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1) 종료
튜토리얼(1) 종료
“으아아아아···!!”
쾅! 쾅! 문성학은 땅을 치고 진심으로 후회했다. 하지만 팔아버린 챔피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왜 저러지?’
‘무슨 일이 있었나?’
‘저게 뭐하는 짓이야?’
신하영과 김인식과 김원호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의문을 품었다.
최고 난이도인 죽음의 방을 클리어 했는데, 어째서 땅을 치며 괴성을 지르는 것일까?
“······.”
세 사람은 문성학과 함께 들어간 이상현의 표정을 살펴보았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괜찮은 걸까?’
신하영은 이상현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만큼 분위기가 땅속 깊이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야 할 텐데···.’
경쟁자이지만.
신하영은 이상현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도움을 받은 것 이상으로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튜토리얼(1-19)이 시작됩니다.]
여지없이 튜토리얼은 시작되었고.
땅을 치고 후회한 문성학의 상대는.
바로 이상현이었다.
[6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1-19)]
[잔여 라이프(13)]
[상대: 8번 플레이어(이상현)]
[전투 개시]
나는 불쾌한 마음을 치워버리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챔피언 상점을 바라보았다.
[드래곤(★)┃이프리트(★)┃타이탄(★)┃마법사(★)┃엘프(★)┃드레이크(★)]
타이탄.
그 거룩한 이름이.
챔피언 상점에 새겨져 있었다.
[타이탄(★)이 합류했습니다.]
[185골드 남았습니다.]
[타이탄(★)]
속성: 땅
직업: 그림자, 마법사
공격력: -
방어력: 80
체력: 1500
마나: -
스킬: 우레
[우레]
↳2초마다 체력×0.3에 달하는 고정피해를 입히는 우레를 전장에 떨어뜨린다.
이것이 타이탄이.
9마법사가 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타이탄의 체력×0.3의 고정피해.
1성인 타이탄조차도 자그마치 450의 피해를 입힌다.
고작해야 2성만 되도 900의 고정피해를 입힌다.
심지어 마법사는 5×5범위에 두 배의 피해, 즉 1800의 고정피해를 입힌다.
이걸 두고.
사기라고 말하지 않으면.
무엇을 사기라고 말하겠는가?
마법사 타이탄은 그야말로 사기다.
뭐, 그만큼 모으기가 힘들고 모으기 전에 터져서 쉽게 볼 수가 없지만.
일단 완성시키면 그 누구도 못 막는다.
[전투까지 30초 남았습니다.]
30초 남았다는 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30초면 충분하다.
타이탄(★★)을 완성시키기에.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
············.
······.
[타이탄(★★)이 탄생했습니다.]
[실피드(★★)가 탄생했습니다.]
[145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바람 속성인 실피드도 만들었다.
[실피드(★★)]
속성: 바람
직업: 요정
공격력: 176
방어력: 176
체력: 2200
마나: 80/80
스킬: 바람의 파도
[바람의 파도]
↳모든 적 챔피언을 뒤로 5칸 밀어내며, 3초 동안 이동속도를 50% 감소시킨다. 15초 동안 궁수의 사거리를 50% 감소시킨다.
6골드인 실피드 또한.
매우 좋은 챔피언이다.
만약 악마들을 팔지 않았다면.
성급하고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문성학은 자신의 실수를 진심으로 후회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아, 아아···.”
하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악마들은 값싼 골드로 바뀐 지 오래였다.
그리고 이프리트의 램프에서는.
[전설의 이프리트(★★★★★)]
속성: 불
직업: 악마
공격력: 1037
방어력: 693
체력: 6926
마나: 66/66
스킬: 지옥의 분노
아아아···.
왜 이게 나왔단 말인가?
왜 이제야 나왔단 말인가?
이럴 줄 알았다면.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그런 짓은 하지 않는 건데.
절대로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문성학은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후회는···.
지독할 뿐이었다.
“아, 아아···.”
물론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죽고 싶지 않으니까.
죽기 싫으니까.
전설의 이프리트가 떴는데 죽으면 억울하니까.
너무나도 억울하니까.
그래서 문성학은 필사적으로 악마들을 끌어 모았다.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어떻게든 병력을 갖췄다.
“으, 으으······.”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3성은 하나도 없으며, 고작해야 2성이 전부였다.
세 마리만 모으면 되는 2성이 전부인 것이다.
아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정녕 신은 날 버렸단 말인가?
아니면···.
내가 신을 버렸던 것일까?
문성학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
“으아아아아!!”
쾅! 쾅! 콰앙!
[한신한 놈.]
[그러게 말이야.]
[못해도 2등은 했을 텐데.]
죽음의 신과 생명의 신과 행운의 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이윽고.
마지막 게임이 시작되었다.
“바람이다~!!”
실피드의 바람의 파도가 모든 악마들을 전장의 끝까지 밀어냈다.
“이히히히~!!”
