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그녀는 그리 몸이 좋진 않았다.
병약하던 그녀를 부모는 늘 싸고 돌았고, 그건 후에 건강해진 뒤에도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어딜 가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못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내는 그녀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자신의 협과 의를 지키는 무인들의 이야기에 환상을 품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무림에 환상을 품게 되었고, 언젠가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당연히 무림으로 가겠다는 그녀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문에서는 당연히 반대했고, 그녀는 부모님이 고용해주는 무인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 그녀에게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바로 화우란이었다.
시원시원하게 생긴 외모.
무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걸출한 실력.
그리고 밝고 친화적인 성격까지.
이희는 화우란과 금방 친해졌고, 그녀는 고용한 무인 중에서도 가장 믿고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그녀가...
'한 번에...'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마치 아이가 개미를 가지고 놀듯.
그녀의 공격을 가볍게 되돌려주는 황제의 모습은... 그녀의 상식을 가볍게 무시했다.
'그런데...'
분명 진 오라버니나 신 오라버니에게 들었던, 그래서 그녀가 기대하던 모습이었다.
황제는 강했고,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멋있다기보단 무서웠다.
"어머, 정말 아름다우세요. 분명 폐하께서도 반해 버릴 걸요?"
그녀를 꾸미고 있던 궁녀가 호들갑을 떨었다.
보통 궁녀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 궁녀들은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보좌하라고 보낸 여인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궁녀들과 달리 말도 많고 활달한 모습이었다.
"폐하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정말 소문 이상으로 아름다우시더라고요."
얼굴마저 붉히며 소란을 피우는 궁녀들을 보면서 이희는 황제를 떠올렸다.
확실히...
"오싹했지."
오싹했다.
그 말을 오해한 궁녀가 호들갑을 떨었다.
"네, 그런 느낌이죠. 보는 순간 몸이 얼어버릴 거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서웠어...'
차라리 이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희는 그런 생각했다.
지금 호들갑을 떨고 있는 이 아이들은 이곳에서 치장을 위한 밑 준비를 하느라 폐하께서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까.
'왜 무서워하는 걸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희는 그런 자신이 참으로 한심했다.
애초에 자신이 원했던 일이었다.
너무나도 단순하게 생각했고, 바보처럼 어리게만 생각했다.
그렇다.
검을 쓰는 일이다.
싸운다는 건... 분명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었다.
그걸 자신은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알고 있었다.
나쁜 건 자신이었다. 철이 없던 것도 자신이었다.
그 사실이 그녀를 괴롭게 만들었다.
정작 자신은 고작 보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두려워하면서, 그들은 그런 자리로 아무렇지 않게 밀어 넣었다는 사실이...
그녀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게 했으니까.
--
퍼억!
모용진의 뇌기가 실린 발길질에 공처럼 바닥을 구른 화우란이 그대로 쓰러졌다.
"일어나. 엄살 부리지 말고."
보통은 맞는 순간 혼절할 위력의 발차기를 직통으로 맞았는데도 그녀를 향한 모용진의 말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저걸 어떻게 일어나라고...'
금위대의 병사들은 모두가 그런 생각했다.
금위대장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물론 죽지 않을 정도로 조절은 해주셨겠지만 그런데도 보통은 맞는 순간 숨 쉬기도 버거워질 위력이었다.
그걸 저렇게 제대로, 그것도 여러 번 맞았는데 일어난다는 건 그들의 상식으로도 불가능했다.
"하아... 하아..."
그런데도 화우란은 일어났다.
금위대의 병사들도 질릴 정도의 정신력이었다.
"거 봐 할 수 있잖아."
그 모습을 보면서 모용진이 처음으로 만족스럽게 웃었다.
역시 할 수 있었잖아.
모용진은 이 여자가 조금 마음에 들었다.
저 눈이다.
포기하지 않고 그저 강함을 추구하는 눈.
모용진이... 그리고 폐하가 가장 좋아하는 눈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놈들 중에선 이 녀석만 포기하지 않았네.'
보통은 폐하의 검을 보고 절망하고, 검을 꺾는다.
일부는... 그런 폐하의 검을 보고 그 검에 마음을 빼앗기며 검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
그녀는 후자에 있는 사람이다.
