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 망나니가 천재임-84화 (84/200)

11장 엘프 : 서두른 망나니

내가 엘프족 대장로라면 다가오는 적의 군대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당연히 지휘관을 암살한다는 선택지도 고려대상 중 하나였다.

그렇다 해도 본격적인 전쟁은 시작도 안 했는데 암살자를 보낸 건 뜻밖이었다. 리처드 대장로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동력 하나만큼은 뛰어난 게 분명했다.

“대장로가 보냈느냐?”

단번에 배후를 짚어내자 엘프 암살자의 얼굴에 짙은 당황감이 서렸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사샤를 힐끗 보고 이내 납득한 기색을 보였다. 아까 전에 사샤를 보고 발을 헛디뎠는데, 아는 사이라도 되는 걸까.

“제법 예리했다만 거기까지다. 순순히 잡힌다면 인도적인 대우를 약속하마.”

이건 진심이었다. 그녀에게 알아낼 정보가 많았고 실력 또한 아까웠다.

탐욕 같은 대간부를 제외하고서 순보를 제대로 활용한 일격에 반응한 적은 오랜만이었다. 엘프족 수준을 자세히는 모르나 저 정도면 부족 내에서 수위권에 들 실력이겠지.

“제길.”

하녀로 위장했던 엘프는 전형적인 암살자의 행동을 보였다. 작전에 실패하자마자 걸쭉한 욕설을 내뱉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막 바깥으로 튀어 나갔다. 자연스럽게 나도 그녀를 뒤쫓았다.

“적이다! 잡아라!!”

목소리에 마나를 실어 전달하자 진지 전체가 쩌렁쩌렁 울렸다. 엘프가 출현했다는 말에 진영을 지키던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포위망을 형성했다. 과연 용병대장 라칸이 평상시에 어떻게 훈련시켰는지 알만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엘프의 수준과 대처는 완전히 상식 밖이었다. 품속에서 주먹만한 가죽주머니를 꺼낸 그녀는 지체없이 그것을 땅바닥에 던졌다.

퍼엉!!

강한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주머니가 터지며 하얀 연기가 자욱이 피어올랐다.

“으윽! 이게 뭐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아아악! 내 눈! 눈이 쓰라려.”

“콜록! 콜록!”

“숨 쉬지마! 호흡을 참아라!”

하얀 연기 하나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연기는 내 코로도 들어왔다. 들이마시는 순간 매콤하고도 알싸한 맛이 뇌리를 흔든다.

[중독 — 최루연막(CS가스)]

[자정작용 발동]

[상태이상 면역]

세상에. 아르니아 대륙에서도 최루탄, 일명 CS가스가 존재했다. 게다가 암살자가 사용한 최루탄은 지구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보다 상위 호환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연막 효과도 톡톡히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엘프 암살자는 최루연막탄 덕분에 다수를 상대로도 효과적인 도주를 할 수 있었다. 그녀 또한 똑같이 CS가스에 노출되었으나 사전에 적응훈련을 해두었는지 매우 침착했다.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의 머리와 어깨를 발판 삼아 빠르게 도망갔다.

[윈드 컨트롤]

[순보 발동]

코앞에서 칼을 휘두른 암살자를 이대로 놓칠 순 없다. 슬슬 시동을 걸었다. 발목에 휘감긴 바람의 힘이 부드럽게 나를 밀었다.

파파팡!!!

공기를 박차며 쇄도했다. 성공적으로 도망쳤다고 생각하고 안심했던 엘프 암살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추격자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따라붙자 대경실색하여 최루연막탄을 추가로 흩뿌렸다.

펑! 퍼펑!

[중독 — 최루연막(CS가스)]

[자정작용 발동]

[상태이상 면역]

어림 없는 짓이다. 드루이드의 상태이상 면역 스킬이 작용하며 폐부를 긁던 갈고리 모양의 미세분자를 단박에 지워버렸다.

가스에 포함되어 있던 연막 효과 또한 무용지물이었다. 뿌연 연기 때문에 시야는 불투명했지만 드루이드인 나에게는 제삼의 눈이 존재했으니.

