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97화 (19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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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어느덧 제조법이 널리 알려져 버렸다.

한때는 귀족들이 갖춰야할 사치품으로 여겨져 경쟁적으로 구입했고 덕분에 아나톨리아가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다.

그런데 이젠 옛말이 되었다.

귀한 손님을 접대하거나 감상용으로 구입했던 도자기가 이젠 생활전반에 사용하는 식기 즉, 생활도자기가 되었다.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무작정 도자기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는데 과당경쟁으로 인해 3~4개의 영지와 20여개의 거대상단이 파산했을 정도였다.

당연히 그 덕분에 도자기의 가치가 더욱 하락했다.

그런데 요즘엔 그런 투자광풍이 남방교역으로 바뀌었다.

과히 160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열풍에 버금가는 모습일 것이다.

각설하고, 그렇다고 해서 도자기 가치가 무조건 하락한 건 아니다.

드워프나 몇몇 장인이 만든 명품 도자기는 예외적인 경우로 예전보다 오히려 가치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도자기의 대명사인 본차이나를 출시하면 어떻게 되겠나?

알다시피 본차이나는 상당히 고급스럽고 충분한 상품성을 지녔다.

아참, 혹시 몰라 잠시 본차이나에 대해 설명하겠다.

본차이나는 골회(骨灰, Bone Ash, 동물의 뼈를 1,100℃ 정도로 태우면 흰 반투명의 도자기 같은 연자(軟瓷)가 된다, 두산백과) 즉, 뼛가루를 태운 재를 최소 30% 이상을 섞어 만든 도자기를 말한다.

도자기를 성형할 시에 골회를 사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도자기와 제조방식이 동일하다.

그런데 골회를 넣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반 자기보다 가볍고 강도 또한 높아진다.

덕분에 도자기를 얇게 만들 수가 있다.

백색도와 투광성이 뛰어나고 색상이 부드럽고 우아했다.

여기에 보온성까지 뛰어나 도자기 계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다.(네이버 쇼핑용어사전)

배달에겐 더욱 다행인 건 이즈음의 영지와 상단들이 죄다 남방교역에 집중하느라 내수산업에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다 시장에 진입하고 상권을 장악하기 쉽다는 뜻이다.

‘도자기 과당경쟁을 통해 배운 것이 없었나? 우리야 시장장악이 그만큼 쉬워져 다행이지만.’

남방교역도 어느새 과열되는 상황이다.

아마도 절반 이상이 피눈물을 흘리며 파산할 것이다.

세상사, 경쟁자의 불행은 곧 팰리스와 배달의 행운이 될 것이다.

‘어찌하랴. 자신이 선택한 파멸인 것을. 아무튼 우린.’

“그래! 샤이엔에서 본차이나를 만들어 산업기반이 전무한 그곳을 발전시키자.”

본차이나는 분명 상당한 수익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헌데, 북부지역에 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당초의 취지에 다소 미흡한 것 같았다.

“아니, 본차이나를 개발하는 김에 아예 생활도자기 시장까지 장악해 버리자.”

“본···차이나요? 그리고 생활도자기요? 그것이 뭔데요?”

토머스의 물음에 헬레나는 눈치 없이 끼어드는 그를 타박했다.

“아이고~ 눈치 없는 ‘아자씨’야. 설명해주면 알아먹겠어? 영주님이 어련히 좋은 걸 생각했겠지.”

“아이 씨~ 어째 넌 나만 미워하냐?”

“예쁜 짓을 해야 예뻐하지. 만날 그 모양이니깐 미워하지, 왜 그러겠어?”

“내가 뭐 어떻다고! 그리고 너한테 잘 보여서 무슨 영화를 보겠냐?”

“개소린 그만 됐고. 오ㅃ··· 아니, 영주님. 신상품 문제 같은데, 티아늄 경을 불러올까요?”

“아니다. 이번엔 우리가 그쪽으로 움직이자. 워워~”

일행은 슬며시 고삐를 당겨 자연스럽게 티아늄 부부가 탄 마차와 보조를 맞췄다.

팰리스는 동물의 뼛가루를 이용해서 만드는 본차이나와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드워프 부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본차이나로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런데 제 3자인 토머스가 괜히 흥분했다.

“에~엑? 뼛가루로 만든다고요? 그것도 쓰레기 같은 몬스터의 뼈다귀로요?”

“그래.”

“말도 안 돼. 영주님 표현대로 리얼리?”

“···그렇다니깐?”

“아이고~ 저는 반댑니다. 절대로 허락할 수 없어요.”

“···”

‘저 자식이 왜 또··· 딸 시집보내는 장인이냐? 그리고 네가 무슨 허락이야?’

“영주님. 찝찝하게 왜 그런 걸로 도자기를 만듭니까?”

