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수습 (1)
아문에서의 패배가 강주에 가져온 영향은 의외로 작았다. 동방 원정군은 신의 군대가 가진 전력이 예상보다 작다는 점은 확인했으나 이미 철수한 강주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까닭에 새로운 군사 작전을 재개하는 것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차후 개시될 작전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었다. 승도의 입장에서 보자면 안도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동방 원정군이 추격을 멈추었지만 천둥 장군 육영평은 벌써 금포까지 도주한 지 오래였다. 그가 버린 군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1만이 넘던 대병의 흔적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실로 참담한 패배였다. 오승도는 사람을 풀어 잔병의 수습을 돕는 한편, 패잔병들을 위한 천막과 취사장을 설치하여 병사들이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같은 조처가 있어 패잔병들은 그가 설치한 취사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수습되기 시작했다. 만약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일부는 도적떼가 되어 날뛰었으리라.
병사들의 상태를 보기 위해 막사 안을 가볍게 돌아보던 승도는 한구석에서 초췌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장수들을 보고 혀를 찼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들이었지만 갑옷은 빛이 번쩍번쩍하고 칼날에 피 한 방울 없는 것이 정신없이 도망쳐 온 것이 분명했다.
그는 장수들에게서 고개를 돌리려다 그 사이에 앉아 있는 남루한 사내 하나를 발견했다.
사내는 메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군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장수라기엔 너무 체격이 호리호리했고, 문관으로 보기엔 관모가 보이지 않았다. 일개 서생 정도로 보이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그 주변에 모인 장수들의 태도로 보아선 그가 상급자처럼 보이니 기이할 따름이었다.
승도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곧 승도가 그 사내 앞에 우뚝 서자 그가 고개를 들었다. 승도는 그의 외견을 가볍게 훑고는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무관도 문관도 아닌 듯싶은데, 어떤 연유로 군문에 있는 것입니까?”
“사정이 좀 있어 군문에 몸을 의탁하고 있습니다.”
사내는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 승도의 옷차림이 대단치도 않았거니와 그 신분을 상징할 표징을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아서였다.
그나마 그 태도가 명령을 내려 본 사람의 그것이라 신분은 좀 될 것이라 짐작하고 대답이라도 해주었다 할 수 있었다.
“특이하군요. 내가 보기엔 관직도 없는 분 같은데, 군에서 위치가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잘 보셨습니다. 나는 전봉 통령 각하의 서기입니다. 하니 궁금증이 풀리셨다면 물러나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몹시 피곤하여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내의 말에 승도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주인 된 입장에서 몇 마디 묻는다면 객이 대답해주는 것이 예의 아닙니까?”
그 말에 사내, 건문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주인이라니? 이 막사와 취사장이 모두 그의 것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그는 새삼스런 눈으로 승도를 바라보았다. 약관도 되지 않을 법한 얼굴에 복색은 그리 대단치 않았다. 심지어 관모도 없었다. 그런 자가 이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잠깐 만에 생각을 마쳤다. 돌이켜 보니 조금 낯이 익은 사람인 듯도 싶었다. 여문에서 본 것 같은 얼굴. 멀리서 보아 확실치는 않았지만 그때 본 오승도를 닮아 있었다.
천하제일 거상의 후계자요, 조정의 고위 관위를 지닌 자. 만약 그렇다면 그는 무례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혹시 오승도 대인이십니까?”
“맞습니다.”
승도가 웃는 얼굴로 대답하자 건문이 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난 다음 포권을 취했다.
당연히 예를 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개 서기 신분으로 고위 관료를 세워두고 앉아서 그 말을 받다니, 대단한 무례였다.
깐깐한 관료에게 걸렸다면 불경죄로 곤장을 맞고도 남을 일이다.
“전봉영 서기 건문이 오 대인을 배알합니다.”
“인사치레는 되었습니다.”
승도는 손을 저어 인사를 물리라는 시늉을 하고는 의자 하나를 골라 몸을 묻었다. 승도가 앉으라는 시늉을 하자 건문도 조심스레 제자리에 앉았다.
장수들은 이게 어찌된 일이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감히 대화에 끼지는 못했다.
“한데 어찌 이곳에 오 대인께서.”
건문이 조심스레 묻자 승도가 느긋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그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해둔 말이 있었다. 그 정도의 대답을 생각해내는 것 정도야 어렵지도 않았다.
“섶을 짊어지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 구경만 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하여 여기까지 걸음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패할 것을 계산하셨단 말이십니까?”
건문의 반문에 승도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어차피 책잡힐 일도 아니었다.
“그렇습니다.”
승도의 대답에 건문이 쓴웃음을 지었다. 상대가 너무 태연하게 답하니 뭐라 말해야 할지 잠시 말문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하면 대인께서는 어찌 저희를 구원할 준비를 해주지 않으신 것인지요.”