그 검에 죽기를 바라며, 그 검을 위해서 싸우는 걸 바란다.
그리고 금위대엔... 그런 미친놈들만 모여 있었다.
황제의 검이자. 창.
황제가 죽으라고 하면 죽고, 살라고 하면 염라대왕의 싸대기를 때려서라도 살아 돌아올 미친 독종들.
이 여자는 그런 독종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독종이었다.
그런 점에서...
"정말이지... 합격이다."
그녀는 이미 합격했다.
모용진은 완전히 눈에 의식이 없는 그녀를 보면서 검을 집어넣었다.
얼마나 두들겼지?
자신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팼는데 의식을 잃으면서까지 검을 놓지 않았다.
그 집착이, 그 정신력이.
모용진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흐음... 짐이 무얼 보고 있는지. 이게 그 매 맞는 아내 같은 건가?"
그때였다.
뒤에서 들리는 황제의 목소리에 모용진이 깜짝 놀라서는 뒤를 돌아보았다.
"응? 저 여자야? 난 모용진이 패는 거 보고 원수인 줄 알았는데."
오르테가는 놀란 눈으로 그 말에 반응했다.
무슨 원수를 패듯이 두들기는 걸 보고 오르테가는 설마 저 여자가 모용진이 말한 결혼 상대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으니까.
"뭐, 대충 상황을 보니까 전부 이해가 가는구나."
황제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그렇지...
"아무래도 결혼 상대라는 건 오르페나를 떼어내기 위한 거짓말 같구나."
황제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모든 걸 파악했다.
둘의 감정을 가만히 느껴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런 관계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화우란은 모용진을 두려워하면서 동경하고 있었고, 모용진은 그런 그녀를 아무런 감정도 없이 두들기고 있었다.
어느 쪽이든 애정이 있는 관계로는 보이지 않는다.
화우란의 신분을 생각하면 정략혼일 가능성도 없으니 조금만 생각해보면 진실을 알 수 있었다.
모용진이 오르페나를 떼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말이다.
"뭐어? 너무해! 그게 정말이야?"
그 말에 오르테가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묻자 모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당연하지요. 애초에 요괴 말을 믿는 인간이 바보 아닙니까?"
모용진이 오히려 당당하게 나오자 황제는 한숨을 쉬었다. 오르테가는 잔뜩 화난 얼굴로 그런 황제에게 말했다.
"저거 때려 줘!"
"저기... 폐하? 왜 갑자기 손을 푸시는 거죠?"
오르테가가 분한 얼굴로 부탁하자 황제가 손을 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모용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황제는 느긋하게 대답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짐의 비가 그대를 혼내달라고 하지 않느냐. 허면 들어 줘야지."
"언제부터 그렇게 자상하셨다고!"
'그냥 본인이 때리고 싶은 거면서!'
속으로 그렇게 외치면서 모용진이 뒷걸음질 칠 때였다.
"대장! 결혼한다는 게 사실이예요!"
세르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진지하기 그지없어서 모용진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 절체절명에 상황에선 앤 헛소리를 하고 있어?
모용진은 마음 같아선 그녀의 큼직한 이마에 딱밤을 먹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 그건 또 어디서..."
"얼른요! 사실인지 아닌지나 말해요!"
"세르나. 저 여자를 데리고 물러나라."
황제가 그런 세르나에게 명령하면서 연무장에 올라섰다.
세르나는 그제야 황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는 그 명령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보았다.
그야말로 세르나의 입장에선 처음 보는 여자였다.
"누군데요?"
"모용진의 결혼 상대."
"!"
그 대답에 세르나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더니 곧 적의를 담아서 노려보았다.
"저 녀석의 거짓말이지만."
"아... 뭐예요! 놀랐잖아요!"
그러나 뒤이어진 황제의 말에 바로 안심한 세르나가 일단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녀는 폐하의 명령에 따라서 화우란을 옮길 생각이었다.
"그래서 누군데요?"
"금위대 막내."
"아항. 그럼 이거 신고식이었어요? 조금 격하게 하셨네요."
황제의 설명에 세르나는 바로 이해하면서 순순히 연무장에서 내려갔다.
그러고는 다친 그녀를 오르테가에게 넘겨 주었다.
"일단 가볍게 치료할까."
