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 망나니가 천재임-103화 (103/200)

14장 간택 : 날리는 망나니

엘든 왕국의 치안은 안 좋은 편이다.

자기 자신을 지킬 힘이 없다면 마을 밖으로 나서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로웠다.

굳이 나가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안전을 책임져 줄 용병이나 병사와 동행하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비조차 도적의 숫자가 많으면 소용없었다.

이런 경우는 운이 나쁘다고 봐야 했는데, 지금 안드레는 그런 운 나쁜 사례에 걸려들었다.

“막아라!!”

“너무 많습니다!”

“제기랄.”

검을 쥐고 마차에 등을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귀족 한 명과 병사 열 명.

그리고 그들을 둥글게 둘러싼 일백 명의 도적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비웃었다.

“몸값은 잘 쳐 드릴 테니 쓸데없는 저항 말고 칼을 내려놓으시지요. 괜히 쓰지도 못하는 칼 휘두르다가 다칩니다.”

“네 이놈들! 썩 물러가지 못할까?”

안드레가 애써 위협을 해보지만 우스울 뿐이었다.

이제 호위병들은 무참히 도살당하고 자신은 인질로 잡혀서 가문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되겠지.

더 심할 경우, 가문에서 자기를 버리고 가치가 없어진 그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땅속에 묻힐지 모를 일이었다.

“도련님, 저희가 합심해서 길을 뚫어보겠습니다. 그 틈에 어떻게든 도망쳐보십시오.”

어림도 없는 소리.

고작 열 명으로 어떻게 도주로를 확보한단 말인가.

마차에 매여있던 말은 습격이 진행됐을 때부터 화살에 맞아 숨졌고 안드레는 달리기가 느렸다.

아마 호위기사도 이를 잘 알고 있을 테지만 가문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저렇게 말하니 더욱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럴 필요 없어. 끝까지 싸우자. 인질이 되느니 너희와 함께 죽겠다.”

“도련님!!”

“크흑.”

마지막 해후를 나눈 채 검을 들어 올렸다.

비장한 기세로 돌격하기 직전.

도적 무리와 안드레 사이에 갑자기 끼어든 존재가 있었다.

“응?”

흑발녹안의 신비한 사내.

키가 상당히 컸고 얼핏 보면 호리호리한 체형이지만 온몸에 오밀조밀 들어간 잔근육이 신체미를 뽐냈다.

안드레가 가장 의아하게 여긴 건 바로 사내의 태도였는데,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뒷짐을 진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안드레가 이상하게 여길 정도니 도적들은 오죽했을까.

두목으로 보이는 덩치 큰 사내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넌 뭐냐?”

“고맙다.”

난데없이 감사인사를 전한다.

“뭐가 고마운데.”

“나타나줘서 고맙다. 마침 기분이 꿀꿀했는데 잘 됐어.”

도적 두목은 옆에 부하를 바라보았다.

부하가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빙빙 돌려 보였다.

미친놈이라는 뜻이었다.

“죽여달라고 용을 쓰는데 소원대로 해줘야겠지.”

두목이 칼을 휘둘렀다.

그는 자신이 휘두른 칼이 나사 빠진 놈의 목을 깔끔하게 날릴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휘두른 검은 허공에 보이지 않은 벽이라도 있는지 턱 막혀버렸다.

심지어 싱글벙글하던 사내는 여전히 뒷짐을 진 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절대방어막은 보면 볼수록 사기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사내가 발끝으로 두목의 정강이를 정확히 까버렸다.

전광석화 같은 속도라 보고도 피할 수 없는 일격이었다.

콰직!

“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는 두목.

자비 없이 공격한 사내가 이번에는 허리춤에서 검을 풀더니 검집째로 놈의 머리통을 날렸다.

한 대 맞은 두목은 흰자위를 보이며 털썩 쓰러졌다.

학질이라도 걸린 듯 기절한 와중에도 입가에 거품을 줄줄 흘렸는데, 온몸에 경련이 일어서 덜덜 떠는 폼이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워 보인다.

“최대한 살살 때렸는데 기절한다고? 돌겠네.”

무려 백 명이나 되는 도적단의 우두머리를 일격에 눕혔는데 말하는 내용이 조금 이상하다.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봐줬단다.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감정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저런 미친놈!”

