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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의무방어전-50화 (50/235)

〈 50화 〉 아홉 번째 합궁­케르 바카라

* * *

"거절이라..."

모용철은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전령의 보고를 듣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했던 거절이라니.

그 미친왕이 이 제안을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모용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러면 명분이 부족해지는데...'

꽤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미친왕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래도 명분이 너무 부족해졌으니까.

명분이 없으면 황제를 끌어내린 다음이 문제가 되고, 명분이 없으면 한족이 정권을 잡아도 오래 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제국이 사분오열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건 모용철도 바라는 게 아니었다.

"쯧. 어쩔 수 없지. 일단 진행하면 미친왕도 어련히 따라오겠지."

그러나 이미 모용철은 황제를 치우기로 한 마음을 고칠 생각이 없었다.

미친왕이 비록 거절하긴 했지만 그 이유가 황제가 두려워서라면... 황제를 제거하면 애초에 미친왕이 두려워할 일도 없는 게 아닌가.

그러니 우선 황제를 제거하고 나면 그때 다시 권유해보면 될 일이었다.

"회유된 무관은?"

여차하면 무력을 통한 반란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모용철은 각지에 무관들을 회유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없습니다."

"..."

그야말로 시원한 대답에 모용철은 인상을 찡그렸다.

없다고?

그 많은 무관 중에서 황제를 배신하고자 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단 말인가? 다른 곳도 아닌 한족이, 그것도 모용가가 한 제안인데?

"단 한 명도?"

모용철은 어이가 없었다. 그 많은 무관 중에서 회유된 자가 정말 단 한 명도 없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다시 한 번 시원한 대답이 들려오자 모용철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

군에서 황제의 영향력이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하긴 지금 황제는 뼛속까지 무관이니...'

모용철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긴 직접 친정하여 공을 세운 적도 있는 황제이니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 곤란한 수준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무력을 통한 반란은 어렵다고 봐야 했으니까.

'그나마 문관들은 우리 쪽이 꽉 잡고 있긴 하지만... 이래서야...'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바로 문관 쪽은 한족이 꽉 쥐고 있다는 것.

문관들의 수장인 재상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한족들이 관직을 꽉 쥐고 있으니 사실 지금의 재상은 실권도 없는 반쪽 짜리.

그래서 모용철은 그 건방진 새끼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재수 없는 자식.'

글 좀 안다고 자신을 은근히 무시하는 그 건방진 재상 놈을 떠올리며 혀를 찬 모용철은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재상 밑에 6부의 장관들이 전부 한족의 사람들이었으니까. 재상을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황제의 힘을 빼앗고,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 힘이 이미 자신들에겐 있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그에겐 아예 황실의 업무를 마비시킬 방법도 충분히 있었다.

그렇기에 모용철은 걱정하지 않았다.

조금 변수가 있긴 했지만... 아직 자신들이 더 유리하다 믿었으니까.

­­

'미친왕도 설득 못한 건가? 생각 이상으로 형편없군.'

탕에 몸을 담근 채 천장을 보고 있던 황제는 오늘 밤 자신에게 바로 달려와서는 무죄를 주장하던 미친왕을 생각하면서 헛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공작을 허술하게 해서야... 모르는 척해주는 게 더 힘들었다.

'하긴 수장이 그 꼬라지니.'

모용철은 황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놈도 한 가문의 수장 노릇을 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한심한 남자였다.

물론 그는 황제의 외숙부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평가는 주긴 힘든 남자기도 했다.

오죽하면 황제의 외숙부란 자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출신도 별 볼 일 없는 지금의 재상에게 경쟁에서 져서 밀려났겠는가.

그 남자가 기본만 할 줄 알았어도, 재상은 그의 자리였을 것이다.

"뭐, 대충 여흥에 어울려주는 것도 좋겠지."

스윽.

황제는 탕에서 몸을 일으키고는 자신의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는 궁녀를 보며 물었다.

"합궁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네, 이미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렇군."

궁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황제는 옷을 입고는 걸음을 옮겼다.

오늘 합궁 상대는 조금 특별하긴 하였으니 조금 재미있게 놀아 줄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한 도구도 이미 황제의 손에 들려 있었으니까.

"드, 들어오라냐."

그때 황제의 기척을 느꼈는지 안에서 바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골적으로 떨리는 목소리를 보니 꽤 긴장한 게 느껴졌기에 황제는 피식 웃고는 문을 열었다.

"그래, 뭐 하고 놀까?"

안으로 들어가자 보인 것은 침대에 앉은 채 잔뜩 얼어 있는 케르였다.

황제는 그 모습을 보면서 손에 든 것을 가볍게 흔들며 물었다.

"냐! 놀려고 만나는 거 아니다냐!"

황제의 손에서 흔들리는 강아지풀을 보며 케르가 화난 얼굴로 외쳤다.

그녀는 나름 각오를 다졌는데 황제가 저런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니까 화가 났다.

"응? 고양이는 이런 걸 좋아하는 게 아니던가?"

그 분노를 이해하지 못한 황제가 그렇게 말하면서 강아지풀을 흔들자 케르의 눈이 반사적으로 그 풀을 쫓았다.

휘익!

"..."

휘익!

강아지풀이 움직일 때마다 케르 눈이 여지없이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본 황제는 웃음을 눌러 참으려고 부단히 애를 써야했다.

"노, 놀리지 말아 달라냐! 주인님!"

결국 케르가 애원하자 황제는 그제야 강아지풀을 치우고는 그녀를 보았다.

확실히 궁녀가 꽤 신경을 쓴 건지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고, 옷은 그녀와 잘 어울리는 새하얀 프릴이 달린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옷이 불편하진 않나?"

