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26화 (26/425)

제26화. 출전 (1)

북경으로 가는 여정 동안 승도는 임경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그 이야기가 신의 장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면 유익한 대화가 되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임경문과 승도의 능력 밖의 것이었다.

며칠에 걸쳐 경하 운하를 따라 달린 마차는 연하(涓河)의 범람호에 이르러 잠시 길을 쉬어가기로 했다. 연하는 대륙을 관통하는 두 개의 거대한 대하(大河) 사이에 놓인 강으로 여러 개의 운하가 교차하는 길목이기도 했다.

강우기에 큰 강들이 범람할 때면 이 두 강의 지류들과 연결되어 자연 운하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갈수기에는 운하들의 중간 통로 역할을 떠안았다.

이 강의 주변으로는 범람호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 호수들을 박(泊)이라 불렀다. 박은 자주 범람하는 강들이 실어온 황토를 머금어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았다.

호수는 수심이 얕아 갈대가 많이 자랐다. 이 호수들 주변에는 이 갈대를 베어 땔감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아 마을이 여럿 발달하였는데, 이 중 하나가 장가 촌이었다.

장가 촌은 그 규모가 크지 않은 집성촌이었지만 상당히 부유한 마을이었다. 호수에서 캘 수 있는 연근과 갈대, 물고기 따위를 부수입으로 거두고, 강이 가져온 황토 위에 밀을 심어 소출을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에 묵어가기 위해 여장을 풀었을 때 생각보다 깨끗한 집이 많아 임경문과 승도 모두 상당히 놀란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촌장의 안내를 받아 방을 얻은 승도 일행은 짐을 내려놓았다. 집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넉넉하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청소가 잘 되어 이와 벼룩이 별로 없었다. 장가 촌이 달리 연하 변에서 관료들이 다녀가는 중간 기착지로 지정된 것이 아닌 듯했다.

촌장이 차려준 식사를 마치고 임경문이 조정에 올릴 서찰을 정리하는 동안, 승도는 방을 나와 호숫가를 걸었다.

유하가 보낸 답서로 혼란스러워졌던 마음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터라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가득했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아직 물기가 남은 호숫가를 따라 걷다보니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렸다. 제 짝을 찾는 그 소리에 승도는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한낱 미물도 제 짝을 찾아 저리 열심히 속내를 드러내 보이건만, 자신은 그간 무엇을 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유하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황제로 한 세상을 호령하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운 그가 떠나간 유하를 쫓아가 붙잡는 짓은 할 수 없었다. 지나간 일은 강물처럼 흘러갈 따름.

‘결국 지난날의 길을 다시 걷게 되는 것일까.’

승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가족의 정을 바랐지만 결국 유하는 자신을 떠났다. 자신이 안주할 둥지가 없다면 그가 선택할 길은 분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야망. 야망의 길이다.

어쩌면 그 스스로 내심 바라던 길인지도 몰랐다. 가족을, 가문을 위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는 황제로서의 기억을, 사내로서 세상을 호령하던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호기롭게 연합왕국과 일전을 벌였는지도.

그러고 보면 악연(惡緣)이다. 연합왕국이란 나라와.

지난 삶에서도 연합왕국은 에우로페를 정복한 황제 필립 아우구스트 퐁퓌르의 최후, 최대, 최강의 적수로서 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막대한 금력의 힘으로 그의 군사적 재능을 꺾어놓았다.

이번에도 그가 야망을 추구한다면 가장 큰 적이 될 상대다. 물론 지난 삶에 비한다면 이번 삶의 난이도는 훨씬 높다.

그나마 전생엔 세계 2위의 강대국을 밑천으로 삼아 풍부한 경제력과 산업 능력을 갖춘 여러 국가들을 정복할 기회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조건이다. 과거 압도적인 세계 제국을 거느렸던 연합왕국은 한층 더 강해졌는데, 그가 가진 것은 재물밖에 없다. 군사력도, 왕국을 위협했던 정치력도 남아 있지 않다. 알량한 재력이란 것도 연합왕국이 가진 경제력에 비하면 세 발의 피도 못 된다.

