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 당한 비는 총 네 명.'
모용진은 자신이 얻어낸 정보를 취합했다.
습격을 받은 비는 총 네 명이었다.
오르테가, 나르타, 마리아, 세헤라자드.
처음엔 세헤라자드는 그저 휘말린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의뢰서만 보면 그건 확실한데...'
모용진이 입수한 의뢰서를 보면 표적은 처음부터 그 넷이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넷의 공통점은 뭐지?
두 명은 주술사, 한 명은 마법사, 다른 한 명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 마법이나 주술에 관한 문제는 아닐 거다.
모용진이 떠올린 공통점은 사실 하나였다.
'회임한 비.'
넷은 회임 사실이 확인된 비라는 것.
하지만...
'그게 누군가가 노릴 이유가...'
"...되긴 하겠네."
다른 비가 범인이라면 말이지.
하지만 모용진은 그녀들 중에서 범인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순히 그녀들이 서로 친해 보여서도, 그녀들을 믿어서도 아니다.
모용진이 그리 생각한 이유는...
그 암살자들의 문양이 프리아쪽에 있는 암살 집단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의 민족을 특정할 만한 곳에 의뢰를 넣진 않겠지.
그런 점에서 오히려 더욱 다른 비들을 의심할 요소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어설픈 느낌.'
그런 걸 고려하고 일을 진행했다고 보기엔 전체적으로 너무 어설프다.
비가 개입되어 있다면 아마 민족 전체가 주도한 치밀한 암살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토록 허술하고, 엉성한 암살이라고? 당장 이렇게 의뢰서도 결국 유출되지 않았나?
물론 의뢰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허술하게 의뢰서를 유출하는 놈들이 있다는 게 모용진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봐도... 그저 개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허술함이었다.
자결하는 방식은 깔끔한데 왜 일은 이렇게 허술하지? 모용진은 할 말이 없었다.
'그렇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치정 문제 정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황제를 사랑한 여인이 그의 아이를 벤 여인을 용서할 수 없어서 암살을 사주. 스토리 하나 나오네."
모용진은 스스로가 말하고도 웃겨서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을 턱이 있나.
물론 황제의 얼굴이 모난 건 아니다.
오히려... 솔직히 말해서 엄청 잘난 편이지. 하지만 그 소문이 문제다.
피로 목욕을 한다던가, 인육을 먹는다던가, 죄인을 젓갈로 만들어 버린다는 소문이 파다한 공포스러운 존재다.
그런 존재에게 사랑을 느낀 것으로도 모자라 비들에게 투기심까지 느끼고 암살을 의뢰할 정도의 여인이 있다?
차라리 진짜 그냥 비들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실제로 그 치정 문제도 비들에게 대입하면 조금 말이 되긴 하니까.
'머리가 좀 아픈데?'
아무튼 누구인지 짐작조차 안 간다. 그나마 위안인 건 지켜야 할 대상을 파악한 것만으로도 충분한가?
'흐음... 요괴를 좀 풀어야 하나.'
요괴가 되면서 모용진은 스스로 요괴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안 될 일이지.'
모처럼 요괴란 존재가 사라진 세상이다.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아무리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도... 모용진은 요괴의 수를 늘리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가 유일한 이 세상의 마지막 요괴가 되었으면 했다.
그게 패배하고 요괴가 되어 버린 이런 비참한 자신을... 여전히 금위대장으로 받아들여 준 폐하에게 은혜를 갚는 것이라 믿었으니까.
'폐하께서 상황이 되면...'
페하께서는 아마 적당한 나이에 황위를 물려주겠지.
그때가 되면... 모용진도 금위대장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었다.
그가 섬기는 황제는 어디까지 위였고, 다른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나쁘진 않네.'
그럼 이 짓도 이젠 길어야 20년인가...
모용진은 그리 생각하면서 주변의 기운을 뿌려 탐색을 시작했다.
아직 잡지 못한 암살자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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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그대로 속옷을 벗겼자.
그러자 잔근육으로 탄탄한 그녀의 나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슴은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올 만큼은 나와 있었고, 피부는 매끄러웠다.
황제는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그대들의 목적은 알고 있다. 군으로 복귀하고 싶겠지."
"...!"
디나카의 눈이 잠시 커졌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 대답에 황제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려고 노력한 듯 보였으나... 확실히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대들의 죄는 알고 있겠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꿈이... 허황된 것이라는 것도 알겠구나."
"...네."
떨리는 목소리.
황제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짐이 황제로 있는 동안은 그대의 일족이 다시 군으로 복귀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단호한 선언.
그 선언이 그녀에게 심장에 못을 박는 것 같은 고통을 주었다.
"그렇... 습니까."
역시 안 되는 건가?
그녀가 그런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황제가 말했다.
"그래, 짐이 황제로 있을 동안은 말이다."
"...그 말은?"
묘한 기대가 어린 그녀의 눈을 보면서 황제는 슬슬 놀리는 건 그만해야겠다는 생각했다.
"그래, 짐이 황위를 물려주고 나선 군으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겠지."
"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드디어... 자신들이 사실상 용서 받았다는 사실에... 적어도 후대에선 다시 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황제의 은혜에 눈물을 흘렸다.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걸 보면서 조금 당황한 황제는 그녀의 눈에서 흐른 눈물을 닦아주었다.
"죄송합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결례를 범했습니다."
꾸벅 사과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사과할 일은 아니었으니까.
"그럼... 시작할까요?"
그녀가 조금 상기된 얼굴로 묻자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봉긋한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읏!"
조금 놀랐는지 그녀가 몸을 움찔했으나 곧 그 손길을 받아들였다.
