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폭풍전야 (4)
혼례는 정신없게 진행되었다. 승도 자신도 어떻게 진행했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한 예법과 절차가 반복되다 보니 낮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면사 아래로 수줍은 미소를 짓던 신부의 입 모양 정도 외에는 정말 그랬다.
붉은 비단으로 가려진 침상 위에 무거운 가채를 쓴 채로 앉아 있는 신부를 보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원앙금침을 깔고 한 이불을 덮게 될 여자라니.
실로 감회가 남달랐다. 유하 이후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크게 주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만은 않았다. 리아 이후로 처음으로 맞는 아내에 대해 아무런 감상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한 잔 받으시겠습니까?”
승도는 신부 쪽을 향해 잔을 들어보였다. 그러자 그녀가 미미하게 고개를 흔든다.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니 실수한 것 같았다. 서역 선교사들의 훈육을 받은 그녀는 수녀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 생활을 해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자꾸 깜빡하고 있었다.
승도는 그녀에게 술을 권하는 대신 자신의 잔을 비웠다. 하루 종일 계속된 혼례식으로 지친 몸에 따뜻한 술이 들어가니 몸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그답지 않은 긴장과 실수의 연속이었던 하루가 깨끗이 날아가는 기분이다.
잔을 딱 내려놓자 신부가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힘들진 않으셨나요?”
“조금요.”
그녀의 대답에 승도는 웃음을 보였다. 예의상 힘들지 않다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힘들다는 말을 꺼낼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차였다. 그래도 솔직하게 대답해주니 그로서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솔직한 대답을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는 뜻이다.
승도는 그녀에게 다가가 면사를 천천히 벗겼다. 가는 목을 금방이라도 부러트릴 것 같은 가채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천천히 면사를 벗기던 승도의 손이 어느 순간 잠시 멈추었다. 면사 아래에서 드러난 얼굴은 뜻밖에 조금 낯익은 얼굴이었다.
“리아?”
승도가 자신도 모르게 그 이름을 입에 담자 반은비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건 누구에요?”
“아, 아닙니다.”
승도는 당황하여 말을 얼버무리며 그녀의 면사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가채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면서도 혼란스런 마음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외모는 정말 리아를 많이 닮아 있었다. 동글동글하고 갸름한 얼굴형에 새겨진 길고 샐쭉한 눈매와 오뚝한 코는 영락없는 그녀의 판박이였다. 물론 그녀와 다르게 코에 점도 없었고 피부도 약간 노르스름했으며, 뺨에 약간의 주근깨가 있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자매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무거운 가채를 조심스레 덜어내자 반은비가 부드럽게 고개를 흔들었다. 목이 뻣뻣한 듯 두어 번 고개를 돌려보는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희고 가는 목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다 뿌득 소리가 나자 반은비가 볼을 살짝 붉히며 모른 척 눈을 내리깔았다. 그 행동에 승도는 리아의 환영을 털어버리고 그녀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승도는 그녀의 옆에 앉은 채로 그녀의 손을 당겨 잡았다. 희고 고운 손바닥에는 굳은 살 하나 보이지 않았다. 고생 한 번 해보지 않은 전형적인 귀족의 손이다.
그녀의 손을 가만히 매만지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고난을 자처할지도 모를 삶에 이 여자를 끌어들여 얼마나 고생을 시킬지. 문득 든 생각에 승도는 가슴이 아렸다.
“제 손에 뭐가 묻었나요?”
반은비가 가만히 묻자 승도는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냥 고생을 해보시지 않은 손 같으셔서 보았습니다.”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가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웃음을 따라 입술 꼬리가 부드러운 선을 그렸다. 마치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고생은 해보지 않았지만 각오 정도는 하고 있어요.”
“각오라니요?”
승도가 되묻자 반은비는 조금은 당찬 음성을 내었다.
“아버님께 들었어요. 서방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요. 그런 분들은 뜻하지 않는 난관을 만나기도 하고, 중도에 좌절하기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렇기에 미리 마음 정도는 다잡아두고 왔어요. 물론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요.”
