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면 잘살거 같지-255화 (25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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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구궁, 구궁~’

‘부스스~’

‘몽실몽실~’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이 진군하자 자연스럽게 많은 흙먼지가 발생했다.

최선두에서 진로를 개척하던 트윈 헤드 오우거가 삼거리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놈은 두 개의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크르르~ 왼쪽 대가리. 오른쪽이다, 오른쪽.]

[캬앙~ 아닌다, 오른쪽 대가리. 마왕님 왼쪽 좋다, 좋다.]

[아, 아닌다. 마왕님 오른쪽으로 간다, 명령했다.]

혼자서(?) 오른쪽이 맞으니 왼쪽이 맞으니 옥신각신하다가 힘이 센 왼쪽 대가리가 아주 정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크르르르~ 오른쪽 너, 뒤진다. 한 따까리 한다?]

힘! 인간세상처럼 약육강식의 몬스터 세계도 힘이 센 자가 정의였고 진리였다.

[나, 너보다 센 왼쪽이다. 그런다, 왼쪽 항상 옳다, 알았다?]

[어, 어?]

[아직도 모른다? 그럼 이 왼쪽주먹 확실하게 가르쳐준다. 캬흐흐흐~]

[어, 어? 어··· 알았다.]

그제야 트윈 헤드 오우거가 왼쪽 길로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몬스터 첨병이 왼쪽 길로 들어섰고 이젠 본대(本隊) 차례가 됐다.

그런데 왼쪽 길이 아니었나 보다.

[이런 멍청한 새끼들을 봤나. 내가 오른쪽이라고 말했잖아, 오른쪽.]

마왕 아스타로였다.

[오른쪽 길로 이동해라. 그래야 네놈들의 배를 채워줄 인간들이 기다린단 말이다.]

‘끼잉, 끼잉~’

[거, 거봐라. 오른쪽 길, 옳다.]

아스타로의 호통에 엉뚱한 길로 이동하려던 몬스터 군단이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잠깐!

마계의 존재가 어찌 이곳의 지형지물에 이리도 밝을까?

그건 아스타로가 동물을 사역하는 패밀리어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마왕은 현재 패밀리어 마법으로 계약한 박쥐의 눈으로 팰리스와 배달군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참, 패밀리어 마법은 마나가 동결된 지역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실행시켰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마법이 유지됐다. 마왕군단이 마왕과 감응한 박쥐를 이용해 정확한 곳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마왕 체면이 있어 두발로 걸어갈 수는 없다.

아스타로는 트윈과 트리플 헤드 오우거들이 메는 가마 위에 비스듬히 누워 이동했다.

마왕군단의 선두는 앞서 말한 트윈 헤드 오우거와 첨병으로 나선 10마리의 마수급 몬스터. 그놈들 500m 뒤에는 마왕의 가마와 8000여 마리의 몬스터들이 뒤따랐다.

그리고 이들 뒤에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몬스터들이···

잠깐! 마왕군단은 원래 1만이 넘지 않았었나?

그렇다. 5일전까지도 마왕군단은 분명 1만이 넘지 못했다.

그런데 엄청난 수로 불어난 몬스터 떼가 마왕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아니,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케깽, 케케껭~’

‘크롸롸롸롸~’

‘우루루르~’

5천여 마리의 각종 몬스터들이 괴성을 지르며 마왕군단에 새로이 합류했다.

[이런~ 하찮은 놈들이··· 먼지난다, 먼지 나. 조심하지 못할까?]

‘끼잉, 끼잉~’

아스타로의 호통에 새로이 합류한 몬스터들이 살금살금 걸어 대열에 합류했다.

그랬다. 엄청난 수로 불어난 몬스터 무리. 주변에 살던 몬스터들로 이놈들은 아스타로의 마기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마왕군단은 어느새 10만 마리 이상으로 불어나 있었다.

몬스터는 본래 인간보다 훨씬 피지컬이 좋았다.

이런 몬스터가 무려 10만이 넘었다.

연합군 수뇌부도 팰리스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었다.

아마도 배달군에게 매우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각설하고, 아스타로가 무료하게 다시 가마에 비스듬히 누우려는 순간이었다.