의원도 안 보이고... 오르테가는 그런 생각하면서 치료 주술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부러진 뼈를 붙인다던가 하는 건 못 하지만... 그래도 간단한 외상은 치료할 수 있었으니까.
"때려달라고 하긴 했는데..."
치료를 끝낸 오르테가는 연무장을 보면서 난처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물론 동생을 속인 모용진이 괘씸해서 때려달라고 말하긴 했지만...
"역시 좀 심했을지도..."
오르테가는 정말 땅에 발이 닿을 틈도 없이 두들겨 맞고 있는 모용진을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정말이지... 화우란이 맞은 것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용진은 처참하게 두들겨 맞고 있었으니까.
--
"핫!"
화우란은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곳엔...
"일어났느냐."
느긋하게 서류를 넘기고 있는 황제와 그런 황제의 뒤에서 서 있는 금위대장이 있었다.
그녀는 그 광경을 보면서 그제야 자신이 기절했다는 걸 깨달았다.
'멍?'
완전히 멍투성이인 모용진의 얼굴을 보면서 화우란은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은 일방적으로 처맞기만 했는데... 대체 누가 그토록 강한 금위대장을 저꼴로 만든 거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아픈 곳은?"
"네? 아, 예. 없, 없습니다."
그때 황제가 질문하자 화우란은 정신을 차리고는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야말로 말끔하게 치료된 자기 몸을 보면서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황제는 그제야 서류를 놓았다.
"비 후보가 그대를 많이 걱정하더구나."
"비 후보... 아 이희 님이요."
또 걱정을 끼쳐 버렸네.
화우란이 미안한 표정을 짓자 황제가 말했다.
"앞으로 금위대 병사로 일하게 되었으나 그대의 임무는 사실 전과 그리 다르지 않을 거다."
"네?"
금위대? 자신이? 어쩌다가?
황제의 말에 그녀가 오히려 놀라서 입을 떠억 벌리자 황제는 턱을 매만지면서 중얼거렸다.
"흐음, 그때 이미 의식을 잃었던 건가."
'뭐, 상관없겠지.'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그대는 정식으로 훈련을 받지는 않았으나 재능은 제법 있다고... 금위대장은 판단한 듯 하더구나."
사실 그런데도 황제가 그녀를 신경 쓸 이유가 없다.
누군가의 부탁만 아니었다면 사실 그런 미미한 재능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거다.
"비 후보가 그런 그대를 잘 부탁한다고 하였으니 그대는 짐이 특별히 관리하기로 했단다."
"...폐하께서요?"
그 말괄량이가 고개까지 숙이면서 부탁했는데 안 들어 주기도 그렇다.
무엇보다...
"열심히만 한다면 크게 뭐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황제도 노력하는 사람은 싫어하지 않았으니까.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 말에 감격한 얼굴로 대답하는 화우란을 보면서 황제는 바로 그녀에게 뭔가를 건네주었다.
"...이건?"
"앞으로 그대는 이곳에서 생활할 거다. 정확히는 비 후보의 호위병으로 근무하게 될 테지. 방은 궁녀가 안내해 줄 테니 그곳에서 생활하도록."
"네, 그래서 이건..."
황제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쇠로 만든 팔찌 한 쌍이었다.
묵직한 무게감을 볼 때 적어도 10근은 되어 보였다.
"앞으로 차고 다니도록. 짐이 허락하기 전까지 빼면 바로 퇴출시키겠다."
"...네? 이걸요?"
몸이 망가지진 않을까?
그녀의 얼굴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나 황제는 태연했다.
"싫으면 나가거라. 그대 말고도 금위대에서 복무하고 싶은 군인은 널렸으니까."
"아, 아뇨! 할게요!"
바로 팔찌를 차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가 말했다.
"매일 새벽 5시엔 연무장으로 오거라. 위치를 모르면 궁녀들에게 물어보도록. 알려줄 터이니."
"새, 새벽 5시요?"
너무 이른 데?
"먼저 가볍게 단련하고 있으면 짐이 그쪽으로 갈 터이니. 그때 다시 훈련을 봐줄 테니 영광으로 알도록."
짐의 가르침을 받는 건 어지간하면 누리지 못할 호사니까.
황제는 그렇게 말했고, 실제로 화우란은 감격하고 있었다.