“앞서 설명했다시피 뼛가루를 섞어 만들면···”

“아아~ 됐고요. 어떤 미친놈이 그런 찝찝한 그릇을 사용하겠어요? 으으~ 싫어, 싫어.”

‘부르르~’

‘이런 씨~ 나 같은 미친놈이 사용한다, 어쩔래?’

“하아~ 토머스. 그냥 뼛가루가 아냐. 정확하게는 불에 뼈를 태운 잿가루를 섞는 거야. 그럼 도자기 품질이 훨씬 좋아지니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뼛가···”

토머스가 뜬금없는 몽니를 부리자 헬레나가 발끈했다.

“아자씨가 뭘 안다고 그래?”

“에이 씨~ 너는 왜 또.”

“왜라니. 정말 몰라서 그래?”

“여기사가 맞다요. 젊은 영주가 어디 흰소리한 적이 있냐요?”

“그렇지. 팰리스의 지시대로 사업해서 손해난 적이 없었지. 안 그런가?”

티아늄 부부의 지원에 짧은 분란이 종식됐다.

“그런데 젊은 영주.”

“말해요, 티아늄.”

“대가리에 온통 근육인 놈의 말이 과히 틀리진 않아. 뼛가루가 들어갔다면 소릴 들으면 어떤 기분이겠어? 게다가 몬스터의 뼛가루라면 거부감부터 보일 거야.”

“그렇지만 티아늄. 완전히 태운 잽니다. 불로 정화했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고요.”

‘지구에서 잘만 사용했던 도자기다. 그러니깐 아무런 문제가 없어.’

팰리스는 지구의 기준으로 판단했다.

반면, 티아늄은 가이아의 장인(匠人)으로써 평가했다.

“그걸 왜 모르겠나. 하지만 뼛가루야, 뼛가루. 그것도 몬스터의 뼈다귀.”

“하아~ 그렇다면 티아늄은 본차이나 사업을 포기하잔 뜻인가요?”

“무슨 섭섭한 소릴.”

“이래봬도 우린 드워프다요.”

“네? 티아늄, 루비.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젊은 영주. 그리도 좋은 도자기라면 당연히 나랑 우리 여보야가 만들어야지.”

“?···”

‘도대체 뭐하자는 플레이요?’

“히히히~ 그렇게 이상하게 쳐다볼 건 없고···”

“우리 자기야 말이 맞다요. 뼛가루가 들어갔다고 하면 거부감이 아주 클 것 같다요.”

“그럼 어쩌자고요.”

“뭘 그리 심각해. 그냥 이름을 살짝 바꾸거나 원재료를 속이는 거야. 어때?”

“속이··· 자고요?”

“그렇지. 뼛가루 대신에 옥가루가 들어갔다는 식으로다. 어때, 괜찮지 않아?”

“역시 우리 자기야다. 그렇게 하면 누가 뼛가루가 들어갔다고 생각하겠냐요? 아마 복제하려는 놈들이 옥가루를 넣고 지랄한다고 난리칠 것이다요. 으흐흐흐~ 잼나겠다.”

“우와~ 역시 우리 마누라다. 본차이나를 복제하려는 놈들 엄청 고생할 거야. 으허허허~ 팰리스 정말 그럴 것 같지 않아?”

‘어라?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비밀을 지키려면 성분을 속이거나 이름을 바꿔야겠어요.”

본차이나는 마도기관처럼 발상의 전환이 결정적인 품목일 것이다.

도자기 제조법이 알려졌으니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원리만 알면 누구나 쉽게 복제할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본차이나’라는 아주 직관적인 이름은 전략상품의 이름으로 적당하지 않았다.

“옥처럼 아름답다고 했으니까. 그래. 옥도자기! 옥도자기가 어때?”

“옥도자기라··· 이름 괜찮네요, 옥도자기.”

“좋다요. 그럼 이제부터 옥도자기는 옥도자기다.”

이렇게 해서 지구의 본차이나가 차원을 넘어 가이아에서는 옥도자기란 가면을 쓰게 됐다.

이것으로 팰리스의 2번째 숙제가 얼추 윤곽이 잡혔다.

이쯤이면 쉬어도 되련만 안타깝게도 팰리스는 편하게 쉴 팔자가 아니었다.

30분 정도를 이동하자 서울에 다다랐는데 그곳은 티아늄부부가 세륨 일당에게 의뢰했던 트랙터와 콤바인 필드테스트를 위한 현장이었다.

영주가 나타나자 인사하는 둥 농부로 보이는 자들이 만세를 부르는 둥 잠시 소란이 일었다.

팰리스는 결과가 빨리 보고 싶어 세륨에게 필드테스트를 진행하도록 다그쳤다.

“부탁해요, 세륨.”

“알았다, 젊은 영주. 첫 번째 필드테스트는 콤바인이다.”

