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심후는 더욱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물론 전부 심후의 돈은 아니었다.
대부분 빌린 돈으로 판을 벌리는 중이었다. 계속해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ES 전자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었다.
미래가 확실해 보이니 은행에서도 대출은 쉽게 이뤄졌다. 이로 인해 과거 테론 그룹의 그림자를 떨쳐내는 것에 성공했다.
수많은 계열사중 하나인 전자 회사의 성공에 불과했지만 사람들에겐 기대 심리가 생긴 것이었다.1달 후, 심후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로 했다.
자신의 존재를 비밀에 부쳐왔지만 계속 숨길 수는 없었다. 결국 기자와 인터뷰를 했고 심후의 기사가 뿌려지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 요리사에서 대기업의 회장님! - 경제를 요리했나?
-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한심후의 성공비결!
- 한심후는 천재인가? 행운아인가?
수많은 기사가 심후를 찬양하고 분석했다. 한제국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모두 심후를 주목했다.
요리사에서 대기업의 회장이 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 신분 상승이었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여자 잘 만나서 그냥 선물 받은 것이라고 비하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그 말을 무시했다. 아무리 여자를 잘 만나도 능력이 없다면 회장의 자리에 올려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수많은 논란이 일어나며 ES그룹은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심후가 참여했던 방송 프로는 다시 한 번 재방송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심후가 만든 요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연신 자랑하기에 바빴다.
당연했다. 회장님이 만든 요리를 맛보는 일은 흔한 경험은 아니었으니까. 비록 그것이 회장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 해도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자랑이 될 수 있었다.
자세한 얘기가 대중에 풀리자 심후를 분석하며 따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 요리를 만들면 머리가 좋아지는 걸까?
- 머리에 좋은 요리가 있을 거야.
- 천재로 만드는 요리를 개발했을지도 몰라 정력 요리로 돈을 쓸어 담던 사람이잖아.
과열된 관심이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도 생겼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심후의 성공을 좋게 보는 것은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더위와 모기는 몸에 해롭습니다.
모두 조심하시고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심후의 성공을 좋게 보는 것은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더위와 모기는 몸에 해롭습니다.
모두 조심하시고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한 남자가 모니터에 올라온 정보를 보며 이를 갈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아흐메드. 죽은 무하메드의 친척이었다.
'빌어먹을 자식.'
아흐메드는 무하메드와 사촌이기도 했지만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다. 무하메드의 자금력과 아흐메드의 머리를 합해 계속 부를 늘리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파트너가 사망한 것이었다.
뉴스에는 마약 과다 복용이라고 하지만 아흐메드는 알고 있었다.
'마약은 개뿔. 암살이지.'
무하메드는 절대 약을 하지 않았던 것을 아는 아흐메드로서는 기가 막힐 일이었다.
다른 왕족들도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별 말 안하는 것을 보면 일을 더 이상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먼저 R가문을 비롯해 한제국 황실을 건드린 것은 무하메드였으니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무하메드는 다 좋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종교에 관한 일에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것만큼은 아흐메드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달래고 설명해도 도무지 듣질 않았다.
무하메드가 돈을 버는 이유는 바로 성전을 위한 것이었다. 아랍 제국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적들을 분쇄할 필요가 있다며 과격한 방법을 선호했다.
목적에 관해선 찬성해도 방법에 대해선 동의하지 못한 아흐메드는 계속 설득을 시도했지만 먹히질 않았다. 둘 사이의 반목이 극에 달했을 때 함께 할 수 없다면 갈라서자는 말에 아흐메드는 결국 뜻을 굽혔다.
자본을 가진 무하메드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쉬웠지만 아흐메드는 그럴 수 없었다. 집안에서 막내인지라 물려받은 재산도 얼마 되지 않았고 가진 것이라고는 머리뿐이었다.
천천히 단계를 밟는다면 어느 정도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무하메드가 가진 부가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테론 그룹에서 한 짓이란 것이 들통 나다니. 그렇게 조심했는데. 운이 없던 걸까? 아니면 저 놈 때문일까?'
