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산단 말이지. 참... 험한 곳에 사는구만."
대륙에서도 험한 산이라고 불리는 금악산.
그곳까지 직접 찾아온 모용진은 투덜거리면서도 열심히 걸음을 걸었다.
밤의 산길은 화안금정을 가진 모용진에겐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부엉!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사방에선 차가운 한기가 느껴진다.
모용진은 이런 곳에 정녕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분명 최근에 그가 목격된 곳이 이곳인 건 분명했다.
'천하제일인이라...'
그의 대한 정보는 대충 수집이 끝난 상태였다.
천하제일인 노신.
백운검(白雲劍)의 주인이며 무림에 최고령을 자랑하는 노인이었다.
그보다 천하제일이라...
참으로 거창한 별호를 달고 있는 사람이다.
모용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를 찾아다니면서 나름 무림에서 유명하다는 강자들을 많이 만났다.
대부분 거창한 별호를 달고 다녔으나 그 실력은 그 이름값을 전혀 못했다.
'기대는 안 되는데...'
정말 기대는 안 된다.
허나 어쩌겠는가. 데려오라는 게 황제의 명이니 그는 따를 수밖에...
'정상인가.'
걷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정상을 돌아보던 모용진은 사찰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작고 정갈한 느낌이 드는 사찰이다.
모용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사찰을 탐색했다.
'기운은 넘치네.'
확실히 제법 매서운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류운사(留雲寺)라...'
사찰에 명패를 보면서 모용진은 생각했다.
구름이 머무는 사찰이라... 그보다 사찰이면 천하제일인이라는 자가 스님인가?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
누구보다도 살생을 멀리하라는 가르침을 받는 스님이 손에 피를 묻히는 무인이라니.
모용진은 웃음이 나왔다.
'봐야지 알겠군.'
뭐, 그래도 아직까진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찰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스님이라는 법은 없으니.
모용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표정을 고쳤다.
"계십니까!"
모용진이 잔잔하게 기를 실어서 외치자 곧 반응이 왔다.
'흐음...'
모용진은 사찰에 흘러나오는 기를 파악하고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기운만 놓고 보면 확실히...
'범상치는 않은데.'
엄청나게 중후한 기운이다.
그래, 적어도 기운 만큼은 그 위명에 어울리긴 했다.
모용진은 생각보다 기대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노인을 보았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법의를 입고,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 신선처럼 생긴 노인이었다.
"이 촌로를 찾은 이유를 들어도 되겠소?"
"그대가 천하제일인이라 불리는 노신입니까?"
모용진이 나름 예의를 갖춰서 질문하자 그는 수염을 매만지면서 말했다.
"노신이라 하면 촌로의 이름이 맞네만... 무슨 일로 고명하신 금위대장께서 한낱 촌로를 찾는 것이오?"
"금위대장이 찾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
노신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정작 그도 알고 있었으니까.
금위대장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이 제국에서 한 명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같이 가시지요."
모용진이 그런 그의 생각을 확정 지어버리자 노신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준비가 되면 알아서 가겠소. 그것도 혹시 불가한 일이오?"
금위대장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럼 조만간 본좌의 걸음으로 알아서 가겠소. 그러니 기다려주시게나."
본좌라...
언제 자신을 낮춰불렀냐는 듯이 반응하는 노신을 보면서 피식 웃은 모용진은 느긋하게 선언했다.
그래, 천하제일이라 하면 저 정도의 자부심은 있어야지.
이제야 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구름을 그대로 하나 잡아 타면서 모용진은 노신을 보았고, 노신은 그런 모용진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당신이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명심하겠소."
노신은 저 멀리 사라지는 모용진을 보면서 손을 떨었다.
'저릿한 기운... 과연 금위대장이구나.'
노신은 모용진이 자신에게 흘렸던 기운을 보고는 직감했다.
자신은 반드시 황제 앞에 서야 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다음에 찾아올 금위대장이 오늘처럼 우호적으로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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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만진 황제의 얼굴은 생각 이상으로 부드러웠다.
계속 만지고 싶은 촉감에 하연은 홀린 듯이 황제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얼굴은 주인의 의지를 배신하고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걸 본 황제는 물었다.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느냐?"
"아름다워서요."
"..."
그녀의 솔직한 대답은 순식간에 황제를 침묵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황제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황제의 귀는 주인을 배신하고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부끄러워하시는 겁니까?"
"...절대 아니다."
순식간에 다시 평정을 되찾은 황제를 보면서 하연은 웃었다.
그 모습조차도 참으로 아름다웠으니까.
"인간적이어서... 오히려 더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는 잠시 심호흡했다.
자신이 잘할 수 있을까?
그녀도 나름 명가의 딸이었다.
이미 어머니에게 밤에 해야 할 일 정도는 배운 상태였다.
스윽.
그녀는 나름 용기를 내서 황제를 침대 쪽으로 가볍게 밀었다.