세륨에 말에 맞춰 조수로 보이는 자가 콤바인의 시동을 걸었다.

그는 1ha 크기로 구획된 밭을 흘깃거렸는데 마침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

‘위이이이잉~’

“젊은 영주. 알다시피 콤바인은 자동으로 밀을 수확하고 탈곡하는 기계다. 출력은 말 100마리의 힘에 해당하는 100마력인데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어이~ 조수. 시작하자.”

“알겠습니다, 마스터.”

‘위이이이잉~’

‘스르륵~ 뽈뽈뽈~’

조수가 콤바인을 움직이자 (농사의)자문과 조언을 위해 참가한 농부들이 놀라워했다.

“세상에나··· 말도 없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어.”

“어라? 저절로 밀을 수확하고 있네? 아니다. 가만 보니 수확에 탈곡까지 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 하곤··· 세륨님이 아까 그런 기계라고 말했잖아. 그런데 작업하는 속도가 아주 빠르군.”

“그러게? 저런 속도라면 1ha(헥타르, 가로세로 각각 100m)를 1시간 만에 작업하겠어.”

“그럼, 100명 이상의 몫을 해낸다는 건가? 오~ 대단하군.”

“수확이랑 탈곡도 대단하지만 다른 것도 대단해.”

“응? 그것이 뭔데?”

“저기 잘 봐. 기계덩어리가 지금 어디에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지를.”

“그, 그러네? 푸석푸석한 밭을 저렇게 잘만 돌아다니네?”

“바퀴를 봐. 아마도 저것 때문일 거야. 무, 무한··· 무한 뭐라고 말한 것 같던데.”

농부들이 잡담을 중지하고 드워프들을 흘깃거렸다.

눈치껏 대답하라는 몸짓이리라.

이에, 세륨을 대신해 개발자 티아늄이 으스대듯이 말했다.

“흐흐흐~ 보시다시피 무한궤도를 적용했다. 젊은 영주가 요구했던 성능이었지.”

“맞다요. 무한궤도를 사용하면 진창이어도 문제없이 움직인다요.”

“그렇죠. 물건이 제법 쓸 만하게 빠졌네요.”

“엥? 쓸 만··· 하다고?”

별 생각없는 말에 티아늄이 발끈했다.

“젊은 영주. 겨우 그것뿐이야?”

“이런 씨~ 젊은 영주. 방금 우릴 목욕했다요.

‘아차~ 실수. 그리고 루비 아줌마. 모욕이겠죠.’

“아니, 내말은 그것이 아니고, 마차나 수레가 진창에 빠져도 콤바인이 있으면 밧줄로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다는 뜻이었어요. 뭐, 이런저런 다용도로 제법 쓸 만하다는 뜻, 이해했죠?”

“그런··· 뜻이었어? 그럼 진작 그렇다고 말하지.”

확실히 드워프는 아주 단순한 종족이었다. 팰리스는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

“그렇데 티아늄, 루비. 무한궤도가 꽤 생소했을 텐데요. 시제품을 만들 때에 무슨 문제 같은 건 없었나요? 규격을 맞추는 것이 꽤 힘들었을 텐데요.”

“어험~ 우리가 누구야? 그리고 누구도 아닌 우리 부부의 작품이란 말씀. 드워프가 하는 일에 무슨 불량품이 생기겠어?”

아니다. 무한궤도나 콤바인에 들어가는 부품은 매우 정확한 규격과 정밀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아무리 드워프 할애비라도 무한궤도에 들어갈 부품을 정확하고 똑같이 가공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세륨이 피식거리며 정답을 말했다.

‘피식~’

“아이고야~ 우리 개발자님. 그러셨어요? 야, 인마. 그럼 프레스랑 공작기계들이 드워프였냐? 솔직히 정밀한 작업은 공작기계 덕분이었잖아.”

그랬다. 규격품의 비밀은 프레스를 비롯한 각종 공작기계 덕분이었다.

알다시피 칠성시절의 팰리스는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를 운영했었다.

IMF로 쫄딱 망했지만···

당시의 칠성은 각종 공작기계들을 이용하여 정밀한 제품들을 만들어 납품했다.

이런 이유로 팰리스는 마도기관이 개발되자 가장 먼저 제작한 것이 바로 프레스와 선반이었다.

각종 공작기계들이 만들어지고부터 배달의 기계와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 그런 것 없었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었거든?”

“흐흐흐~ 그랬냐? 그런데 내가 왜 잘 못 들었을까? 내가 듣기로는 프레스로 철판을 마구 찍어내거나 선반으로 깎고 구멍을 뚫고 그랬다던데, 아니냐?”

“이, 이런 씨ㅂ··· 아, 아니거든? 정말로 나랑 우리 여보야가 만들었거든?”

확실히 드워프와 거짓말은 상극이었다.

