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계약 (1)
동방 원정군은 조약이 체결되고 석 달이 지나서야 철군을 시작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 배상금 지불이 확약되기 전에 군대를 철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니 동방 원정군이 몇 달이 지나 움직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철수를 시작한 것은 육군이었다. 그들 병력의 상당수는 모병된 병력인 까닭에 가능한 한 빨리 본국으로 귀국시켜 해산시켜야 했다.
평시에 이 정도의 군대를 국외에 유지시키려면 그만큼 막대한 전비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그 때문에 육군성은 철수에 있어서 비교적 신속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쪽은 해군성이었다. 해군은 기본적으로 상비군 위주로 구성된 데다, 장차 주둔군의 대부분을 담당할 예정이었기에 육군처럼 시간에 쫓기듯 철수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전쟁은 끝이 났지만 이 나라는 전란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어 보이니, 안타깝다고 해야 하나.”
전열함 버지니아의 함상에 앉아 아직도 총성이 울리고 있는 상경 방향을 바라보던 하우 제독이 제 감상을 꺼냈다. 그 말에 로버트 대령이 의자에 몸을 묻은 채로 펜을 만지작거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들끼리 싸움이 벌어진 덕분에 주제 파악이 빨라졌으니까요.”
하우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제 앞에 놓인 포도주 잔을 들었다. 붉은 액체를 한 모금 입에 머금는 제독을 보며 로버트가 펜을 내려놓았다.
“그건 그렇고, 제독께서 제국 수역의 주둔 함대 사령관으로 발령이 나실 거란 이야기가 있더군요. 들으셨습니까?”
하우는 코웃음을 쳤다. 그런 뜬소문이야 어딜 가든 돌게 마련이다. 본국의 인사 담당자가 서류를 만들기도 전에 인사 관련 내용이 떠돌다니. 웃기지 않은가?
“헛소리지. 총영사, 아니 공사가 그러던가?”
“그건 아닙니다. 해군 연락관이 그러더군요.”
“유언비어지. 그런 이야기야말로.”
로버트는 제독이 던진 말에 파란 눈을 빛냈다.
“유언비어 속에도 가끔 들을 만한 이야기는 숨어 있더군요. 정말 제국 지역 함대 사령관으로 발령이 나실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 전까진 그저 유언비어일 뿐이지.”
하우가 툭 던진 말에 로버트의 입가가 가벼운 호선을 그렸다. ‘모든 것은 확인되기 전에는 유언비어일 뿐이다.’ 왕국의 명장 밀버러가 전장에서 입버릇처럼 중얼거리던 말로 육군 장교들이 가슴속에 새기는 경구였다.
“제독의 말씀대로입니다.”
“그건 그렇고, 자네도 임지가 이곳 신으로 난다는 소문이 있더군. 유언비어 말이지.”
“얘기는 있었습니다. 웰즈 각하께서 본국에서 교대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고지보병연대를 주둔시키라는 이야기를 하긴 했습니다.”
“딴은 그렇군. 다른 육군 연대들이야 대부분 감편 보병 연대들이니 귀국을 서둘러야 할 것이고, 회사군 같은 머저리들에게 국외 주둔이라는 명예를 줄 수는 없겠지.”
하우의 말에 로버트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개 해외 주둔군은 그 나라에서도 최고로 불리는 부대들에게만 그 영예가 주어지곤 했다. 해당 국가의 위상과 힘을 상징하는 만큼 어중이떠중이에게 맡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연대 하나를 주둔시킨다던가?”
“이야기론 그렇게 들리더군요. 신에서 주둔에 거부감이 강한 터라 공사관 경비대와 아문 수비대, 그 외 개항장 치안 유지대 명목으로 주둔시키는 병력이 전부일 겁니다.”
“주제에 자존심은 더럽게 높은 야만인들이군.”
“그렇다고 전쟁을 계속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로버트의 말에 하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강주. 그놈들 때문에 다 이긴 전쟁에 코를 빠트렸어. 우습게 된 거지.”
