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찌 될 거 같으냐?"
방으로 들어온 설육이 이불을 깔고 누우며 강상에게 물었다.
"모를 일이지. 그 아이는 내 제자지만... 내가 그 아이가 아니니 그 아이의 뜻을 알 턱이 있나."
강상의 덤덤한 대답에 설육은 조용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신선이... 될 각오가 그 아이에게 있다면 좋겠군."
신선.
그들은 우화등선하여 수명의 굴레에서 벗어난 초월자들로 그들은 선계라 불리는 곳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세상을 조율하는... 일종의 관리자들이다.
현재 신선은 총 5명이 있었으니...
천선(天仙) 진위.
도선(度仙) 설육.
주선(酒仙) 기무자.
음선(音仙) 장휘량.
그리고... 검선(劍仙) 강상이었다.
그러한 신선 중에서 무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박식한 강상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기에 설육이 가볍게 질문했다.
"그래서 그 아이의 검은 어떠느니? 그런 쪽은 강가야. 네가 전문이 아니냐."
설육의 질문에 강상은 그때 보았던 제자의 검을 떠올리면서 말했다.
"그때보다 더 성장했다면... 검선은 나보단 그 아이가 더 어울리겠지."
검의 신선이라는 호칭은 사실 그 아이에게 더 잘 어울릴 것이다.
"검에 대한 진지함은 나보단 나았으니까."
"강가야... 네놈이 진지한 것이 있긴 했느냐?"
비꼬는 설육의 혀를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을 꾸욱 눌러 참으며 강상은 눈을 감았다.
"잠이나 자. 그 잘난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하면 되잖아."
"하여간... 나이도 어린 것이 옹졸하기까지 하구나. 그래 강가야 잘 자라."
설육은 말은 그렇게 했어도 검선의 평가를 신용하고 있었다.
'강상이 그리 평가할 정도로 뛰어난 자란 말인가...'
검의 신선이 그리 평가할 정도로 뛰어난 무예라면... 검이나 병장기 하나에 국한된 재능이 아니다.
가히 무 그 자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지.
'기대가 되는구나.'
한 분야의 극에 달한 자를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그렇기에 설육은 미소를 지었다.
천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인간의 황제에 대한 기대를 감출 수 없었으니까.
--
"뭔가 능숙해 보이는데..."
자연스럽게 방 안에 들어선 그녀는 자신을 눕히고 능숙한 솜씨로 옷을 벗기는 황제를 보면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이번 합궁이 벌써 스물한 번째이거늘. 능숙해지지 않았다면 문제가 아니겠느냐."
"그건... 그러네."
그러나 그 대답에 키야는 새삼 당연하구나 싶었다.
눈앞에 황제는 이미 숱한 여인을 안는 사람이었다. 여인의 몸에 익숙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 그렇게 쳐다보고만 있으면 부끄러운데."
그녀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 말하자 황제는 슬슬 자기 옷을 벗었다.
근육으로 탄탄한 몸이 달빛을 받아서 반짝였다.
"와... 몸 좋네."
어지간한 뱃사람보다도 근육이 발달해 있었다.
키야는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고 황제의 탄탄한 근육을 매만졌다. 그 손길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던 황제는 곧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이젠 짐의 차례인가?"
"어? 자, 잠깐! 그만! 그만!"
그녀가 자기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는 황제의 굳은살이 박힌 단단한 손을 잡으면서 애원했다.
"그, 그게 그러니까 아직 마음에 준비가..."
"필요한가?"
황제가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고, 그 시선을 온전히 홀로 감당하게 된 그녀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결국 부끄러운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말했다.
"...살살해 줘."
그 말에 황제는 부드럽게 그녀를 애무해 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부드럽게 그녀의 살짝 탄 매끄러운 피부를 훑으면서 황제는 차분하게 그녀의 성감대를 찾았다.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설레게 만들기엔 부족함이 없었고, 윗가슴에 있는 커다란 검은 점 하나가 황제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읏!"