테론 그룹이 무너질 때는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더 이상 손을 쓰기에는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꼬리를 자르기 위해 오히려 자료를 폐기하고 숨긴 것이 더 많았다.
문제는 무하메드의 죽음으로 인해 아흐메드도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무하메드의 재산은 대부분 그의 아내와 자식들에게 돌아갔다.
아흐메드는 사업 파트너였지만 그리 많은 권리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많은 돈을 벌긴 했지만 세계를 상대로 날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을 손에 쥐었을 뿐이었다.
허탈해진 마음에 여행을 떠났는데 심후의 기사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보는 순간 딱 감이 왔다.
'저 놈이다.'
요리사가 대기업의 회장님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심후처럼 젊은 나이에 단숨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구나 상대는 무하메드가 계획한 테러에 의해 식당을 잃었던 자였다.
한제국의 황태자인 강운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정황상 테론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심후가 무엇인가 일을 벌였음을 직감한 아흐메드였다.
논리적으로 근거를 대라면 미흡하지만 아흐메드는 심후를 보는 순간 운명을 느꼈다.
심후에 대해 조사를 하면 할수록 아흐메드의 추측은 확신으로 변했다.
'신기술 발표. R가문의 에린 브라운과 동거 중. 서버 센터를 직접 지은 것으로 추정됨.'
공장에서 일하던 청년이 갑자기 그만두고 접속방에서 일하다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더구나 그냥 요리사도 아니고 황실 요리사와 맞짱을 뜰 정도로 성장했다. 요리사로서의 재능이 천재적인가 싶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서버 센터를 지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여자 잘 만나서 횡재한 인간이라고는 믿기 힘든 행보였다.
'시간이 딱 들어맞는다.'
군사 훈련까지 받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난 아흐메드는 심후가 테론 그룹을 망하게 하기 위해 무엇인가 했음을 확신했다.
'놈이 죽인 거야.'
직접 확인한다면 더 자세히 알게 되겠지만 더 이상의 조사는 필요 없었다.'가만 두지 않는다.
'무하메드의 죽음에 일조했다는 생각이 들자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성장시키던 테론 그룹을 집어 삼키고 이룩한 것들을 모래성처럼 무너트린 심후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죽여 버리겠어.'
남은 돈으로 조용히 산다면 여생을 편안히 살 수 있었겠지만 젊은 아흐메드에게는 복수가 우선이었다. 한제국 황실이나 R가문에 직접 복수는 할 수 없지만 심후에게만 하는 것은 가능할 것만 같았다.
아흐메드는 흩어진 무하메드의 추종자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한제국의 황성.
강운은 뉴스에 나온 심후를 보며 탁자를 툭툭 두드렸다.
눈은 뉴스를 보고 있었지만 정신은 다른 것을 생각하느라 바쁘게 돌아가는 중이었다.
'단순한 재능은 아니야. 숨기고 있는 게 있는데. 마치 무공을 익힌 사람 같잖아.'
무공에는 기억력 증진 효과가 있었다. 더구나 감각이 예민해진 만큼 인지력이 향상되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발달한 뇌는 평범한 인간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겉모습은 똑같은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내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무공이라.
'무공을 익혔을 가능성을 떠올리니 모든 것이 착착 들어맞았다. 그 동안 심후의 성공은 오직 스스로의 재능에 의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나날이 드러나는 능력을 보면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그 동안 속이고 있던 게 틀림없어.'
자세한 조사 끝에 심후는 굉장히 평범한 인물이었음이 드러났다. 모종의 인물과 접촉 후 심후는 요리사가 되었고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눈치 채는 것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심후에 대해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결국 접촉했던 모종의 인물로부터 무공을 얻은 것이 틀림없다.
과연 어떤 것일까?'궁금했다. 한제국의 건국 영웅이자 강운에게는 먼 조상이 되는 한종우는 현대 무공의 종사라고 불리는 인물이었다.
강운은 그런 위대한 인물의 무공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황실의 무공에 대한 자부심은 드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무공에 대해 호기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용의주도하군.'
만약 심후가 단순한 요리사였거나 사업가였다면 황실의 힘을 이용해서라도 압박을 가해 무공에 대한 것을 알아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었다. 바로 에린 때문이었다.
