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면 잘살거 같지-86화 (8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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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뭐야! 북부전장에 참전하라고?

드넓은 평원에 남성의 그것모양으로 불쑥 솟은 붉은 암벽. 바바리안의 성지라서 평소에도 샤먼(무당, 주술사)들이 동굴을 파고 수행하던 암벽이었다.

붉은 암벽 아래. 평소라면 샤먼들이 주술을 읊어대는 소리로 시끄러웠을 이곳이 오늘따라 쥐죽은 듯 조용했다.

아니다. 잠깐 귀를 기울이자 (추장이나 칸이 사용할 법한)거대한 게르 안에서 난잡한 신음소리들이 마구 새어나왔다.

“헉, 헉~ 후욱, 후우우~”

“으흑~ 아흐~ 아아~ 아아아~ 좀 더. 아흑~ 조금 만 더··· 아아~”

“헉, 헉~ 으흑!”

새어나온 소리만으로도 부르르 몸을 떤 남성이 정을 쏟고 축 늘어지는 모습이 절로 그려졌다.

저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불끈해질 난잡한 소리였다.

그런데 게르를 지키는 전사 수백 명은 표정이 전혀 없었다.

어찌 보면 수도승처럼 경건함 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경건한 의식?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내부로 들어가 보니 벌거벗은 수컷 다섯이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미녀를 번갈아 능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교! 눈동자에 초점이 없는 포르노의 주인공처럼 이젠 한꺼번에 여성을 탐했다.

그런데 여성의 반응이 더욱 가관이었다.

“으흑~ 아흐··· 히, 힘내세요. 조금만 더 힘을··· 아아~빠, 빨리···”

너무도 성(性)에 굶주렸을까?

더욱 힘(?)을 내라고 다그쳤다.

여성의 응원에 남성들은 더욱 거칠고 빠르게 허리를 내둘렀다.

붉은 머리가 부르르 떨며 축 늘어지면 갈색 머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여러 번 정을 쏟은 붉은 머리는 그제야 눈동자에 살짝 초점이 맺혔다.

그는 효용이 다한 마정석 팔찌를 내던지곤 단정하게 차려입은 소녀가 건네준 새로운 마정석 목걸이를 받아 목에 걸었다.

그리곤 다시 초점이 사라지며 야수로 돌아갔다.

한참 허리를 휘두르던 갈색머리도 마침내 부르르 떨며 정을 쏟았다.

무표정한 소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정석 팔찌를 건네주려고 했다.

그러다 남자의 손가락이 소녀의 손등을 살짝 건드렸다.

소녀가 살짝 미간을 찌푸릴 바로 그때였다.

‘빠지직~’

“커헉~”

‘부우웅~’

순간적인 스파크가 발생하며 갈색머리가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

보이지 않는 해머에 얻어맞아 날아간 것처럼 보였다.

워낙 큰 충격 때문이었을까?

널브러진 갈색머리의 눈동자에 또렷하게 초점이 맺혔다.

그는 허리를 튕겨 일어나 소녀에게 사과했다.

“미, 미안하다. 작은 성녀.”

“아니에요, 장로님. 그런데··· 괜찮겠어요?”

“나? 비참한 노예부족으로 살아왔다. 아직도 충분히 싸울 수 있어.”

“지금 필요한 건 그런 힘이 아닌 것 같네요.”

소녀가 작게 쪼그라든 사타구니를 흘깃거리며 말했다.

“험험~ 그나저나 나보단 큰 성녀가 어찌 견뎌낼지, 수십 년을 시도해서 계속 실패만 했던 의식인데···”

4명의 야수들에게 거칠게 능욕당하는 여성.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갈색머리가 뒷말을 흐렸다.

“어머니요? 호호호~ 장로님, 텡그리의 가호를 받는 분이세요. 접신의 성공은 몰라도 어머니의 건강은 괜찮을 거예요.”

“그렇···겠지? 큰 성녀는 위대한 텡그리의 가호를 받는 우리의 샤먼이니깐.”

갈색머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작은 성녀가 마정석 팔찌를 다시 건넸다.

팔찌를 교체한 갈색머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퍼렇게 녹슨 청동향로에서 새어나오는 검은 연기를 모두 빨아들이겠다는 것처럼···

“후우우웁~ 후우~ 후우우··· 흡! 하아~”

검은 연기를 들이마시자 갈색머리의 초점이 사라졌다.