간단히 말해 지금의 조건으로 그들을 이긴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소리였다. 연합왕국을 이길 가능성이라도 가진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있다 해도 이 나라 신은 아니다.

승도는 뒷짐을 지고 선 채로 달빛이 농염하게 녹아든 호수를 바라보았다.

이제 와서 불가능한 꿈을 꿀 만큼 무모하지도 않다. 연합왕국을 쓰러트리겠다는 로망스 황제 시절의 허황된 야망을 꿈꾸기엔 그가 가진 것이 터무니없이 작다. 그의 울타리. 그의 가문을 보다 단단한 지반 위에 올리는 것을 바라는 게 전부다.

물론 그것을 고작이라 말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역천(逆天)까지 해야 이룰 수 있는 소망이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호숫가를 돌고 있던 승도의 앞에 정씨가 모습을 보였다. 승도는 촌장의 집에서 쉬라고 권한 정씨가 모습을 드러낸 것에 의아함을 느껴 말문을 열었다.

“여긴 어쩐 일인가?”

“아, 공자님을 모시려고 달려왔습니다.”

“나를? 무슨 일이기에.”

“난리가 났습니다.”

“난리?”

난리라는 말에 승도가 조금 놀랐다. 그러고 보니 호숫가에 횃불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내들이 언뜻언뜻 비쳤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모두 공자님을 찾느라 온 호숫가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난리이기에 나를 급히 찾았단 말인가?”

“천지회가 난을 일으켰답니다. 난군(亂軍)이 정주를 점령하고 연하 북쪽의 운하를 막았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지금까지 아무 소식도 없질 않았는가?”

“박(泊)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호수 반대편까지 갔다가 우연히 귀동냥을 해듣고 오는 길이라 합니다. 그래서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승도는 그제야 표정을 굳혔다. 천지회의 난이라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천지회는 신왕조에 반기를 들고 있는 대표적인 비밀결사 중 하나로, 그 대중적 지지기반이 상당히 큰 조직이었다. 이런 조직이 난을 일으켰다면 진압되더라도 그 파장은 대단히 클 수밖에 없었다.

당장 껍데기만 남은 관군이 이를 단시간에 진압할 가능성이 없으니 반란군이 점령한 정주를 중심으로 최소 1,000리는 초토화된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임 대인께서는?”

“먼저 호수에서 배를 갈아타시려고 준비하고 계십니다. 저희도 공자님을 찾아 마차를 버리고 이동할 생각이었습니다.”

“으음, 골치 아프게 됐군.”

뜻하지 않게 여정이 꼬이게 되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천지회의 반란이었다. 재정이 부족한 정부는 반군 진압에 필요한 재원을 상인들에게 전가할 게 틀림없었다. 하필 그 타이밍에 북경에 올라온 거상의 자제가 있다면 그 등골을 빨아먹으려 들 것이 자명하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승도는 입술을 질겅이며 생각에 잠겼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스친 생각이 있었다. 위험하지만 이 방법도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승도는 번뜩 스친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먼저 정씨에게 물었다.

“아직 임 대인께서 출발하지 않으셨겠지?”

“물론입니다. 대인께서 공자님을 찾을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럼, 가자. 대인께 아뢸 것이 있다.”

승도와 정씨는 부리나케 임경문이 기다리는 나루로 달려갔다. 어찌나 빨리 뛰었는지 숨이 턱턱 막혔다. 하지만 승도로서는 이 일에 막대한 재물이 걸려 있다 보니 숨이 막혀도 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달린 보람이 있어 멀리 나루터에 호롱불이 흐릿하게 보였다. 불빛 주위로 관복을 입은 관료와 수행원들이 있었다. 늦지 않았다. 승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임경문을 불렀다.

“대인!”

“오. 늦지 않게 돌아왔구나.”

임경문이 반색하며 승도를 맞았다. 승도는 그의 호의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용건부터 꺼냈다.

“대인. 한 가지 여쭐 것이 있습니다.”

“무언가. 말을 해보게.”

“천지회의 반란, 흠차대신께서 진압 권한을 행사하실 수 있으신지요?”

