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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65화 (16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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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아아앙~’

키클로프스의 출현에 엘프들도 놀랐지만 팰리스와 토머스는 더욱 크게 놀랐다.

미노타우르스와의 전투가 외견상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 같지만 실속이 없었다.

워낙 살집이 두꺼워 막강한 소총으로도 치명상을 안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운이 좋아 놈이 쓰러졌고 일어나지 못하게 계속 몰아붙였지만 재생력이 좋은 녀석이라서 잠시 한눈을 팔면 다시 몸을 일으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최상급 몬스터가 나타났다.

“토머스. 너는 계속 미노타우르스를 견제해.”

“알겠습니다, 영주님.”

‘뻐버버버버버뻥····‘

팰리스는 미노타우르스를 토머스에게 맡기고 다가오는 키클로프스를 눈동자를 노렸다.

시각을 없앤 후에 관절을 노려 넘어뜨릴 생각이었다.

‘쿵, 쿵, 쿵, 쿵···’

‘저놈은 눈깔이 하나다. 방심하고 있을 때에 박살내면 쉽게 상대할 수가 있어.’

‘후우우웁~ 후우···흡!’

팰리스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다가 도중에 멈췄다. 그리곤 조준선에 올려놓은 목표를 향해 빠르게 방아쇠를 당겼다.

‘끼리리릭~’

‘뻐버버버벙~’

‘팅! 티디디팅~’

안타깝게도 저격은 손등에 작은 상처를 남기는 것으로 끝났다.

경쟁자가 당하는 광경을 통해 마법무기를 대비하고 있었던 것. 키클로프스가 영악하게 한손으로 눈을 가리며 달려왔다.

“이런 젠장!”

‘놈까지 합류하면 너무 위험해진다. 이제 어떻게··· 아참~ 그게 있었지?’

무한주머니에 보관 중이던 대포가 생각났다.(이미지 참조)

팰리스는 재빨리 대포를 꺼내 철갑탄을 장전했다.

그리곤 방향과 높이를 조절하여 키클로프스의 복부를 겨냥하고 발사했다.

“가라!”

‘딸깍!

‘꽈아아아앙~’

‘뻐어억~’

대포가 반동에 들썩이는 순간, 눈을 가리고 다기오던 놈의 복부에 큼지막한 구멍이 뻥 뚫렸다.

예상하지 못한 폭음과 그보다 더욱 놀랄만한 결과에 엘프들이 경악했다.

“마, 맙소사! 키플로프스 배때기에 구멍이···”

“위대한 어머니 위드그라실이여. 어, 어떻게 이런 일이···”

‘크릉?’

폭음에 놀랐는지 저도 모르게 제 자리에 멈춰 섰다.

키클로프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커다란 외눈을 끔뻑거리다가 생경한 느낌에 고개를 숙였다.

놈은 복부에서 피가 콸콸 쏟아지는 광경을 바라보다가 비틀거렸다.

그제야 격통을 느꼈을까?

비명을 지르며 손바닥으로 지혈했지만 빠져나가는 생명력을 어찌할 순 없었다.

‘크릉~ 크르르르~’

스르르 옆으로 쓰러진 키클로프스. 그러나 명색이 최상급 몬스터였다.

아직도 죽지 않고 조금씩 상처가 재생되고 있었다.

팰리스는 방심하지 않고 대포에 차탄을 장전하여 아예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꽈아아아앙~’

‘퍼석~’

대가리가 박살나는 것으로 엑스트라의 출연분이 모두 끝났다.

미노타우르스도 경쟁자의 죽음에 공포에 질렸다.

놈은 사력을 다해 땅바닥을 기어 도망가려고 했다.

“아까운 마정석을 내버려 둘까보냐! 죽여라, 새꺄!”

‘뻐버버버버버뻥····‘

토머스가 필사적으로 도망가려는 놈의 관절을 집중적으로 사격했다.

그사이 팰리스는 다시 대포를 장전하고 발사하여 놈의 대가리를 날려버렸다.