“그 대답은 서기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작금의 천하에선 오해를 사는 일이 많은 법입니다. 그래서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매지 않기로 했을 따름입니다. 서기도 내 입장이라면 그러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말에 건문도 할 말이 없었다. 천둥 장군 육영평이라면 패전을 감추기 위해 오승도에게 책임을 떠넘기고도 남을 인간이었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그의 궁색한 처지를 이해라도 하듯 승도가 말을 이었다.
“하니 그 문제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닙니다. 저희 통령 각하께서 독단으로 결정하신 일인데 어찌 그 문제를 두고 대인께 앙심을 품겠습니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건문은 이미 도움을 받은 처지인 까닭에 상대에게 악감정 따위는 없었다. 설령 악감정이 든다 해도 그 대상은 오승도가 아니라 제 말을 무시하고 아문으로 내달린 육영평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모쪼록 전봉 통령 각하께서 오해하지 않도록 이야기가 잘 되었으면 합니다.”
“예. 그리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건문은 승도의 말에 수긍하며 새삼스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 별 볼 일 없는 애송이, 아니 이 청년이 그 악귀처럼 강한 홍모귀들을 물리쳤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그 자신은 손을 써볼 엄두도 내지 못한 적당들이 이자 앞에서 양순한 양처럼 뒤로 물러나다니.
도대체 무슨 재주를 부린 것일까. 한동안 승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건문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온데, 대인.”
“말씀하시지요.”
“들리는 소문에는 대인께서 양이들을 몸소 물리치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대체 어떤 재주를 부리셨기에 저 강한 오랑캐들이 스스로 물러나게 만드셨습니까?”
“운입니다.”
승도는 딱 잘라 말했다. 그 말에 건문이 반문했다. 단호한 대답이긴 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운이라니? 세상에 양이들이 그렇게 간단한 상대란 말인가?
“운 말입니까? 하지만 저 양이들은 단지 운으로 물리칠 상대는 아닌 듯싶습니다만.”
“물론 그렇지만 저들을 물리치려면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건문도 그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대포알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조차 초월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저 무지막지한 홍모귀들을 이기려면 정말 하늘이 내린 운이 필요한 듯싶었다. 그래도 그 운을 얻으려면 그만한 실력은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 있어야 잡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승도가 그 말을 부정하지 않자 건문이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흡사 가르침을 구하는 듯싶어 승도도 자세를 바로 하였다.
“해서 여쭙겠습니다. 대인과 우리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 말에 승도가 손가락을 세 개 펴보였다. 그는 편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답했다.
“세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말 것. 나는 내가 원하는 장소로 적을 끌어들였지만, 팔기는 적이 싸움을 원하는 장소로 스스로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차이입니다.”
승도는 가볍게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둘,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말 것. 적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그 예기가 높은 시점이었습니다. 팔기는 적이 최상의 전력을 가지고 싸울 수 있는 시기에 도전했고, 나는 적의 예봉이 꺾이기를 기다렸다 교전을 걸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차이입니다.”
건문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셋,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말 것. 나는 적이 회전을 생각하면 비정규전을 먼저 걸었고, 기만책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팔기는 적이 방어를 생각할 때 공격을 시도했고, 적이 회전을 시도할 때 회전에 응하였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차이입니다. 이 같은 차이가 있으니 팔기는 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문은 승도의 대답에 심각한 표정을 짓다 물었다.
“하면 대인이 지휘하신다는 가정 하에 팔기가 승리할 가능성은 있었겠습니까?”
“없습니다.”
승도의 말에 건문은 조금 놀랐다. 허세를 부린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단호하게 아니라니.
“어째서입니까? 강주의 군세보다 팔기가 훨씬 크고 강하지 않습니까?”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강주에 왔던 적과 아문에 있는 적은 그 규모와 처한 입장, 상태, 모든 면에 차이가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 방법을 모두 갖추고 싸우기가 애초부터 어려운 상대란 뜻입니다. 더구나 팔기는 내 뜻대로 다룰 수 있는 군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휘관이 수족처럼 다룰 수 없는 군대라면 백만 대군이라 하더라도 무의미합니다.”
“대인의 말씀에 탄복했습니다.”
건문은 이 볼품없는 상인 출신 애송이가 강대한 홍모귀를 물리친 이유를 그제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전력을 정확히 평가할 줄 아는 데다 싸우기 전에 가능한 이길 수 있는 요소를 모두 맞추어 놓고 전투에 임하는 태도가 그 자신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말로는 운에 의존한다고 했지만 운과는 거리가 먼 냉철한 전략가의 면모가 엿보였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승도는 건문의 말을 받으며 상대를 좀 더 주의 깊게 보았다. 대개 동양의 군략가들은 자존심이 강하여 자신의 허물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예외적으로 임경문 같은 이들이 있긴 하였으나 그들은 말 그대로 소수다.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깨인 태도를 가진 자들이 적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실수를 내보이며 물음을 던진 건문의 태도는 승도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기왕 체면을 상한 김에 염치불구하고 대인께 하나 더 여쭙겠습니다.”
“말씀하시지요.”