다시 야수로 변신했다.

애틋한 눈빛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성이 미친 야수가 되어 능욕당하는 여성의 등에 달라붙어 난잡하게 허리를 꿈틀거렸다.

제정신을 유지한 이는 오직 단정한 차림의 소녀. 그녀는 주먹만 한 청동향로에 가루를 뿌려 게르 안의 검은 연기가 더욱 자욱하도록 만들었다.

“후우, 후우, 후우우~”

“헥, 헥, 헥····”

“으흑~ 아흐~ 아아~ 아아아~ 조, 좋아···”

야수들의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

하나가 정을 쏟고 늘어지면 다른 야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때마다 여인의 교성이 더 없이 커져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교성이 날카로운 비명으로 돌변했다.

“아흑~ 조, 좋아. 더, 더··· 아아아~ 캬아아아악~”

‘구궁~’

비명소리와 함께 알 수 없는 파동이 물결치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물결은 영험한 힘을 가졌는지 야수들이 일제히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청동향로에 가루를 뿌리던 소녀가 몸을 획 돌렸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나체의 여인. 상아로 빗은 것처럼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때만은 소녀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흰자위만 남은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는 그녀는 지금 텡그리의 화신!

마침내 수십 년 동안이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접신에 성공한 것이다.

허나, 인간의 몸으로 어찌 신의 의지를 받아들일 수가 있겠는가.

여인은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이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소녀는 접신한 여인에게 바짝 다가갔다.

“어, 어머니···”

“헉, 헉~ 크흐, 으흑~ 도, 돌아가··· 따, 딸아. 고향! 으흐흑~ 헉헉~ 으흐~ 사··· 살려라 고향에서 퉁구스···”

“고향이요? 제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우리 퉁구스 부족을 살리란 말씀인가요? 그럼, 우리 부족이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헉, 헉~으흐흐~ 그, 그래··· 본래의 고, 고향에··· 사, 살려···”

“본래의 고향이요? 어머니, 우리의 고향은 이곳인데 도대체 어디로 가라고요!”

소녀는 무척 궁금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르렁, 그르렁~’

숨이 막혔는지 더 이상 목소리가 흘러나오지 못했다.

답답했는지, 여인이 힘겹게 검지를 까딱거렸다.

소녀는 눈치 빠르게 얼른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러자 두 여인의 몸이 은백색으로 물들며 신기(神氣)가 소녀에게로 전달되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동시에 공존하는 순간! 아쉽게도 그 순간은 너무도 짧은 찰나(刹那)였다.

“어멋, 캬아아아아아악~”

신기를 감당하지 못한 소녀.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 * *

뜬금없는 북부의 전장(戰場)의 참전!

앞서 가이아는 타이판 제국의 초대황제가 거의 일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부의 정글지대와 북부의 초원지대까지는 여전히 병합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못한 것이 아니라 안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남부의 밀림지대는 몬스터 외에도 각종 독물과 질병이 들끓는 지역이었다.

그리고 북부 초원지대는 땅만 오지게 넓었지 곡물이 성장하기 어려운 메마른 초원지대였다.

그래서 북부의 초원지대는 여전히 가축을 치는 수십 개의 부족들이 난립하는 유목(바바리안)부족들이 주인이었다.

유목부족은 정주 생활하는 제국과 달리 신선한 풀을 찾아 가축을 이끌고 초원을 떠돌아다닌다.

인구밀도까지 낮아 자체적으로 생필품을 조달하기가 어려웠다.

부족한 생필품은 상업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유목민들이 전통적으로 상업과 교류를 중요시한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특성과 달리 유목민족의 평이 매우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제국인들은 이렇게 욕을 한다.

문화도 뒤떨어진 미개인(바바리안, 유목민)들이 심심찮게 제국을 침범한다. 놈(야만인)들은 약탈과 파괴, 살인, 강간을 너무도 많이 자행한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일까?

일단, 문화부터 살펴보자.

사실 문화의 질이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는 건 상당한 난센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점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지구와 달리 가이아의 경우에는 1,000년 전의)유목민들의 문화가 훨씬 더 풍성하고 다양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상황과 전혀 달랐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라.

유목민들은 반드시 주변의 부족과 소통하고 교류해야만 한다.

교류도 없이 고립된다면 생존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유목민은 이웃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거부감이 없었다.

아니, 매우 열성적으로 문화를 수입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켰다.