“감히 비겁하게 기습해?”

“넌 죽었다고 복창해라.”

두목이 쓰러트리니 다른 도적들이 광분해서 달려든다.

숫자에는 장사 없는 법이다.

방금은 운이 좋아서 두목을 쓰러트렸지만 이제는 칼침을 수십 번 맞고 구멍 송송 난 벌집이 될 터.

안드레는 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퍽! 퍼억! 퍽! 퍽! 퍼어억!

그리고 애도에서 경악으로 감정이 변화되기까지는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어···어?”

“도련님, 지금 제가 뭘 보고 있을까요?”

“나도 몰라.”

흑발녹안 사내는 몸짓 하나하나에 여유가 느껴졌다.

별로 빠르게 휘두르지도 않는 것 같은데 귀신같이 급소에 명중했고 가끔 몸을 뒤틀 때마다 여지없이 공격을 회피해냈다.

마치 자기 혼자서 다른 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

“도와야 할까요?”

호위기사의 말에도 안드레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도적들 열댓 명이 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정체불명 사내는 땀방울조차 흘리지 않았다.

“속이 조금 풀리네.”

누구는 목숨을 걸고 도적들과 사투를 벌였는데 저 사내에게는 그저 한순간의 유희 정도인가 보다.

레벨 차이를 느낀 도적들이 이제는 섣불리 덤비지 못하고 사내를 둘러싼 채 경계하기만 했다.

“왜 안 와? 그러면 내 쪽에서 간다?”

사내의 신형이 흐릿해진다.

동시에 가장 뒤쪽에 있던 놈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크악!”

그게 시작이었다.

사내의 모습은 안 보이는데 도적은 줄줄이 얻어터진다.

안드레는 사내가 사라진 게 아니라 너무 빨리 움직여서 자신의 시신경이 잡아내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레벨이 다르다.’

어디서 이런 괴물 같은 고수가 등장했을까.

호기심을 품기도 잠시, 백여 명에 달했던 도적은 어느새 서른 명으로 줄어있었다.

“괴물 새끼···”

전의를 상실했는지 몸을 돌린다.

누가 봐도 도주할 자세.

그런 도적의 얼굴에 음영이 드리웠다.

“어딜 도망가.”

손날당수가 정수리에 내리꽂힌다.

도적은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비틀대다 쓰러졌다.

“도망쳐도 되는데, 도망치는 놈들부터 조질 거야. 가만히 있으면 덜 아프게 맞고 움직이면 더 아프게 맞는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비록 사내의 정체는 모르지만 까마득한 고수는 분명하다는 것을.

딜레마에 빠진 도적들이 죽상을 한 채 갈등했다.

“에라이! 몰라!”

도적 하나가 도주를 선택했다.

인내심이 부족한 친구였다.

사내의 엄포를 정면으로 어긴 셈.

곧바로 가혹한 선택지가 뒤따랐다.

콰지직!!

“끄아아아아악!!”

사내의 니킥이 도적의 영 좋지 못한 곳에 적중해버렸다.

심지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확실하게 짓밟아버렸다.

같은 남자로서 차마 마주할 수 없는 잔인한 장면이었다.

안드레는 자기가 당한 것도 아닌데 괜히 그곳이 아려오는 느낌이었다.

“으아아아···”

동료가 실시간으로 남성성을 상실하는 장면을 본 도적들이 도망가려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옳지. 나머지는 똑똑하네.”

“제기랄···”

도적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살아있는 샌드백이 되었다.

매타작의 시작이었다.

* * *

근본 없는 양아치 도적들이라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손맛이 제법이었다.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팼더니 복잡했던 머리가 다소 맑아졌다.

“부단장, 이런 좋은 게 있었으면 진작 알려줬어야지. 혼자 독점하면 쓰나.”

“도련님, 다음에는 저희도 끼워주십시오.”

시온과 캠벨이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주먹은 이미 피로 흥건했다.

다만 뒤늦게 온 까닭에 이들이 실제로 때린 도적은 대여섯에 불과했다.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생각해보니 나는 방금 말을 걸어온 귀족을 구하기 위해서 움직인 거였다.

