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냐아아아!"
이번에도 키린의 손에 바닥을 뒹굴게 된 케르는 분한 얼굴로 소리쳤다.
"혹시 학습 능력이 없어?"
그런 케르를 향해 키린이 웃는 얼굴로 물었다.
공격이 직선적이라고 몇 번이나 지적해줬는데도 케르는 전혀 고칠 생각이 없어보였다.
"으으!"
그 웃음이 케르의 심기를 거슬렀다.
케르는 분한 듯 몸을 떨고는 키린을 노려보았다.
"죽어라냐!"
다시 벌떡 일어난 케르가 키린에게 달려들자 키린은 가볍게 그녀의 팔을 잡아서는 업어쳤다.
콰앙!
"하여간..."
기운도 좋지.
키린은 그런 생각하면서 다시 달려든 케르를 던져버리고는 베베라를 보았다.
이미 이곳에서 적수라고는 묘왕 무카 밖에 존재하지 않는 괴물은 현재 열심히 근육을 단련하고 있었다.
'슬슬 돌아갈까...'
키린도 이젠 상대해볼 강자와는 전부 겨뤄본 거 같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즐긴 거 같은데.'
키린은 그런 생각하면서 다시 달려든 케르의 팔을 가볍게 꺾었다.
케르는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으나 키린이 힘을 흘려버리고 있었기에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제 충분히 이곳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그녀는 돌아갈 생각이었다.
이젠 자신이 돌아갈 곳이 된 그곳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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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여전히 자기 품에 안겨 있는 아네스를 보면서 물었다.
"피 냄새가 날 텐데."
휙. 휙.
그래도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저은 아네스가 더욱 몸을 붙여 오자 황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의 새하얀 은발이 황제의 손에서 마구 헝클어지고 있었으나 아네스는 오히려 그 손길을 즐기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대한테도 냄새가 벨 텐데."
피 냄새는 생각 이상으로 지독하다.
그렇기에 황제가 걱정하며 묻자 아네스가 드디어 제대로 반응했다.
솔직히 그녀는 황제의 몸에서 나는 냄새라면 피 냄새라도 향기로웠으나 폐하께서 신경을 쓰는데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럼 좀 씻을까요?"
그녀의 제안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대로 있을 수는 없으니... 피 냄새를 지우기 위해서라도 황제는 일단 씻고 싶었다.
"그럼 짐은 씻으러 갈 테니 그대도 돌아가거라."
황제가 그녀를 떼어내며 말하자 조금 아쉬워하면서도 아네스는 순순히 황제에게서 떨어져나왔다.
"네에!"
순순히 대답하는 그녀가 불안하긴 했지만 황제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궁녀에게 목욕물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폐하께서 직접 말하신 모양입니다?"
어느새 뒤따르고 있던 모용진의 말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짐의 처소에서 기다리고 있더구나. 그런 상황이면 직접 말하는 게 빠르겠지."
황제의 대답에 모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보다 아주 깨가 쏟아지던 걸요? 사랑해. 사랑해 하시면서."
안에서 나는 소리라도 들은 걸까? 모용진이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이만 퇴궁하거라. 그 얼굴 보기 싫으니까."
실실 웃는 게 괜히 보기 싫다.
황제가 그런 생각하면서 모용진을 내쫓자 모용진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순순히 퇴궁했다.
모용진이 떠나자 황제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런 황제를 상선과 궁녀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있었다.
어느새 황실의 욕탕에 도착한 황제는 안으로 들어가서 옷을 벗고는 준비된 물에 몸을 담갔다.
"뭔가 향이 좋구나."
황제가 향을 맡으면서 말하자 상선이 대답했다.
"피로하실 거 같아서 피로 회복에 좋은 식물을 넣었습니다."
"과연... 확실히 좋구나."
확실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황제는 그대로 탕에 몸을 담근 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상선이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드문 일이군.'
그것이 황제는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졌다.
원래 상선은 황제가 목욕할 땐 늘 그 자리를 지켰으니까.
그러고 보니 어느새 궁녀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처음부터 옆에 사람이 없던 적은 있어도 이렇게 있던 사람들이 사라진 적은 없었기에 황제가 의문을 품고 있을 때였다.
끼이익.
"와 이게 폐하께서 쓰시는 욕탕이군요. 확실히 엄청 넓네요."
문이 열리더니 아네스가 그 백옥처럼 흰 피부를 수건으로 가린 채 해맑게 웃으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수건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골짜기엔 물기가 흐르고 있었고, 매끈한 다리 역시 물기에 젖어 촉촉해보였다.
그녀는 멋대로 이곳을 둘러보더니 그대로 수건을 치우고는 욕탕 안으로 들어와 황제의 옆에 앉았다.
"...무슨 생각이냐."
황제는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썼다.
갑자기 이렇게 욕탕으로 쳐들어오다니...
"으음... 어차피 저도 씻어야 하니까 같이 씻으면 더 좋을 거 같아서요."
그대로 황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아네스가 말했다.
"물론 본심은 폐하와 좀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이곳으로 온거지만요."
그녀는 그렇게 덧붙이면서 웃었고, 황제는 그 미소를 보고는 체념해 버렸다.
하긴... 이젠 부부가 될 사이니 같이 목욕한다고 딱히 달라질 건 없었다.
'상선이 떠난 이유가 있군.'
