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응전하다 (1)
아문과 강주 사이를 운항하는 배편은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수로에 하루에만 수백 척의 선박들이 오갔다. 원양 항해를 위해 들어온 서역과 에이레의 대선만 쳐도 수십 척이다.
돛을 단 편배들로 가득한 금포강은 언제나 활력이 흘러넘쳤다.
“한 번! 두 번! 호흡을 길게 잡고! 다시!”
노를 저어가는 뱃사람들이 구령 소리에 맞추어 힘껏 노를 들어 올린다. 하류로 내려올 때와 달리 상류로 올라갈 때는 바람만으로는 강물을 거스르는 것이 어렵다. 돛을 기술적으로 발달시킨 서역 대선들도 작은 종선들을 내려 모선을 끌고 올라갈 정도다.
구령이 울릴 때마다 사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노를 당겼다 밀기를 반복한다. 그 고된 작업을 할 때마다 배는 포말을 일으키며 앞으로 쭉 나아간다.
다른 것은 몰라도 노 하나만큼은 신의 것이 서역 것보다 확실히 우수하여 들이는 힘에 비해서는 속도가 잘 나오는 편이다.
이는 신과 서역의 기술 발전의 차이에 기인했다. 연해와 강에서의 활동을 중시한 신은 돛이 아니라 노에 중점을 두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량했다.
반면, 서역인들은 원양 무역을 중시하여 바람을 동력으로 이용하는데 주안점을 두어 상대적으로 노를 경시하였다. 이 같은 차이가 돛과 노의 상대적 성능 차이를 결정지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이 같은 차이를 인식한 일부 서역인들은 아문에 들러 신국인 노잡이와 노를 구한 다음, 종선에 태워 노질을 시키기도 했다.
“나리.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요.”
늙은 관리는 호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상류에서 생각보다 많은 물이 내려와 물살이 거세진 탓에 배는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물살 때문일 게다.”
노인의 눈이 잠시 느릿느릿 흘러가는 물살을 훑었다. 겉으로 보이는 물결은 잔잔하고 부드러웠지만 그 속은 그렇지 않다.
“요기를 하시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마침 식사를 할 시간이 지나긴 했다. 일정대로라면 진즉에 금포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이었는데 배가 목적지에 닿지 않아 요기도 하지 못한 차다. 노인이 ‘그리하라’고 대답하자 호위 하나가 고개를 숙였다.
“그럼 말린 과일을 하나 가져오겠습니다.”
“그리하게나.”
노인은 그리 말하며 곰방대를 물었다.
그때 선장이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듯 ‘그만’을 외쳤다. 그 말에 노인이 고개를 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것도 아니고 암초가 나타난 것도 아닌데, 노 젓기를 멈출 이유는 없어보였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던 늙은 관리의 눈에 무언가가 비쳤다.
그것은 커다란 흑선이었다. 새까맣게 칠한 서역 대선은 보는 것만으로 기를 질리게 할 만큼 무시무시했다. 배의 높이는 웬만한 전각보다 높았고, 그 크기는 어지간한 장원에 견줄 만했다. 활짝 펴진 돛은 태양을 가렸고 높게 뻗은 마스트는 신의 천하를 조롱하는 서역의 힘을 상징하는 듯했다.
그 배는 무역에 쓰이는 민간 상선이 아니라 군함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포문 수는 50문에 가까워 보였다. 한쪽 면에 그 정도의 대포가 실렸다면 실제 탑재 문수는 그 2배일 수밖에 없었다. 탑재 문수 100문의 전열함!
그 정도라면 서역에서도 1급 전열함으로 분류될 만한 거함이었다.
양강 총독 임경문이 아문을 비밀리에 순시하라고 보냈던 양주 순무 혁천광의 눈이 경악으로 치떠졌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니, 이건 도발이다.
군함은 애초부터 금포강으로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아문의 수군이 눈 뜬 봉사가 아니라면 올려 보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서역의 전열함은 지금 신제국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었다.
그 배의 마스트에는 사자 문양이 새겨진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서역 최강의 해상 강국 연합왕국의 깃발이다.