[라이브 컨트롤]

[시야 공유]

[공유 대상 — 보통 활엽수]

경로에 있던 나무들이 암살자가 어디로 도망치는지 손바닥 뒤집듯 훤하게 알려주었다.

“미친놈!”

드디어 엘프 여자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터져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그럴 만했다. 독을 먹여도 멀쩡해, 코앞에서 칼을 휘둘러도 피해, 최루탄도 안 먹혀, 심지어 추노 속도까지 괴물처럼 빨랐으니까.

결국 암살자가 걸음을 멈췄다. 그녀가 가만히 있자 나도 일정 거리를 두고 멈췄다.

“포기했군. 그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이제 순순히 잡혀라.”

“잡힌 건 너다. 멍청한 인간.”

암살자가 묘한 여유를 부렸다. 아직 무슨 수가 남은 걸까. 의식 속에서 천마의 목소리가 울렸다.

-주변에 적이 꽤 많다.

-약 서른 명.

지원군이 있었나. 암살자가 작전에 성공하고 도주할 시 추격대를 물리치고 활로를 뚫어주기 위해 대기한 병력인 듯했다. 비록 암살은 실패하고 오히려 지원군과 함께 목표를 다시 암살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에 처해졌지만 말이다.

등 뒤에 동료가 생기자 기세등등해진 암살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솔직히 놀랐다. 여태껏 내가 죽이고자 마음먹었는데 실패한 인간은 네가 처음이다. 자랑으로 삼아도 좋다.”

무기를 든 엘프들이 원형의 포위망을 형성하고 서서히 거리를 좁혀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미소를 지었다. 태연자약한 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엘프 암살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사태 파악을 못했나? 넌 곧 죽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다. 숫자엔 장사 없는 법이니까.”

그녀의 말에 어깨를 으쓱해주고는 주변을 스윽 훑어서 엘프 전사들의 수준을 가늠했다. 과연 상당한 기운이 풍겼다. 웬만한 익스퍼트급 고수도 여기서 살아남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나만 묻자.”

“말해라.”

“여기 있는 전사 중에 너보다 강한 자가 있나?”

하지만 난 웬만한 고수가 아니다.

이미 견적은 다 세웠다.

“곧 죽을 놈이 그게 왜 궁금하지?”

“만약 네가 최고수면 굳이 싸울 필요 없으니까. 힘들게 땀 빼지 말고 평화롭게 해결하자. 항복해라.”

“망상이 심하군. 목이 날아갈 때도 그 재수 없는 표정 쭉 유지하길 바란다.”

전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곧바로 순보를 써서 하늘로 도약했다.

회피한 곳에 적의 창칼이 쏟아졌다.

“바보 같은 놈. 공중으로 뜨다니. 최악의 악수를 뒀구나. 화살을 쏴서 고슴도치로 만들어 버려!”

퓽! 퓨퓽!

활에 화살을 얹어놓고 활시위를 당기던 열 명의 정예 궁수가 공중에 있는 나를 노리고 화살을 쏘았다.

“하늘에 떠 있는 동안은 방향 전환이 불가능하지. 끝이다.”

엘프 암살자가 상식을 들먹이며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지었다.

근데 이걸 어쩌나.

나는 상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윈드 컨트롤]

[순보 발동]

[순보 발동]

[순보 발동]

공기를 박차며 허공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신형이 쭉 늘어나며 화살들이 내 허상을 관통했다.

“말도 안 돼!”

경악성을 터트리는 엘프 암살자를 뒤로하고 상대적으로 근접전이 약한 엘프 궁수들에게 뛰어들었다.

천마검이 시린 예기를 번뜩였고.

혈흔이 흙바닥을 붉게 물들였다.

서걱! 서걱!

“끄아아악!!”

팔과 다리가 절단된 엘프들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절규하며 쓰러졌다. 목이 날아간 놈들은 그조차도 못하고 영원히 침묵했다.

“감히!”

분노한 검사들이 궁수대를 지키기 위해서 달려들었다. 그런 그들의 검날에는 푸르스름한 마나소드가 덧씌워져 있었다. 전투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놀랐다.

“마나소드? 익스퍼트였다고?”

“그렇다. 이제야 위기감이 좀 드나?”

“그런데 왜 이리 약해?”

익스퍼트치고는 너무나 허약했다.

