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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32화 (13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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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북부접경을 어지럽히던 바바리안들을 징치하기 위해 북부군이 출전했고 많은 인명피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국이 승리했다.

타이판 제국은 현재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부족과 이 때문에 발생한 민란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대규모 마적단의 출현으로 상당히 어지러웠다. 민심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국이 초원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제국정부는 승전소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어지러운 내부 분위기를 돌리려고 했다.

가장 큰 공은 누가 뭐래도 크리스티앙 사령관. 이번 승전으로 후작으로 승작하고 작지만 영지까지 하사할 것이 유력하단다.

“축하합니다, 사령관 각하!”

“오스카~ 솔직히 좀 무안하구먼. 가장 큰 공을 세운 자는 따로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지휘관은 각하였고 각하께서 실제로 전쟁을 지휘했습니다. 당연히 가장 큰 공을 세우신 겁니다.”

“그건 그렇지만 배달 남작이 없었으면 승전은커녕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웠어.”

“그렇습니까? 정 불편하시다면 배달남작의 공을 상신하시고 자작으로 승작을 건의하십시오.”

“그럴까? 그래, 그래야겠군.”

이렇게 해서 팰리스와 기동타격대가 세운 공이 제국정부와 군부에 알려졌다.

허나, 팰리스의 승작에는 상당한 장애물이 존재했다.

그건 팰리스가 이제 겨우 성인식을 치른 나이였고 얼마 전에 남작에 봉해졌다는 점이다.

제국의 군부는 전통적으로 황제파였다.

팰리스의 승작에 호의적이라 황제에게 건의하기 전에 장애물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3달 만에 자작으로 승작이라니. 좀 빠르지 않을까?”

“그렇지요. 너무 빠릅니다. 귀족파 연맹에서 반드시 딴지를 걸어 올 겁니다.”

“귀족파연맹이라면 당연히 그렇겠지. 우리가 추진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자들이니깐.”

“우리가 귀족파 연맹의 귀족을 승작시키자고 건의하면 그것마저도 반대할 자들입니다.”

우스갯소리였지만 현실을 반영한 소리였다.

황제파연맹과 귀족파연맹은 이렇게 사사건건 서로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팰리스의 승작을 꺼냈던 이고르자작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온백작과 상의했다.

그런 과정에서 파이온 백작이 적절할 해결책을 제안했다.

그건···

“네? 화승총 제작법을 제국군부에 전수하라고요?”

화승총이었다.

파이온 백작은 드레이크와 팰리스의 보고를 통해 화승총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알았다.

이왕 공개된 것, 이것을 이용하여 팰리스의 승작명분으로 이용했다.

“배달남작. 내 듣기로 화승총이 북부군에 공개되었다고 들었다.”

“그렇습니다만 한번 본 것이라 쓸 만한 무기로 만들어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렇겠지. 그래서 네가 관련된 지식을 전수하고 도와준다면 제식화가 더욱 빨라 질 것이다.”

파이온백작도 팰리스도 황제파에 속했다.

제국군이 귀족파를 압도하는 편이 나았고 제국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그래야했다.

“알겠습니다, 백작님. 그 건은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팰리스는 파이온백작의 요구를 수락하고 그 시기는 승전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황도로 갈 때 화승총 샘플과 관련지식을 전수하기로 했다.

* * *

백작이 파이온으로 돌아가고 황도로 출발하기 전까지 보름이란 시간이 남았다.

팰리스는 밀린 영지의 업무들을 해결하는 한편 시간을 쪼개 그동안 방치하다시피 했던 동생들을 만나러 갔다. 솔직히 팰리스가 무심했던 면이 없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모두 나랑 가족들이 잘 살자는 짓이었는데.”

‘아무리 바빴다지만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군. 어머니도 동생들도 잘 지내고 있겠지?’

팰리스는 내심 자신의 무관심을 탓하며 동생들의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근처에 다다르자 집밖으로 여러 사람들이 서성거리든 등 상당히 번잡해 보였다.

아참, 북부전장에 참여했던 아르펜과 레인저들도 배달과 파이온이 체결한 영지간의 거래에 따라 이곳에 정착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변에 터를 꾸린 레인저들이 방문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밖을 지키는 자들을 살펴보니 퉁구스 전사들이었다.

때마침 집안에서 유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축복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말로 그랬어요? 그때는 어렸을 텐데 정말로 그랬어요?”

축복의 목소리에 상황이 얼추 파악되었다.

‘아~ 축복이 찾아왔구나?’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것으로 보아 자주 방문했던 것 같았다.