아스타로가 무엇에 얻어맞은 것 마냥 흠칫거리며 얼굴을 찌푸렸다.

‘파팟~’

[뭐, 뭐야! 감응이 왜 단절됐지?]

‘박쥐와 연결이 끊어졌다면··· 재수 없게 그때 죽어버렸나?’

‘그때’라 함은 배달의 대포들이 일제히 불을 품던 순간으로 아스타로는 박쥐가 죽기 전에 보내온 영상으로 무슨 상황인지 얼추 짐작했다.

실제로도 마왕과 감응한 박쥐는 우연히 포탄에 직격되어 죽었다.

[그것이 대포라는 신무기였지, 아마?]

이번에 경험한 인간들의 신무기, 대포. 쇳덩이(포탄)를 은이나 미스릴로 코팅한 ‘편법’ 덕분에 마왕군다에게 꽤 골치 아픈 무기가 되었다.

‘콰콰콰콰쾅~’

‘휘잉, 휘이이이이잉웅~ 슈웅, 슈우우우우웅~’

재수 없게 박쥐가 죽어 아스타로는 적진을 감시할 수단이 사라졌다.

마왕은 포탄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통해 문제의 무기가 발사됐음을 직감했다.

‘피식~’

[그래봐야 인간의 허접한 무기다. 쇳덩이가 피해를 줘봤자 얼마나 주겠어?]

아스타로는 전투종족의 수장이다.

본능적으로 포격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사실 (전장식)대포는 비주얼이나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달리 실제의 살상력은 그리 높지 않았다.

지구의 (전장식)대포도 살상효과보다는 심리적인 효과가 더욱 컸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단, 전장식의 청동대포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쳇~ 포탄에 맞으면 피떡이 되겠군. 뭐, 기껏해야 기백마리겠지? 그 정도쯤이야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게다가 곡사로 날아오는 쇳덩이다. 쳇~ 괜히 신경 썼군.’

마왕이 다시 가마의 보료위에 비스듬히 누웠다.

이때쯤 날아오던 포탄이 마침내 마왕군단에게 낙하했다.

그런데 배달군이 사용한 대포들은 빠르게 장전 발사하는 후장식 대포였고 포탄도 풀 메틸재킷 방식을 사용하는 105mm 견인곡사포였다.

통짜 탄두가 아닌 폭발하는 포탄 즉, 작열탄이고 포탄 내부에 장입한 쇠구슬도 모두 은이나 미스릴로 코팅했다.

성수처리까지 마쳤으니 소위 ‘마왕군단 전용’으로 특별 제작한 셈이다.

‘휘잉, 휘이이이이이웅~’

‘슈웅, 슈우우우우웅~’

‘꽝! 콰꽝~ 꽈과과과과꽝~’

그런 포탄들이 몬스터군단 대열 곳곳에서 폭발했다.

아니, 이제 막 무자비한 포격이 시작됐다.

가이아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투 직전의 사전포격. 단순한 쇳덩이가 아닌 폭발하는 포탄이었다.

엄청난 강철의 비에 아스타로의 눈이 두 배가 되었다.

[어, 어? 저게 뭐야. 쇳덩이가 왜··· 폭발하지?]

포격이 예전과 전혀 달랐다.

영문을 모른 아스타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꽈아앙~’

‘케켁~’

‘카아아아~’

단말마를 지르며 쓰러지는 몬스터들. 직격을 면했어도 (마왕군단 전용으로 제작, 장입한)파편 때문에 반경 10m 이내(주-1)가 초토화됐다.

{주- 통상적으로 105mm 곡사포 고폭탄은 보병을 상대로 살상반경이 30m 내외라고 한다. 이글에서 10m 이내라고 설정한 이유는 몬스터의 살갗이 워낙 단단하고 피지컬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도대체 포탄이 왜 폭ㅂ··· 헉!]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스타로가 갑자기 (가마 위에서)벌떡 일어섰다.

‘슈우우우웅~’

가마 위의 그를 향해 포탄이 낙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스타로는 전투의 달인이다.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러 포탄을 걷어ㄴ···

그때였다.