이런 내 도발이 먹혔을까.

전사들이 눈을 까뒤집고 달려든다.

콰앙! 쾅! 콰아앙!!

에메랄드 빛이 치솟으며 상대의 마나소드를 일일이 쳐냈다. 동일한 마나소드라도 농도와 품질이 달랐다. 검격을 나눌 때마다 손목을 뒤흔드는 충격에 검사들이 침음을 흘리며 물러났다.

그래도 익스퍼트는 익스퍼트고 마나소드는 마나소드다. 십수 명의 익스퍼트를 상대하다 보니 입에서 단내가 났다.

[끈질긴 생명력 발동]

[체력 회복 속도 증가]

물론 그마저도 금세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반면에 나를 상대하는 적의 숨은 점점 거칠어졌다. 분명 혼자인 쪽이 먼저 지쳐야 정상인데 처음처럼 쌩쌩하다. 이제야 나를 보는 적의 눈빛에 서서히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마무리해주지.”

[우드 컨트롤]

[바인드]

땅에서 솟은 나무뿌리가 생존자의 발목을 묶었다. 쏟아지는 일격을 회피하려던 상대는 갑자기 본드라도 밟은 듯 옴짝달싹을 못했다. 깜짝 놀라 아래를 쳐다보았고 그게 그의 최후였다.

뎅겅!

목이 날아갔다. 다음부터는 반복작업이었다. 시종일관 나에게 휘둘리던 적들은 차례대로 목숨을 잃었다. 제대로 된 저항조차 불가능했다. 그야말로 학살. 압도적인 무력의 현현이었다.

사아아아

싸늘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주변은 온통 시체로 가득했다. 내가 언제 이렇게 강해졌을까. 새삼스레 놀랍다. 그러던 차에 불현듯 스치는 생각.

“잠깐, 그 여자는 어디 갔지?”

천마가 대답했다.

-애송이 네놈이 무력에 심취해있을 때 꽁무니를 뺐다.

너무 쉬워서 방심했나. 이동속도 하나만큼은 발군이라 암살자를 놓쳐버렸다. 대장으로 보이길래 사로잡은 다음 정보를 캐내려 했는데 아쉽게 되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대신에 죽은 엘프 전사의 시체를 조사하며 최대한 정보를 모았다.

“천마님, 이상하지 않습니까?”

전투를 하면서 가장 기이함을 느꼈던 점은 엘프 검사들이 꺼냈던 마나소드였다. 보통 익스퍼트 고수들은 깨달음을 얻고 마나소드를 각성한다. 그런데 방금 싸운 엘프 전사들은 마치 인공적으로 마나소드를 꺼낸 느낌이었다.

-이상할 것 까지야.

“그렇습니까?”

-척 봐도 사술을 쓰지 않았더냐?

사술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정말입니까?”

-억지로 경지를 끌어올린 게지. 내가 있던 곳에서는 자주 있던 일이다.

전투 내내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미묘한 찝찝함은 이것 때문이었나. 아무리 내가 평범함과는 궤를 달리하는 고수라도 똑같은 익스퍼트 고수 열댓 명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토리 없이 드루이드 스킬마저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전력의 오 할 정도만 꺼낸 셈. 상대가 가짜 엑스퍼트였기 때문이다.

저들이 강제로 경지를 끌어올린 방법은 아마도 사샤가 말해준 세례와 연관이 있을 듯했다. 황금가지의 힘과 생명수의 혼합으로 전사들을 억지로 각성시켰겠지.

“굳이 이런 짓을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애송아, 네놈이 괴랄한 속도로 성장하긴 했어도 어쨌든 간에 정직하게 경지를 밟았기에 체감을 못한 거다.

“무슨 뜻이죠?”

-너에게나 쉬운 상대란 말이다. 다른 기사나 일반 병사들에게 저런 보급형 익스퍼트가 쏟아져 나온다면 어찌 되겠느냐?

천마의 말을 듣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의 말이 맞다.

비록 정품보다 못한 짝퉁이어도 숫자로 밀어붙인다면 악몽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사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강화 전사를 만드는 작업이 그리 어렵지도 않은 듯했으니.