강주란 말에 로버트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상경을 박살내고 아문으로 돌아가 강주마저 밟아줄 생각이었는데, 그럴 기회가 사라지니 아쉽기 그지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한 번 더 오지 않겠습니까?”
“기회라. 하지만 당분간은 어렵겠지. 아무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명분이라지만 철저하게 밟아 엎드리게 만든 적을 다시 걷어차는 건 누가 봐도 볼썽사나운 짓이니까.”
하우는 그렇게 억지로 벌이는 전쟁이 얼마나 왕국에 좋지 않은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런 형태로 벌였던 북방 무장 중립 동맹과의 전쟁에서 왕국은 아주 ‘침략자’로 낙인이 찍혔다. 그 이미지를 씻는 데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런 모험은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그건 그렇습니다. 아쉽게도.”
로버트는 입맛을 다셨다. 왕국 최정예 고지보병연대와 밀버러가 출격한다면 강주가 1만의 군대를 가지고 있어도 철저하게 밟아줄 자신이 있었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법이지.”
두 지휘관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강상 위로 대포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연대 하나가 철수하는 것을 기념하여 해군이 예포를 발사하는 모양이었다. 자그마치 33번이나 울리는 예포 소리에 잠시 귀가 먹먹해졌다.
로버트는 그것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포 소리가 끊어지자 로버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향했다. 마침 창 너머로 한 무리의 함선들이 천천히 강 하류를 향해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 철수하는 친구들이 기병 연대였던가요?”
“아마도 그럴 걸세. 기병이라 그런지 돌아갈 때는 적재할 것이 없어 좋더군.”
로버트는 그 대답에 코를 문질렀다. 기병의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인 말은 매우 섬세한 동물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환경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때문에 장기간의 항해 동안 죽어 나가는 말들이 부지기수여서 상륙 시에는 최초에 가져온 말의 절반 이하가 도착하기 일쑤였다. 그 부분은 육군성에서 미리 염두에 두고 여분의 말을 더 싣고 와 해결하였지만, 땅에 내린 다음도 문제였다.
풍토병과 다른 종류의 먹을 것, 기후 조건의 차이 등으로 말들이 쉽게 병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철수할 때 기병 연대는 최초에 가져온 군마의 1할도 챙겨가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우가 말한 ‘짐’이 없어 좋다는 말은 바로 말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실어 나르는 해군 입장에서야 편해서 좋은 일이지만, 육군 입장에서는 값비싼 군마가 죽어나가니 가슴이 내려앉는 일이었다.
“덕분에 본국의 말 값이 많이 오를 것 같습니다.”
“목장이라도 하나 장만해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투자 감각이 없어서 아쉽군.”
“요즘은 목장도 값이 비싸서 쉽게 사긴 어려우실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살 수 있었다면 좀 안타까웠을 테니 말일세.”
하우는 포도주 잔에 다시 포도주를 따랐다. 제독 전용의 개인 창고에서 꺼내온 값비싼 포도주로, 한 병에 금화로 몇 닢이나 줘야 하는 비싼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따르다 로버트에게 물었다.
“자네도 한 잔 받겠나?”
“아닙니다.”
로버트는 그것을 거절했다. 제독이 마시는 포도주는 보급용이 아닌 귀족 전용의 것으로 평소에도 마시기 어려운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그것을 거절한 것은 업무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그의 성격 때문이었다.
“아쉽군. 좋은 술인데.”
제독이 손에 쥔 잔을 입가에 가져가던 차에 대포 소리가 다시 크게 울렸다. 이번에는 예포 소리와 다른 둔탁한 폭음이었다.
“응?”
하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순간, 로버트가 창가를 보며 소리쳤다.
“저기. 반군 진영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폭발?”
하우가 놀라 망원경을 꺼내 집어 들었다.
놀랍게도 반군 진영 한가운데에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화약고가 통째로 날아갔는지 검은 연기가 그 진영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제국군이 포격을 가한 것 같지는 않고 내부 소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경 쪽으로부터 한 무리의 제국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의 반격이 시작될 모양이었다.
