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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의무방어전-199화 (199/235)

'역시...'

모용진은 황제의 기술에 감탄이 나왔다.

확실히 노신의 기검은 강했다.

원래라면 동수가 나올 수 없는 격차다.

하지만 황제는 동수를 이루면서 검을 부딪치고 있다.

노신의 기술을 전부 막아 내고, 흘리면서 점점 대결의 흐름을 자기 흐름으로 이끌고 있다.

극도로 수비적인 황제의 검술은 그의 기가 자랑하는 성질과 결합하여 철옹성 같은 방어를 자랑한다.

그런 점에서 황제는 사실 공격보다는 수비를 더 잘한다.

적절하게 상대의 공격을 막고, 흘리면서 흐름을 빼앗는 것.

그게 황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것이었으니까.

'하긴...'

그 잡철로 만든 쓰레기 같은 검으로도 대방패건 뭐건 썩뚝 썰어 버리는 게 황제의 검술이다.

그러니 저런 기예가 가능한 것이겠지.

황태후는 그런 황제의 검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이토록...'

강해졌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황태후는 아들의 성장이 기특했지만... 두려운 점도 있었다.

'저대로면 위험할 텐데요. 황상.'

왜냐하면 황제의 변화가 심상치 않았으니까.

점점 금발로 변해가는 것으로도 모자라 머리카락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저 변화는... 황태후에겐 꽤 익숙한 것이었다.

'밝혀져서는 아니되지 않습니까?'

바로 사직 때의 변화.

황제는 느리지만 확실히 그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게 황태후는 불안했다.

이대로 가다간... 그 변화를 이 세상에 보여 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

--

"...여전하네요. 오라버니는."

붉은 머리를 비녀로 곱게 정리한 앙칼진 고양이 같은 인상의 여인은 그 금안을 반짝이면서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저 피에 미친 광인은 여전한 모양이었으니까.

그녀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자신을 지지하던 이들을 전부 죽이고 기쁜 듯이 웃던 그 미치광이의 모습이.

두려웠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죽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오라버니는 확실히 자신을 죽이지는 않았다.

대신 성을 빼앗고, 다란족의 수장에게 자신을 상품처럼 팔아넘겼다.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그녀는 아직도 그런 생각을 버린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녀는 자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있었다.

"저거. 황제?"

뚝뚝 끊어지는 언어. 어딘가 멍해 보이는 군청색 눈동자로 황제를 보면서 말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서 그녀가 말했다.

"그래, 시아. 저 남자가 바로 황제야."

예전엔... 내 오라버니였던 사람이기도하고.

그녀는 그 말을 덧붙였고, 여인은 그런 황제를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강해. 황제."

"강하지. 관심이 생겼어?"

그녀가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시아는 맹한구석이 있는 아이였고, 실제로도 그랬다.

관심을 가지는 것도 없이 그저 멍하니 하루를 살아가는 여인. 그게 바로 시아였으니까.

시아의 아름다운 백금발이 가볍게 바람에 흩날렸다.

그녀는 옆에 있는 제렌을 보면서 물었다.

"제렌. 황제. 여동생?"

"그래, 예전엔 말이야.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할걸?"

제렌은 그런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황제의 선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옳은 선택이었겠지.

괜히 분란을 일으키는 형제따윈 치워 버리는 게 정답일 거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살아 있는 건 혈육에 정 같은 하찮은 것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단지 여인이었기 때문에.

그렇기에 쓸모가 있어서 살려 뒀을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황제. 진위."

"너... 그거 앞에서 말하면 혀가 잘려도 모른다?"

제렌은 시아에게 충고를 해주고는 다시 대결에 집중했다.

황제의 몸은 어느새 상처투성이.

옷도 피로 잔뜩 더러워져 있었으나 황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저 얼굴이었다.

제렌은 저 얼굴이 정말 무서웠다.

지금도...

덜덜.

이렇게 몸이 떨리고 있었으니까.