“양이의 군선이 어찌 금포강에.”
혁천광이 입을 떼기 전부터 배에 있던 사람 모두가 당혹스런 빛을 감추지 못했다. 서역과 신이 교역을 시작한 지 백년이 훌쩍 지났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서역의 군함이 신제국의 강역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랬던 금기가 바로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크구먼.”
뱃사람 하나가 장탄성을 냈다. 밋밋하다 못해 초라하기까지 한 신의 수군 선박들은 감히 비교할 수조차 없는 거선이었다.
실제로 싸움을 붙여보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주렁주렁 달린 대포가 장난감이 아닌 이상 서역 대선은 신의 정크선 따위가 감히 대적할 상대가 아니었다.
“양이 군함이 금포강에 다 올라오다니 행패를 부릴까 염려되는구먼.”
“수군이 있지 않습니까?”
“뇌물이나 챙길 줄 아는 밥버러지들이 서역 대선과 싸우려 들겠남? 해적들만 봐도 달아나는 치들이 행여나 용기를 내겠네. 차라리 서역 대선이 대포 소리를 내면 날래게 도망간다는 말을 믿지.”
뱃사람들은 신제국의 군사력을 믿지 않았다. 도리어 냉소를 지었다. 가까운 역사만 봐도 신의 수군은 그리 믿을 만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불과 몇 해 전에도 금포강을 거슬러 올라온 해적선 한 척과 수군의 군선 여러 척이 싸워 수군 군선들이 박살이 난 판이니 기대한다는 게 민망했다.
혁천광은 말문이 막혀 더 이상 입에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어찌해야 할지 가슴이 막혔다.
“대인.”
뒤늦게 선실에서 과일을 가지고 나오던 호위가 서역 대선을 보고 놀라 뛰어나왔다. 그에게 순무의 안전이 제일인만큼 놀라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배는 노를 멈추었으나 관성의 힘이 있어 서역 대선 가까이까지 다가갔다.
그러자 배의 모습이 보다 또렷하게 보였다. 배의 갑판에는 수십 명의 홍모귀들이 늘어서 있었다. 하나같이 붉은 코트를 입은 자들이었다. 서역에서 악명 높은 연합왕국 해병대였다.
해병대는 본디 군함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혹시나 일어날 반란을 예방하며, 백병전이 벌어지면 제일 먼저 적선으로 도선하는 병과였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역할도 다소 변하여 해병대에게 주어진 임무는 보다 다양해져 있었다.
“저것 봐. 노랑 원숭이들의 배야.”
“저것도 배라고 타고 다니는 꼴을 보라고.”
“그저 땅만 넓고 물산만 풍부할 뿐 정말 쥐뿔도 없는 나라지. 군함 몇 척에 조약 원고 하나만 들고 오면 곧바로 항복을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하.”
서역인들은 금포강이 떠나가도록 떠들썩하게 떠들었다. 그들은 이 나라를 눈 아래로 여기고 있었다. 그들의 오만한 언사는 무례했지만 그 자신감은 사실이었다. 부패하고 썩은 관군과 뇌물만 밝히는 정부가 상대라면 그럴 만도 했다.
단순히 실린 대포도 그랬지만 무기의 성능 차는 압도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부족했다. 서역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던 임경문이나 혁천광은 서역인의 대포가 신의 것보다 족히 다섯 배는 멀리 나가고 그 연사 속도도 배나 빠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대포 한 문으로도 이쪽 대포 수십 문보다 위력을 내는 것이 서역인들이다 보니 저 서역 대선에 실린 백문의 대포면 강주에 있는 수군, 아니 양강의 수군을 전부 모아도 감히 상대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서역인들이 움직인다.”
서역 대선의 뱃전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소리쳤다. 혁천광은 다시 전열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과연 무언가를 하려는 듯 서역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색이 보였다. 곧 대포 구멍으로 거대한 대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역인들은 킬킬거리며 웃더니 강 한가운데를 겨누었다.
