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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237화 (23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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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동부에서의 전투가 신성교국의 승리로 끝났을 무렵, 남방의 마타람왕국의 해역에서는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배달함대와 로이얀 함대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규모 해상전투를 위해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독도섬에 수송선단을 남겨둔 배달함대. 주력전투함(5,000톤의 장갑함) 5척과 호위함(1,500톤의 장갑함) 10척 그리고 보급과 정찰을 담당할 10척을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이에 맞서는 로이얀 함대는 4,000톤의 신형 장갑전투함 5척과 2,000톤의 장갑전투함 20척, 1,000톤의 전투함(장갑 없음) 30척에 보급과 정찰선 역할의 50여척, 총 100여척을 이끌고 배달함대를 맞이하러 나갔다.

전투함 배수량 합계나 수에서 로이얀 함대가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래서 베티스타와 제독은 ‘배달의 침몰’ 작전이 무산됐어도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 피해 없이 이길 수가 있었는데 아쉽게 됐군. 이젠 정면승부로 놈들을 물리쳐야 한다.

“전투함의 수가 우리가 훨씬 많습니다. 당연히 대포의 수도 우리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우리 로이얀 함대가 당연히 승리할 것이다.’ 라는 말이 생략되었다.

- 그렇지. 그런데 배달의 신형 전투함들 말이야. 그놈이 무장한 대포가 상당히 크다고 하던데. 괜찮겠나?

배달함대를 수색하던 정찰선이 전투함의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쌍둥이 대포(회전포탑의 쌍열 주포)를 발견하여 보고했었다.

베티스타는 대포의 크기가 커지면 사정거리가 길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아~ 저도 보고를 들었습니다. 헌데 공작님. 대포가 커지면 보통 파괴력이 커지고 더욱 멀리까지 나갑니다. 하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파괴력이 커지고 사정거리가 길어지면 당연히 피해가 늘어나잖나.

“당연히 그렇겠죠. 허나, 자세히 들어보니 놈들이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놈들의 신형 전투함은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했습니다.”

- 치명적인 약점? 그것이 무엇이지?

“신형 전투함은 배수량에 비해서···”

무장한 대포의 수가 극악할 정도로 적었다.

1,500톤짜리 전투함은 겨우 2문만 무장했고 5,000톤짜리 전투함도 6문 밖에 탑재하지 못했다.

아마도 자신들 로이얀이 사정거리가 긴 대포를 만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대포 크기를 키웠고 덕분에 탑재할 대포의 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물론, 대포의 크기가 굉장하다는 첩보로 볼 때, 아마도 우리보다 사정거리가 길고 파괴력 또한 더욱 막강할 겁니다. 1발만 명중해도 아군 함선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겠지요.”

- 그런데도 자네의 얼굴이 꽤 편안해 보이는군.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웠나보지?

“후후후~ 당연합니다.”

- 좋군. 자세히 듣고 싶다.

“공작님. 우리 함대는 일단 놈들보다 전투함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대포의 수는 더욱 크게 차이가 벌어집니다. 놈들의 오판(?)해서 대포를 그리 적게 탑재하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 맞다. 아무리 대포를 크게 만들기로서니 겨우 2문과 6문만 탑재하다니··· 너무도 어리석은 놈들이야.

“맞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전투함은 양현에 장착했기 때문에 양쪽에서 대포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 헌데 놈들의 대포는 오직 전진방향으로만 발사합니다. 대포를 발사할 수 없는 사각을 이용하여 거리만 좁힌다면··”

- 물량으로 승부하여 배달함대를 박살낸다?

“하하하~ 그렇습니다. 아무리 대포의 크기가 크고 파괴력이 대단하면 뭐합니까? 가능한 많은 포탄을 퍼부어 실질적인 피해를 안겨야죠. 우린 대포의 절대적인 수에서 크게 앞섭니다. 게데가 공작님도 알다시피 해상전투는 본래 전투함 숫자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이론이 있지 않습니까?”

전투함 숫자의 제곱에 비례하는 이론을 지구에서는 란체스터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제독의 큰소리가 실현되려면 반드시 충족되어야할 조건이 있었다.

거대한 쌍둥이 대포(쌍열 포신)가 전진방향으로만 발사한다는 조건 말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포탑이 회전할 것이라는 점을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배달함대가 절대적으로 이긴다는 건 또 아니었다.

임진왜란 때의 이순신이 판옥선으로 왜군 세키부네를 아주 쉽게 격파했었지만 원균은 똑같은 일본 전함에 어이없이 참패당해 조선수군을 완전히 말아먹지 않았던가.

무기의 수와 질이 승부에 아주 큰 영향을 줄지언정 절대적인 건 아니었다.

실제로도 배달함대와 로이얀 함대의 전투 초반에 이런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유는 베티스타가 남방 특유의 날씨와 지형지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던 반면 파이온 백작은 신형전투함을 과신하고 방심했기 때문이었다.