“바다에 있는 홍모귀들의 배. 그것들을 물리칠 재주를 대인께서 갖고 계십니까?”
그 물음에 승도는 고개를 저었다. 강력한 왕국 해군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이 지구상에 전무했다. 에우로페에 있는 열강들의 해군을 전부 긁어모아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한 군함의 수라면 열강들이 힘을 모아 따라잡아 볼 수 있겠으나, 그 배를 운용할 인적 자원의 숙련도는 격이 달랐다.
이를테면 붉은 코트와 단련 정도의 격차가 그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같은 배를 타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잠시 겁을 주는 정도라면 가능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저들을 상대할 방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신의 해군력이 강하다면 몰라도 현재로선 손을 쓸 길이 없다 할 수밖에요.”
승도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통령 시절, 아니 황제로 군림하던 시절에도 그를 두렵게 한 것이 연합왕국의 대 해군이다.
그 막강한 대 함대(Grand Fleet)를 상대로 그나마 써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두 가지밖에 없다. 현존 함대 전략(Fleet being)과 통상 파괴전 정도.
먼저 현존 함대 전략은 말 그대로 적의 제해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존하는 개념으로 항구에 함대를 묶어두고 적이 지속적으로 해상 봉쇄 등에 자원을 허비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로망스 황제 시절 오승도가 즐겨 사용한 전략으로, 이것 하나만으로 연합왕국 해군력의 70%를 고정된 위치에 묶어두는 효과를 발휘했었다.
해전을 하지 않고도 적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이 전략은 상당히 유효했다.
두 번째로 통상 파괴전은 광대한 바다에 무장 상선 혹은 대형 프리깃함 따위를 보내 적의 상선을 습격하며 적 해군의 분산을 유도하는 해상의 비정규전이라 정의할 수 있었다.
이 전략 역시 로망스 제국이 즐겨 사용한 방법으로 겨우 10척 남짓한 배를 대양에 띄워 40척이 넘는 연합왕국 상선을 수장시키고 백 척이 넘는 적을 대양으로 유도해내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이 방법들을 취하려면 에우로페 열강 수준의 해군력이 필요했다. 로망스는 현존 함대 전략 하나만을 위해 쓰지도 않을 전열함을 50척이나 건조해 항구에 배치하는 강수를 두었는데, 신은 그럴 조선소와 기술력이 없었다. 무엇보다 그것을 부릴 인적 자원은 전무했다.
통상파괴전이 무리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방법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건문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내심 감탄했다.
‘오승도는 한낱 상인이 아니야. 이 사내는 전략가다. 그것도 적과 아군의 허실을 냉정하게 짚을 줄 아는. 나이도 많지 않은 자가 이 정도의 안목과 경륜을 가지다니.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인재. 천재 아닌가? 육영평과 비교할 수 없는 그릇이다. 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길 어린아이와 거지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하셨는데, 그 말이 틀림이 없음이야.’
승도는 한동안 건문과 이야기를 나누다 정씨가 다가와 귀에 뭐라고 말하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에 건문이 따라 일어났다. 신분도 있는데다 객인 입장이니 예를 차리는 것은 당연한 일.
장수들이 따라 나오려는 것을 건문이 제지했다. 그는 승도와 나란히 막사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둘은 막사 밖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급한 일이 생기셨습니까?”
건문이 묻자 승도가 웃으며 말했다. 숨길 일도 아니었고 대단한 일도 아니어서 대답은 수월하게 나왔다.
“큰일은 아닙니다. 임경문 대인께서 찾으신다니 기다리게 해 드릴 수 없어서 그랬습니다.”
“아, 대인께서 찾으신다면 가보셔야지요.”
임경문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그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무례였다. 건문도 그 말에 수긍했다.
“물론입니다. 일간 기회가 되면 또 만나 뵙지요.”
승도가 포권하자 건문도 급히 뒤따라 포권했다. 그러다 승도가 몇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건문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대인.”
건문의 부름에 승도가 고개를 돌렸다.
“훗날 제가 강주로 가게 된다면 밥벌이나 하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원래대로라면 상경의 친척집으로나 가볼까 했지만 대인께 흥미가 조금 생겼습니다.”
건문의 말에 승도가 의아한 듯 반문했다.
“밥벌이라니요? 지금 전봉영의 서기 일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곧 해직될 자리입니다. 육영평 통령이 어떤 분이신데 패전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려 하시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제 책임으로 몰아 저를 쫓아내고도 남으실 겁니다.”
“패전 책임이라면 목이 위험한 문제가 아닌지요?”
“그것은 그간 육영평 통령을 옆에서 모시며 볼 것 못 볼 것 본 것이 많아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시다면 기꺼이 환대하겠습니다.”
승도가 웃으며 승낙하자 건문도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오승도를 주인으로 섬긴다는 생각으로 그에게 식객의 자리를 청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그의 옆자리를 청했을 따름이었다.
아무튼 오승도의 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
그렇게 오승도의 주위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