-꽈꽝.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랐다. 벼락보다 무섭고 끔찍한 소리가 강 위를 뒤덮었다. 무시무시한 천둥소리에 노인은 뒤로 넘어졌다. 몇몇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리기까지 했다. 서역 대선의 위력 시위는 상상한 것을 뛰어넘었다.
“대, 대인!”
혁천광은 공포를 이기지 못한 채로 주저앉아 몸을 덜덜 떨었다. 곧 멀리서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쳤다. 포탄은 자그마치 수리를 날아갔다. 제대로 포의 각도를 조절하지 않고도.
포가 최대 사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40~44도 사이의 양각을 유지해야 하건만 서역 대선의 대포는 양각을 20도도 올리지 않았다. 신과 서역 사이에 벌어진 절망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무력 시위였다.
“야, 양이들이 벼락의 신을 부린다.”
몇몇은 그 자리에서 서역 대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절하기도 했고 주문을 외기도 했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할 만큼 공포에 사로잡힌 것이다.
서역인들의 자신만만한 웃음소리가 금포강 위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들은 거의 10여 분간 무력시위를 하고는 만족한 듯 대포를 뒤로 빼냈다.
함포 사격을 끝낸 서역 대선은 천천히 방향을 바꾸었다. 돛을 활짝 편 거함이 느릿느릿 자리를 비켜 내고서야 선장이 정신을 차리고는 ‘노 잡아’를 연발했다.
곧 노질과 함께 서역 대선과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불안감과 공포가 서려 있었다. 혁천광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무력감을 느꼈다.
***
신의 역사에서 서역 군선이 나타나 무력시위를 감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니, 서역 군선 자체가 나타난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동쪽 섬나라 혹은 남방 해안의 해적 무리들이 밀수업자들과 손을 잡고 해적선을 띄우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랬던 금기가 수백 년 만에 무너졌다. 바로 이 사내 때문에.
남자는 붉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 어깨에 붙은 두 개의 초록빛 견장은 사내가 함장의 신분임을 알려주었다. 가슴에 달린 금빛 수실들 아래로는 훈장들이 잔뜩 매달려 있었다. 매 전투 종료마다 왕립 해군이 지급한 전역 참가 훈장들이었다. 모두 그의 군 경력을 상징하는 인생과 같은 상징이다.
함장실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드리운 희미한 불빛에 금빛 메달이 불그스름한 색채를 띠었다. 바로 이 혈향을 머금은 느낌. 사내는 그것을 사랑했다.
아문에서 입수한 금포강 지도 위로 펜을 들어 쭉 그어가는 함의 침로를 따라 전장의 향기가 느껴졌다.
활짝 열린 함장실의 창밖으로 쿵쾅이는 대포 소리가 펜의 움직임에 율동을 맞추어 울렸다.
거함이 바르르 떨며 뱉어낸 파괴의 신이 연주하는 장중한 오페라. 수백, 수천 적들의 살과 뼈를 부스러트리며 완성되는 그 상쾌한 노랫가락에 대령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포성이 그치자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
빌리언트의 눈이 아름드리나무로 만든 함장실 문으로 향했다.
“들어오게.”
노크 소리를 내고 들어온 것은 선임 위관 앤더슨이었다. 선임 위관은 부함장의 직분을 수행하는 고위 장교로, 함장이 없는 곳에서는 그의 대행자라고 할 수 있었다. 직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한데다 빌리언트와 여러모로 상성이 맞았다.
“함장님, 예정된 예포 사격은 모두 끝냈습니다.”
“벌써? 신의 머저리들은 혹시 코빼기를 비치던가?”
빌리언트 대령이 야만적인 기대를 품고 묻자 앤더슨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대답은 빌리언트를 실망시켰다.
“강에 오가는 선박들은 모두 민간 상선들입니다.”
대령은 혀를 끌끌 차고는 펜을 놓았다. 금포강 중간에서 멈춘 선은 그의 아쉬움을 대변하듯 그 끝이 날카롭게 끊겨 있었다.
“아문이야 우리하고 이야기가 되어서 그렇다지만, 강주 쪽에서 반응이 없다는 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군.”