‘까ㅇ~꽈아앙~’

직격된 충격에 쇳덩이가 또 폭발했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화염과 후폭풍 그리고 수백 개의 파편들이 아스타로에게 날아들었다.

마왕의 신형을 잠시 감춰버릴 위력이었다.

그렇다면 방심한 마왕이 특별 제작된 포탄에 맞아 소멸 당했을까?

[어, 어? 뭐야, 이거···]

‘푸스스스~’

안타깝게도 마왕은 예전과 똑같았다.

옷깃 하나도 손상시키지 못했다.

아스타로가 반사적으로 보호막을 생성시켜 후폭풍과 파편들을 모두 막아냈던 것. 다만, 이번 포탄은 마왕군단 전용으로 특별히 제작되었다.

포탄 1발에 보호막 내구성을 절반 이상이나 깎아 놨다.

더욱 어이없는 건 갑작스런 폭발에 휘말려 아스타로가 가마에서 떨어졌다는 점이다.

누구도 아닌 마왕이 인간의 무기에 휘말려 가마에서 떨어졌다!

[이, 이놈들이···]

‘까드드득~’

아스타로가 저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그런데 지금은 이리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첫 포격이 끝난 지 10초도 지나지 않았는데 날카로운 파공성이 다시 들려왔다.

두 번째 일제포격이었다.

‘슈웅, 슈우우우우웅~’

‘꽝! 콰꽝~ 꽈과과과과꽝~’

[뭐, 뭐지? 뭔데 이리도 빨리 쏘는 거야?]

아스타로가 지난 전투에서 경험했던 포격과 질적으로 달랐다.

차탄이 너무도 빨리 날아왔다.

아스타로가 아직 적절한 지시를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몬스터 대열 50곳에서 다시 폭발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폭심으로부터 반경 10m 이내가 초토화됐다.

살상반경의 (일반적인)몬스터들이 떼로 죽거나 다쳤다.

다행히 마수급 몬스터는 강력했다.

폭심으로부터 2~3m만 벗어나면 즉사를 면했다.

그렇다고 마냥 멀쩡한 건 결코 아니었다.

‘캬항, 캬르르르르~’

‘크릉, 크릉, 크르르르~’

포탄 파편을 뒤집어쓴 놈들이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자신의 피로 시퍼렇게 물들인 놈들이 분노하다 간절하게 마왕을 바라봤다.

돌격명령을 내려주든지 가능한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의미였다.

‘끼잉, 끼잉~’

‘크르르르~’

[····]

‘뭘 그리 꼬라봐? 이 새끼들이 지금··· 나에게 무슨 불만 있어?’

자격지심 때문이었을까! 아스타로가 순간적으로 욱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괴이한(?) 포격으로 졸개들이 일방적으로 죽거나 다쳤고 이것이 다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던 것이다.

아스타로가 이리 헤매고 있을 시간에도 졸개들의 피해가 계속 늘어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사한 포탄들이 정확하게 졸개들이 집중된 곳에 떨어져 폭발했다.

[마법도 아닌 것이, 도대체 어떻게 이리도 정확하지?]

‘게다가 발사 간격이 너무 짧은 것은 또 어떻고. 도대체 어떻게··· 아, 아차~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었지?’

그제야 아스타로가 현재의 상황을 직시했다.

지금은 이리 일방적으로 타깃노릇을 할 때가 아니었다.

‘지금은 적들을 물어뜯을 때다. 빨리 공격명령을 하달하자.’

[그래! 공격을 허락한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인간들의 피로 갈증을 풀고 살과 뼈로 배···]

아스타로가 폼 나게 공격을 명령하는 도중에 배달군의 세 번째 포격이 다시 시작됐다.

‘슈웅, 슈우우우우웅~’

‘꽝! 콰꽝~ 꽈과과과과꽝~’

[에이 씨··· 그냥 닥치고 돌격! 졸개들아~ 이제부터 ‘닥돌’이다.]

아스타로의 명령에 몬스터군단이 일제히 배달군이 기다리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런데 닥치고 돌격?

전투종족의 수장답지 않은 명령이었다.

[아참, 친위대 위치는 후방이다. 알았나?]