이로써 상황 끝!

수풀에 숨었던 축복은 다시 장막을 통과하여 돌아왔다.

팰리스와 토머스는 최상급 몬스터의 가죽을 벗기고 전리품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 * *

그 시간, 황도 올림피아스

황제를 비롯한 황위계승권을 가졌던 황자와 황녀들이 한꺼번에 폭사당한지도 벌써 보름 넘게 흘렀다.

워낙 어이없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이라서 아직까지는 황족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점 이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고의 배후인 제국정보원과 가리발디 후작은 자신들의 행위들이 밝혀질까 두려워 함부로 움직이질 못했다.

제국에서 방귀깨나 뀌었었던 고위귀족들도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두려워했다.

폭발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더라도 잘못 찍히면 한순간에 가문이 사라질 판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법이다.

타이판 제국의 실세였던 두 사람이 주도하여 의문의 폭발사건을 조사했다.

“자베르 공작. 너무 큰 사건이 발생했소. 아무래도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 같소만.”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타이판 제국의 재상이자 제국정부의 수상이었던 도널드 자베르 공작과 제국마법원 원장이자 마법병단의 수장이었던 루돌프 루벤 공작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군부부터 안정시킵시다.”

권력은 총구멍에서 나온다.

두 사람은 일단 (북부군 사령관이었다가 3년 전에 제국군 총사령관에 임명된)크리스티앙 발터후작에게 제국의 치안을 맡겼다.

이어 군부의 수장들을 불러 그들에게 중립을 지킬 것을 맹세케 하고 제국정보원에 폭발사고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엄정한 중립까지는 제법 훌륭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폭발사고의 진상조사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었다.

폭발사건을 일으킨 자에게 범인과 배후세력을 밝혀내라니···

마침 자신들이 벌인 일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던 (제국정보원의)올리버 휴런은 증거를 조작하고 거짓증인을 내세워 크리스탄 교단이 벌인 짓으로 둔갑시켰다.

[크리스탄 교단이 황제폐하와 황실을 암살했다.]

‘진실(眞實)’이 아니었지만 ‘사실(事實)’로 굳어졌다.

거짓된 사실에 제국의 모든 귀족과 백성들이 분노했다.

그들은 제국군과 함께 크리스탄 교단의 사원과 의료봉사시설로 몰려갔다.

(배달정보부의)블락의 지원 아래 천연두 예방접종에 매진하던 이들(성녀 엘리자베스의 지인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었다.

다행히 카페를 통해 미리 정보를 접한 블락이 재빨리 움직였다.

그는 배달과 인연을 맺은 자들을 슬럼가에 숨기거나 아예 배달영지로 빼돌렸다.

여담이지만 크리스탄 교단의 주요 인사와 세력도 대부분 무사했다.

제국군과 분노한 백성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사원과 봉사시설에 아무도 없었다.

사냥개로 활용되었던 데이비드가 가리발디 후작의 배신 사실을 알리고 피신시켰기 때문이다.

크리스탄 교단은 예전부터 박해를 받아왔다.

양지보다는 음지의 생활이 더욱 익숙한 자들이라 그런지 한순간에 모습을 감췄다.

각설하고, 올리버 휴런의 ‘조작’을 통해 폭발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누가 유일무이한 타이판 제국의 머리가 되느냐다.

자베르 재상이나 루벤 공작이 가장 유력하게 보였으나 그저 겉모습뿐이었다.

가이아는 중세시대, 그들은 권력기반이라 할 수 있는 영지가 없는 관료였다.

무리하게 황제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황위를 유지하기가 곤란했다.

게다가 두 사람은 너무 늙었고 후계자도 변변치 않아 황위에 대한 욕망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서 둘은 엄정한 중립을 지킬 것을 가이아 여신의 이름으로 공표했다.

두 사람의 발표는 고위귀족들의 욕망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그들은 옅어질 대로 옅어졌지만 ‘황실의 족보’에 이름을 올린 방계를 찾아 나섰다.