--

몸에 상처가 늘어갈수록, 고통이 느껴질수록.

황제는 웃었다.

이거였다.

늘 이런 상대를 원하고 있었다.

카앙!

둘의 기검이 충돌하고 그 순간 황제의 발이 날아들었다.

우득!

"끅!"

노신의 옆구리에 제대로 박힌 발차기에 그 입에선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콰아아아앙!

그대로 날아간 노신이 벽에 처박혔고, 황제는 그대로 그쪽으로 달려들어서 기검을 휘둘렀다.

휘익!

그러나 노신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몸을 비틀어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챙! 채앵!

다시 시작된 공방.

흐름을 잡은 황제는 이제 오히려 그를 공격하면서 몰아붙이고 있었다.

'흐름을 찾아야...'

노신은 그 흐름을 되찾으려고 했으나 황제는 마치 백전노장처럼 노련하게 그 흐름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푸아악!

황제는 자기 상처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오히려 노신을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흐름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진다.'

지고 싶지 않았다.

노신은 그러나 이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아직...'

노신은 필사적으로 황제의 공세를 막으면서 생각했다.

빠각!

'좀 더!'

노신의 턱에 꽂힌 황제의 팔꿈치는 그의 정신을 날려 버리기엔 충분했으나 노신은 간신히 정신을 유지했다.

황제는 강하다.

몸과 검을 다루는데 있어서 자유롭고, 그렇기에 종잡을 수 없었다.

휘말리고 있었다.

이미 거센 파도처럼 몰아치는 황제를 노신은 이제 더 이상 억제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황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쓰러진 노신에게 말했다.

"그대를 만나서 다행이야."

'여기서 더 성장하는 건가...'

노신은 눈앞에 하늘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리... 높았던 건가?

여기서 더 높아지는 건가?

하늘은.

정녕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않기에 하늘이란 말인가?

절망스러웠지만.

노신은 절망하지 않았다.

아직 그의 '검'은 부러지지 않았으니까.

치이익.

황제는 재생으로 자기 몸을 치료하면서 노신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멀쩡해진 황제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대에게 감사하고 있어."

이런 감정을 정말이지 얼마 만에 느껴보는지... 참으로 만족스러운 대결이었다.

황제가 그런 생각할 때였다.

"백파(白破)."

노신이 최후의 기술을 썼다.

그러자 황제가 전에 깨트렸던 백운검이 사방에서 날아와 황제의 온몸에 박혔다.

"...확실히."

그야말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황제는 입을 열었다.

"닿았구나."

털썩.

황제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이미 재생에 기를 낭비해서 이젠 더 이상 재생을 할 수 없었다.

"아..."

이걸로도...

결국 쓰러트리지는 못하는가?

그 모습을 본 노신은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만족했다.

그래도 제대로 닿았다.

처음으로... 황제를 무릎 꿇게 만들었으니까.

'다음엔 반드시...'

노신은 그런 생각하면서 의식을 잃었고, 황제는 그 모습을 보면서 흐려지는 의식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다음엔...'

좀 더 즐길 수 있겠군.

황제는 그런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치료를!"

호들갑을 떨면서 다가오는 어의들을 보면서 황제는 박혀 있는 조각들을 빼내기 시작했다.

"진정해라."

황제가 오히려 어의들을 진정시켰다.

어의들은 급하게 지혈하면서도 황제를 치료하기 위해서 수선을 떨었다.

"짐보다는 저쪽을 먼저."

"무슨 그런 소리를 하십니까!"

어의가 그 말에 바로 반박하면서 계속 황제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마리아."

이대로 두었다간 노신이 죽을 판이라서 황제가 마리아를 불렀다.

"에휴. 알았다. 알았어. 이럴 때만 늘 본녀를 찾는구나."

귀빈석에서 보고 있던 마리아는 황제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내려왔다.

"아주 반 죽여놨구나."