마왕군단의 주력은 역시 마수급으로 강화된 몬스터다.

그놈들을 후방에 배치하고 마기에 이끌려 합류한 보통 놈들은 화살받이로 활용하려는 속셈이었다.

[적들은 기껏해야(?) 8만이다.]

‘반면, 우리의 졸개들은 10만이 넘는다. 일제히 돌격하면 결국에는 파탄 나겠지.’

이제야 아스타로가 냉정한 전투종족의 수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랫동안 전장을 전전했던 경험에 우러나온 전략이었다.

‘허약한 졸개들을 이용하여 적들의 무기를 소모시킨다. 10만과 싸우다보면 무기가 바닥날 것이고 그 순간 주력병력으로 공격하면···’

인간의 병력을 완벽하게 전멸시킬 것이다.

이것이 아스타로가 마련한 필승전략이었다.

* * *

몬스터 군단이 일제히 배달군을 향해 소위 ‘닥돌’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배달의 105m 곡사포는 8~10초에 1발의 속도로 포격을 유지했다.

‘꽝! 콰꽝~ 꽈과과과과꽝~’

‘슈웅, 슈우우우우웅~’

“차탄 장전.”

“재장전 완료!”

“그럼 당장 발··· 아, 아니다. 포격 중지. 포신이 너무 과열됐다.”

일부 과열된 대포들을 제외하고 포격했다.

대포가 과열되자 포병들의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빨리 물 뿌려!”

‘촤악, 촤악~’

‘치익, 치이익, 치이이이익~’

“포대장님! 얼추 식었습니다.”

“좌표도 다시 수정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다시··· 발사!”

과열 때문에 잠시 쉬었던 대포들이 다시 불을 품기 시작했다.

포병들은 지휘관이 알려준 좌표대로 조준점을 연신 조정하며 기계적으로 포탄을 장전하고 발사했다.

자신들의 적, 마왕군단은 아직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언뜻 포격훈련이라고 착각할 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도 잠시, 90mm 박격포(주- 2) 30대까지 포격에 동참하면서부터 긴장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그만큼 적들이 접근했다는 방증이리라.

{주-2. 지구의 81mm 박격포를 가이아의 현실을 맞춰 위력을 강화시켰다. 사정거리 (최소)200m~ (최대)6,200m}

“지금이다. 발사!”

“발사합니다.”

복명복창한 병사가 박격포탄을 흘리듯이 포신 속에 밀어 넣었다.

그런 이후에 병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자세도 낮췄다.

‘스르르르릉~’

쇠파이프 내부를 미끌어지는 소리에 이어 강력한 살상무기답지 않은 매우 경박한 발사음들이 사방에서 발생했다.

‘푱! 표표표표푱~’

‘휘유유유유유웅, 휘휘우우우우웅~’

포탄이 날아가는 소음도 휘파람소리처럼 경박했고 지면에 떨어져 폭발한 소음도 꽤 경박했다.

‘꽈직, 꽈직, 꽈지지지직~’

괴상하고 경박한 소음이 꽤 우습게 보이지만 그것이 만들어낸 참상은 결코 우습지 않았다.

이것도 반경 9m 이내를 초토화 시키는 무기였다.

“좌표를 고각으로 수정한다.”

“넵, 좌표수정!”

박격포 포신을 좀 더 고각으로 세웠다.

그만큼 적이 접근했다는 방증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2탄과 3탄, 4탄을 발사하고 5탄을 포신 속에 밀어 넣을 무렵이었다.

마침내 몬스터 군단이 병사들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약 4~5Km 지점에서···

“모, 몬스터다

“어, 어디, 어디야?”

“저길 봐, 저곳~ 새까맣게 몰려오잖아.”

아닌 말로 몬스터들이 정말로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문제는 병사들 아니, 팰리스와 수뇌부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한 떼거리란 점이다.

“으, 응? 8,000마리가··· 아니었나?”

“10,000마리가 넘··· 저, 전하! 아직도 계속 늘어납니다.”

시간이 갈수록 몬스터의 수가 불어났다.

8,000마리를 예상했던 팰리스와 배달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병력이었다.

75. 배달군 VS 마왕군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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