[관리로 일해서 겨우 귀족신분을 유지하는 한심한 놈이다. 하지만 황실의 피를 물려받았으니 간판으로 내세우기에 적당하다.]

[꼴에 황실의 방계다. 그 놈을 앞세워 내가 권력을 잡자.]

고위귀족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음지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팰리스가 엘프의 마을에 초대된 이튿날까지의 모습이었다.

* * *

엘프의 마을.

“그러니까 세계수 때문이란 말이지? 배달의 토지가 그토록 황폐해진 이유가.”

팰리스는 엘프들과 하루 종일 수다 떨며 정보를 얻었던 축복에게 물었다.

참고로, 팰리스 일행은 어제 초청 형식을 빌어 장막 안으로 들어왔다.

엘프들이 배달소총과 대포에 겁먹고 팰리스 일행을 더욱 경계했었지만 축복이 딜라일라의 전언을 듣고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밝히자 대우가 극적으로 달라졌다.

“그러니까 축복님이 그 전언을 듣고 이곳에 찾아왔다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니까요? 그 썩을 놈의 목소리··· 그, 그게 아니고. 에헤헤~ 아무튼, 그 목소리 때문에 한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그런데 이곳에 오겠다고 마음을 먹자 신기하게도 더 이상 들리지가 않더라고요.”

“아마도 그랬을 거예요.”

‘어머니가 자기희생주문을 사용해 전한 소식이었으니 당연했겠죠. 그런데 드래곤이 아닌 인간에게까지 전달됐다면 설마···’

딜라일라는 본래 초월적인 존재를 청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축복이 아무리 자연의 기운을 품은 샤먼이라지만 일반인이다.

그런 일반인에게까지 전언이 전달됐다는 건 이 세상에 드래곤이 모두 사라졌다는 말이고 그건 세계수의 싹을 틔울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졌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일라이를 비롯한 엘프들이 크게 실망했다.

“수호자님! 아직 실망하긴 이릅니다. 아직 최상급몬스터에서 얻은 마정석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우리의 소유가 아니지만요.’

“그런···가?”

‘마정석 문제도 있고 전언을 듣고 왔으니 일단은 마을로 초대해야겠다.’

“조금 전에 가없는 축복님이라고 하셨죠?”

“네, 일라이님.”

“엘프의 전언을 듣고 오셨으니 당신들은 우리의 손님입니다. 여러분들을 저희 마을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일라이의 초청에 팰리스 일행은 기꺼이 수락했다.

여담이지만 팰리스와 토머스는 축복이 장막을 그냥 드나드는 것을 보고 별다른 생각 없이 통과하려고 했다.

‘빡~ 헉!’

‘뻑~ 켁!’

“아이고야~”

방심한 상태로 철벽에 부딪힌 격이라 이마가 깨지고 혹이 생겼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축복이가 자연의 기운을 품은 샤먼이라서 장막을 통과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어제의 일. 오늘은 자연의 기운 때문인지 축복이 엘프들과 한참을 수다를 떨고 왔다.

이를 통해 유용한 정보들을 얻어왔던 것이다.

“서방님 부탁대로 엘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니 배달의 땅이 황폐해진 건 (말라죽어가는)위드그라실 때문이래요.”

“세계수 때문에? 위드그라실은 생명의 나무가 아니었나?”

“맞아요. 문제는 그 생명의 나무가 수명을 다했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엘프들이 세계수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대규모 마나흡수결계를 만들었고요.”

“우윳빛 장막 때문에 나의 영토가 메말랐다니···”

“아뇨. 그건 마법결계고요.”

“마법 결계 때문이라며?”

“서방님이 말한 결계는 외부로부터 이곳 전체를 지켜주는 결계예요. 마나를 흡수해서 대지를 황폐하게 만든 결계는 따로 있어요.”

“가가 가가 아니란 소린가?”

“네? 무슨 말인지.”

“그 결계가 그 결계가 아니냐고.”