도적들 패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깜빡 잊고 있었다.

“반갑군요. 로이드 자작이라고 합니다.”

“설마 그 망나···”

이제는 익숙한 그 단어.

하지만 은인한테 망나니라 할 수는 없으니 녀석이 황급하게 말을 바꾼다.

“악마살해자님이었군요. 크게 신세를 져버렸습니다. 안드레 뒤퐁입니다. 뒤퐁 자작가의 삼남이죠.”

땀을 뻘뻘 흘리는 안드레가 나를 망나니에서 악마살해자로 승격시켜줬다.

“도적 무리에 둘러싸인 모습을 봤다. 도저히 지나칠 수 없더군.”

“그야말로 영웅이시군요. 과연 소문대로 십니다.”

“아깐 망나니라 했잖아. 다 들었는데?”

“크흠흠!!”

서둘러 헛기침으로 마무리하는 안드레.

얼굴도 앳된 것이 놀리는 맛이 있는 친구였다.

안면을 트고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저는 레베카 왕녀님의 생신파티에 가려는 중이었습니다. 겸사겸사 부마 등록을 하고 간택식에도 참여할 계획이지요.”

역시 안드레도 부마가 되려고 하는가.

가문을 맡지 않는 전국의 젊은 귀족들이 밑져야 본전이란 마음가짐으로 간택식에 참여하는 모양이다.

“그렇군.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놀리시는 건 좋지 않습니다, 로이드 자작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사실상 부마는 찰리 힐튼 공자님이시죠. 내정자가 정해진 파티에 저희는 그저 들러리로 참석하는 것뿐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귀족도 이럴 정도면 수도 쪽은 더 심각하단 이야긴데.

“안드레 공자, 일단은 내 마차를 타고 동행하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일단은 안드레에게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 * *

엘든 왕국 수도.

폰타노.

깔끔하게 다듬어진 벽돌길이 도시를 수놓고 있다.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사방에 깔렸다.

마차가 하도 많아서 어느 길에서는 정체 구간까지 생겼다.

리앙과 비교해서 규모는 댈 것도 아니었고 자유도시와는 다른 느낌의 활발함이 있었다.

안드레는 수다스러운 성격이었다.

그는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죄다 말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나름 잡지식도 생기고 쏠쏠했다.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 부마간택식이 역대급이 될거란 소문이 많아요.”

“어차피 결과는 정해졌다며?”

“그래도 부마 후보로 누가 오느냐가 간택식의 격을 높여주니까요. 그동안 왕실에 크게 연연하지 않던 가문들도 자제를 보낸다더군요.”

“왜 그런지 이유를 알고 싶군.”

“그야 레베카 왕녀님의 미모 때문이겠죠? 팔백년 역사 중에 가장 아름다운 미녀라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갑자기 부마 후보가 되고 싶어졌다.

“혹시 왕녀님을 실제로 뵌 적이 있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왕녀님은 극도로 부끄럼쟁이라 낮에는 방 안에만 계시고 사람이 없는 밤에만 가끔 밤 산책을 즐기신다더군요.”

이밖에도 안드레는 미주알고주알 떠들었는데, 그다음부터는 자기네 영지에 관련된 사항이라 별다른 영양가는 없었다.

수도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더니 조금 출출했다.

식당을 알아보려 했더니 안드레가 가이드가 되어서 나를 안내했다.

“저쪽 골목에 제가 좋아하는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제법 구석진 곳에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지요.”

안드레는 우리를 이끌고 빵집으로 향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빵집 앞에는 손님들이 가득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원래 이럽니다. 어느 시간대나 최소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하죠.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할 일도 없는데 좀 기다리지.”

원래도 지구에서 맛집이 소개되면 꼭 가서 찍먹하는 스타일이었다.

한 시간이면 엄청나게 길지도 않으니 그동안 안드레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마간택식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하기로 했다.

1시간 경과.

드디어 맨 앞에 섰다.

시온과 캠벨도 기대감에 눈을 반짝였다.

바로 그때였다.

겉보기에도 화려한 마차가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왔다.

“모두 비켜라! 이 멍청한 것들아!”

지금으로 치면 인도에 자동차를 밀어 넣고 보행자 보고 비키라는 셈.