아마도 그녀가 팰리스 대신 가족들을 챙긴 것 같았다.

본래는 정략결혼으로 다소 강요된 결혼이었다.

그래서 꽤 어색했는데 어느새 팰리스의 마음속으로 축복이 스며들었다.

팰리스는 왠지 모르게 고맙고 흐뭇해졌다.

어머니 라이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

“아가~ 그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과거에 팰리스가 벌였던 사건과 흑역사들을 라이나가 들춰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섯 살짜리 아이가 글쎄 아버지에게 줄 선물을 만들겠다고 위험한 숲으로····”

“이, 이런! 빨리 막아야해.”

‘후다닥~’

‘덜컹~’

급히 거실로 들어와 훑어보니 축복이 해리스와 헬레나를 양옆에 거느리고 앉았다.

맞은편에 아르펜과 라이나 그리고 (그린 포레스트의 술주정뱅이 신관이었다가 이젠 배달의 술주정뱅이가 되려고 방문한)제랄드의 불콰한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팰리스는 아르펜과 제랄드에게 살짝 목례하곤 급히 라이나의 고발(?)부터 봉쇄했다.

“어머니, 저 왔어요.”

“아~ 왔니? 참 오래간만에 보는구나.”

“죄송해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호호호~ 아니다. 중요한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

“아니에요, 어머님. 서방님이 나빴어요. 아가씨, 도련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맞아요, 언니. 예전부터 우리 오빤 항상 바빴어요. 뭐가 그리도 바쁜지, 쳇~ 잘못하면 얼굴을 잊어버리겠네.”

“미안하다, 헬레나. 앞으로 신경 많이 쓸게.”

“아닙니다, 형님. 어머니 말씀대로 영지의 일 때문에 그랬겠죠. 신경 쓰지 마십쇼.”

“어머, 애 좀 봐. 솔직히 엄마랑 우리에게 너무 무심했던 건 사실이잖아.”

“어, 어험~”

팰리스가 헛기침으로 무안함을 달래자 해리스가 급히 형을 변호했다.

“누나, 그건 아니라봐. 형님이 어디 다른 일로 바빴나? 중요한 영지의 일 때문에 그런 것이지.”

“어머! 해리스 도련님, 너무 조숙하시다.”

“아닙니다, 형수님. 12살이면 어른이라고 할 수 있죠. 누구와 달리요.”

애늙은이 해리스의 발언에 헬레나가 발끈했다.

“누구라면 설마 나를 말하는 거냐?”

“딱히 누나라고 말하진 않았네요.”

“우씨~ 네가 항상 그랬잖아. 나보고 나이 값 하라고.”

“뭐, 그건 틀린 말이 아니네. 14살이면 다 컸다고 봐.”

해리스의 발언에 아르펜과 제랄드가 키득거렸고 팰리스는 힘겹게 웃음을 참았다.

이에 더욱 발끈한 헬레나가 벽에 걸린 검을 집어 들고 소리쳤다.

참고로, 소싯적부터 (미용이라는 사탕발림에 속아)마나호흡법을 전수받은 헬레나. 조만간 (검에 마나를 싣는)익스퍼트 급의 실력자로 성장했다.

반면, 어릴 때부터 조숙했던 해리스는 마나유저 중급의 실력이지만 그보다는 행정과 화학에 관한 전문지식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과히 팰리스의 동생들다웠다.

“이이~ 해리스 너··· 밖으로 나와. 대련한판 때리자.”

“또또··· 여자면 얌전하게 행정이나 마법을 배울 것이지. 무식하게 칼 들고 설치면 쓰나.”

“그럼, 넌 어떻고? 남자새끼가 쪼잔하게 책이나 파고. 네가 무슨 계집애냐?”

“무식한 것보다는 쪼잔한 것이 훨씬 낫네요.”

예전부터 팰리스는 사각턱 헬레나에게 쥐약이었고 그런 헬레나는 해리스에게 잡혀 살았다.

팰리스는 오래간만에 느끼는 가족의 정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런데 축복은 이런 과격한(?)분위기가 생소했는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애들아~ 그만해라.”

“그만 두긴 뭘 그만 둬? 실력 없이 입만 산 녀석이 글쎄 나에게···”

헬레나의 입술이 본격적으로 나불대려는 찰라, 해리스가 급히 끼어들어 봉쇄했다.

“어허~ 누나, 목소리 좀 낮춰. 형수님이 놀랐잖아.”

해리스의 제지에 그제야 헬레나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축복이 눈에 들어왔다.

“응? 언니 왜 그래요?”

“아가씨, 도련님. 싸우지 말아요.”