동거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거주 지역에 경호 시스템을 가동했다. 무엇보다 보고에 의하면 에린과 심후는 연인이나 마찬가지인 사이라고 했다.
R가문에서는 처음에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었으나 강운의 누나인 정연이 나서자 태도를 바꾸었다.
'R가문도 바보는 아니니까 지금쯤 눈치 채고 좋아하겠군.'
무공을 최초로 황실에서 빼돌린 가문이 바로 R가문이었다.
정체불명의 인물이 전해준 무공이 심후에게 전해졌고 R가문의 인물인 에린과 결혼하게 되었으니 무공의 비밀은 당연히 R가문으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젠 심후가 ES 그룹을 말아먹고 방탕한 남자가 되어 100명의 애인을 둔다고 해도 에린과 헤어지게 될 일은 없었다.
R가문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혈연을 유지해 자식으로 하여금 무공을 익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밀을 캐내려 할 것이 틀림없었다.
제국 황실보다 무공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한 곳이 바로 R가문이었다.
'캐내는 건 못한다 해도 겨뤄보는 건 가능하겠지.'
연무장으로 향한 강운은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고는 하나의 무공을 떠올렸다.
풍신류. 너무나 공격적인 무공이라 위험에 처하거나 무인을 상대할 때가 아니면 쓰지 말라고 한 무공이었다.
심후 앞에서도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무공이 펼쳐지자 강운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연무장에는 강력한 바람이 불며 강운의 그림자가 희끗거렸다.
팔이 여섯 개로 보이기도 했고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도 들렸다. 소리가 날 때마다 연무장의 벽이 파이며 파편이 튀었다.
"후우........"
연무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서야 겨우 멈춘 강운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내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건가?'
무공으로는 한계까지 싸워본 적이 없었다.
풍신류가 아닌 다른 무공만 써도 언제나 승리를 거둬왔기에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항상 오만한 눈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기에 강운은 상대의 기준에 맞춰 도전하는 기행을 종종 벌였다.
'하지만 그 녀석이 버텨낼 수 있을까?'
어쩌면 다른 가문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얼마 싸우지도 못하고 쓰러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운은 제발 심후가 더 강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제발 끝내주는 무공을 익힌 거였으면 좋겠다.'
풍신류를 한계까지 사용하는 즐거움을 맞보고 싶었다.
모든 능력을 사용하고도 쉽게 넘지 못할 벽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벽을 만나면 기어오르든 부숴버리든 해서 다시 한 번 한계를 뛰어넘는 쾌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연무장을 나선 강운은 바로 심후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벽을 만나면 기어오르든 부숴버리든 해서 다시 한 번 한계를 뛰어넘는 쾌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연무장을 나선 강운은 바로 심후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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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뿌연 수증기로 인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욕실 안, 심후는 탕 안에 자리를 잡고 잔을 기울였다.
잔속에는 살짝 얼린 음료가 담겨 있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상큼한 액체에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좋구나."
뜨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를 마시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좋아?"
심후의 품에 안겨있는 에린은 몸을 더욱 밀착하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러자 사이에 낀 남자의 기둥이 불끈거렸다.
"응, 좋아."
"그럼 더 좋게 해줄게."
에린의 움직임에 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릴 것 같았다.
'녹아도 좋아.'
벽에 등을 기대고 에린의 애무를 받으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거의 매일 즐기는 중이었다.
"으음."
두 사람이 하나가 되자 거친 파도가 탕 속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어 마구 흔들리니 지진이 일어났고 그 여파로 탕 속의 물은 힘없이 흔들릴 뿐이었다.
"아아아아아!"
처음에는 부드럽던 행위가 점점 거칠어지자 파도는 해일이 되어 탕 밖을 덮쳤다.
천재지변은 뜨거운 사랑이 지칠 때까지 계속되었다.
"연락이 왔었습니다.
욕실을 나오자 강운이 연락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연락하지 않으면 귀찮은 일이 벌어질 거라는 전언에 심후는 투덜거리며 통화를 연결했다.
