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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의무방어전-3화 (3/235)

〈 3화 〉 첫번째 합궁­나르타 쿤룬

* * *

'나르타 쿤룬이라...'

황제는 자기 앞에서 묘하게 상기된 얼굴을 하는 여인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그녀의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은 머리카락은 풍성하기 그지없었다. 화기를 담은 붉은 눈동자엔 알 수 없는 야망이 가득했다.

야심이 넘치는 젊은 미녀라.

'피곤한 성정이군.'

상당히 피곤한 여자라고 황제는 생각했다.

야심이 넘치는 사람을 대하는 건 늘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나쁘진 않지.'

적어도 배신할 성정은 아니다. 그렇기에 황제는 덤덤하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입고 있는 붉은색 저고리와 쿤룬 가문의 상징색인 하늘색 치마를 입은 여자를 가만히 보면서 황제는 생각에 잠겼다.

'붉은색이라...'

쿤룬 가문의 인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머리카락 색은 아니다.

하물며 저렇게 붉은 머리카락이라니.

화기가 강한 여인이라는 의미였고, 황제는 그 부분에서 조금 관심이 생기긴 했다.

'강하겠지.'

기운이 강한 여자다.

과연 화염 계통 주술에 있어서는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재능이라는 게 허황된 정보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기에 황제는 그녀를 보면서 호승심을 느끼고 있었다.

주술사와 싸우는 경험은 진귀한 경험이고, 자신의 검이 주술에도 먹힐지... 황제는 개인적으로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 걸 할 때가 아니지.'

그러나 지금은 싸우려고 만난 게 아니다. 그녀와 만난 곳이 전장이면 좋을 텐데...

이곳은 전장이 아닌 침소였고, 황제가 해야 할 건 전투가 아닌 합궁이었다.

아쉬운 일이다.

차라리 진륜족에서 반란이라도 일으켜 주면 그녀와 싸울 수 있을 텐데...

황제는 그런 생각하면서도 은연중에 그만둘 생각이 있는지 떠보았으나 나르타는 거절했다.

'아쉽군.'

노골적으로 실망을 숨기지 못한 황제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쪽에서 싫은 티를 내면 그걸 빌미로 합궁을 없던 일로 하려고 했는데 저 여자는 거절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하긴 야심이 넘치는 저 여자에게 이 기회를 포기할 이유는 없겠지.

황제는 체념하고는 용포를 벗었다.

스륵.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이 된 황제는 그녀에게 다가가 저고리의 고름을 풀었다.

그러자 하얀 천으로 감싸진 나르타의 가슴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 보였다.

천으로 감싸여 있던 가슴을 천에서 해방하자 상상 이상의 크기가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만지면 부드러울 거 같은 둥근 모양의 풍만한 가슴과 선홍색 유두가 존재감을 드러내자 황제는 눈을 살짝 감았다.

"다음엔 등불을 끄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어."

남자들의 음심을 자극할 장면이었지만 황제에게는 그저 혐오스러운 살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등불이 꺼져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마음을 담아서 중얼거린 황제는 어릴 때부터 배운 대로 일단 전희를 시작했다.

가볍게 목덜미에 입을 맞춰주면서 한 손에 다 잡히지도 않는 부드럽고 풍만한 가슴을 애무했다.

"흣!"

그녀가 작은 신음을 냈으나 황제에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우선 그녀를 좀 더 흥분시키는 데 집중해야 했다.

[명심하세요. 태자. 황제라면 그 어떤 여자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답니다.]

황제는 황태후의 가르침을 떠올리면서 음핵을 부드럽게 자극했다.

나르타가 쾌감에 몸을 떠는 걸 느끼면서 황제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는 혀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하읍!"

그러자 나르타가 서툰 솜씨로 혀를 마주 섞어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안을 혀로 희롱하면서 황제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쉬지 않고 음핵과 음순을 자극했다.

"하악! 폐, 폐하..."

나르타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열락을 토해냈으나 황제는 여전히 의무적으로 그녀를 애무하고 있었다.

실전은 처음이었지만, 황제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만지는 느낌은 나쁘지 않군.'

생각보다 느낌은 나쁘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황제는 전혀 서지 않는 자기 양물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서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혐오스러운 여체를 보고 세워야 한다니... 끔찍한 이야기니까. 하지만...

'짐은 황제다.'

황제는 그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것이 황제의 책임감이었다.

'준비해두길 잘했군.'

그런 책임감으로 각오를 굳히며 황제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혀 밑에 넣어 두었던 환약을 씹어 먹었다.

그러자 황제의 몸이 곧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황제가 씹은 환약은 어의에게 부탁해서 만든 발정제로, 황제는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약의 힘이라도 빌릴 심산이었다.

마치 종마가 교미를 하기 전에 발정제를 먹듯. 황제 역시 그런 상황이 되었다.