한반도 귀퉁이의 나라, 신라(新羅)가 흑해 연안에서 흥성한 스키타이의 영향을 받은 유물들을 만들어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민족의 원류는 본래 유목민이었다. 유목민집단이 한반도의 토착 원주민들을 점령, 포용하여 국가로 성장시켰다.)

다음으로 넘어가 대다수가 비난하는 약탈 및 각종 침략 행위! 유목민족하면 이것이 먼저 연상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왜! 왜, 유목민하면 그런 범죄행위가 먼저 연상될까?

그건 우리와 타이판 제국인들이 정주생활 기반의 역사관 즉, 피해자의 입장이라 시야가 너무 좁아졌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측면으로 살펴볼 때 유목민족은 함부로 약탈하지 않는다.

그런 부족은 반드시 멸망하기 때문이다.

사실, 약탈과 살인, 강간을 수치화 한다면 정주민족의 공권력이 자행한 보복행위가 오히려 더욱 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왜 유목민족하면 약탈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를까?

그리고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만들어졌을까?

[유목민족이 너무도 두렵고도 두렵도다. 가능했다면 당장이라도 그들을 멸족시키고 싶다. 그러나 그럴 능력이 없으니 놈들을 고립시키고 이간질하여 세력을 약화시켜야 한다.]

중국의 역대왕조를 비롯한 타이판 제국의 황제들이 공통으로 시행했던 정책이었다.

그들은 유목민의 상거래를 차단하고 고립시켜 끝내 민족 자체를 말살시키려고 했다. 자신들보다 힘이 강해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유목민족은 반드시 이웃과 교류하고 부족한 물품들을 거래해야만 생존을 도모할 수가 있다.

그런데 중국의 황제들도, 타이판의 황제들도 그들이 강해질까 두려워 고립시키고 서로 싸우도록 이간질했다.

이런 정주민의 정책으로 인해 생존이 위협받은 유목민족. 생존을 위해 약탈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실력행사’로 여겨질 정도였다.

실력행사!

상거래가 차단되자 약탈로 곡식과 소금 등의 부족한 생필품을 해결하고 앞으로는 교류를 막지 말라고 협박한 것이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조선의 경우의 살펴보자.

조선이 여진족에게 침략 받았을 때는 대부분 시장을 폐쇄했을 때였다.

여진족이 상거래로 생필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면 굳이 약탈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중국과 타이판 제국의 황제들도 할 말은 있다.

유목민족을 그대로 방치하면 특유의 상거래와 교류로 인해 매우 강력한 집단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황제들은 자신들의 집단에 위협이 되기 전에 미리 상대의 씨를 말리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각설하고, 뜬금없이 왜 유목민족이 어쩌고저쩌고 장황하게 떠들었을까?

그건 북부의 전장이 바로 이런 사정 때문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타이판 제국은 3년 이상 지속된 이상기후로 곡물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제국 일부영지에서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난을 일으켰다가 무참하게 지워졌다.

민심이반과 민란의 확대를 두려워한 황제와 영주. 가장 먼저 북부 유목민족에게 공급되는 곡물과 생필품의 유출을 차단했다.

[우리가 먹을 것도 없는데 누구 좋으라고 곡식과 생필품을 팔아? 안 판다.]

간단하게 말해서 시장(市場)을 폐쇄했던 것이다.

유목민들에게 곡물부족도 문제였지만 소금의 공급이 끊어진 것이 더욱 치명적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설명하자면, 시베리아의 에벤키부족(Evenki, 야쿠트부족, 퉁그쓰부족, 탁발선비의 후손)은 아직도 순록을 자연 상태로(방목해서) 기른다.

순록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은 동료를 살해하고 잡아먹는 두려운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순록이 왜 도망가지 않을까?

[도망? 당연히 도망가고야 싶지. 그런데 우릴 잡아먹는 인간이 소금을 줘. 소금을 얻어먹지 못하면 죽는다는 거, 아나?]

소금은 인간에게 필요하지만 가축에게도 반드시 섭취해야할 광물이었다.

시장폐쇄로 인해 공급이 막히고 보유했던 소금마저 바닥나자 가축들이 죽어나갔다.

유목민족에게 가축은 가족이자 생명이었다.

가축이 죽으면 유목민도 죽는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시장을 폐쇄한 제국에게 본때를 보이자.

물론, 명분이었다.