“야만인들다운 전투 방식이군. 이번 전투는 누가 이길 것 같나?”
“야만인이 이기지 않겠습니까?”
로버트의 무성의한 대답과 함께 제국군이 반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
“철도 부설은 이것으로 승인이 되었고, 건설 쪽도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인부 공급 입찰은 따낼 것 같군. 나쁘지 않아.”
승도는 서찰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업 진행 상황은 순탄했다. 길어도 1년 안에는 모든 사업이 첫 단추를 꿰고 출발선에 오를 것이 분명했다.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면 해운업 쪽이었지만, 이쪽도 연합왕국 측에 부탁을 해둔 이상 늦더라도 제대로 처리될 것은 분명했다.
승도는 직접 로망스로 건너가는 쪽을 생각해 보았지만, 당장은 그렇게 하기 어려웠다. 아직 강주 주변의 정세가 안정되지 않은데다 진행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이곳을 비우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도 로망스로 직접 건너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전생에 세계를 호령하게 해준 그의 모국이요, 그의 지인들이 살아가던 땅이기 때문이었다.
‘인재를 모으기 위해서라도 로망스를 가는 일은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지. 이곳 신의 인재들은 범세계적인 수준에 비추어보면 그 질이 낮다. 개개인의 자질은 쓸 만하지만 안목이 너무 낮아.’
승도는 냉정하게 신의 인재들을 평했다. 자질만 놓고 보면 쓸 만한 자들은 충분히 많았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문제였다.
뛰어난 천재라 하더라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 그 재능의 한계가 달라진다. 그 점을 생각한다면 신의 인재들은 잘 봐줘도 이류였다. 이류 정도의 인재를 가지고 연합왕국을 위시한 경쟁자들로부터 가문과 강주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 수 아래의 머리로 싸워 나가기엔 강주의 체급이 너무 작았다. 덩치가 크다면 인재풀이 뒤떨어져도 견딜 만했지만 덩치가 작은 자가 머리까지 나쁘다면 볼 것도 없었다.
‘로망스의 인재들을 받아들인다 해도 로망스가 아닌 프리지아의 모델로 발전할 수밖에 없겠지만.’
승도는 그 부분에서는 한계를 인정했다. 로망스 식의 발전 모델을 취하려면 기본적으로 시민 사회의 성숙이 수반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 점에서 신은 너무나 미숙하고 뒤떨어진 사회였다. 만민평등을 전제에 깔고 그 힘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는 사회를 건설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물론 승도 자신도 그런 사회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는 본질적으로 시민 제일인자(Princeps)의 탈을 쓴 전제군주였기 때문이다.
‘프리지아 식의 발전 모델을 취하려면 역시 세 단계의 발전 단계를 밟아야겠지. 토지 개혁과 교육 혁명, 그리고 정부 주도하의 자본 확보. 지금 해낼 수는 없겠지만.’
승도는 프리지아의 발전 모델에 주목했다. 중규모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로망스 제국의 강력한 적으로 부상하여 그의 등에 비수를 꽂았으니 그들의 성장에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이중 토지 개혁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야.’
땅을 목숨처럼 여기는 동양에서 토지를 건드리는 문제는 황제도 쉽게 할 수 없었다. 하물며 일개 관료이자 상인인 승도가 그것을 해낼 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장차 진행할 수 있는 일은 둘. 교육 혁명과 자본 확보. 전자는 로망스에서 인재들을 데려오면 추진할 수 있다. 후자는 오씨와 반씨의 자본으로 뒷감당을 할 수는 있다. 강주를 소규모의 국가라고 가정한다면 이 정도 체급의 규모에 이 정도의 자본이면 밀어붙일 수 있지.’
승도는 서찰을 내려놓았다.
그가 상념을 끝낸 차에 장원의 총관이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들어오게 하세요.”
대답이 나가자 곧 문이 열리고 사람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승도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다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본국으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여긴 어쩐 일로 오신 겁니까?”
