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에서 조금 외지에 있는 거리.
그곳에서 거대한 건물 하나가 들어서고 있었다.
그 건물은 바로 현재 금위대의 모든 주술사들이 달라붙어서 공사 중인 무려 10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의 경기장.
이제 거의 완성이 되어가는 그 경기장의 모습을 보면서 콰오콴은 미소를 지었다.
"멋지구만. 안 그래?"
"저희 같은 고급 직종이 이, 이런 일을..."
주술사 중 한 명이 작게 푸념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이 일에 반발심을 가지진 않았다.
폐하가 원하신다.
그 말 한마디면 산을 옮기라고 해도 옮길 이들이 널린 곳이 바로 금위대였으니까.
당장 조금 푸념한 저 주술사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금위대의 폐하를 향한 충성심은 확고부동이었다.
"천하제일인이라... 그 늙은이를 말하는 거겠지?"
백운검 노식.
그 유명한 명검 백운검의 주인이자, 지금은 류운사에서 은거하고 있다고 알려진 괴물이다.
콰오콴도 그 노인과 싸워 본 적이 있었다.
"대장 싸워 본 적이 있었어요?"
주술사 한 명이 의외라는 듯이 말하자 콰오콴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데 당연히 여러 상대랑 겨뤄보기도 했지."
그렇게 말한 콰오콴은 덤덤하게 말했다.
"물론 졌지만."
스스로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자신은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콰오콴은 그렇기에 이번 대결이 기대가 되긴 했다.
황제와 노신.
둘에게 걸린 것이 참으로 많았다.
모두가 상상만하던 무림과 황실의 대결이었으니까.
"누가 이길 거 같냐?"
"당연히 폐하시죠."
주술사가 콰오콴의 질문에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는 듯이 대답했다.
"그런가... 그럴 거 같긴 하네."
정작 그런 질문을 한 콰오콴도 그 말에 공감해버렸다.
그가 본 황제는... 도저히 지는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
"벌써 저녁인가..."
황제는 대충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는 집무실을 나왔다.
적어도 합궁은 봄이 오기 전엔 끝내고 싶었다.
봄이 되고나면 다시 할 일이 참으로 많아질 테니까.
황제는 그대로 몸을 씻고, 물기에 젖은 머리를 대충 말리면서 처소를 향해 걸었다.
아직 추운 날씨에 황제의 옷차림은 참으로 가벼웠으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가 고작 이 정도 추위로 황제의 몸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안에 있나?"
황제가 수건을 돌려주면서 묻자 그 수건을 받아 든 상선이 대답했다.
"이미 2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황제는 그 말에 조금 미안했다.
"짐이 너무 기다리게 했구나."
그리 말한 황제는 걸음을 조금 서둘렀다.
그러고는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
반응이 없었다.
황제는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황제는 침대에 누워서 잠들어 있는 여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진한 갈색의 머리카락.
그리고 높게 솟은 콧매였다.
까칠해 보이는 인상의 미녀가 세상 모르게 곤히 자고 있었다.
'피곤했나 보군.'
황제는 그리 평가하면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는 그대로 옆에 누워서는 눈을 감았다.
저렇게 피곤하면 오늘 할 필요는 없겠지.
굳이 피곤한 사람을 깨워서 해야 할 정도로 급한 건 아니니까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다.
오늘의 합궁은 내일의 자신이 해 줄 거로 생각하면서.
--
"...으음."
잠들었나?
카란타는 깜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이불이 덮여 있었다.
그렇다는 건...
"!"
카란타는 자기 옆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 인생에서도 처음 봤을 정도로 잘생긴 남자가 곤히 자고 있었으니까.
'이게... 황제?'
그녀는 조심스럽게 황제를 살펴보았다.
소문과는 다르게...
'이렇게 예쁜 얼굴로 그런 소문이 날 수도 있구나.'
그런 잔인한 학살자의 얼굴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얼굴만 보면 개미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죽일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보면 부담스러워서 못 자겠구나."
"그, 그게 죄송합니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하자 잠에서 깨어난 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흐음, 그런 눈동자구나."
황제는 그녀의 루비처럼 붉은 눈동자를 보면서 말했다.
"아름답구나."
멍...
그 가벼운 칭찬에 카란타는 순간 멍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별 생각 없이 한 말이라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도... 이상하게도 그 말이 그녀에겐 너무나도 감미롭게만 들렸으니까.
"그, 그게 감사합니다."
이런 칭찬은 자주 들었는데... 그래서 익숙할 텐데...
그녀의 몸은 마치 이런 칭찬은 처음 들은 사람처럼 반응했다. 그게 그녀는 스스로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직 밤이긴 하구나. 허면 시작해도 되겠느냐?"
황제의 말에 그녀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고는 머뭇거렸다.
"...네, 얼른 끝내도록 하죠."
그녀도 이 이상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기 옷고름을 풀었다.