그제야 황제는 왜 갑자기 상선이 자리를 비웠는지 알아차렸다.
확실히 그녀가 이렇게 들어오는 걸 알아차렸다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으니까.
"행복하네요. 앞으로도 이런 일만 있으면 좋을 텐데요."
그녀는 황제의 팔을 껴안으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이 닿는 감촉이 팔에 느껴졌으나 황제는 놀라울 정도로 무신경했다.
"...조금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 줘도 좋은데요."
그게 불만인지 아네스가 작게 투덜거리자 황제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익숙하니까."
스윽,
"흐응, 그런 거치고는 아래는 꽤 솔직하게 반응하고 계신 거 같은데요."
그 말에 시선을 내린 아네스가 그 위용을 드러내는 황제의 물건을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황제의 물건은 확실하게 우뚝 서선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고운 손이 황제의 물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음에도 황제는 여전히 태연했다.
"익숙하니까 바로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
"그것도 그러네요."
그렇게 대답하는 아네스의 눈은 황제의 물건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녀는 사실 흥분하고 있었으니까.
당장이라도 이 물건을 자신의 안에 넣어서 폐하를 느끼고 싶어서 아래가 축축해질 정도였다.
결국 참지 못한 아네스가 그대로 황제의 위에 올라타며 말했다.
"지금 해도 괜찮죠? 그렇죠? 이젠 넣어도 되는 거잖아요. 네?"
그런 그녀의 눈은 이미 조금 맛이 가 있었다.
그걸 본 황제가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합궁은 미룬다고."
"이렇게 세워두고 그런 말해봐야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아네스가 그 고운 손가락으로 황제의 물건을 툭툭 건들면서 따졌다.
아네스는 지금 미칠 거 같았다.
당장에라도 저 커다란 물건을 자기 안에 넣고 싶어서. 안쪽 깊숙한 곳까지 쑤시고 싶어서 이성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마음대로 하거라."
황제는 체념했다.
저렇게 눈이 돌아간 걸 보고도 그녀를 말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원래라면 그녀와 합궁을 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기도 했으니까.
푸욱.
"읏! 지, 진짜는 이런 느낌이군요."
황제의 물건을 안에 넣으면서 그녀가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짜를 넣었을 때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쾌감이 그녀를 지배했다.
"진짜는 이런 느낌이라니..."
황제는 그녀의 말에서 의문을 느꼈다.
진짜라니. 그럼 가짜도 있었던 건가?
"수음이라도 하였느냐."
"저, 전부 폐하가 나쁜 거니까요."
애초에 그렇게 몸이 달아오르게 만들어놓고선... 끝까지 건드리지 않았던 폐하가 나쁜 거다.
아네스는 그런 생각하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하악!"
상상 이상의 쾌감이 그녀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말이지 중독될 거 같은 쾌감이었다.
"이, 이런 느낌은..."
버틸 수가 없다.
그녀는 그대로 몸을 떨면서 자신의 안에 들어온 황제를 느끼고 있었다.
"무엇으로 수음을 했느냐."
황제는 그런 그녀의 출렁이는 가슴을 움켜쥐면서 물었다.
백옥 같이 하얗고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이 황제의 손에 잡혀서 뭉개지고 있었다.
"그, 그게..."
아네스가 그 질문에 시선을 피하면서 대답을 피하려고 하자 황제가 그런 그녀의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말하지 않으면 뺄까?"
"그, 그게 폐하의 양물을 본뜬 물건으로 했어요."
내 물건을?
황제가 그런 걸 어디서 구한 건지 궁금해서 질문했다.
"어디서 그런 걸 구했느냐."
황제가 그리 질문하며 그녀의 분홍색 유두를 살짝 깨물자 아네스가 자지러지면서 대답했다.
"혀, 현자 님한테 부탁해서... 하읏!"
'그렇군.'
마리아의 짓이었나?
하긴 그녀라면 가능은 하겠지.
현자라는 사람이 그런 물건을 만들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그대만 가지고 있느냐?"
"아, 아뇨 아마도 대부분의 비들이 전부..."
"흠..."
뭐, 솔직히 나쁠 건 없다.
황제의 몸은 여러 개가 아니고, 비가 스스로 욕구를 푸는 것은 어쩔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렇구나."
철퍽. 철퍽.
황제는 그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아네스는 그 행동에 몸을 움찔거리면서 자연스럽게 황제의 목에 자기 팔을 감았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는 그녀의 입술을 가만히 보던 황제는 그녀가 그 시선을 눈치채고는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자 그대로 그 입술에 키스했다.
츄읍.
한참 그렇게 입을 맞추고 있자 그녀의 혀가 황제의 입 안으로 침투했다.
서로의 혀가 섞이면서 그녀의 달짝지근한 숨결이 흘러들어왔다.
"...좋아해요."
입에서 흘러나온 기다란 실선이 서로를 이어 주고 있을 때 아네스가 다시 한번 고백했다.
몇 번을 말해도 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모자라다.
그녀는 스스로 넘쳐서 흐르는 감정을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다 여겼다.
"정말... 정말 좋아해요."
그녀는 그대로 황제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황제의 냄새가 진하게 그녀의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늘 그녀가 원하던 것이었다.
그토록 원하고, 갈구하던 것이었다.
그것을 얻은 지금 아네스는 너무나도 행복해서 눈물이 나왔다.
이대로... 시간이 멈출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그렇게 황제의 품에 안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