예의범절을 밥 말아 먹은 듯한 언행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옆에 있던 안드레가 마차에 새겨진 문양을 보고 숨을 멈춘다.

“왜 그러지?”

“힐튼 백작가의 문장입니다. 안에 찰리 힐튼 공자가 계시나 봅니다.”

오호라.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지는 몰랐는데.

마차는 기어코 빵집 앞까지 멈추더니 이내 문이 열리고 어딘가 비열해 보이는 인상의 젊은 사내가 나왔다.

그러자 몇몇 하인들이 바닥에 엎드렸고 사내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등을 밟고 땅으로 내려왔다.

“이곳이 맛있는 빵집이라고?”

“그렇습니다.”

“그래 봐야 평민이 만드는 빵이니 별로겠지.”

“한 번만 드셔보십시오. 찰리 공자님.”

호위기사로 보이는 자가 성큼성큼 앞쪽으로 향했다.

줄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띄웠지만 기사의 허리춤에 덜렁대는 검을 보고 이내 얌전해졌다.

대번에 앞쪽까지 간 기사가 사장님에게 주문을 넣었다.

“주인장, 여기 소금빵 다섯 개.”

“손님, 죄송합니다만···”

“왜.”

“주문이 밀려있어서요. 먼저 오신 분들 빵을 이미 굽고 있습니다..”

“빵을 빼고 도련님 빵부터 구워라.”

“그럴 순 없습니다.”

사장님의 말에 호위기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라?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호위기사가 사장에게 다가갔다.

체격 차이가 있어서인지 사장님은 벽으로 밀려난 채 잔뜩 쫄아버렸다.

한 손을 벽에 짚어 벽치기를 시전한 호위기사가 으르렁거리며 사장님에게 윽박지른다.

“너 저기 계신 분이 누군지 몰라?”

“누구십니까?”

“무려 찰리 힐튼 공자님이다. 곧 이 나라를 통치하실 분이시지. 그러니까 빵집 문 닫고 싶지 않으면 좋은 말로 할 때 1초라도 빨리 빵 구워서 내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그게 아니라 법도 가깝고 주먹은 더 가까웠다.

결국 승복한 사장님이 화덕 뚜껑을 열려는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손이 사장님의 손목을 잡고 멈추게 했다.

“지금 화덕에는 내 빵이 구워지고 있어서 말이야. 정 소금빵을 먹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뒤로 가서 줄을 서는 게 어때?”

결국 내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

솔직히 말하면 참을 생각도 없었다.

호위기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대며 목에서 뚜둑 소리를 냈다.

“이게 돌았나? 너 누구냐?”

“나? 로이드 자작.”

로이드 자작이라는 말에 군중들이 술렁인다.

악마살해자라든지, 성파괴자라든지, 엘프학살자란 간간히 들려왔다.

내 정체를 파악한 호위기사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비틀며 웃었다.

“알고 보니 요새 잘 나간다는 허풍쟁이 망나니셨군. 언제 한 번쯤 보고 싶긴 했지. 그 가면을 벗겨서 쥐뿔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역시 힐튼 가문 놈이라서 그런가.

싹퉁 머리 없기가 우주급이다.

“지금 딱 말할게. 빵 먹고 싶다면 줄을 서든지. 아니면 돌아가라.”

“나야말로 딱 말하지. 비켜라. 너 같은 천한 서출내기 빵 굽느라 우리 귀한 도련님 시간을 낭비할 수 없으니까.”

“안 비키면?”

“그럼 어쩔 수 없지. 몸의 대화를 나누는 수밖에.”

사장님을 압박하던 놈이 이제는 나에게 다가왔다.

키가 엇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역겨운 입 냄새가 풍겼다.

“아오!”

반사적으로 손이 나가버렸다.

짜아악!!

단순한 싸대기였을 뿐인데.

호위기사 놈은 고개가 돌아간 채 허공을 훨훨 날아갔다.

바닥에 털썩 쓰러진 곳은 정확하게 그가 원래 줄을 섰어야 하는 위치였다.

충격이 컸는지 퉁퉁 부어오른 볼을 부여잡고 비틀대는 그에게 한마디 진심으로 충고했다.

“양치 좀 해라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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