윤기 있는 구릿빛 피부와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가 등불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그... 폐하는 안 벗으시나요?"
"그래, 그래야지."
얼굴이 조금 붉어진 그녀의 말에 황제는 순순히 옷을 벗었다.
옷을 벗자 드러난 황제의 근육으로 단단한 몸을 본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고는 자기 몸을 살펴보았다.
평소 자신의 몸에 자신감이 없진 않았는데 황제를 보고 나니 자신감이 사라졌다.
자기 허리에 약간씩 있는 군살이 자꾸만 거슬렸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허리 쪽을 손으로 가리자 황제가 물었다.
"왜 그러지?"
"아, 그게... 살이 조금..."
우물쭈물하면서 계속 시선을 못 맞추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가볍게 그녀의 배를 만져 주었다.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아..."
그 말에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작게 입을 벌렸고, 황제는 그런 그녀를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
"너무 긴장하진 말 거라."
"네, 네."
대답과 달리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기에 황제는 우선 가볍게 그녀의 몸을 안마해주었다.
부드러운 황제의 손길에 그녀는 긴장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그래, 그렇게."
그것을 보면서 황제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는 그녀의 연한 갈색 유두를 부드럽게 혀로 자극했다.
"흣!"
간지러운 느낌에 그녀가 몸을 떨자 황제는 그녀의 윤기 있는 구릿빛 몸을 가볍게 어루만져 주었다.
우뚝 솟아 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고, 허리를 만지자 그녀가 움찔했다.
황제의 손이 자기 허리에 닿을 때 그녀는 갑자기 아래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군.'
가장 약한 부위가 이곳 같다. 황제는 그리 판단하고는 허리를 부드럽게 애무했다.
"하악...!"
그녀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황제는 아래를 부드럽게 자극하면서 천천히 삽입을 준비했다.
그녀의 안이 생각보다 좁아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읏!"
황제의 물건이 그녀를 찌르자 그녀가 고통에 몸을 떨었고, 황제는 그런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꽈악 조여주는 그녀의 안쪽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황제는 그녀의 반응을 보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읍!"
고통을 참듯 입술을 깨물면서 그녀는 그대로 황제를 꽈악 껴안았다.
손톱으로 황제의 등을 할퀴면서 그녀는 고통을 참으면서 그런 황제를 받아들였다.
'차, 참아야.'
아파도 참아야 한다.
그녀는 처음엔 그런 생각이었지만...
"하악."
그 고통이 사라지고 나자 그녀를 찾아온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극심한 쾌락이었다.
그녀는 어느새 쾌락에 젖어서는 헐떡 거렸고, 그녀의 조금 살집이 있는 다리가 황제의 허리를 꽈악 잡았다.
황제는 그것을 느끼고는 점점 빠르게 그녀에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쾌락에 헐떡이는 그녀의 입이 자연스럽게 벌어졌고, 황제는 알 수 없는 충동을 느끼면서 그대로 키스했다.
츄읍.
그 벌어진 입안을 혀로 능욕하며 황제는 그녀의 가슴을 꽈악 움켜쥐었다.
슬슬 사정의 기미가 보이고 있었고, 그녀도 그것을 느끼고 있는지 다리의 힘이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푸슛. 푸슛!
마침내 황제가 사정하자 그녀도 쾌락에 젖어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포옹.
황제가 그녀의 안에서 자기 물건을 꺼내자 정액과 섞인 약간의 피가 보였다.
"궁녀들을 들어와서 비를 돕거라."
완전히 힘이 빠진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궁녀들을 부르고는 어느새 다가온 상선에게 받은 물수건으로 자기 몸을 닦기 시작했다.
이번엔 생각보다 피가 좀 많이 나와서 궁녀들의 도움은 필연적이었다.
"씻고 한숨 자거라. 앞으로도 원래 하던 일하면 바쁘겠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힘겹게 몸을 일으켜 고개를 숙인 그녀는 궁녀들의 도움을 받아서 목욕하러 사라졌다.
황제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듣던 것과는 조금 다르구나."
황제는 옷을 입으면서 말했고, 상선은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솔직히 황제는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문으로 들은 그녀는 절대 이런 느낌의 여자가 아니었으니까.
"이러면 정말 괜한 걱정이었겠어."
황제가 들은 그녀는 돈과 이익에 미친 여자였다.
허나 지금 황제가 보았을 때 그녀는 그저 조금 부끄러움이 많은 여인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사람이라면...
황제는 세헤라자드와의 마찰을 걱정한 것은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5명인가..."
황제는 앞으로 남은 합궁의 수를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하며 황제는 상선에게 말했다.
"합궁이 끝나면 잠시 갈 곳이 있으니 미리 연락해두거라."
"바로 그리하겠습니다."
황제가 적어 준 것을 읽어보면서 상선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황제는 그 합궁이 끝나면 바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제국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살펴볼 생각이었다.
관도에만 있어서는 정말 제국이 좋아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