“싸우는 거 아닌데. 우린 그냥 장난이었어요.”

“맞습니다, 형수님. 헬레나 누나가 좀 철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이이···”

헬레나의 미간이 좁히다가 어머니의 엄한 얼굴을 보곤 다시 살랑거렸다.

“해리스 넌 내일 보고··· 언니, 정말로 괜찮아요. 봐요, 제가 이렇게 웃잖아요. 호! 호! 호!”

전혀 웃는 것 같지 않았다.

팰리스는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다.

“오빠, 물어볼 걸 물어라. 나야 당연히 기사가 될 거야.”

“저는 뛰어난 연금술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형님 아니, 영주님께 도움이 되겠습니다.”

“애가 뭘 모르네. 오빠에게 도움이 되려면 나처럼 기사가 되어야지.”

“아니거든요? 진정한 도움이 되려면 지식! 그것도 연금술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2차전이 시작되기 전에 팰리스가 급히 끼어들었다.

“헬레나, 해리스. 일단 너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기사든 연금술사든 중요한 건 너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헤헤헤~ 알아요, 오빠. 그런데 정말 고마워?”

“그렇단다, 헬레나야.”

“그렇게 고마우면 맛있는 거나 가져오던가!”

“또 철없는 소리를··· 아닙니다, 형님. 신경쓰지 마십쇼.”

“이긍~ 얘가 정말··· 그나저나 오빠, 크라켄 고기가 그렇게 몸에 좋다며?”

참고로, 삼동이에 탑승했던 퉁구스인과 병사들이 남은 크라켄 고기를 챙겼는데 하선한 그들은 주민들과 크라켄 고기를 나눠먹었다.

알다시피 크라켄의 살은 마나가 다량 함유하고 있었다.

그런 고기로 포식한 주민들. 집에 돌아와 밤에 힘껏 힘(?)을 썼고 다음날 아침식사가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당연히 크라켄 고기는 정력제라는 소문이 크게 돌았다.

팰리스가 파이온백작에게 보양식으로 선물할 정도였으니 헬레나가 크라켄 고기를 욕심내는 건 너무도 당연했다.

“아가씨, 그럼 진작 말씀하시지. 제가 좀 가지고 있는데 나눠드릴게요.”

축복이 아공간에서 그 사이에 삶거나 말려 조리한 크라켄 고기 100Kg가량을 꺼내 선물했다.

이때는 미처 몰랐지만 크라켄 고기를 먹은 헬레나는 며칠 후에 익스퍼트의 벽을 돌파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무시무시한 말괄량이가 되어 남자 아이들의 사신으로 등극하게 된다.

아무튼 그건 며칠 뒤의 일이고 지금은 가족 간의 오붓한 정을 나눌 시간이다.

그런데 팰리스는 배달의 로드. 지금처럼 한가하게 즐길 여유가 없었다.

'똑, 똑, 똑~‘

‘덜컹~’

급한 소식이었는지 전령이 허락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응? 무슨 일이지?”

“죄송합니다, 영주님. 접경지대에서 급한 마법통신이 들어왔습니다.”

접경지대라면 샤이엔 백작령과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100여명의 경비대가 치안을 유지하는 지역이었다.

“급한··· 소식?”

“헤라클 경이 무사히 복귀했다고 합니다.”

“응? 방금 누구라고 말했지?”

“토머스 헤라클 경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아~ 이제야 도착했군?”

‘미리 입을 맞춘다는 것을 깜빡했네. 녀석이 도착하기 전에 빨리 입을 맞춰놔야겠군.’

토머스는 평소 멍청한 것 같으면서도 눈치가 아주 빨랐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뒤끝이 어마무시했다.

토머스가 진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확실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놔야 한다.

“넵, 영주님. 헤라클 경께서는 200명의 용병과 수천의 말떼를 데려왔는데 매뉴얼대로 경비대가 용병을 돌려보내고 말떼를 수습하여 복귀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오~ 그래? 그런데 언제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하나?”

“내일 늦은 오후쯤이면 도착할 것이라고 전해왔습니다.”

“흐음~ 수고했다, 병사. 그만 물러가도록.”

팰리스가 전령을 물렸으나 일들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또 다른 전령이 급히 들어와 보고했다.

“영주님! 먼 바다에서 삼동이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삼동이라면···”

막심선장과 머릿바람의 지휘로 배달파우더 즉, 소금으로 북부의 말을 수입하고 (마지막 전투에서 희생했던 이들의)시신을 수습하러 떠났던 이들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군. 그런데 막심선장이 왜 통신으로 미리 보고하지 않았지?”