마차에서 구경하던 선샤인과 달님이가 방금 피식거렸고 실버 라이칸들까지 요상하게 (비)웃을 정도였다.

“우, 우리 자기야 말이 맞다요.”

“아이고 루비 누나~ 거짓말 하려면 입술에 침이나 바르쇼.”

“어, 어?”

‘스읍~’

루비가 당황했는지 진짜로 입술에 침을 적셨다.

“크, 크큭···”

‘아, 안 돼! 참아야해. 여기에서 웃으면 드워프가 삐친다.’

드워프들의 개그에 인간들은 힘겹게 웃음을 참았다.

반면, 동생이란 놈은 인정사정이 없었다.

“크큭~ 지, 진짜로··· 우헤헤헤~ 진짜로 침을 발랐어. 우하하하~”

“이런 씨ㅂ··· 세륨 너! 자꾸 까불래? 오래간만에 누나한테 함 맞아볼텨?”

세륨과 티아늄은 친구사이였지만 한편으론 처남과 매부지간이었다.

그리고 루비의 주먹 앞에 평등했다.

드워프들이 이렇게 툭탁거리는 사이 팰리스는 또 자체적인 3번째 숙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흐음~ 프레스랑 공작기계라···”

‘그러고 보니 그동안 훌륭한 기계장비(공작기계)들을 놀리고 있었군.’

공작기계는 정밀한 부품을 생산하게 하지만 동일한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엘프들은 본래 대량생산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지. 엘프들이 법랑용 금속그릇을 만드는 건 재능낭비야. 아니, 정령력의 낭비인가? 아무튼, 그런 단순작업은 프레스로 막 찍어내는 편이··· 가만~ 그렇다면 녹이 안 스는 스테인리스까지 개발할까?’

(벌겋게 녹이 스는)쇳판으로 그릇을 만든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

그래서 가이아의 중산층은 보통 구리나 청동, 황동으로 식기를 만든다.

그런데 이것들 또한 맛이나 위생상으로 좋은 소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황금이나 은으로 식기를 만들 수는 없겠지. 일반 서민이니까.’

이런 상황이니 저렴하고 깨끗한 스테인리스 식기가 출현하면 단번에 시장을 장악할 것. 확실히 팰리스는 편하게 쉴 팔자가 아니었다.

각설하고, 팰리스가 새로운 사업을 고심하는 사이 분위기가 꽤 우습고 어색해졌다. 팰리스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다음 필드테스트를 진행하라고 부탁했다.

“알았다, 젊은 영주. 다음은 트랙터를 시험하겠다. 어이~ 조수.”

“네, 마스터. 필드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위이이이잉~’

‘스르륵, 털털털~’

조수가 모는 트랙터는 방금 수확을 마친 밭으로 들어가 땅을 갈아엎었다.

“이번 테스트는 트랙터로···”

트랙터도 팰리스의 구체적인 요구로 개발된 것이라서 지구의 것과 흡사했다.

차이라면 트랙터의 심장. 가솔린이나 디젤기관이 아닌 마정석의 마도기관이 장착됐다.

덕분에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장치가 필요 없었다.

연쇄적인 폭발(4행정 사이클)을 제어하는 복잡한 기계장치들도 대폭 생략되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훨씬 단순한 모습이 되었다.

단순하다면 트랙터와 콤바인도 마도기관의 경우처럼 다른 영지에서 쉽게 복제할 수가 있을까?

설마 그럴 리가!

마도기관이야 원리나 개념이 중요했지 트랙터나 콤바인은 사정이 크게 달랐다.

개념보다는 정밀한 기계공학이 관건이었다.

물론, 공작기계의 도움 없이도 트랙터를 제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건 1~2대를 생산할 때나 가능한 소리다.

기계장치는 수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졌고 고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부품의 질과 규격이 동일하지 않으면 간단한 부품고장만으로 가동이 중단될 것이다.

실제의 예로 보자면 태평양 전쟁 때의 일본군 38식 아리사카 소총을 들 수 있다.

아리사카 소총은 제작한 시기와 공장에 따라서 규격이 제각각이었다.

그래서 부품호환이나 동류전환(다른 총기에서 부품을 빼내 장착하는)이 힘들었단다.

자연 간단한 부품 하나가 고장 나도 총기를 못 쓰게 됐다.

각설하고, 얼추 설명을 마친 세륨이 후미에 자신의 평을 곁들였다.

“···이것으로 설명을 대충 마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트랙터는 설계단계에서 아주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고 생각된다.”

“응? 설계··· 결함이라고라?”

“이익~ 저 새끼가 또 딴지를··· 저 새끼는 진짜 동생도 아냐.”

세륨의 도발에 원제작자 티아늄 부부가 또 발끈했다.

58. 안에서 찾는 것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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