노신의 상태를 본 마리아는 투덜거리면서도 노신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모든 어의들이 황제에게 붙어서 치료하고 있음에도 마리아의 치료 속도가 더욱 빨랐다.

"이럴 거면 폐하의 말씀대로 저희가 저쪽을..."

그 모습에 어의 한 명이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으나 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아니다. 그대들은 따지고 보면 짐을 치료하는 게 일이 아니냐. 이게 맞는 거겠지. 그대들의 충성에 늘 감사하고 있다."

"폐하..."

그 말에 눈물마저 글썽하면서 어의들이 감동하고 있자 마리아는 노신의 치료를 끝내고는 황제에게 다가왔다.

"그대가 이렇게 다치는 걸 보다니 신기한 기분이구나."

황제의 머리는 어느새 검은색으로 돌아와 있었고, 길어졌던 머리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의들의 극진한 치료로 정상으로 회복된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렇게 다친 적은 오랜만이라서. 짐도 꽤 놀라고 있던 참이다."

황제는 그리 말하고는 치료가 끝나자 몸을 일으켰다.

"다음에 다시 도전해도 되겠소?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도전자 처지에서."

어느새 정신을 차린 노신이 비틀거리면서 몸을 일으키고는 묻자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든지. 짐은 그대의 도전을 기쁘게 받아들이마."

노신이 그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사라지자 황제는 마리아에게 말했다.

"돌아가자."

이젠 즐거움은 끝났다.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갑자기 위로 올라갔다.

그 행동에 모두가 놀랐으나 황제의 눈앞에 있는 여인만큼 놀라지는 않았다.

"오랜만이구나. 제렌."

황제의 인사에 당황하던 제렌은 곧 힘겹게 입을 열었다.

"오, 오라... 아니 폐하. 네."

순간적으로 오라버니라고 부를 뻔한 제렌이 덜덜 떨면서 인사했다.

그녀는 두려웠다.

지금의 황제가 자신을 어떻게 할지 몰랐으니까.

"오라버니라고 해도 되는데.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이미 황족도 아니고 세력도 잃은 그녀에게 그 정도 배려도 못 해줄까.

황제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제렌은 여전히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황제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이해했다.

"그래,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날 보러 온 건 아닐 텐데?

황제가 그렇게 덧붙이면서 웃자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합궁 상대가 정해져서... 제가 동행하기로 되어 있어서 말입니다."

조금 어색하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고 보니 다음이 다란족이었구나. 저 아이더냐?"

황제가 걸으면서 말했고, 제렌은 그런 황제를 뒤따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사옵니다."

"그래."

황제는 더 할 말이 없어서 침묵했고, 제렌도 어색함을 느끼면서 입을 다물었다.

둘 사이에 침묵이 감돌자 그런 둘을 묵묵히 뒤따르면서 황제를 구경하던 시아가 입을 열었다.

"폐하. 제렌. 사이. 나빠?"

"...나쁘다고 보면 나쁘겠지."

황제는 그녀의 말하는 게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제렌이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서는 급하게 변명했다.

"그, 그게 시아가 무례한 것은 다 이유가..."

"시아라... 아, 그 아이구나. 괜찮다. 다 알고 있으니."

황제는 이름을 듣자 왜 저 여자가 말을 이상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란족은 언령을 다루는 법을 전문적으로 익힌 특별한 민족이다.

그들이 언령을 다루는 법은 바로 문장을 이용한 마법의 발현.

즉 '불을 일으킨다.' 라고 말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문장에 마력을 담는 것. 그것으로 문장을 실현시키는 것.

그게 그들의 마법.

그 자질이 극도로 뛰어난 자들은 평상시 가볍게 하는 말로도 마법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그 특별한 몇 명은 문장을 말하지 않는다.

단어만 이야기할 뿐.

그리고 저 시아란 여자는 황제의 기억이 맞다면 시아 룬 그엔달.