대령은 신의 부패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도 지금까지 반응이 없는 신의 군대는 이해 불가능한 집단이었다.
에우로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지금쯤 강어귀가 봉쇄되고 강변에 대규모 포병이 배치되어야 정상이었다.
한심하다 못해 하품이 나온다.
“수군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현 위치에서 무력시위를 계속하며 지방관의 문정 시도를 끌어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앤더슨의 말에 대령이 깍지를 끼고 손가락을 튕겼다. 마음에 들었으니 계속 말해보라는 제스처였다.
문정은 허락되지 않은 외국 선박이 관할 구역에 들어왔을 때 지방관이 직접 나서서 해당 선박의 접근 이유, 목적 등을 탐문하는 절차를 말했다. 즉, 이를 이용해 신의 관료들과 자연스레 협상의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
아문 감독과 그러지 않은 것은 위해충의 입지를 존중해서였다. 만에 하나 흠차대신이자 정1품 아문 감독의 신분을 가진 그가 서역인들과 한자리에 앉아 협상을 하게 될 경우 그가 탄핵받을 것은 확실했다.
적어도 아편 무역에 있어 충실한 협력자인 위해충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은 연합왕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
앤더슨은 문정의 절차와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다 과격한 방법을 제안했다. 이야기를 듣던 빌리언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앤더슨의 제안에 흡족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 해병대를 상륙시켜 도발하자는 거군?”
“그렇습니다.”
실제로 해군성과 동방 함대 사령관은 가벼운 무력 충돌을 벌여도 좋다는 지침을 준 상태였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무력시위를 할 생각이었다면 전열함 4척으로 이루어진 전대를 올려 보냈겠지만, 포트 알몬드에 있는 함대 사령관 해먼드 경에 의해 단함 작전으로 결정이 났다.
아문에 체재하는 동방 무역 회사 대반과 윌리엄 크리스토퍼 백작도 이에 동의했다. 이제 현장에서 무력시위를 어떤 형태로 벌일 것인가는 전적으로 빌리언트의 마음에 달려 있었다.
‘해병 투입이라.’
그 옵션은 구미가 당겼다. 해병대 몇십 명이라면 아주 심한 수준의 도발은 아니었다. 다만 뭍에 정규군이 직접 상륙하여 무력시위를 가한다는 점에서 군함의 출현보다 더한 압박을 준다는 차이는 있지만.
“검토해보지. 인원 및 장비, 보급품 소요량을 산출해서 내 방 책상 위에 올려놓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허락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뭔가?”
“상류 쪽의 수심 측량을 허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본 함은 이곳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차후 강상 작전에 유리한 프리깃함 혹은 코르벳함들을 위한 자료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도 좋겠지. 종선 1척에 준사관 1명, 선원 10명을 내줄 테니 자네가 직접 지휘하게.”
“감사합니다.”
앤더슨이 경례를 붙이고 나가자 빌리언트는 읽다 만 양장본 책을 꺼냈다. 습기에 조금 눅눅해진 책이었지만 글자를 읽는 데 문제는 없었다.
책의 제목은 그간 신에 체재 했던 동방 무역 회사의 대반들이 작성한 ‘신제국 견문록’이였다. 연합왕국 최대의 동방 무역 상대국을 면밀하게 분석한 이 책은 제국의 허와 실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부패한 관료와 황실, 그리고 썩어 문드러진 군대. 정상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말로는 100만 대군이라 일컫는 거대한 군대를 갖고 있었지만 무기 체계와 훈련도, 전투 능력에 있어 연합왕국에 전혀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신제국 견문록’의 말을 빌리자면 에우로페에서 약소국에 속하는 ‘로우랜드 공화국’이 신보다 몇 배나 강하다고 평할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령은 신이란 나라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전쟁에서 방심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것이었고, ‘패배’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었다.
연합왕국이 지금까지 그 많은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은 것은 상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왕 하는 것이라면 철저히 해야 했다.
-사락.
책장을 넘기는 대령의 눈은 어느새 진지한 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