“이번 상행에는 통신 마법사가 동승하지 못했습니다."

‘아참, 마법사가 부족해서 이번 상행에는 참가하지 않았었지?’

“그렇군. 수고했다, 병사. 그만 돌아가도록.”

전령을 물린 팰리스는 한숨을 쉬곤 아르펜과 라이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만···”

‘끄덕끄덕~’

“영지의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영주님~ 그만 일어나시지요.”

팰리스와 아르펜. 심정적으론 아버지와 아들 사이였다.

그러나 신분과 혈통 때문에 이렇게 호칭과 말투가 꽤 어색했다.

“그래, 팰리스. 우린 괜찮으니까, 급한 일부터 처리하려무나.”

라이나도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배달의 영주는 즐기고 지배하는 위치가 아닌 열심히 일하는 자리였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그리고 아르펜 대장. 그럼 저는 이만···”

팰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축복도 따라 일어났다.

“아버님, 어머님 저도 이만 일어날게요.”

“그래, 아가. 오늘도 고마웠다.”

“험험~”

‘꾸벅~’

따듯한 가족과 일별한 팰리스와 축복. 말을 몰아 항구로 내달렸다.

‘뿌우우웅~ 뿌웅~ 뿌웅~’

항구에 도착하니 이제 막 삼동이가 항구에 들어오고 있었다.

선원들이 기적소리에 맞춰 손을 흔드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무사히 임무를 성공시킨 것 같았다.

“어이~ 조심해!”

“천천히··· 제발 살살 움직이라고!”

악쓰듯이 고함치는 선원과 부두의 일꾼들. 팰리스가 막심선장의 보고를 듣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느릿느릿 삼동이가 항구에 접안하고 밧줄로 단단하게 결박한 후에야 겨우 삼동이의 옆구리가 개방되며 승강대가 내려왔다.

팰리스가 막심으로부터 간단한 보고를 듣는 사이, 퉁구스인들은 수습한 전우의 유골과 초원의 말들을 하역했다.

“영주님 무사히 임무를 성공시켰습니다.”

‘이히히히힝~’

“조심해. 말이 놀라잖아!”

“워워~ 천천히··· 그래, 얘들아~ 이곳이 네놈들이 살아갈 땅이란다.”

“이랴~ 네놈이 바랐던 육지다. 어서 움직여.”

“수고했소, 막심선장. 그래 전우의 유골들은 모두 수습했소?”

‘이히히히힝~’

“그게··· 영주님. 이곳이 너무 소란스럽습니다.”

막심선장의 말마따나 항구 주변이 너무 시끄럽고 번잡했다.

“아참, 그렇군. 하선을 마친 후에 자세한 보고를 듣겠소.”

보고를 잠시 미룬 팰리스는 막심선장의 지휘아래 하역하는 광경을 조용히 지켜봤다.

자세한 보고는 미뤘지만 이번 상행으로 초원의 말 500여 마리를 수입했다고 들었다.

말이 쉬워 500마리지 배 1척으로 말 500마리를 수송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생했으리라.

말은 화물이 아닌 생명체다.

마초를 먹이고 배설물을 처리하는 등 부수적인 일이 많았을 것이다.

‘마초까지 준비하려면 상당히 고생··· 응? 마초를 먹이지 않았나?’

일부 말들의 입가에 먹이통이 매달린 것으로 보아 항해하는 동안 부피가 큰 마초 대신 곡식을 먹인 것 같았다.

‘곡식? 가만! 북부초원에 곡식이 그리 많았었나? 이상하군.’

“축복아~”

“네, 서방님.”

“말에게 곡식을 먹인 것 같은데··· 북부초원은 곡식이 잘 자라?”

“곡식이요? 아~ 혹시 투라를 말하는 건가요?”

“투라? 투라는 또 뭔데?”

“투라가 뭐냐면··· 에이~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번 보는 것이 낫겠네요.”

축복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먹이통을 매단 말에게 달려가 통속의 그것을 한 움큼 집어왔다.

“서방님, 이것이 투라예요.”

축복의 손바닥에 지름 5mm크기의 곡물이 굴러다녔다.

그것은 영락없는···

“대두? 투라가 대두(大豆, 메주콩)였어?”

대두(大豆)였다.

대두는 콩과식물의 대표주자로 영양가가 높고 단백질이 풍부해서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소리를 듣는 곡물이다.

팰리스 개인적으로는 메주를 쑤거나 간장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재료였다.

‘앗싸아~ 이제부터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겠다.’

39. 백작의 2가지 선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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