가장 좋은 반응을 보여 준 것은 바로 허벅지 안쪽이었다.
황제의 손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몸이 떨리면서 작게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황제가 제법 존재감을 뿜어내는 그녀의 물방울 모양 가슴에 가볍게 입을 가져다 댔다.
쪼옥.
황제의 혀가 그녀의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는 선홍색 유두를 부드럽게 빨았다.
한 손으로는 허벅지 안쪽을 부드럽게 자극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던 황제는 그녀의 반응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세를 바꿨다.
"뭐, 뭐야?"
가볍게 그녀를 안아 들어 올린 황제는 그대로 앉아서는 그녀를 자기 위에 앉혔다.
"추워 보여서 말이다."
"...확실히 따뜻하네."
황제의 품에 안긴 채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맞닿은 피부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찬 바람을 이겨 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지금이라도 창문을 닫는 편이 좋겠느냐?"
"아, 아니... 그냥 해 줘."
중간에 그만두면 괜히 더 긴장될 거 같았기에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단하다... 남자의 몸은 원래 이렇게 단단한가?'
황제의 단단한 가슴에 손을 얹은 채 그녀가 그런 생각할 때였다.
아래에서 무언가 엄청 단단한 것이 느껴졌다.
"...와."
아래를 내려다본 그녀가 그 커다란 물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크고 단단한 그것은 자기 아래쪽을 꾹꾹 누르면서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행동에 자기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충분한 거 같으니 넣으마."
황제가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의 물건을 서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그, 그게... 아프진 않... 읏!"
생각 이상의 고통에 그녀가 몸을 떨면서 그대로 황제를 꼬옥 껴안았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그녀의 손톱이 황제의 등에 생채기를 내었으나 황제는 굳이 그걸 막지 않았다.
그리 아픈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막으려고 기를 두르면 그녀의 손톱이 깨질 수 있으니까.
"많이 아픈가?"
"으, 으음... 그러니까..."
황제가 움직임을 멈춘 채 묻자 그녀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그대로 황제의 얼굴을 잡고는 입을 맞추었다.
쪽.
"이, 이러면 조금 괜찮아질 것도 같은데..."
입술을 떼고, 잔뜩 붉어진 얼굴로 수줍게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그대로 이번엔 자신이 먼저 입을 맞추었다.
키야는 그런 황제의 키스를 피하지 않았다.
쪽.
쪽.
츄읍.
처음엔 단순한 입맞춤이었는데... 어느새 둘은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혀를 섞고 있었다.
황제는 이제는 알았다.
그에게 잠자리는 이제 단순한 의무가 아니었으니까.
황제는 지금까지 숱한 여인과 잠자리를 가져 보면서 배웠다.
이것은 상대가 몸으로 보내는 애정 표현이었고, 황제가 하는 것은 그 애정 표현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의무적으로 상대를 보는 건 해선 안 될 일이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상대만을 보면서 상대에게 집중해야 했다.
찌걱. 찌걱.
황제가 서서히 자기 물건을 위로 찔러넣기 시작했다.
그녀의 허리가 움찔거리면서도 그 물건을 묵묵히 받아 냈다.
그녀의 좁고 유연한 안쪽은 황제의 크고 단단한 물건을 꽉 감싼 채 물고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다.
"흣. 흐읏."
작게 신음을 눌러 참으면서 그녀는 황제를 꼬옥 껴안았고, 황제는 자기 가슴에 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면서 그런 그녀를 마주 안아주었다.
'...편안해.'
그녀는 그 품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서서히 고통 대신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머리가 부웅 뜨는 듯한 느낌.
몸이 뜨겁고, 이성이 흐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츄읍.
그녀는 그야말로 반사적으로 황제의 입술을 잡아먹을 듯이 빨았다.
황제는 그런 그녀의 키스에 호응해주면서 슬슬 사정을 준비했다.
"이제..."
"응, 안에... 싸줘."
그녀가 말하기 무섭게 황제가 그대로 그녀의 안에 사정했다.