1시간 전, 배달함대는 스콜(열대성 소나기)을 만났다

백작은 위험지역을 빠르게 통과할 목적으로 다소 서둘렀다.

그래서 줄리오의 경고를 무시하고 작은 무인도를 6~7Km 가까이 지나쳤는데 섬 그늘에 로이얀함대가 매복하고 있었다.

배달의 대포가 사정거리가 자신들보다 더욱 길 것으로 예상한 베티스타가 최대한 거리를 좁히고 갑작스럽게 공격하려고 매복했던 것이다.

스콜이 멈추고 세상이 다시 밝아지는 것과 동시에 섬 그늘에서 나온 로이얀 함대. 갈 ‘지’자로 기동하며 아직도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한 배달함대를 향해 전속으로 기동했다.

그들은 측면에 무장한 대포들의 발사각이 확보될 때마다 대포를 발사했다.

‘뻐버버버버뻥~’

5Km의 비교적 먼 거리에서 발사한 초탄이라서 명중탄이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포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이십여 발이 배달함대의 선박에 명중됐다.

‘팅~ 티팅, 콰아앙~’

‘으아악~ 으아아악~’

명중된 포탄도 대부분은 단단한 현측에 맞아 튕겨나갔다.

문제는 단단한 선수나 현측이 아닌 갑판에 떨어진 포탄들. 그곳의 수병들은 셔츠와 군복이라는 아주 얇은 장갑(?)만 착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2~3발의 포탄에 예닐곱이 죽거나 다쳤다.

그런데 집중포격이 이제 막 시작됐다.

‘뻐버버버버버뻥~’

‘티티팅~ 팅, 팅! 콰꽝~’

‘으악, 으아아악~’

명중탄 일부가 갑판을 때려 다시 십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병사들은 급히 사상자들을 수습하여 안전한 구역으로 대피, 포션으로 응급 처치했다.

배달함대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자연, CIC(정투정보실)가 혼란스러워졌다.

“어, 어?”

‘웅성웅성~’

“사령관님, 침착하십쇼. 빨리 적함대와 거리를 확보하시길 조언합니다.”

배달왕국에서 해전경험이 가장 많은 줄리오의 조언이었다.

아참 그런 줄리오가 배달함대를 지휘하지 못한 건 나이가 너무 어렸고 군경력도 너무 일천했기 때문이다.

팰리스는 줄리오에게 참모역할을 맡겨 해전이 생소한 파이온 백작을 돕게 했다.

“그, 그래. 줄리오 대장. 전속으로 기동하여 적함대와 떨어져라.”

파이온 백작의 지시가 마법수정구를 통해 빠르게 전파, 일제히 전속으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물러서더라도 반격해야 합니다.”

“좋다. 반격하면서 물러선다.”

줄리오의 조언을 받아들인 백작. 통신사관과 관측반에게 명령을 전파하게 했다.

- 포탑! 포탑 응답하라

“여기는 포탑, 지시 바란다.”

- 지금 즉시 반격하라. 거리는 넷하나다섯공. 풍향은 남서로 삼. 좌표는···

강력한 장갑으로 보호되는 포탑의 내부. 마법수정구 속의 관측반이 사격제원을 알려줬다.

포병들은 수신 받는 사격제원대로 포신을 움직였다.

“접수 완료. 얘들아~ 빨리 포격을 준비하립신다.”

“넵, 포대장님.”

‘기이이이이잉~’

“포탄 장입 완료! 장약 장입까지 완료했습니다.”

주포의 포탄은 파괴력을 살리기 위하여 일체형이 아닌 포탄과 장약을 별도로 장전했다.

“관측반 발사준비 완료!”

- 좋다. 잠시대기, 대기···· 쏴, 지금이다.

‘꽈꽝~ 꽈쾅쾅~’

물러서던 배달함대가 마침내 반격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초탄이고 빠르게 후퇴하는 와중에 실시한 포격이라 그런지 50발 중에서 겨우 1발만 명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명중탄이 가장 강력하다는 200mm포탄이었고 폭발하는 작열탄이란 점이다.

작열탄은 적함의 단단한 현측 장갑을 뚫고 들어가 지연신관이 다해 폭발했다.

‘구꿍~’

내부폭발에 4,000톤의 장갑함이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화려한 폭발을 예상했으나 멀쩡하게 배달함대를 계속 쫓아 기동했다.

그래서 관측병들이 내심 실망하고 있을 때였다.

가느다란 연기를 흩날리며 기동하던 로이얀의 거대한 장갑함. 갑가지 몸서리를 쳤다.

이어, 거대한 화염이 갑판을 뚫고 나와 하늘로 치솟았다.

작열탄의 불씨가 내부에 널린 화약통을 유폭시켰던 것이다.