'귀찮게 또 뭐야?'
요즘 들어 에린과 한창 좋은 시간을 갖고 있었기에 강운과 어울리는 것은 살짝 귀찮았다. 강운과 싸울 시간이 있다면 에린과 좀 더 많은 것을 즐겨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나주지 않으면 계속 귀찮게 하겠다는 말에 결국 허락하고 말았다.
강운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차를 타고 온 것이 아니라 헬기를 타고 왔다.
심후는 퉁명스럽게 맞이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너 무공 익히고 있지?"
"아닌데요."
다짜고짜 무공을 들먹이는 것을 보면 눈치 챈 것이 틀림없었다. 허나 순순히 대답해줄 심후가 아니었다.
"그래? 그럼 내일 나랑 대련 좀 하지?"
"싫은데요. 저도 바쁜 사람입니다."
"사업하기 귀찮은가봐?"
"에린한테 이를 겁니다."
심후에게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나랑 대련할 건데?"
"하기 싫은데요."
진심을 담아 말해지만 강운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좋아, 그럼 발전소 하나 줄게. 큰 걸로."
"으음."
발전소를 준다는 말에 심후는 고민했다. 현금 같은 것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거절할 수 있었다.
돈이란 것은 이제 숫자에 불과한 세계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숫자를 창조해내는 인프라였다.
발전소는 그런 인프라 중에 가장 효율적인 시설물중 하나였다. 작은 발전소라면 개인이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형 발전소는 가지고 싶다고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가의 허가가 없이는 사업자로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또한 사업자도 국가에서 정하는 것이기에 개인이 하고 싶다고 해도 자격이 없으면 불가능했고 자격이 있어도 발전소를 전부 다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련 한 번에 발전소라니. 단단히 작심한 모양이군.'
보통 사람이 본다면 미친 짓이었다.
한 번 싸우자고 발전소를 넘긴다면 십중팔구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미쳐있는 걸지도.'
강운을 생각하면 그가 무엇인가에 미쳐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기괴한 짓을 많이 하긴 하지만 가만히 보명 행동에 항상 일관성이 엿보였기 때문이었다.
"대련은 하겠지만 바로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왜?"
"저는 싸울 줄 모르거든요."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목소리로 하는 대답은 듣는 이를 충격에 빠트렸다.
"네가? 싸울 줄 몰라?"
"어쨌거나 준비를 좀 하려고요. 설마 준비도 안 된 사람을 억지로 데려다가 싸우고선 이겼다고 자화자찬할 생각이었습니까?"
강운은 고개를 저었다. 준비 안 된 사람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진정한 실력을 겨루기 위한 대결인데 어처구니없는 일로 망치는 것은 강운이 사양이었다.
"좋아, 그럼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데?"
"3개월이요."
"좋아. 3개월 뒤에는 꼭 싸우는 거다."
"싸우는 게 아니고 대련이죠."
"어쨌거나.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다."
"물론입니다."
강운이 돌아가자 심후는 소파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무슨 일이야?"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 동안 자리를 피하고 있던 에린이 소파로 다가오며 질문을 던졌다.
"대련하제. 내가 무공 익힌 걸 알았나봐."
"그래?"
에린은 살짝 미소 지으며 심후의 위에 몸을 겹쳤다. 그리곤 말없이 가슴에 기대 심장소리를 들었다.
문득 심후는 궁금해졌다.
"그런데 안 물어봐?"
"뭘?"
"무공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어?"
에린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투였다. 그것이 신기했던 심후는 더욱 궁금해졌다.
"나중에 말해줄 수는 있는데 굉장한 거라서 웬만하면 나 혼자 독차지 하고 싶거든."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그런데 정말 안 궁금해?"
"궁금하긴 하지만 그게 너보다 소중하진 않으니까."
에린은 고개를 들어 심후와 눈을 마주했다. 입을 내밀면 입술을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본 에린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응?"
"내가 원한 건 너와 함께 하는 거고 네 사랑이야. 비밀 한두 개 가지고 있다고 해도 괜찮아."