6골드 챔피언들 중에서 가장 전투력이 떨어지는 실피드지만 방해능력(CC)에 있어서는 모든 챔피언들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
특히, 바람 속성을 갖췄을 때에는 실피드 만큼 사기적인 챔피언이 또 없다.
“우오오오!!”
최전선에서 전장의 끝으로 밀려난 전설의 이프리트는 성난 불꽃을 토해내며 어떻게든 전진하려고 애를 썼다.
쿠웅!!
그러나 한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늪의 저주와 가시나무 덫과 폭풍이 전설의 이프리트를 덮쳤다.
“?!!”
무지막지한 연계공격은.
이프리트를 포함한 악마들을 수렁에 빠트렸다.
술렁술렁!
그리고 타이탄의 우레가.
전장에 떨어졌다.
우르르르콰과과광!!
우레는 악마들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
체력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다.
“크···어···어어······.”
파직파지직!
전기불꽃이 땅바닥을 기어 다녔다.
비명 또한 바닥을 적셨다.
그리고 2초 후에.
또다시 우레가 내리쳤다.
파츠츠츠츠측!!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2성에 불과한 악마들은 몰살을 당했다.
저항은 꿈도 꾸지 못했다.
“크하아앗!!!”
전설의 이프리트는 시뻘건 눈빛을 드러내며 더더욱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너무나도 먼 곳에 있었고.
우레는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우르르르콰과과과광!!!
“부서져라.”
타이탄의 거룩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승부는···.
더 이상 지켜 볼 것도 없이.
이상현의 승리로.
끝났다.
[튜토리얼(1-19)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마지막 탈락자가 정해졌습니다.]
[네 명의 플레이어가 살아남았습니다.]
[최종 순위가 발표됩니다.]
[튜토리얼(1) 순위]
[1위: 이상현(19승, 0패) 100라이프]
[2위: 신하영(12승, 7패) 65라이프]
[3위: 김인식(11승, 8패) 54라이프]
[4위: 김원호(10승, 9패) 50라이프]
[5위: 문성학(6승, 13패) 0라이프]
[6위: 강철수(8승, 10패) 0라이프]
[7위: 나영곤(4승, 12패) 0라이프]
[8위: 최재운(3승, 13패) 0라이프]
[10초 후에 영웅의 첫걸음으로 이동합니다.]
[영웅의 첫걸음에서 튜토리얼(1)을 통과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 9, 8, 7···. 2, 1.]
눈을 뜨자 쥐와 너구리를 섞어 놓은 GM이 보였다. GM은 활짝 웃고 있었다.
GM이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우수한 플레이어입니다.』
『여러분들의 플레이는 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렸으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런 여러분들을 위한 보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4등부터.』
『영광의 1등까지.』
『순위에 걸맞은 보상이 지급될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결코 실망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보상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최후의 16인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신중하게 결정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자, 그러면.』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띠링~!!
[4등-플레이어 김원호에게 영웅 용병의 구슬(3)이 지급되었습니다.]
[3등-플레이어 김인식에게 죽음의 던전의 지도(1)가 지급되었습니다.]
[2등-플레이어 신하영에게 라이프 1감소(1)가 지급되었습니다.]
[1등-플레이어 이상현에게 영웅의 전쟁터(1)가 지급되었습니다.]
[영웅 용병의 구슬(3회)]
↳영웅 용병(★★★★)을 전장에 소환한다. 용병의 특성이 전장에 적용된다.
[죽음의 던전의 지도(1회)]
↳죽음의 던전에 숨겨져 있는 비밀의 방을 포함한 모든 방의 정보를 볼 수 있다.
[라이프 1감소(1회)]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무조건 라이프가 1 감소한다.
[영웅의 전쟁터(1회)]
↳영웅의 전쟁터에서 사라진 영웅과 싸울 수 있다. 단, 어떤 영웅이 나타날지는 알 수 없으며, 보상 또한 알 수 없다.
GM이 숨을 잔뜩 들이쉰 다음 말했다.
『이것으로 튜토리얼(1)이 끝났습니다.』
『튜토리얼(2)은 하루 후에 시작될 예정이므로.』
『이곳에서 편히 쉬도록 하십시오.』
『그럼, 다음에 뵙겠···.』
“잠깐만.”
가려는 GM을 붙잡은 사람은 바로 이상현이었다.
GM이 웃으며 물었다.
『질문이라도 있으신가요?』
GM의 물음에 이상현이 대답했다.
“영웅의 전쟁터···. 이거,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쓸 수 있는 거야?”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걸까?
GM은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더 이상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네, 가능합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동의한다면 함께 영웅의 전쟁터로 갈 수 있습니다.』
GM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이유는 1등 보상을 나누는 멍청한 인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볍게 생각했고.
이상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쥐와 너구리를 섞어놓은 GM이 사라졌다.
이상현이 모두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영웅의 전쟁터로 가려고 하는데,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