안쪽이 가득 차는 느낌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그대로 황제에게 기대왔다.
"하아... 하아... 허리에 힘이 안 들어가."
그녀의 말에 황제는 그녀를 바닥에 깔린 이불 위에 눕히고는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래, 처음엔 보통 그러더구나."
"그, 그렇지? 나만 그런 거 아니지?"
묘한 안도감이 섞인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린 키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반말해도 뭐라 안 하네?"
"잠자리에서까지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어선 정이 없지 않겠느냐."
황제는 그리 말하고는 가볍게 물을 마셨고, 그녀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하하! 그러네. 그보다... 의외였어."
"?"
그녀의 말에 황제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자 키야가 말했다.
"생각보다... 훨씬 상냥한 사람이라서."
소문과 달리 황제는 생각보다 훨씬 상냥하고, 말도 잘 통해서... 왜 그런 소문이 돌았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런가."
"응, 엄청 상냥해."
그래서 더욱... 좋아하게 되나 봐.
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을 감으면서 말했다.
"난 내일 떠날 거야. 꿈을 꿔도 좋다고 해줬으니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떠날 거야."
그가 자신의 꿈을 긍정해줬으니까.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다.
"그래."
황제는 그녀가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말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반드시 꿈을 이루고 나서는 돌아올 게. 다른 곳이 아닌. 당신 곁으로."
이제 자신이 돌아갈 곳은 이곳이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부끄러웠는지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던 황제는 피식 웃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기다리마."
두근.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면서 그녀는 눈을 감았다.
--
"합궁은 무사히 끝났다고 그쪽에 전해다오."
황제의 말에 회의가 끝나고 남아 있던 재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 전하겠습니다."
대체 언제 하신 거지?
그런 의문이 잠시 들기는 했으나 다른 것도 아니고 폐하께서 거짓말할리는 없었기에 재상은 그 말을 신용하고 있었다.
"그러면 비 전하께선 어디에..."
황궁에선 보이지 않았는데... 재상이 그리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묻자 황제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떠났다. 제국 전체를 돌아보고 오겠다더구나."
"아... 그, 그렇군요."
그래도 되나? 재상은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제가 이미 허락한 사실에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적어도 호위는 붙이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이미 붙여두었단다."
황제는 그 말에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최소한의 무력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조금 빠른 발을 지녔을 뿐 달리아는커녕 디나카보다도 무력은 부족했다.
그런 그녀 혼자서 대륙을 돌아다니게 하는 건 아무리 황제라도 불안했기에 이미 믿을 수 있는 호위를 붙여둔 상태였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거라."
"네."
역시 폐하께선 다 생각이 있으시구나.
재상은 존경심이 어린 눈으로 황제를 보면서 고개를 숙였다.
--
"괜히 나 때문에 민폐는 아닐까?"
키야는 자기 뒤에서 도를 차고 따라오는 여인을 보면서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황제가 자신을 위해서 붙여준 이 여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에이, 저야 대륙 여행도 무료로 하고 좋죠."
그런 키야의 말에 손사래를 친 아비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솔직히 아비는 여행이 즐거웠으니까.
"비 전하께서 털끝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지켜드릴 테니까 안심하세요."
"고마워... 그러니까 아비라고 부르면 될까?"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든든함을 느끼면서 키야가 묻자 아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편하게 부르세요. 그보다 가장 먼저 어디부터 갈까요?"
그녀가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묻자 키야는 황궁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이상하게도 이젠 저 황궁이 더 이상 싫지 않았다.
새장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돌아와야 할 집으로 보였다.
'다녀올게요.'
이젠 자신의 집이 된 황궁을 한참을 보면서 작별 인사하던 키야가 앞으로 걸으면서 말했다.
"일단 관서부터."
"네, 네 관서 말이죠? 부지런히 걸어야겠네요."
꽤 긴 여행이 될 거 같다.
아비는 그런 생각하면서도 웃었다.
그런 아비를 보며 키야도 웃었다.
어쩐지... 그녀와의 여행은 꽤 즐거울 것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