황제는 그 모습이 귀엽긴 했으나 꼬리 때문에 불편하진 않을지 걱정되었고, 케르는 그 걱정에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냐! 신기하게도 여기 꼬리가 나올 구멍도 있다냐."

하긴 그 정도 준비는 했겠지.

황제는 확실히 꼬리가 나올 구멍이 마련되어 있는 원피스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해야 할 일해야겠구나."

황제는 그리 말하면서 옷을 벗고는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 행동에 케르는 눈에 띄게 긴장해선 그대로 얼어 버렸다.

"냐..."

완전히 굳어 버린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긴장을 풀어 줘야 하나 고민했다.

"주, 주인. 상냥하게 해 달라냐."

그때 케르가 움직였다.

그대로 엎드린 채, 골반을 들어 그녀의 성기가 훤히 보이는 자세가 된 그녀는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새하얀 털로 가려진 그녀의 음부에선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

왜 벌써 물이 나오고 있지?

황제는 의아함을 느꼈으나 딱히 애무할 필요도 없겠단 생각에 그녀의 골반을 잡고는 삽입을 시작했다.

속옷은 애초에 입지 않아서 그런지 삽입하는데 굳이 옷을 벗길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흐냐앙!"

그러자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몸을 부르르 떤 케르는 그야말로 꽉 조여 왔다.

그녀의 작은 가슴에서 앙증맞은 유두가 봉긋하게 솟기 시작했다.

꽈악.

황제는 그 가슴을 만져주고는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를 물었다.

이번엔 의무적으로 문 것은 절대 아니고... 원래 묘인은 교접을 할 땐 목덜미를 물어주는 게 기본 예의였다.

즉 황제는 나름대로 묘인의 예의를 차려준 것이었다.

그 행동에 케르가 만족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묘인 특유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황제의 양물을 꽉 조여주던 그녀는 곧 황제가 목덜미에서 입을 떼자 고개를 돌려서는 입을 맞추었다.

츄읍!

그대로 혀가 섞이면서 황제는 그녀와 입을 맞추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퍽! 철퍽!

황제는 그녀의 입안과 물이 넘치는 질안을 동시에 유린하며 그녀를 쾌락에 잠기게 만들었다.

"하앙! 주, 주인 뜨겁다냥. 뜨거워서... 하앗!."

입술을 떼기 무섭게 신음을 내지르며 그녀는 어느새 박자에 맞춰서 같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두 팔을 잡고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던 황제는 슬슬 사정감을 느끼고는 그대로 안에 사정했다.

퓨숫!

"흐냐아앙!"

엄청난 양의 정액이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고, 그것을 받아 내며 케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는 그대로 추욱 늘어졌다.

"냐냥..."

'끝인가?'

이미 충분히 만족했는지 그대로 누워버린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여전히 긴가민가했지만...

"수, 수고했다냐... 주인."

뒤에 이어진 그녀의 말에 황제는 사정 한 번으로 끝인 것에 감격했다.

최근엔 한 사람당 최소 4번은 사정해야 비들이 만족했으니까.

그중에서도 특히 심한 것은 오르테가였다.

그 녀석은 최소 6번은 사정해야 만족하고 잠들었는데 그렇게 안에다가 사정 했는데 아직도 회임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할 정도였다.

'원래 용인은 회임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용인이 원래 회임이 힘든 것은 알고 있으나 황제는 그 녀석이 황후가 되어도 좋으니 얼른 회임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로롱.

그때 만족한 얼굴로 기분 좋은 듯 소리를 내면서 케르가 황제의 품 안으로 파고 들자 황제는 그런 케르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잘자라냥. 주인"

그 손길을 피하지 않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그녀를 품에 둔 채, 황제는 그대로 잠이 들 준비했다.

오늘은 정말이지 모처럼 일찍 잠들 수 있는 날이었다.

­­

"좋은 아침이군."

다음날.

재상은 멀쩡한 얼굴로 아침 인사를 하는 황제를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늘 다 죽어 가는 얼굴로 출근해서는 회의를 진행하던 황제가 모처럼 푹잔 사람처럼 말끔한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폐하. 기침하셨습니까."

얼떨떨한 표정으로 재상이 문안 인사를 건네자 황제는 웃으면서 덕담을 건넸다.

"그래, 재상도 건강해 보이는군. 건강을 잘 챙기도록. 그대의 몸은 이 나라의 재산이니."

"가, 감사합니다."

아예 덕담까지 해주는 황제의 모습엔 확실히 여유가 있었다.

최근 죽은 눈으로 정무를 보던 황제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어제 합궁이 그렇게 만족스러우셨나?'

재상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황제가 입을 열었다.

"너무 과하면 안 좋더군. 짐은 요새 그걸 실감하고 있다네."

'대체 평소엔 얼마나 쥐어짜이셨기에...'

재상은 조금 황제를 안쓰럽게 쳐다봐주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합궁은 만족스러우셨습니까?"

"그래, 모처럼. 편히 잤다네."

'아니 합궁이...'

재상은 합궁 이야기는 안 하고 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황제의 모습에 잠시 고민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란 생각에 그저 웃어 넘겼다.

"그보다 오늘은 회의가 없습니다. 대장군은 곧 올 테지만... 그래도 회의를 진행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

재상은 슬슬 본론으로 들어갔다.

황제가 고개를 갸웃하는 걸 보면서 재상은 올 게 왔다는 듯한 얼굴로 오늘 회의가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관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관들이 전부 조정에 불참을 선언하고, 사직 상소를 제출하며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그로 인해 지금 황실의 업무는 마비 상태입니다.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재미있구나."

황제는 그 말에 웃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이르지만... 한족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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