그녀의 대답에 승도는 웃었다. 그렇지만 적잖이 고마운 말인 것도 사실이었다. 고생과 고난을 모르고 자란 여자가 인생의 굴곡을 겪을 각오라도 해준 건 작은 일이 아니다. 적어도 승도에게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저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 어떤 고난이 다가오더라도 당신을 버리지 않겠다고.”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 손을 가져가며 승도가 물었다.
“그럼 이만 잘까요?”
반은비는 대답 대신 원앙금침 위로 올라갔다.
***
다음 날 아침이 밝아오자 승도는 반은비의 손을 잡고 반진유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러 갔다. 양강 지역의 혼례 풍습에 따라 처갓집에서 첫날밤을 보낸 터라 그에게 문안을 여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승도 부부가 인사를 올리러 오자 반진유는 웃으며 그들을 맞았다.
“이제 내 딸아이를 품에서 떠나보내게 되어 시원섭섭한 마음이 드는구나. 그러니 하루빨리 내 품에 손주나 안겨 주었으면 좋겠구나.”
반진유는 넉살 좋은 말을 던지며 식사를 차리게 했다. 상에는 전날 혼례식에 차려낸 잔치 음식만큼 엄청난 양의 만찬이 차려졌다. 양강 지역의 고유 요리에서부터 멀리 북쪽의 북경 요리, 서역의 서역 요리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말 그대로 만찬. 만 가지 찬이 차려진 식사다.
신국 사람들을 가리켜 발이 달린 것은 무엇이나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 만찬을 보면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아닌 말로 사람을 빼고 발이 달린 요리는 거의 다 올라와 있었다. 북경에서 유행하는 요리의 집대성, 신민전석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는 되었다.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리던 승도를 푸근한 눈으로 보던 반진유의 곁으로 사람 하나가 들어왔다. 반진유가 부리는 가솔 중 하나였다.
가솔이 무어라고 했는지 반진유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승도를 향해 말했다.
“지금 급한 일이 생긴 것 같다. 식사는 잠시 후에 하고 자리를 좀 옮기자꾸나.”
“큰일입니까?”
승도가 되묻자 반진유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승도와 반진유는 식사를 하다 말고 급히 반진유가 집무를 보는 개인 서재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까지 반진유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깨달은 승도도 조금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마침내 서재의 문을 닫고 자리에 앉자 반진유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전쟁이 터질 것 같구나. 조만간 말이다.”
승도는 그 말에 적지 않게 놀랐다. 서역의 열강들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명분 축적 과정을 쌓는 것이 상례라 그가 지금껏 보아온 상식대로라면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전운이 고조될 줄 알았다. 하지만 반진유의 말은 그 생각을 부정하고 있었다.
“금포강에서 아편 밀수선을 적발했는데 하필이면 강주로 항행 중인 선박이었다고 하더구나. 아문에서는 적발하고 처리를 고심한 모양인데 강주로 올라오던 배편의 누군가가 이를 목격하고 임경문 대인께 발고를 한 모양이다.”
“임 대인의 귀에 들어갔다면 가만히 계시지 않으셨겠군요.”
“당연한 말이다. 강주 관아에선 당장 그 선박을 등록한 서역 회사의 자산을 일시 동결하고 그들의 창고를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대량의 아편이 발견되었으니 일이 아주 심각해질 수밖에.”
승도는 그 말에 표정을 찌푸렸다. 일이 누군가의 의도대로 벌어지는 느낌이 강했다.
“그보다 아편 밀수선이 금포강에서 적발되었다는 것이 수상합니다. 아편을 실은 본선이 금포강에 들어오는 일부터가 비상식적인 일 아닙니까?”
대개 아편 밀수는 해안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라 ‘금포강’으로 올라오는 경우는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었다.
“나도 그 점이 수상했다. 알고 보니 정식으로 통관 절차까지 밟고 강주로 올라가려 하더구나.”