승도의 말에 임경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흠차대신은 황제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직분이니, 황상께서 계시지 않는 곳에서는 천자의 대리인이라 할 것이다. 그러니 권한은 차고 넘치도록 갖고 있다. 그건 어찌해서 묻는 것이냐?”

“하면 대인께 무례한 청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반란 진압에 한 팔을 거들 수 있도록 사병(私兵)을 모을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반란 진압? 자네가? 하지만.”

외견으로 보이는 승도의 모습은 아직 약관이 되지 못한 청년. 더구나 상인이다.

물론 황제로부터 벼슬도 받았고, 군대를 지휘해 양이들을 물리친 경력도 있다. 그렇기에 임경문은 호통을 치는 대신 말끝을 흐렸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임경문이 평소와 다른 호칭으로 그를 불렀다.

“오 공자. 그대도 제국의 정규군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 않는가? 공연히 일을 벌였다가 패배라도 하면 면피거리를 찾는 자들의 먹이가 될 것이네. 공명에 뜻이 없다던 그대가 굳이 모험을 하려는 이유가 뭔가?”

“손실 때문입니다.”

“손해 때문이라니?”

“필시 이대로 북경에 올라가면 반란 진압 재원을 구실로 저희 가문으로부터 은자 수백만 냥은 족히 우려내려는 자들이 득실거릴 겁니다. 그들에게 돈을 내느니 차라리 반란 진압에 손을 보태 그 뒷말을 막아 버리려는 것입니다. 물론 공을 세우면 황제 폐하께서도 우리 가문에 은사를 베풀어 주시리라 믿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반란 도당들은 간단한 역도들이 아니네. 짧은 시간에 수만을 넘는 군마를 확보한 자들이야. 괜히 호기만 앞세웠다가 실패라도 하는 날엔 도리어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왜 모르는가.”

임경문이 재차 만류했지만 승도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없는 얘기라면 처음부터 꺼내지도 않았다.

“허락해 주십시오, 대인. 어차피 이 일은 시급을 다투는 일입니다. 난군이 세를 뻗치기 시작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됩니다. 누군가는 시간을 벌어야 제국의 백성들을 지키고 천하의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승도가 정론을 꺼내자 임경문이 표정을 굳혔다.

“조정에는 상벌이라는 것이 있네. 탐관들로 인해 그것이 흐려져 있기는 하나, 상벌의 유무는 분명한 것. 흠차대신의 권위를 빌려 병마를 모았다 실패하면 황상을 기망한 죄를 받게 될 터인데, 그래도 좋은가?”

“감수하겠습니다.”

승도가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노대신은 재능 있는 젊은이의 호기를 조금은 걱정스런 눈으로 보았다. 능력이 있다 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참히 꺾이는 게 세상이다. 하물며 날카롭게 예기를 드러낸 반군을 상대하는 건 엄청난 모험이다.

“허허. 공명심을 쫓지 않고 이문을 쫓는다 말한 자네가 이리 위험한 길을 걷게 될 줄은 몰랐군.”

“기회를 주십시오, 대인.”

“허어.”

승도는 그저 처분만 바란다는 듯 임경문의 입만 바라봤다.

일이 정말 어렵게 돌아간다면 그가 나서 우산이 되어주면 되지 않겠는가?

일이 안 풀린다 해도 그의 관직을 걸면 목숨은 건지게 해줄 수 있으리라.

‘이것도 운명인 게지. 어쩌면 이 젊은이의 무모함이 천하의 고통을 줄여줄 지 모르는 일이야.’

임경문이 입을 열었다.

“무릎을 꿇으라.”

승도가 무릎을 꿇자 임경문이 자못 진지한 목소리로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흠차의 직분을 맡은 양강 총독 임경문이 이 땅의 지존이신 황제 폐하의 대리 자격으로 말한다. 오씨 가문의 장자 오승도에게 평정사(平定使)의 지위를 제수한다. 평정사 오승도에게 정주, 변주, 현주, 상주, 위주 부에서 군마를 모으고 관의 비축미를 쓸 권한을 내리나니, 황명을 받들어 역도들을 막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응당 황제 폐하의 은혜를 입을 것이나, 조정의 체면을 깎는다면 준엄한 벌을 받게 될 것이니 이를 유념토록 하라.”