그런 다란족에서도 그 자질이 특출나서 말만 하면 현실이 된다고 알려진 대륙 최고의 언령 마법사다.

그러니 저런 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겠지.

그런 건 무례라고 할 수도 없었다.

오히려 황제의 앞에서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 더 무례한 일이 될 테니까.

끄덕. 끄덕.

시아가 귀엽게 고개를 끄덕거리자 제렌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황제는 그걸 신기한 걸 봤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많이 변했구나. 제렌."

"뭐, 뭐가?"

자신도 모르게 예전처럼 말해 버린 제렌이 그제야 자기 실수를 눈치채고는 입을 틀어막자 황제가 웃었다.

"그게 너한테 어울린다. 얌전한 척은 그만하거라."

"정말이지... 알았어. 알았어."

결국 체념한 제렌이 툴툴거렸다.

정말이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제렌은 황제가 확실히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오라버니 많이 변했다. 예전이었으면 혀를 잘랐을 텐데."

그 말대로였다.

예전에 이런 식으로 말했으면 그 혀를 잘라버렸을 거다.

실제로 제렌은 아니지만 데라가 황제에게 말을 편하게 했다가 그 혀가 잘렸으니까.

"많이 너그러워지긴 했지."

그리고 황제도 부정하진 않았다.

예전에 자신이었다면?

애초에 제렌에게 이렇게 먼저 다가가서 말도 걸지 않았을 거고 오라버니라고 부를 뻔한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거다.

그 순간 혀를 잘랐겠지.

황족도 아니게 된 몸으로 황제를 오라버니라고 부르다니.

당연히 용인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보다 보는 시선이 따갑구나. 왜 그리 짐을 보는 게냐?"

황제가 자신에게 박혀서 떨어질 줄 모르는 시아의 시선에 의아한 얼굴로 묻자 시아가 작게 입을 열었다.

"예뻐."

"...칭찬이겠지?"

"얼굴에 속지마. 무서운 사람이거든."

제렌이 시아에게 진지하게 충고해주고 있었으나 황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

"민이가 그러고 보니 널 아주 보고 싶어 하더구나. 그림이라도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야."

"그 망나니가? 헤에. 별일이네."

같이 연합했다가 오라버니에게 같이 깨지고는 아예 연을 끊을 것처럼 굴더니 무슨 일이지?

제렌이 그런 생각하자 황제가 대답했다.

"데라는 이미 와서 보고 갔다."

"데라도 왔었어?"

그 녀석 오라버니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더니... 무슨 바람이 분 거지?

"혀는 다시 고쳐주었으니 너무 그렇게 보지 말 거라. 데라하고도 나름 화해를 했으니."

"그럼... 우릴 용서해주는 거야?"

제렌의 질문에 황제는 생각했다.

용서라...

"짐이 말이다.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처음엔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가족으로 여기고 싶지도 않았지.

허나...

아버지의 제사 때, 그 많던 형제들은 사라지고 카무란과 라오허, 그리고 민이 녀석만 있는 걸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짐이 부덕해서 참으로 많은 형제들을 죽였구나. 남아 있는 이들도 없는 이들로 만들어 버렸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참으로 죄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죽은 형제들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는 없겠지만...

"그래, 용서하기로 했단다. 그래야... 훗날 짐에게 죽은 이들도 짐을 용서해 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겠느냐."

황제는 이제 남은 형제들을 용서하기로 했다.

"성을 돌려주진 못할 것이다. 허나... 언제든 황궁으로 오는 것은 상관없단다. 짐이 허락할 테니."

"오라버니..."

전혀 생각도 못 한 말에 제렌이 눈을 크게 뜨자 황제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다음부턴 제사 때도 오고 말이다."

"...응!"

제렌은 눈물이 나올 뻔한 것을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게 맞겠지.'

죽은 형제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게 정답일 거다.

아버지도... 분명히 이걸 바랄 테니까.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걸었다.

이상하게도 용서를 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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