‘꽈아아앙~’

‘화르르륵~’

검붉은 화염을 기점으로 적함이 단번에 두 쪽으로 쪼개지며 빠르게 가라앉았다.

얼마나 폭발이 강력했는지 주변의 정찰선 2척까지 (폭발의 충격으로)함께 전복될 정도였다.

해전의 특성상 피격된 함선에 탄 수병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다.

아무튼, 단 1발의 명중탄이 만들어낸 참사에 로이얀 함대가 경악했다.

“헉! 저, 저런 저···”

- 갑자기 무슨 일인가!

“치, 침몰··· 했습니다. 야심차게 건조한 4,000톤짜리 장갑전투함이 단 한 발에···”

- 뭐, 침몰? 자, 잠깐! 방금 전까지 배달함대가 도주하고 있다고 보고하지 않았나?

“네, 공작님. 지금도 도주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독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거대한 대포의 파괴력이 대단했지만 더욱 대단한 건 그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었다.

전진하는 방향으로만 발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거대한 대포가 자유자제로 회전하며 포격한 것이다.

- 그런데 뭐!

“대포를 뒤로 돌려 발사했습니다. 놈들의 대포는··· 사각이 없습니다.”

- 뭐 사각이 없다?

“그게····”

- 아참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지. 정신 차려! 지금은 전투중이다.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까닭인지 베티스타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렸다. 그는 크게 고함쳐 제독과 수뇌부들을 일깨웠다.

- 상황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그, 그렇습니다.”

- 하지만 거리를 주게 되면 오히려 불리해진다. 악착같이 따라붙어 압도적인 물량으로 승부해라. 정신없이 포격하면 어떤 놈이라도 쓰러진다.

“하지만 공작님. 놈들의 배가 우리보다 더 빠른 것 같습니다.”

- 그럼 일방적으로 당하자는 말인가?

“죄송··· 아차~ 놈들이 진행하는 방향에 일부를 매복시켰습니다.”

- 분함대라고 했나? 내가 행동지침을 알려줄테니 자넨 적을 계속 추격해라.

로이얀은 한곳에만 매복한 것이 아니었다.

마타람으로 향하는 또 다른 섬 그늘에도 1/3가량을 분산 매복시켰다.

예상치 못한 강력한 포격에 충격 받았지만 승세는 아직도 로이얀에 있었다.

베티스타의 명령을 받은 분함대는 언제라도 뛰쳐나갈 수 있도록 마도기관을 뜨겁게 예열했다.

그리고 배달함대가 2Km 이내로 접근할 때까지 꼼짝하지 않다가 갑자기 뛰쳐나갔다.

“어, 어? 적이다! 12시 적함대가 출현했다!”

“사령관님, 12시 방향 2Km 지점. 적함대가 출현했습니다.”

배달함대가 갑작스런 적의 출현에 당황한 사이, 분함대는 일제히 선수를 돌리곤 포문을 열었다.

‘뻐버버버뻥~’

‘슈웅, 쉬우우우~’

1,700m의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고 배달의 함선들이 한곳에 뭉쳐 있었다.

그래서 15%가량의 포탄들이 선박에 명중했다.

‘티팅, 티티티팅~’

배달의 장갑함은 여전히 강력한 방호력을 자랑했다.

선수를 직격했거나 옆구리를 스친 포탄들이 사방으로 튕겨 물기둥들을 만들었다.

이렇게 장갑감이 무사했으나 보급과 정찰을 담당한 보조 함선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거리가 비교적 가까웠고 대포의 위력도 제법 강력했다.

명중탄 일부가 장갑을 뚫고 들어가 병사들의 사상시켰다.

운이 없던 보급함 1척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전투함이 사용할 포탄을 운반했는데 그것이 유폭됐던 것이다.

배달의 전투함들은 포탑들을 죄다 후면으로 향해 있었다.

즉각적인 보복이 곤란했다.

그래서 보조무장으로 탑재했던 속사포로 정면의 적에게 반격했다.

‘뻐버버버뻥~’

‘티팅, 티티티티~ 퍼퍽~ 콰아앙~’

속사포의 위력이 약해 명중탄 중의 10%, 그것도 장갑이 없는 선박에만 피해를 강요했다.

현재 배달함대의 뒤를 많은 수의 전투함들이 추격하고 있다.

진행방향도 매복했던 분함대가 차단한 상태다.

물론, 배달의 주포는 매우 강력했고 장갑은 여전히 튼튼했다.

그러나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고 숫자와 술에는 장사가 없었다.

가까운 곳에서 난타전을 벌이면 아무리 튼튼한 장갑이라도 결국에는 깨질 것. 배달함대가 핀치에 몰렸다.

“줄리오 대장. 어디를 돌파해야 할까? 12시 방향(앞쪽)인가, 아니면 6시 방향(뒤쪽)인가?”

줄리오의 조언을 청한 파이온 백작. 당장의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무조건 약한 곳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69. 파이온 왕국을 위하여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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