"하지만 숨기는 게 있다면 기분 나쁘지 않겠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네가 싫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순간 갈등이 생겼다. 자신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알 수 있는 말이었다.
흥분한 심후는 몸을 뒤집었다. 에린의 몸은 순식간에 아래에 깔렸다.
저항은 없었다.
"사랑해줘. 날 계속 사랑해주면 돼. 내가 원하는 건 네 사랑이니까."
욕망을 부채질하는 속삭임에 참을 수 없게 된 심후는 에린과 하나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엮이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수컷이 되어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었다.
"부탁이 있어."
"뭔데?"
사랑의 폭풍이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 두운 연인들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 키스를 나누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싸우려고 하는데 아쉽지만 내겐 대련에 쓸 만한 무공이 없어."
심후가 익힌 것은 기를 축적하는 천명심법과 몸을 단련시키는 외가기공인 뇌전공이었다.
뇌전공은 수련을 완료하며 미약한 전류를 방출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싸움에 크게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무공으로 인해 발전한 신체능력과 기본의 무술과 내공만 합해져도 대단한 효과를 보일 수는 있지만 내공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무술과 일반인도 배울 수 있는 무술에는 차이가 있었다.
종우는 심후에게 싸움에 필요한 무공은 전수해주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 내가 가르쳐 줄게."
에린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답했다.
R가문에서 오랜 세월 동안 황실에서 빼낸 무공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해 만들어낸 무공이 즐비했다. 에린은 가문 최고의 무공을 익히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꽤 좋은 무공을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심후는 에린과 도장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덥고 끈적끈적해서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
비가 게릴라도 아니고 계속 치고 빠지는 와중에 더위가 겹치니 숨 막히네요.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오늘 하루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품 후기 ============================
덥고 끈적끈적해서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
비가 게릴라도 아니고 계속 치고 빠지는 와중에 더위가 겹치니 숨 막히네요.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오늘 하루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몸을 풀고 준비가 되자 에린은 싱글거리며 웃었다.
"내가 가르쳐줄 건 검은곰주먹이야. 한 방이 무서운 거니까 황태자랑 싸움에서도 밀리진 않을 거야."
검은곰주먹. 한자로 쓴다면 흑웅권이었다.
시범을 보이겠다며 메이드들을 시켜 철판을 들고 오게 한 에린은 호흡을 고르더니 철판 앞에 섰다.
"하앗!"
우렁찬 기합이 도장을 울리는 순간 금속을 격타하는 소리가 함께 울려 퍼졌다.
소리는 꽤 둔탁했지만 심후는 볼 수 있었다. 주먹에 의해 구멍이 난 20센티미터 철판 옆에 선 에린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 익히면 나랑 대련하면서 실전 감각을 쌓는 것도 좋을 거야."
심후는 아주 살짝 몸을 떨었다. 에린은 구결을 불러주었다.
내공의 경로와 움직이는 순서 외에도 중요한 것은 바로 동작이었다. 주먹을 내지를 때 팔만 사용해서 내지른 것과 전신을 이용해 내지른 것에서 파괴력의 차이가 나듯이 기를 발출할 때도 힘과 내공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특정 자세가 존재했다.
특히 싸우면서 기를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초식은 중요했다.
단 한 번 기를 모아 발출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장시간 싸우면서 계속 힘을 집중시켜 대기하는 것도 무리가 오기 때문이었다.
숨을 오래 참고 계속 움직이며 싸우면 몸에 무리가 오듯이 한 순간에 집중해서 기를 모아 타격하는 것도 중요했다. 초식은 그런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연구 결과의 결정체였다.
심후는 빠르게 배웠다. 에린이 설명을 해주고 시범을 보이고 나서 따라했을 때 실패도 없이 바로 성공한 것이었다.
"천잰데?"
"그래?"
"응, 상당히 빨리 배우네. 정확해."
어려서부터 무공을 배운 이들도 빨리 배우기는 했지만 심후의 학습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좀 빨라."
"하지만 그건 따라한 거고 이제 싸움에서 응용하는 법을 몸에 익혀야지. 그래야 효율이 올라가고 생각하지 않고 의지가 일어났을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어야 대성했다고 할 수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