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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11화 (11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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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복전술!

일반적인 매복은 대비하지 못한 적을 갑자기 공격하는 전술이다.

반면, 바바리안의 매복은 뻔히 상대를 존재를 인식한 상태에서 조금씩 그물망을 좁혀 압박하고 추격하다가 끝내는 완전히 전멸시키는 전술이었다.

지평선 매복의 성격상 6개의 밍간(천인대)들은 가깝게는 20Km, 먼 곳은 50Km의 거리에서 기동타격대의 이동로를 제한하며 그물망을 좁혀갔다.

허나, 그물코가 몇 십Km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그래서 상대를 비웃곤 빈곳을 찾아 탈출하면 간단하게 탈출할 것만 같았다.

“흐흐흐~ 그렇게 쉽게 생각하다가 모두들 함정에 빠져 전멸해 버리지.”

족제비의 비웃음처럼 손쉽게 빠져나갈 만한 빈틈은 의도적으로 비워둔 함정이었다.

그 길의 끝에는 2개의 밍간이 날카로운 곡도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2천의 기마병이라면 400명의 기동타격대를 충분히 제압할 것이다.

뭐, 전멸시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6,000명에 달하는 아군이 합류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뻔히 지켜보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전술이다.”

“그렇습니다요. 그래서 더욱 무서운 전술입죠. 흐흐흐~”

“그렇지! 반드시 머리 가죽을 벗겨 어제의 치욕을 갚아주겠다.”

이를 갈던 족제비는 다시 마에스트로가 되어 6개 밍간을 지휘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1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팰리스는 점점 좁혀오는 포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전해 보이는 빈틈을 골라 다소 빠르게 이동하게 했다.

그런데 바바리안의 추격부대와의 거리는 어느새 10km. 매복을 알아차렸을 때와 비교하면 간격이 절반이나 줄어들어 자연 긴장도가 높아졌다.

“놈들이 너무 끈질기군.”

“그렇습니다, 영주님. 속도를 높였어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피리온, 포위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해.”

“그럼, 3시 방향은 어떻습니까? 부대와 부대의 간격이 넓어 접전(接戰) 없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3시 방향?”

팰리스가 바라본 3시 방향은 밍간과 밍간 사이의 간격이 가장 넓었다.

물론, 족제비가 의도해서 그리 배치한 것이다.

“그쪽이 좋겠군. 어이, 토머스~”

“넵, 영주님.”

“3시 방향으로 기동하자.”

팰리스는 기동타격대를 3시 방향으로 이동시켰고 30분 뒤에는 어느새 5Km까지 포위망이 좁혀진 모습을 확인해야 했다.

몰이사냥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탈출은커녕 포위망이 계속 좁혀지자 병사들이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팰리스는 사기 때문에 무표정을 유지했으나 속으로는 뭔가 잘못됐다고 직감했다.

‘늪에 빠진 것 마냥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다. 마치 우리가 움직일 곳을 미리 알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생각은 팰리스 뿐만이 아니었다.

아르펜이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며 팰리스에게 보고했다.

“영주님. 아무래도 몰이사냥 같습니다. 놈들은 우리의 생각을 미리 읽고 기동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읽는다? 왜 그렇게 생각한 것이오?”

“그렇지 않다면 적들의 기동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

팰리스는 즉답 대신 잠시간 현 상태를 냉정하게 따져봤다.

확실히 바바리안들은 아군의 움직임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놈들은 항상 빠져나갈 한곳을 제외하면 모든 길이 막아 압박했다.

딴 길로 이동할 기미가 보이면 어느 순간 그 방향이 봉쇄되었다. 팰리스의 생각을 미리 읽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기동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진 않았을 테고. 그렇다면 설마···’

“아뿔사~”

‘놈들은 우리가 그렇게 움직이도록 의도한 것이다!’

그제야 팰리스는 바바리안들의 작전을 알아차렸다.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확실히 5시 방향이 가장 안전한 곳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건 바바리들이 그쪽으로 움직이길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팰리스는 족제비의 예상보다 일찍 함정을 간파했다.

팰리스는 오른 주먹을 들어 올려 이동을 멈춰 세우곤 백부장 이상의 지휘관들을 불러 모아 방금 생각했던 바를 밝혔다.

“어쩐지 기분이 찝찝하더라니···”

“영주님. 바바리안의 몰이사냥입니다.”

“아르펜 대장.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오?”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역으로 가장 위협적인 부대를 뚫어야 합니다. 사지(死地)로 보이지만 그곳이 진정한 생로(生路)가 될 것입니다.”

사지에서 생로를 찾는다.

아르펜의 의견에 모두들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팰리스는 900명으로 줄어든 족제비의 밍간을 뚫고 탈출하겠다고 결정했다.

물론, 두 배가 넘는 병력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뚫고 나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르펜 대장, 레인저 대원들에게 소총을 나눠주도록.”

“넵, 영주님.”

“나머지는 편전을 적극 활용한다.”

소총의 소음으로 혼란을 만들고 편전으로 적을 사살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대열을 정비한 팰리스는 기동타격대를 반전시켰다.