“통관 절차까지 밟았단 말입니까? 밀수선이라면 당연히 보트로 해안에 실어 나르면 위험 부담을 충분히 피할 수 있을 터인데.”
“이상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뇌물을 써서 통관을 거친 다음에 황색 기를 걸지 않고 운항을 했다 하니.”
“적발되려고 작심한 것 같군요.”
승도의 말에 반진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을 홍모귀들이 작심하고 꾸몄다면 다음 수순은 어찌 되겠느냐?”
“전쟁에 필요한 여론을 만들 것입니다.”
“여론을? 그것은 무슨 소리냐?”
“서역 국가들은 국가 지도층의 의사만으로 국가 정책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는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체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해서 제 나라 국민들을 설득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 국민들의 뜻이 곧 여론입니다.”
승도는 반진유의 물음에 답했다. 이 부분에서는 승도 자신도 깨끗한 입장이 아니었다. 로망스 제국의 황제, 필리프 아우구스트 퐁퓌르가 즐겨 사용하던 수법이 바로 여론 조작이다.
아군의 피해는 줄이고 적의 피해는 크게 과장하여 알린다. 이렇게 거짓된 정보를 통해 국민들의 전의를 고취시켰기에 세계를 상대로 절망적인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그 여론이란 것이 아편 밀수 같은 것으로도 만들어진다는 것이더냐?”
“물론 아닙니다. 서역인들은 밀가루 정도로 믿을 겁니다. 우리 정부에서 먼저 밀가루라고 통관 절차를 밟아 주었으니까요.”
승도의 말에 반진유의 표정이 굳어졌다. 승도는 말을 이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재판과 자산 몰수에서 벌어질 겁니다. 서역인들은 개인의 재산과 권리를 국가와 동일선상에서 보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우리 정부의 법으로 밀수범들을 단죄하려 든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아편 몰수도 한몫을 할 겁니다. 물론 서역인들은 밀가루 몰수로 알겠지만요.”
“아무리 빌어먹는 오랑캐들이라지만 저런 더러운 명분으로 전쟁을 걸 준비를 할 줄은 몰랐구나.”
반진유는 씁쓸한 듯 중얼거렸다. 결국 신이 약한 나라이기에 벌어진 일이다. 신이 강대국이었다면, 연합왕국이 한 번 망설일 정도의 힘이 있었다면 코에 걸면 코걸이인 명분으로 시비를 걸려들진 않았을 것이다. 약육강식의 시대에 약한 것이 죄다.
“이제 난이 터질 거라면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당장 난이 터질 판인데 그럴 시간이 있겠더냐?”
승도의 말에 반진유가 반문했다. 지도로만 보면 연합왕국은 신의 이웃 국가다. 그 식민 제국의 일부는 바로 신의 코앞까지 뻗어 있었다.
“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려면 적어도 5개월은 걸릴 겁니다.”
승도는 연합왕국의 군제를 꿰뚫고 있기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반혁명 전쟁 당시에도 언제나 연합왕국은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지상군을 대규모로 유지하는 전통이 없다보니 모병을 해서 병력을 늘려야 하고, 그것들을 훈련시킬 기간을 갖다보니 참전이 늦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번 전쟁이라 해서 다를 것은 없었다. 필요한 규모 이상의 육군은 보유하지 않는 나라이기에 원정에 필요한 병력은 처음부터 모두 신규로 모집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들 병력이 이동해올 거리가 문제였다. 자그마치 7만 리가 넘는 해로를 따라 원정을 오자면 그 이동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시기를 잘 맞추어 순풍만 탄다고 해도 3달 가까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배를 타고 오자마자 바로 신에 상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긴 이동으로 지친 병력을 잠시 쉬게 하며 전열을 정비할 시간도 필요하다.