만약 수백 익스퍼트 전사들이 전쟁터에 나서서 수천 농노병과 평원에서 맞닥뜨리면 어떻게 될까.

생지옥이 펼쳐진다.

그것이 바로 대장로 리처드의 노림수였다.

‘한시라도 빨리 동부 대산림으로 가야 한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시간이 촉박한 사안이었어.”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던 차에 저 멀리서 일단의 무리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시온과 캠벨, 에이든과 라칸이 턱끝까지 올라온 호흡을 몰아쉬었다.

“부단장! 괜찮아?”

“보다시피.”

주변을 둘러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시온이 대표로 나서서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본분을 망각하고 도련님읠 호위하지 못했습니다.”

“상관 없다. 겸사겸사 좋은 정보도 얻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다.

자책하는 시온을 말렸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당장 군사를 준비시켜. 내일 동틀녘에 즉시 레이븐 숲으로 출진한다.”

* * *

하현달이 지는 저녁.

풀벌레 우는 소리가 고즈넉이 울린다.

앞니빨로 도토리를 까먹던 다람쥐는 들려오는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보금자리로 들어갔다.

다람쥐가 떠난 그 자리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복면을 칭칭 휘감은 엘프가 지나쳤다.

그녀의 손에는 밝게 빛나는 수정구슬이 쥐어져 있었는데, 구슬 너머로 흰수염을 길게 늘어트린 원로 엘프의 모습이 투시되었다.

-실패했다?

“면목이 없습니다. 리처드 대장로님.”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대장로 쪽에서 먼저 말을 꺼냈다.

-아멜리아, 네가 그렇게 일을 허술하게 할 사람이 아닌데. 혹시 실수했나?

“아닙니다. 모든 건 계획대로 되었습니다. 그저···”

-그저?

“로이드 자작이 비정상적으로 강했습니다.”

아멜리아라고 불린 엘프 암살자는 오늘 겪은 일에 대해 소상히 보고했다.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활공하는 기이한 움직임부터 십수 명의 익스퍼트 상대로도 지치지 않고 싸우는 끈질김.

독특한 색깔을 띠는 차원이 다른 마나소드로 구사하는 수준 높은 검술과 평균을 아득히 상회하는 근력과 민첩성.

무엇보다 전투 내내 넘치던 여유와 불꽃 같은 투지가 상대하는 처지에서는 이런 곤욕이 없었다.

“놈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여간내기가 아닙니다.”

-그래 봐야 열등한 인간이다. 실망이구나.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없다.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부족한 탓이겠지. 이만 너도 와서 세례를 받아라. 그럴 때가 되었다.

세례라는 말이 나오자 아멜리아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조금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오래는 못 기다린다. 너와 비슷했던 스콧은 벌써 세례를 받고 너보다 강해졌다. 잘 알고 있겠지.

“······”

-쓸데없는 고집은 너를 위해서도 좋지 않아.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계속되는 압박을 피하고자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말하도록.

“사샤님을 목격했습니다. 로이드 자작이 데리고 있더군요.”

“!!!”

리처드 대장로가 인상을 찡그렸다.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발생했을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사실이더냐?

“그렇습니다.”

-로이드 자작이라 했나? 여러모로 귀찮은 놈이군. 참으로 거슬려.

“대장로님, 혹시 사샤님은···”

-그녀 얘기는 꺼내지 말거라.

사샤에 대해 언급하려던 아멜리아가 합죽이가 되었다.

상당히 민감한 주제라서 대장로의 왼팔이라 불리는 그녀도 조심해야 했다.

수염을 쓰다듬던 대장로가 입을 뗐다.

-로이드 자작이 리처드 숲을 통과한다고 했지?

“맞습니다.”

-이천의 군사를 주겠다. 어째서 숲에서 엘프가 최강인지 보여주거라. 특히 사샤와 로이드 자작의 목은 반드시 가져와라.

“명을 받듭니다.”

-세례에 집중해야 하니 이만 끊자꾸나. 결과 보고해라.

수정구의 빛이 꺼졌고.

레이븐 숲에는 다시금 어둠이 찾아왔다.

으드드득!

아멜리아의 이빨 가는 소리가 들렸다.

“힘만 센 멍청한 인간 놈. 숲에 들어온 걸 후회하게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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