그리곤 의도한 함정으로 압박해오던 족제비의 밍간을 향해 똑바로 거리를 좁혀갔다. 이런 돌발적인 행동에 족제비가 깜짝 놀랐다.

“이런, 함정을 알아차렸군.”

“그런 것 같습니다. 아깝네요, 밍간. 이번이 마지막 몰이였는데 말입니다요.”

부하들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지만 이것도 과히 나쁘진 않았다.

2배 이상의 전력이니 약간의 피해를 감수하고 화끈하게 싸워 적을 전멸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족제비는 다른 방면에서 압박하던 밍간들에게 신호를 보내 불러들이곤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들어라, 초원의 전사들아!”

족제비의 고함소리에 부하들은 괴성으로 화답했다.

‘끼루루루루~’

‘까르르르르~’

“이제부터 피를 볼 시간이다. 부대~ 속보를 이동한다.”

“이럇~”

‘떠그덕, 떠그덕~’

900기의 기마들이 기동타격대를 맞이하기 위해 일제히 속도를 높였다.

빠르게 거리를 좁혀가는 두 무리. 팰리스가 고함쳐 부하들을 격려했다.

“화살에 맞아도 절대 포기하지 마라. 우리에겐 포션이 충분하다. 낙오하지만 않으면 절대로 죽지 않는다. 알았나?”

“악!”

그 사이에 간격이 600m로 줄어들었고 말을 돌격속도로 질주시키기 직전이 되었다.

“편전! 지금이다.”

팰리스의 지시에 백부장들이 발사를 명령. 병사들이 일제히 편전을 발사했다. 발사 이후에는 말을 질주하게 했다.

“발사, 발사하라!”

‘피리릿~ 피리리리릿~’

“돌격! 돌격 속도로 달려라!”

350여대의 화살이 날아가 80여개의 타깃에 적중됐다.

그중 절반이 피격의 충격으로 낙마하여 예비마나 동료의 말발굽에 밟혀 죽어갔다.

이런 피해를 예상했을까!

족제비와 전사들은 동료들의 죽음을 향해 일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정면만을 노려보고 말의 속도로 더욱 높였다.

‘떠그덕, 떠그덕~’

‘으드득~’

“견뎌라! 조금만 더 견디면 우리가 이긴다! 그때 가슴에 쌓아둔 모든 분노를 토해내라, 알았나?”

‘끼루루루루~’

‘까르르르르~’

족제비의 부하들이 괴성으로 화답하는 순간, 어느새 간격이 300m까지 줄어들었다. 그 사이 기동타격대는 애기살을 덧살에 재고 다시 편전을 날렸다.

‘피릿~ 피리리리릿~’

“조심! 작은 화실··· 큭!”

“으아악~”

수십여 전사가 일제히 낙마하여 말발굽에 짓밟혔다.

줄어든 거리만큼 정확성과 파괴력이 높아 피해가 더욱 늘어났다.

다행히 조만간 바바리안 활의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우리도 반격한다. 활을 준비해라.”

‘끼루루루루~’

‘까르르르르~’

바바리안들이 일제히 고삐를 안장에 걸치곤 활에 화살을 재었다.

서로의 간격은 이제 150m로 줄어들었다.

화살을 날릴 타이밍이라 전사들이 일제히 머리위로 활을 들어 내리면서 시위를 힘껏 당겨···

팰리스는 바바리안의 반격을 결코 바라지 않았다.

“레인저, 지금! 지금이다.”

팰리스의 발사명령에 레인저 대원들이 일제히 총성으로 화답했다.

‘뻐벙~ 뻐버버버벙~’

정면을 향해 똑바로 날아간 20mm 탄환! 바바리안 전사의 몸을 꿰뚫고 뒷사람까지 낙마시켰다.

“활을 쏘···컥!”

“크헉! 으아아악~”

20기의 전사들이 일제히 낙마했으나 참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엄청난 굉음에 놀란 말들이 놀라 일제히 날뛰기 시작했다.

족제비의 밍간에게 더욱 운이 없었던 건 마침 전사들이 화살을 쏘려고 고삐를 놓았을 때라는 점이었다.

‘이히히히힝~’

‘펄쩍펄쩍~’

“어, 어? 어이쿠~”

‘철퍼덕~’

“바람아, 갈색바람아 진정해. 제발 진··· 으헉~”

애마 갈색바람을 진정시키려던 전사도 낙마했다.

그 옆의 전사는 예비마가 치켜든 앞발에 채여 머리가 깨졌다.

‘키힝! 키히히힝~’

어떤 말은 총성에 놀라 갑자기 정지해 버렸다.

‘떠그덕, 우뚝!’

“어, 어? 으아아악~”

그 바람에 기수가 앞으로 튕겨나갔다. 참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퍼퍽~ 우루루~’

뒤따르던 기마들과 뒤엉켜 쓰러지더니 더욱 많은 말들을 넘어뜨려 대형 참사를 빚어냈다.

‘이히히힝~’

“끄아아악~ 도, 도와줘. 몸이 끼었다. 말에 몸이 끼었어.”