그 황제가 자신을 직접 지도해준다니!
상상도 못 한 특혜였으니까.
적어도...
그때의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밤이 되었다.
이희는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는 처소에서 황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아. 문제는 없어.'
거울을 보면서 그녀는 자기 상태를 면밀하게 검토했다.
궁녀가 황제를 사로잡으라고 입혀준 검은 네글리제는 노출이 너무 심해서 살색이 더 보일 정도였다. 겨드랑이 부분은 확실히 제모를 해서 매끄러웠다.
적당히 부풀어 있는 그녀의 물방울 모양 가슴은 그 나름대로 계곡을 만들어 내며 요염함을 자아냈다.
매끄러운 자기 피부를 점검하면서 그녀가 향수를 뿌리고 있을 때 황제가 문을 두드렸다.
"드, 들어오세요."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한 이희가 급하게 향수를 내려놓으면서 옷매무새를 다시 점검했다.
그리고 그 순간 황제가 안으로 들어왔다.
'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떠억 벌렸다.
살짝 물기에 젖어 있는 황제의 모습은 그녀가 봐도 두근거릴 정도였다.
새삼 궁녀가 호들갑을 떠는 게 이해가 간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화우란은 깨어났나요?"
"그래, 과제도 주니까 아주 좋아하더구나."
그 대답에 이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사했구나... 게다가 좋아하기 까지 했다니 그녀는 정말 기뻤다.
"그래서... 준비는 되었느냐?"
황제의 질문에 이희는 새삼 이제 자신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는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겁먹지 말거라. 짐은 그래도 제법 능숙한 편이니."
이젠 정말 자신도 제법 여자를 다루는데 능숙해졌다고 자부할 정도가 되었다.
황제가 그리 생각하면서 말하자 이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미, 믿고 있긴 한데요..."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그녀가 조금 몸을 떨자 황제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떨림이 눈에 띄게 멎었다.
"와 엄청 단단하네요."
황제의 근육을 만져 보면서 그녀가 감탄하기 시작했다.
화우란도 제법 근육이 많아서 단단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비교해 보니까 역시 차원이 달랐다.
"그 강함의 비결인가요?"
"그 논리면 짐이 모용진보다 약하겠구나."
그 질문에 황제가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는 듯이 반응했다.
황제는 사실 근육만 놓고 보면 모용진이나 할바르보다 부족하고, 리처드 같은 괴물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황제는 그들보다 강하다.
그건 근육의 양과 질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럼... 기?"
"그건 어느 정도 정답이 되겠지. 짐보다 기가 많은 사람은 없으니까."
그나마 비슷한 양을 가진 사람이 마리아 정도일까?
황제의 말에 그녀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냈다.
"그렇군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은 기를 가질 수 있나요?"
"보통은 타고나는 편이지. 쌓는 기술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아무래도 시작점에서부터 차이가 나면 그 어떤 기술로도 따라잡기 벅차지 않겠느냐."
황제는 그녀의 의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솔직히 여자를 안는 것보단 누군가에게 무에 대해 알려주는 게 더 재미있었으니까.
"...아."
그러나 그 즐거웠던 시간은 금방 끝이 났다.
계속 황제의 품에 안겨 있던 이희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으니까.
"그, 그게 이렇게 가까우니까 조금 부끄럽네요."
이제야 그 사실을 의식한 건가?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슬슬 시작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들어서 그녀를 안아 들고는 침대로 향했다.
그 행동에 그녀는 더욱 부끄러워하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부끄러우면 계속 가리고 있어도 된다."
"그, 그게 고마워요..."
황제의 배려가 가득 담긴 말에 감사를 표한 그녀는 두 눈을 제대로 가렸다.
그녀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걸 보면서 황제는 그녀의 네글리제를 벗기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의 도움은 전혀 없었지만 황제는 능숙하게 그녀의 옷을 벗겨 내고는 속옷까지 벗겼다.
그러자 윤기가 넘치는 매끄러운 그녀의 맨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웠음에도 그 형태를 유지하는 봉긋 솟은 가슴과, 매끄러운 다리의 각선미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황제는 우선 그 매끄러운 다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자연스럽게 벌렸다.
그녀가 더욱 부끄러워하는 게 느껴졌으나 황제는 차분하게 혀로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자극했다.