실제로는 바닥난 소금과 부족해진 생필품을 실력(?)으로 빼앗아 오자.

이것이 정확한 속내였다.

이때부터 제국 북부가 바바리안 전사들에게 약탈당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예고된 재앙이었다.

당연히 이를 예측한 제국정부는 약탈자들을 토벌하기 위해 (북부지역에 주둔 중인)제국군 10만을 파견했다.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전반적인 군세는 제국군이 훨씬 앞섰고 그래서 초원 깊숙이 진격하여 유목민족의 본거지를 말끔하게 점령했다.

아무런 피해도 없이···

문제는 피해가 너무 없었다는 점이다.

본거지는 그저 황량한 벌판이었다.

바바리안 부족들이 특유의 기동력으로 죄다 도망가 버렸기 때문이다.

바바리안 전사들은 싸우지 않았다.

여기에 제국군의 보급로가 본의 아니게 너무 길어졌다.

이때부터 바바리안 전사들은 게릴라전법으로 보급부대를 공격, 부족한 곡식과 소금, 군수품을 ‘거둬’들였다.

[앗싸아~ 소금과 곡식을 왕창 벌었다. 무기도 충분해졌어. 이제 우리 부족은 살았다. 이젠 굶어죽지 않을 거야.]

[우와~ 부럽다. 우리 부족도 실력을 보여 굶주림에서 벗어나야겠어.]

[우리도, 우리도!]

이때부터 보급로를 공격하는 바바리안 전사의 수가 더욱 늘어나 버렸다.

급기야는 북부초원은 이제 바바리안 전사들이 날뛰는 PMC(Private Military Company, 용병기업) 사업장이 되어버렸다.

바바리안 전사들이 보급로를 공격하자 강력했던 제국군은 어쩔 수 없이 조금씩 후퇴해야 했고 북부전장은 끝을 기약할 수 없이 길어졌다.

각설하고, 배달남작으로 임명되어 그곳을 부강한 영지로 성장시킬 꿈에 부풀었던 팰리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다 ‘개소리’에 불과했다.

팰리스 그가 아무리 영웅이 되고 싶어 했고 영웅은 (개인의 능력보다는)어지러운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결과라지만 전장으로 출전하라는 명령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북부초원의 현실과 전후사정을 알아야 할 필요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지독하게 운이 없었을 뿐이다.

운(運)! 운?

파이온 백작의 정적이자 귀족원에서 제법 말발이 통했던 주세페 가리발디 후작이 팰리스의 봉작에 딴지를 걸었다.

아니, 소모전으로 변해버린 북부전장과 귀족의 책무(noblesse oblige)를 들어 전쟁에 참여하면 당장 봉작을 승인하겠다고 제안했다.

팰리스가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는 건 이런 가리발디 후작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황제가 관심을 표명했기 때문에 주세페의 조건 제시는 그저 쉽게 찬성하지 않겠다는 ‘항의’나 ‘제스처’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정작 문제가 된 건 로비를 벌였던 파이온의 가신. 정확하게 말하자면 본부인과 2부인을 따르는 가신들이었다.

그들은 황제파연맹이나 팰리스의 안위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콩고물을 바라고 팰리스가 빨리 떠나기만을 바랐다.

[뭐, 위험한 북부전장에 참전하라고? 당장 항의를 해야····]

[자, 잠깐! 오히려 좋은 제안이잖소. 우리가 전쟁터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오호~ 팰리스 공자 놈이 위험해지겠지? 놈이 전쟁터에 나가면 더 이상 파이온에게 출전하라는 요구가 없을 거야. 그리고 가리발디 후작의 조건을 받아들이면 그만큼 놈이 빨리 떠날 것이다.]

대한민국의 고위 공무원도 아니고···

황당하게도 이것이 바로 팰리스가 북부전장에 참전하게 된 진정한 사연이었다.

아무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지만 팰리스는 정말 지지리도 운이 없었다.

가신들이 조건을 받아들이자 가리발디 후작이 오히려 당황했다는 후문이 들려올 정도였다.

아무튼, 팰리스는 성인식을 마치는 대로 꼼짝없이 북부전장에 끌려가야할 팔자였다.

‘이런 씨팔··· 6.25때도 끌려가 싸웠는데. 여기에서도 또 끌려가 싸워야하냐? 아우~ 미치겠네.’

* * *

24. 뭐야! 북부전장에 참전하라고?- 2 <유료연재 시작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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