‘이히히힝~’

‘꽈득, 꽈드드득~’

어떤 말은 일어서려고 몸부림쳤고 기어이 뼈 부러지는 소리를 배경삼아 몸을 일으켰다. 여기저기에서 고통스런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갑작스런 혼란으로 족제비의 밍간이 순간적으로 무장 해제된 순간이었다.

기동타격대가 포위망을 탈출할 절호의 기회였다.

“지금이다! 1시 방향으로 질주, 놈들을 스쳐간다.”

“악!”

‘떠그덕, 떠그덕~’

병사들이 일제히 박차를 가해 대혼란을 피해 포위망을 돌파했다.

물론, 바라리안도 구경만 하지 않았다.

족제비가 불러들인 코요테와 날랜 다리가 이끄는 2개의 밍간. 혼란에 빠진 족제비의 밍간을 대신하여 기동타격대 요격 임무를 물려받았다.

“달려라! 대칸께서 적들의 머리 가죽을 고대하신다.”

‘끼루루루루~’

“추격하라. 현상금은 우리 부족의 차지다.”

‘까르르르르~’

기동타격대에 붙은 현상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대칸의 명령 때문이었을까! 밍간 2개 부대와의 기나긴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영주님, 다행히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토머스의 보고에 팰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다행이다. 그런데 부상자는 몇 명이나 발생했지?”

“10여명이 화살에 맞았습니다. 다행히 중요한 부위가 아니라서 화살을 뽑지 않았는데, 일과(?)를 마친 후에 치료할 예정입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추격이 다소 느슨해질 때를 노려 치료하라고 해.”

추격당하는 상황이라 언제 적과 싸울지 모른다.

팰리스는 병사들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길 원했다.

‘떠걱, 떠걱~’

한동안 질주시켰던 말을 완보로 전환시키고 예비마로 갈아탔다.

그 사이 부상자는 화살을 뽑고 포션으로 상처를 치료, 지루한 추격전에 대비했다.

이때부터 기동타격대와 바바리안 간의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어제처럼 상대가 속도를 높이면 따라 높이고 늦추면 똑같이 늦췄다.

‘떠거덕, 떠거덕~’

기동타격대가 속보로 말을 몰고 있을 때였다.

필연적으로 마주칠 바바리안들의 주거지가 먼 시야에 들어왔다.

부족이 보유한 전사 대부분을 대칸에게 보낸 야쿠트 부족의 주거지였다.

알다시피 이때는 초원에 전쟁이 선포된 시기였다.

전쟁의 뿔나팔이 울리면 모든 부족의 분쟁과 전투가 금지된다. 그래서 야쿠트 부족은 멀리서 흙먼지가 일었어도 특별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

전사가 거의 없어 대비할 여력도 없었다.

“피리온! 마법으로 저곳을 탐색해봐.”

“넵, 영주님.”

피리온은 달리는 말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글아이 마법을 실행, 야쿠트 부족의 주거지를 자세하게 살폈다.

‘떠그덕, 떠그덕~’

“영주님, 저곳도 아닌 것 같습니다.”

“쳇~ 보급기지는 도대체 어디에 처박혀 있는 거야?”

팰리스는 투덜거리며 야쿠트부족을 피해 부대의 진로를 수정하려고 했다. 피리온의 이어지는 감상만 없었다면···

“영주님~ 어째 좀 이상합니다. 저곳이 너무 평화롭네요.”

“응? 무슨 소리야?”

“전쟁이잖습니까. 바바리안들은 항상 주변을 감시한다고 아르펜 대장님이 말했었는데···”

뒷말을 흐렸어도 ‘너무도 방심한 모습’이라는 뜻을 정확하게 알아들었다.

기동타격대는 본래 바바리안의 보급기지에서 식량을 확보(라고 쓰지만 약탈이라고 해석)하여 아군을 먹이는 임무였다.

이 순간 바바리안의 후방을 교란하는 임무가 새로이 추가되었다.

‘후방이 어지러우면 그만큼 아군이 유리해진다.’

결정을 내린 팰리스는 야쿠트 부족의 주거지를 관통하게다고 명령하곤 대열을 멈춰 병사들에게 쌩쌩한 예비마로 갈아타게 했다.

팰리스가 의도한 것으로 본의 아니게 기동타격대와 추격자들의 간격이 좁혀졌다.

그러자 2개의 밍간이 따라잡을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일제히 돌격속도로 말을 몰아왔다.

너무 늦게 출발하면 충분한 가속도가 붙기 전에 추격부대가 보유한 활의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팰리스는 적당한 타이밍을 살펴 기동타격대를 다시 전력으로 말을 몰게 했다.

야쿠트부족의 중앙을 관통하는 경로로···

“돌격! 돌격속도로 이탈한다!”

“목표는 바바리안 주거지! 중앙을 돌파한다. 이럇~”

‘떠그덕, 떠그덕~’

[전쟁의 뿔나팔이 울렸는데 설마 적대행위를 벌이겠어?]

이렇게 방심하고 있었던 야쿠트 부족에게 헬 게이트가 열린 순간이었다.

30. 기동타격대의 활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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