이런저런 시간을 따지면 최소 5개월, 최대 7개월은 소요될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모병을 시작한다는 가정 하에 산출해본 시간이니 실제로는 이보다 2~3달은 더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이 아편 밀수 사건이 론디니움에 전파되는 데만 2달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승도의 이야기를 들은 반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최소한의 자위적 조치를 준비할 시간은 되었다. 전후에 대한 대비는 다 갖추었으니 전쟁에 대한 대비만 하면 충분했다. 전쟁에 대한 대비란 결국 강주가 연합왕국의 침공을 받지 않도록 손을 쓰는 것이 전부였다.
우선 금포강을 봉쇄한 철제 난간이 있는 이상, 연합왕국 해군이 직접 강주를 타격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따라서 승도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적의 지상군이었다. 적절한 수준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낼 정도만 갖추면 그가 바라는 것은 모두 달성된다 할 수 있었다.
“준비를 갖춘다면 무엇을 하는 것이 좋겠느냐?”
“임 대인께서 단련을 모으신다면 우선 저를 지휘관으로 선임해 주시도록 힘을 써주십시오.”
승도의 요청에 반진유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정규군이 아닌 의병 집단의 지휘권을 받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거야 적당한 감투를 가진 자가 단련들의 식비를 책임지기로 하면 관에서 흔쾌히 받아들일 만했다.
승도 정도면 허울뿐이라지만 정3품이란 품계와 홍모귀를 물리친 실적이 있어 깐깐한 임경문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
“임 대인께 단련 모집에 필요한 비용도 대겠다고 하마. 천 명 정도면 되겠느냐?”
“가능한 단련 전체를 지휘했으면 합니다.”
반진유가 승도의 눈을 보았다.
“그건 전쟁에서 네가 져야 할 책임이 커진다는 걸 뜻한다. 전쟁 중 강주의 우리 재산 보호에 도움이 될 정도면 천이면 족하지 않겠느냐?”
“재산의 보호도 천 명으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되도록 전화가 강주에 미치지 않도록 손을 써야 합니다.”
“알겠다. 네 아버지와 의논해 비용을 꾸려보마.”
“그리고 무기를 좀 구입해야 합니다.”
“무기라면?”
“서역의 총포를 좀 구입했으면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은 수량이면 좋겠습니다. 탄약도 충분히 구매해 주십시오.”
“전쟁 분위기가 나기 전에 준비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 아니더냐?”
반진유가 묻자 승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관에서 우리를 의심할까 저어되어 그랬습니다. 무기를 사서 우리가 쓸 것은 아닙니다. 모두 관에 기부해 주십시오.”
“무기를 구입해서 관에 납부하잔 말이더냐?”
반진유는 승도의 말에 잠시 당황하여 물었다. 그러다 사위의 이야기를 듣고 납득했다.
“어차피 제가 단련을 지휘하게 되면 모두 제 것이 됩니다. 아쉬울 것은 없습니다.”
“딴은 그렇구나.”
“아울러 임경문 대인께 힘을 실어드릴 수 있도록 조정에 돈을 좀 써야 합니다.”
“임경문을 돕잔 말이더냐? 그의 공정함이 ‘아주 나쁜 건’ 아니다만, 그렇다고 그를 밀어주다 조정 내 파벌 싸움에 휘말릴 게 걱정된다.”
승도도 그 위험을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판에 내일을 헤아리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상대는 세계 최강의 열강이다. 전력을 기울여도 안위를 지킬까 걱정스러운데 여력을 남겨가며 싸울 순 없는 일이다.
“작금의 조정에 그만한 능력을 가진 관료가 없습니다. 임경문 대신 다른 누군가가 강주의 방어를 책임지게 되면 우리의 앞날은 어둡습니다. 그가 낙마하지 않도록 우리가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강주를 지키기 위해서라.”
“예.”
승도는 봇물을 쏟아내듯 이야기를 착착 꺼냈다. 전쟁에 대한 준비는 애초부터 그의 머릿속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남은 것은 약간의 유예 기간 동안 최대한의 준비를 갖추는 것뿐이다.
반진유는 그런 승도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