그녀의 의도를 파악한 황제는 순순히 침대로 밀려서는 그대로 누웠다.
"자, 이제 어쩔 셈이지?"
"그러니까..."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그녀가 우선 황제의 옷을 벗겼다.
단단한 근육으로 다져진 몸은 그녀에게 그것을 그리고 싶단 욕구를 느끼게 만들었다.
'참자... 참아.'
지금은 그림을 그릴 때가 아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한 그녀는 손을 뻗었다.
먹물로 엉망이 된 손으로 그녀가 부드럽게 황제의 몸을 쓸었다.
황제의 몸에 먹물이 묻었지만 여기서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다음엔..."
그녀는 그대로 자기 옷고름을 풀고는 옷을 벗었다.
천으로 감싸진 가슴도 해방하고 나니 옷을 입었을 때보다는 훨씬 큰 그녀의 가슴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가슴으로 우선... 자극을..."
열심히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그녀가 몸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는 황제의 바지를 벗겼다.
그러고는 추욱 늘어져 있는 황제의 양물을 자기 가슴으로 부드럽게 감쌌다.
"이, 이렇게... 인가?"
이게 그림으로만 배워서 그런지 영 어색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황제의 양물을 자기 가슴으로 감싸는데 성공했다.
꾸욱.
그녀가 가슴으로 열심히 황제의 양물을 자극하자 곧 그것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
갑자기 커질 줄은 몰랐던 걸까? 그녀가 깜짝 놀라서는 몸을 뗐으나 곧 관심을 가지고는 그것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신기하네요. 이 정도로 커지는 걸 줄은."
생각보다 훨씬 큰 크기에 그녀의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한참을 그렇게 그녀는 그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황제의 양물을 만지작거렸다.
"...미안하구나."
그걸 본 황제가 그대로 몸을 일으켜서는 그녀를 자기 아래로 눕혔다.
갑작스러운 황제의 행동에 하연이 눈을 크게 뜨고 황제를 올려다보자 먹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황제가 말했다.
"이대로 두었다간 시간을 너무 들일 거 같아서 말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황제도 그녀가 자극만 주니까 슬슬 참기 힘들어졌다.
"그, 그렇군요. 그렇겠네요."
곧 침착해진 그녀는 가만히 눈을 감고는 각오가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준비가 되었습니다."
물컹.
황제가 우선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 행동에 몸을 움찔하던 그녀는 곧 그 손길에 몸을 맡겼다.
"뭔가 기분이 이상..."
움찔거리면서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로 황제를 감쌌다.
그걸 본 황제는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하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아래로 내렸다.
"하읍."
부드럽게 그녀의 작고 붉은 입술을 열고 혀를 안으로 침투시킨 황제는 그 크고 굵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아래를 희롱하면서 그녀의 떨리는 몸을 느꼈다.
감긴 다리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걸 느끼면서 황제는 그녀의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자기 손가락을 그녀에게 보였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느냐?"
"그, 그건..."
그걸 보면서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힌 그녀가 흐트러진 안경을 고쳐 썼다.
그걸 본 황제는 그대로 삽입을 준비하며 말했다.
"그대가 준비되었다는 뜻이다."
"하악!"
서서히 자기 안에 들어오는 황제의 양물을 느끼면서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거친 숨을 내뱉은 그녀는 그대로 두 팔로 황제를 꽈악 껴안았다.
조금 고통스러워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그녀의 두 눈은 황제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정말..."
뒷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황제의 얼굴에 매료되었으니까.
평생을 그리고 싶은 대상과 몸을 섞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묘한 감각이었다.
처음의 고통조차도 창작의 고통으로 느껴졌기에 그녀에겐 그저 기껍게 여겨졌다.
그래 이건 창작이었다.
확실히...
'이런 얼굴도... 이런 때에만 보여주는 것이겠죠.'
황제의 얼굴을 보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더 많은 얼굴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
그런 욕망을 품은 채...
그녀는 그대로 황제를 받아들였다.
--
"그래, 찾았다고."
다음 날 아침.
황제는 조정에서 회의를 끝내기 무섭게 자신을 찾아온 모용진의 보고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모용진을 데리고 가볍게 걸었다.
"그대의 평가를 듣고 싶구나."
느긋하게 걸어서 온실에 도착한 황제는 그곳에 있는 연못을 헤엄치는 잉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물었다.
"기운만 놓고 평가했을 때는 확실히 무시할 만한 노인은 아니었습니다."
제법 긍정적인 평가였다.
그래서일까?
황제는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직접 찾아온다고 했었지. 벌써 기대가 되는구나."
천하제일인이라면... 자신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
이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자신과 동등한.
그래서 목숨을 걸 수 있는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나?
모르겠다.
하지만...
황제는 부디 그 노신이라는 자가 그런 대상이 되어 주길 바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