황제는 조심스럽게 그런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며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아래로 손을 뻗었다.
"...벌써 젖어 있을 줄은 몰랐는데."
황제가 벌써 젖어있는 그녀의 음부를 보면서 놀란 표정으로 말하자 그녀가 조금 자랑스러워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군인은 준비가 생명이라 배웠습니다."
"..."
어쩐지 속옷 차림이더라니... 혼자서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건가?
황제는 조금 놀랐지만... 그제야 왜 도구가 근처에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걸 사용했던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제법 큰 도구를 보면서 황제는 웃었다.
설마 미리 준비해 두고 기다리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전희는 필요가 없겠구나."
잘된 일이지.
황제는 그런 생각하면서 옷을 벗고는 삽입을 준비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녀가 조금 뻣뻣하게 반응하면서 황제의 물건을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붉은 눈동자는 크게 흔들렸다.
"두려운가?"
그 모습에 황제가 질문하자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두렵지... 않습니다."
군인은 이래야 한다면서 주절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첫 경험에 겁을 집어먹은 모양이었다.
그보다 이미 도구를 썼는데도 삽입에 두려움을 느끼는 건가?
황제가 그리 생각하면서 묻자 그녀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그게... 폐하의 것이 생각보다 더 커서."
"...그렇군."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삽입을 시작했다.
확실히 도구보다 자신의 것이 더 크긴 했으니... 두려울 만도 하겠지.
그렇기에 황제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삽입하고는 반응을 지켜보았다.
"읏!"
그것을 전부 받아들인 그녀가 잠시 몸을 움찔했으나 곧 두 다리로 그대로 황제의 허리를 감쌌다.
"그대로 안에..."
"그래."
찌걱. 찌걱.
황제가 허리를 움직이면서 그녀와 몸을 겹쳤다.
그녀는 자기 가슴에 맞닿은 황제의 탄탄한 근육을 느끼면서 가볍게 몸을 떨었다.
이미 흥분해 있던 그녀는 금방 절정을 맞이했고, 황제는 그런 그녀의 반응에 잠시 놀랐으나... 계속 허리를 움직였다.
"흣!"
그녀는 최대한 새어 나오는 소리를 절제하면서 그런 황제의 움직임을 전부 받아 내고 있었다.
탄력적인 그녀의 질은 황제의 양물을 꼼꼼하게 감싸고는 쥐어짜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사정하마."
황제는 덤덤하게 선언했고, 그녀는 열락으로 인해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푸슛.
황제가 사정했고, 그녀는 자기 안에 무언가가 차오르는 감각을 느끼면서 황제를 꼬옥 껴안았다.
"...끝났다."
"잠시... 잠시... 이대로 있어도 되겠습니까?"
조금 힘겨운 얼굴로 요구하는 그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여 준 황제는 한참을 그렇게 그녀를 품에 안고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감사합니다."
무엇을 감사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무엇이 고맙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황제는 그리 말하면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는 그대로 옆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피곤하구나.'
황제도 슬슬 잠이 왔기에 잘 준비했다.
내일은 어떤 여인과 합궁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황제는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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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폐하께서 직접 가셔야 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황제는 회의가 끝나고 바로 찾아온 재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음은 어인이었구나."
어인.
바다에서 사는 인간으로, 그들은 기본적으로 물 밖에선 활동할 수 없기에 그들과의 합궁을 위해선 황제가 직접 그들이 사는 곳으로 가야 했다.
당장 이번 사직 때도 해왕은 자신의 분신을 보냈지 직접 오지는 않았으니까.
그들이 사는 곳이 바로 바닷속에 존재한다는 해왕국.
그곳에서 해왕이 이번에도 편지를 보낸 것이다.
"혼자 가면 되겠지."
"그게... 아닙니다."
재상의 말에 황제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라니?
"오르테가 비 전하도 동행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아마 용왕국과의 교류 문제로 상의할 게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홀몸이 아닌데, 바닷속은 조금 위험하지 않겠느냐?"
황제는 조금 우려가 되었지만... 재상은 다르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용인은 기본적으로 튼튼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흐음... 오르테가의 의견은 들어 보았느냐?"
황제가 여전히 망설이며 묻자 재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어의를 3명 정도 데리고 가야겠구나."
재상의 말에 황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도 괜찮다는 데 자신이 괜히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었으니까.
"이동 수단은?"
"마법사들이 준비되었습니다. 다만... 도하에서부턴 마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거군."
해왕국의 자랑.
모든 이동 마법을 방해하는 보주가 있어서 해왕국 근처 지방에선 이동 마법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지만 도하에서 마차를 타고 2일은 이동을 해야 했다.
"호위는..."
"류화, 료라이, 비천, 한울. 이들에게 무장을 하고 이곳으로 오라고 지시하도록."
"네."
마법을 이용해 이동할 때는 많은 수의 호위를 대동하는 것보단 그냥 백부장 몇 명을 데리고 가는 게 훨씬 이득이다.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적당히 사람을 골랐다.
사실 호위에는 세르나와 아비가 가장 적합하긴 하지만...
'둘은 피곤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건 오르테가로 충분했다.
세르나와 아비는 그 전장에서도 그 입이 쉬지 않은 수다쟁이었으니까. 황제는 그 둘은 배제하고 싶었다.
'해왕국이라...'
황제가 그곳에 가 본 것은 단 한 번 뿐이다.
태자 시절 황제를 따라서 가 봤던 그곳은 상당히 아름다웠던 기억은 있었다.
'아마 그걸 썼지.'
물속에서 인간들이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을 떠올리면서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할 게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