“삼가 신 오승도, 조정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일어나도 좋네.”

승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임경문이 쓴웃음을 지었다.

“전도유망한 젊은이를 사지에 보내는 꼴이라, 그대의 부친을 볼 낯이 없어.”

“그렇지 않습니다, 대인. 싸울 기회를 주신 은혜, 태산처럼 무겁게 여기고 있습니다.”

“감사할 것이 무에 있을까. 전공에 목을 매지 말고 무겁고 신중하게 행동하게. 그대는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야.”

“충고해주신 대로 행하겠습니다, 대인. 대인께서는 이제 어찌하시겠습니까?”

“지역의 녹기와 향군, 단련들에게 소집령을 내리고 황실에 가 사정을 고해야겠지. 하나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긴 어려울 거야. 짧아도 몇 해는 싸워야 할 게야.”

“각오한 일입니다.”

“자네의 청이 실수가 아니길 바라겠네.”

임경문과 승도는 나루에서 나란히 포권을 나누고 작별했다. 제 것을 내놓기 싫어하는 승도에게 이 반란 진압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임경문이 탄 배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승도가 허리를 굽혀 예를 표시했다.

그 옆에서 승도가 허리를 펼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정씨가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

“공자님. 어찌 반란 진압에 나서겠다 하셨습니까? 천지회 역도들은 그 세가 수만에 이르는 강성한 무리입니다. 홍모귀 기십보다 훨씬 무서운 상대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오합지졸이라 해도 몇 만의 군세를 수십 명과 비교할 순 없다. 승도도 그 점은 인정했다.

“그야 무서운 상대이지. 허나 조정의 간신들에 비하면 어렵지 않은 적 아닌가. 천지회는 우리 가문의 재부를 바닥까지 긁어낼 힘이 없으나, 간신들은 그럴 수 있네. 그러니 천지회를 상대할 수밖에.”

“하오나 공자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빌미를 주기는 마찬가지이옵니다.”

“알고 있네. 해서 반란을 어찌 진압할지 생각해 두었네.”

“예?”

정씨는 반란 진압이란 말에 어이가 없어 눈을 깜빡였다.

정규군을 동원해도 몇 년은 걸릴 싸움인데 명을 받은 자리에서 진압을 논하다니? 당황스러웠다.

홍모귀들을 짓밟은 실적이 없었다면 정씨 자신도 공자가 잠깐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 많은 군대는 필요 없어. 반란 진압에 대군을 필요로 하는 것은 무능한 녹기들이나 하는 짓이지.”

승도는 여유를 보였다. 사실 반란군의 특징을 아는 지휘관이라면 그 진압에 대규모 병력을 쓰는 것을 꺼린다.

군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군이 즐겨 사용하는 비정규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속한 기동도 기대할 수 없다.

반면, 군의 규모가 작고 정예하다면 비정규전에 휘말릴 필요 없이 적의 지휘중추를 강타할 수 있었다.

“하오나 수만 대군을 물리치려면 이쪽도 수만의 군세를 모아야 하지 않사옵니까?”

공격자는 방어자에 비해 세 배는 우월해야 한다. 이것은 동방의 오래된 상식이었다. 하지만 진짜 전쟁 전문가에게 그런 상식은 낡은 관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군세는 모을 필요도 없고 모아봐야 쌀만 축낼 뿐이야. 내게 필요한 건 군대를 모아서 써도 된다는 조정의 허락이지.”

“하면 어찌 싸우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청방.”

“청방? 운하의 무뢰배들 말입니까?”

“맞아. 그 무뢰배들이 내가 원하는 자들이지. 품삯만 제때 주고 그들을 부린다면 녹기군보다 군율이 선 군대가 될 수 있을 거야.”

승도의 말에 정씨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청방은 확실히 수만 단위의 노동자를 간단히 모을 수 있는 대 조직이다.

그러나 청방의 노동자들은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민간인들이다. 그들을 가지고 무슨 마술을 부려 반군을 진압하겠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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