“에휴~ 말장난도 아니고, 서방님도 참··· 들어봐요. 이제부터 자세하게 설명할테니. 일단 엘프 마을을 감싼 엄청난 크기의 결계는···”

레드 드래곤이 설치해준 일종의 보호막으로 지금껏 동부산악지대에서 엘프들을 보호했던 결계였다.

그리고 동부산악지대의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 정도로 마나를 흡수하여 세계수에 공급, 수명을 연장시킨 결계는 위드그라실의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엘프들은 종족의 존속과 생존을 위해 대규모의 마나흡수 결계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1,000년 전에 말라죽었어야할 세계수가 아직도 생존하고 있었다.

이런 임시처방도 이젠 약발이 다해 오늘내일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 때문에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그건 쇼쇼니 반도가 황폐화됐다는 점이다.

마나는 본래 자연이고 생명의 기운이다.

마나를 빼앗긴 대지는 황폐화되고 결국에는 수맥까지 말라버린다.

오늘날 쇼쇼니 반도가 황폐화되었던 반면 마나가 몰려든 동부산악지대에 몬스터들이 득시글거리던 이유였다.

“오~ 그렇다면 세계수 내부에 만든 결계를 부숴야겠군. 그럼, 배달의 땅이 다시 살아나겠지?”

“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세계수가 당장 말라죽어요. 엘프들이 아이를 낳지 못하고 오래살기도 어렵대요.”

“어차피 위드그라실이 오늘내일 한다면서?”

“그래도 최소 몇 십 년은 버틸 거래요. 그리고 엘프들이 그러라고 가만히 구경하겠어요?”

“하긴 뭐··· 하지만 너무 억울하잖아. 엘프들 때문에 우리의 영토가 황폐화됐다니. 당신도 알지? 내가 메마른 땅을 되살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죠. 빗물을 모아 땅을 되살리기 위해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잖아요. 북부초원에서 구입한 투라(메주콩)도 마구 뿌렸고요.”

문제는 모두가 실패했다는 점이다.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으나 충분한 비가 오지 않아 흉물스런 거대한 분지가 되었다.

비가 와 호수에 제법 물이 모였더라도 2~3일 만에 대지로 스며들었다.

메주콩도 마찬가지. 지력을 살리기 위해 투라를 마구 뿌렸지만 1/10가량만 제대로 자랐다.

그리고 그것들은 방목하는 가축들이 죄다 먹어버렸다.

매년 엄청난 양의 투라를 헛되이 낭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허나. 투라의 수입은 북부초원과의 무역수지 균형을 맞춰주는 면과 함께 방목하는 가축들의 중요한 먹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손해날 것도 없었다.

이 시대의 식량은 전략적인 자원이다.

보릿고개를 경험했던 팰리스는 식량문제를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겼다.

이 때문에 투라를 계속 뿌려 녹지화 사업을 지속하고 있었지만 이젠 반쯤 포기하고 있던 사업이었다.

그런데 거의 포기했던 사업이 전혀 다른 문제로 해결할 조짐이 보였다.

“그럼 당신도 잘 알겠네. 결계만 없애버리면 황폐했던 땅이 다시 살아날 거라는 걸.”

“결계를 없애도 곧바로 살아나진 않을 거예요.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도 희망이 있잖아?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식량문제는 무척 중요해. 우리 배달은 반드시 자급자족을 이뤄야만 해.”

“그래서 제가 생각해봤는데··· 잘만하면 서방님 고민을 해결할 것 같아요.”

“저, 정말?”

“네. 우리 배달에게도 좋고 엘프들에게도 아주 좋은 해결책이요.”

“오~ 그 해결책이 도대체 뭐야?”

“서방님. 이번에 얻은 최상급 마정석 2개를 엘프들에게 제공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축복은 엘프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해결책을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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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스가 사용한 대포의 대략적인 모습입니다.

아직은 주퇴복좌기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지만 후장식 탄피형 포탄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빠르게 장전, 발사할 수 있습니다.

48. 세계수 싹을 틔워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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