“상인이 장사를 하는 것 외에 무슨 일이 있어 찾아뵈었을까요.”
메리의 대답에 승도는 자리를 권했다. 그녀가 자리를 찾아 앉자 승도는 차를 건넸다.
“장사라. 뜻밖의 이야기군요. 그럼 자유 상인으로서 절 찾아오신 겁니까?”
“네. 자유 상인으로서 뵙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대답에 승도는 턱을 문질렀다.
“그럼 한 번 들어볼까요?”
“오호관에서 최근 왕국과 물밑으로 접촉하여 철도 부설을 준비한다고 들었어요. 제가 들은 말이 사실인가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승도는 그녀를 시험이라도 하듯 대답을 흐렸다. 그녀는 그 말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들은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오 공자님께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 찾아뵈었습니다.”
“제안이요?”
“네. 제안이에요.”
그녀의 제안에 승도는 팔짱을 낀 채로 말을 계속해보란 시늉을 했다. 팔짱을 낀다는 것은 그 말에 관심이 적다는 표현으로 그녀가 얼마나 조리 있게 설명을 하는지 보려는 그 나름의 시험이었다.
“신에 대한 투자를 잠시 미루시고 신대륙에 대한 투자를 해보시라는 제안이에요. 기회도 많고 수익도 많은 사업이니까요.”
“신대륙에 대한 투자?”
그 말에 승도가 팔짱을 풀었다. 신대륙은 군사 분야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관심을 크게 두지 않던 쪽이었다.
“최근에 왕국 정부에서 대륙 횡단 철도를 건설하느라 막대한 돈을 긁어모으고 있어요. 이 철도채권에 투자하는 것만 해도 수입이 매우 클 거예요. 오호관에서 투자를 해본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물론 우리도 해외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대리인들이 있을 때나 하는 일이라.”
승도는 말끝을 가볍게 흐렸다. 말 그대로 법적 안전장치가 확보되지 않은 외국에 대한 투자는 대리인에 대한 믿음 없이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오유도처럼 사람을 보는 눈이 탁월하다면 그것도 할 만한 일이었지만 승도는 아직 그만한 경륜이 없었다. 군재라면 몰라도 상재에서는 아직 아버지의 사람 보는 안목을 따르기 어려웠다.
“그래서 제가 찾아뵌 거예요. 오유도 어른께서 아버지를 믿어 주신 것처럼 대인께서도 저를 한 번 믿어주시면 제가 신대륙 투자를 책임지고 해보려고요.”
그녀의 말에 승도는 손에 깍지를 끼고 생각에 잠겼다. 물론 그녀는 신뢰할 수 있는 편에 속했다.
그 아버지는 이미 신의를 보인 바 있고, 그녀의 눈빛만 보아도 사람을 속일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사는 신의 하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신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능력이었다.
“그럼 아가씨에게 하나 묻겠습니다. 장사는 신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능력입니다. 제가 큰돈을 빌려드려도 될 정도의 능력, 아가씨에게 있는 것입니까?”
그 말에 메리가 품에서 서찰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승도는 그것을 보고 글자를 꼼꼼히 살폈다.
한참이나 꼬부라진 글자를 읽던 승도는 한숨을 내쉬었다.
“수완이 나쁘진 않으시군요. 우리 가문에 대해 언제 이렇게 조사를 한 것입니까?”
승도가 쥔 서찰에는 광산에서 남는 여분의 노동자들을 신대륙 철도 건설 사업으로 돌려 인건비를 중개비 명목으로 챙기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유도 어른께서 저희 아버님께 하신 말씀 때문이에요. 장사를 할 거라면 상대에 대해 아는 만큼 말에 힘이 실린다는 말씀. 그 말씀을 지킨 것뿐이에요. 물론 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사람을 좀 샀지만요.”
“그런가요. 한 번 검토해 보겠습니다.”
승도의 대답에 메리는 가볍게 치마를 접어 보이고는 물러났다. 뜻밖에 들어온 제안에 승도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