"읏! 거긴 핥는 곳이 아니! 하윽."
당황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황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어떤 여인도 이곳이 성감대가 아닌 여인은 없었으니까.
개인 차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하게 성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부위가 바로 이곳이었다.
활어처럼 꿈틀거리는 그녀의 아래를 혀로 충분히 자극해준 황제는 이번엔 위로 올라갔다.
우뚝 솟아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분홍색 유두를 가볍게 혀로 굴리자 그녀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이건...'
황제는 그녀의 매끄러운 팔을 만졌다.
"하앙!"
그런데도 그녀의 반응은 격렬했다.
그제야 알았다.
이 여자는...
'전신이...'
그야말로 전신이 성감대로 안 느끼는 곳이 없는 여인이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황제도 조금 당혹스러웠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여전히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슬슬 옷을 벗었다.
그녀의 손은 이미 벌어질 때로 벌어져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면 넣으마."
끄덕.
황제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황제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는 그대로 조심스럽게 삽입했다.
꾸욱.
넣기 무섭게 꽉 물어 오는 그녀의 질안을 느끼면서 황제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하악!"
처음엔 보통은 고통을 느끼는데 그녀는 오히려 쾌감을 느꼈는지 그녀의 허리가 다시 활처럼 휘었다.
이젠 얼굴조차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점점 속도를 높여갔다.
그때마자 그녀는 자지러지면서 다리로 황제의 허리를 꽉 조였다.
"하앙. 좋아... 너무 좋아."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그녀가 황제에게 안겨 왔다.
그러고는 게걸스럽게 황제의 입술을 맛보기 시작했다.
쬬읍. 쮸읍.
정신없이 황제를 탐하는 그녀의 눈은 이미 쾌락에 젖어서 제구실을 못 하고 있었다.
이 변화에 황제는 당황하면서도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했다.
"하아아앙!"
그 순간 그녀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그녀의 안을 황제가 정액으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아... 하아... 이런 거였군요."
그대로 황제의 품에 안긴 채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잠시 그렇게 쾌감에 젖어 있더니 그대로 자세를 바꿨다.
자연스럽게 황제의 위에 올라탄 형세가 된 그녀는 두 손을 황제의 가슴에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퍽. 철퍽.
"하앙. 너무 좋아."
완전히 쾌락에 젖어선 허리를 흔드는 그녀의 모습은 그저 쾌락의 노예였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그 아름다운 가슴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하앙! 그렇게."
황제의 손을 잡아 끌어서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온 그녀는 황제가 가슴을 만져 주자 더욱 좋아하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프슛!
다시 한번 황제가 사정하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것을 전부 안에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이를 드러내면서 환하게 웃었다.
"아직... 하실 마음이 가득하시네요."
"..."
그건 아닌데.
황제는 조금 억울했으나 빳빳하게 선 황제의 물건은 여전히 그녀의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차마 그런 말은 하지 못했다.
그녀가 보기엔 자신이 할 맘이 가득해 보여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긴 했으니까.
하흡!
그대로 키스해 오면서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도 그녀가 주는 쾌락에 그냥 몸을 맡겼다.
그야말로 모처럼 뜨겁고 긴 밤이 이어지고 있었다.
--
"열심히 해!"
다음 날.
열심히 연무장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화우란을 향해서 이희가 응원을 보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활기가 넘쳐서 대체 어젯밤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기에 저렇게 된 건지 주변에서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느려. 베기 백 번, 찌르기 백 번 추가다."
막 모든 동작을 끝낸 화우란을 향해 황제는 엄한 얼굴로 그리 말하고는 다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짐보다 느리면 두 배로 하게 할 거다."
"네엡!"
그 말에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두르는 화우란을 보면서 황제는 계속해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황제가 팔굽혀펴기를 천 번 하는 동안 시킨 것을 다 하지 못하면 이번엔 베기 200번과 찌르기 200번을 해야 했기에 화우란의 얼굴은 심각했다.
'지옥이잖아!'
화우란은 속으로 후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고, 이희는 그런 그녀를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황제는 자기 새로운 장난감이 금방 망가지진 않을 거 같아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비가 데려온 이 여인은 생각보다 가르치는 맛이 있을 거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