'종마라... 틀린 건 아니지.'

피를 잇기 위해서 강제로라도 교배를 해야한다는 점이 종마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점에서 황제는 정말이지 인간 종마에 지나지 않는 구나.

황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묵묵히 해야할 일을 했다.

한참 나르타의 몸을 애무하던 황제는 약의 효과가 완전히 돌자 벌떡 선 자기 양물을 보고는 나르타의 음문의 손을 뻗었다.

질척.

"흣!"

손가락을 안으로 집어넣어 가볍게 움직여 본 황제는 확실하게 안까지 젖어 있는 걸 확인하고는 자신의 양물을 넣을 준비했다.

"너, 넣어 주세요."

각오가 어린 나르타의 얼굴을 보면서 황제는 그대로 삽입을 시작했다.

"읏!"

무언가가 삽입을 막는 게 느껴졌지만 황제는 묵묵히 힘을 주어서 그 막을 뚫어냈다.

쓔욱!

"흐윽!"

자신의 양물을 받아들이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는 나르타를 보면서 황제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면서 다른 쪽에 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툼한 허벅지를 쓰다듬고, 발딱 선 유두를 혀로 굴리듯 핥았으며, 목덜미에 자국을 남겼다.

사실 굳이 그녀를 배려할 필요도 없이 그냥 대충 허리를 흔들어 사정하고 끝내도 상관없었다.

황제도 그런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명심하세요. 황제는 완벽해야 한다는 것을.]

잠자리에서도 완벽하길 바랐던 황태후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황제는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이건 황제의 업무다.

그러니까 당연히 완벽하게 수행해야 했다. 황제는 스스로가 황제가 되기로 한 순간 그 책임과 의무에서 도망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었다.

그 누군가가 자신이 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을 대충 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파과의 고통을 쾌락으로 바꾼다.

그렇기에 위해서 황제는 끊임없이 나르타의 성감대를 자극했고, 고통에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앙. 조, 좀 더 빠르게."

마침내 나르타의 입에서 쾌락의 교성이 튀어나오자 황제는 바로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박아주었다.

"하앙! 폐, 폐하! 폐하!"

마치 활어처럼 튀어 오르는 그녀의 매끄러운 허리를 잡으면서, 빠르게 양물을 박아 넣었다.

철퍽! 철퍽!

교합으로 인한 열기로 상기된 그녀의 피부는 더할 나위 없이 야릇했으나 황제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너, 너무 크고 뜨거워... 하앙!"

흥분으로 엉망이 된 자신의 얼굴과 달리 마치 의무를 다한다는 듯한 황제의 얼굴을 보면서... 나르타는 조금 분했지만...

조금 전에 절정에 이른 그녀는 이어지는 교합에 이미 정신이 혼란했다.

황제의 밤기술에 그녀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여자를 품에 안아보았기에 이리도 능숙한 걸까? 나르타는 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가 주는 쾌락에 젖어선 숨을 헐떡이는 게 전부였다.

잠시 후 다시 한번 나르타가 절정에 이른 순간 황제도 묵묵히 사정했다.

꿀럭! 꿀럭!

엄청난 양의 정액이 그대로 나르타의 자궁을 가득 채웠다.

"하악... 하악..."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보면서 덤덤하게 몸을 일으킨 황제는 묵묵히 수건으로 땀을 닦고 옷을 입더니 밖으로 나가선 조금 멀리서 대기하고 있던 궁녀들을 데려왔다.

"침구를 정리하고, 쿤룬 가문의 여식을 잘 씻기고 침소로 돌려보내도록."

꾸벅.

궁녀들은 그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명 받은 일을 시작했다.

그녀들이 대답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무례해서가 아니라. 궁녀는 황실의 도구들로 대답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말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궁녀가 허락도 없이 함부로 말하는 것이 무례한 일이었고, 경우에 따라선 혀를 잘라 내야 할 중죄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황제는 궁녀들에게 정리를 명령했고, 궁녀는 처녀혈과 땀, 그리고 정액으로 더러워진 침구를 정리하고는 진이 빠진 나르타를 부축하며 물러났다.

'...간신히 하나 넘겼군.'

깔끔하게 정리되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방에서 침대에 누우며 황제는 생각했다.

사실 사람들을 뒤로 물린 건 혹시나 저쪽에서 합궁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대로 안 하고 했다고 하기 위한 포석이었지만 딱히 의미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첫 합궁을 무사히 끝낸 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 합궁을 해야 할 민족은 무려 29개나 남아 있었고,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과의 합궁도 남아 있었으니 갈 길이 멀어도 한참 먼 형국이었다.

'앞날이 걱정이군.'

다음은 누구지?

황제는 그런 걱정하면서 잠이 들었다.

그런 황제의 머릿속에는 다음 합궁을 어떻게 넘길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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