인해 추위를 느낀 두 사람은 더욱 밀착했다. 그리고 계속 되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
잠든 두 사람의 얼굴에는 쌍둥이처럼 닮은 행복한 미소가 피어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풍이 지나가고 하늘과 대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뜨거워진 육신은 천천히 식었다.
조금씩 식어가는 몸으로 인해 추위를 느낀 두 사람은 더욱 밀착했다. 그리고 계속 되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 잠든 두 사람의 얼굴에는 쌍둥이처럼 닮은 행복한 미소가 피어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풍이 지나가고 하늘과 대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뜨거워진 육신은 천천히 식었다. 조금씩 식어가는 몸으로 인해 추위를 느낀 두 사람은 더욱 밀착했다. 그리고 계속 되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
잠든 두 사람의 얼굴에는 쌍둥이처럼 닮은 행복한 미소가 피어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잤어?"
"응."
진한 사랑의 여운을 느끼며 깨어난 두 사람은 인사 뒤 키스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몸은 이미 지쳐있었기에 더 뜨거운 행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배고파."
아이처럼 투정부리는 에린을 한 번 꾹 안아준 심후는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뭘 만들까?'
냉장고에 재료는 넘쳤다. 잠깐 생각하던 심후는 가장 빨리 만들 수 있는 것을 생각해냈다.
'배고프다고 했으니 빨리 먹여줘야지.'
가장 빨리 만들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샌드위치였다. 햄과 치즈 등 각종 재료들을 꺼내 준비하는 심후의 손은 번쩍이는 번개 같았다.
10분도 되지 않아 둘이 먹을 샌드위치를 잔뜩 만든 심후는 오렌지 쥬스를 따라 쟁반에 담았다.
"맛있겠다.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에린은 심후가 요리하는 것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 것도 입지 않은 몸이 등 뒤로부터 밀착되자 다시 길고 긴 키스가 이어졌다.
"얼른 먹어."
"그런데 다 하트 모양이네?"
"마음을 담아서 요리했으니까."
두 사람은 낄낄거리며 서로에게 샌드위치를 먹여주었다. 하지만 식사는 단순한 식사로 끝나지 않았다. 샌드위치를 적당히 먹고 오렌지쥬스로 입가심을 하고 나자 슬슬 서로에 대한 욕구가 샘솟은 것이었다.
뜨거운 사랑의 폭풍이 주방에 들이닥쳤다. 몸이 익어 요리가 될 정도로 뜨거운 열기였다.
서로를 맛있는 음식이라도 되는 양 맛보기에 여념이 없던 두 사람은 결국 하나가 되어 멋진 요리가 되었다.
주방 다음에는 거실이었다. 그리고 욕실에서 한 번 더 한 뒤 배고픔에 주방에서 밥을 먹고는 또 자석처럼 붙어버렸다.
3일 동안 다른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뉴스도 보지 않았다.
음악도 필요 없었고 게임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랑뿐이었다.
사랑 하나로 3일 동안 질리지도 않고 사랑을 나눈 것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버티지 못할 정도의 강행군이었으나 둘 모두 무공을 익힌 터라 문제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을 나누는 것이 좋아도 세상은 둘이서만 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아가씨. 더 이상 일정을 비울 수 없습니다.
에린의 일정을 관리하던 제니는 결국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실내로 쳐들어왔다. 한참 불타던 사랑의 침입자로 인해 식었다. 하지만 분노하거나 하진 않았다.
현실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에린은 물론 이제 심후도 평범한 신분은 아니었다.
다 쓰러져가던 테론 그룹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한 그룹이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거대한 조직의 운명을 쥔 남자가 된 것이었다.
권력을 쥐기 위해선 그것을 위해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그것은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될 수도 있었다.
보다 강한 권력을 쥐고자 한다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것이었다.
'슬슬 일 해볼까?'
떨어지기 싫어하는 에린을 달래 제니와 함께 내보낸 이후 심후는 자신의 계획을 점검했다.
에린을 신뢰하며 사랑하게 된 이상 이제 자신의 연인에게 걸맞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새로운 이름. 기술. 그리고 인맥을 과시해야 한다.
'무너져 가던 기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신뢰였다. 사정이 아무리 어려워도 신뢰가 남아있는 기업은 되살아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신뢰를 잃은 기업들은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파티 따윈 필요 없고 좀 더 거창한 게 필요해.'
인맥을 과시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파티였지만 파티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제는 ES그룹이 된 테론그룹은 신뢰가 무너진 상태이기에 이미지 쇄신이 먼저 필요했다.
'광고와 신기술 발표, 그리고 투자 은행의 적극적인 지지.'
광고는 일단 새로운 기업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상품을 광고하는 것이 아닌 그룹을 광고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신기술은 당연히 접속기에 관한 것이었다. 현재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접목된 심후의 접속기는 무공 자동 수련 기능을 빼더라도 현존하는 다른 접속기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투자 은행의 적극적인 지지는 에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에린이 빌려준 자금이 있으니 이것만 제대로 발표해도 망할 그룹은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는 셈이었다.
신뢰만 회복할 수 있다면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며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는 것도 가능했다. 중국의 전설적인 상인인 호설암도 한 때 파산의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지만 초라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화려하게 자식의 혼례식을 올려 주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과시한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사람들은 호설암이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였고 잠깐의 시간을 번 것이 호설암이 위기를 모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명 허세, 혹은 허장성세라고 볼 수 있지만 때로는 허세가 필요하기도 한 법이었다.
ES 그룹의 전체적인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수많은 비리로 인해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었다.
재정에 구멍이 뚫린 계열사가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일단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해서 처벌하고 돈을 회수하는 일을 해야지.'
돈을 빼간 놈들이 있으니 당연히 받아내야 했다.
때문에 심후는 대대적인 감사를 요청해놓은 상태였다. 비리를 터트리기도 전에 상당히 많은 정보를 입수해 돈을 빼먹은 이사들의 재산을 압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혹시 모를 일이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이젠 내 돈이야.'
대대적인 감사와 고소 절차가 진행되자 사람들은 관심을 보였다. 회수되어야 할 재산은 상당했다.
재판을 길게 끈다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한제국 황실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재산은 빠르게 회수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심후는 거금을 들여 연달아 그룹 광고를 내보냈다. 전국이 아닌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광고는 막대한 자금 소요를 불러일으켰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게 했다.
하락하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었다.
하루가 지나면 주가가 상승했고 이에 비례하여 심후의 재산도 불어나는 효과를 맞이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바로 새로운 상품의 공개였다.
가상현실 접속기의 성능을 높여줄 중앙처리장치가 발표된 것이었다.
기존의 것보다 무려 2배 뛰어난 속도를 지닌 중앙처리는 업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경쟁자들이 새로운 중앙처리장치를 발표한지 6개월도 안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출시한 중앙처리장치의 손익분기점을 넘지도 못한 상태에서 더 뛰어난 것이 나왔으니 모두 적자로 기록될 판이었다. 물건을 더 찍어내 봐야 사람들이 팔기 힘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경쟁자들은 서둘러 생산한 부품을 덤핑으로 팔아치우고 사업 축소에 들어갔다. 하루 늦게 대응할수록 적자가 더 커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