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계약 (2)
승도는 메리의 제안에 놓고 고민을 했다. 신대륙 투자에 필요한 여분의 자금이야 다른 행상들의 협조를 구한다면 구할 수야 있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해외 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이 그를 망설이게 했다.
연합왕국에 대한 투자는 신과 왕국의 관계가 틀어지는 순간, 자금이 동결될 위험이 있었다.
이 위험을 고려한다면 사실 투자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고도의 자본주의를 구가하는 왕국이 자산 몰수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
“좋은 기회인 건 사실인데.”
넘쳐나는 자산을 가진 행상들에게 줄어들 거래를 만회할 투자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박한 광산에 투자를 하고, 건설업 등에 손을 뻗친 것도 다분히 미래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믿을 수 있는 대리인만 있다면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는 괜찮은 사업이기도 했다.
‘신대륙. 그냥 놓치기는 아까운 곳이지.’
승도는 신대륙에 대한 최신 정보를 떠올렸다.
최초 신대륙 독립전쟁이 발발하던 당시의 신대륙 식민지 인구는 모두 250만.
하지만 독립전쟁이 좌절되고 에우로페로부터 이민이 계속해서 이루어진 현재 시점에서는 그 인구가 거의 3,500만에 달할 정도로 팽창한 상태였다.
시장만 놓고 본다면 로망스 본국과 버금가는 거대한 크기다. 구매력도 로망스 본국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 곳이다 보니 식민지 정부가 가진 재원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그러니 대륙 횡단 철도와 같은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사업들을 밀어붙이는 게 가능한 거다.
“광산을 이유로 사람을 좀 더 모아 인력 수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채권 투자를 겸한다면 수익률은 박하지 않을 거야.”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높은 수익이 돌아온다는 상인의 금언을 떠올릴 것도 없다.
위험이 빤히 보이지만 알면서도 달려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사업. 바보가 아닌 이상 한 번 정도는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승도가 혼잣말을 중얼거린 탓에 잠이 깬 것인지 반은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아직도 잠을 자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남편을 보고 의아한 얼굴을 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투자 문제 때문에 고민을 좀 했습니다.”
“투자요?”
그녀가 반문하자 승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대륙에 대한 투자 제안을 받아서 말입니다.”
“바다 건너의 대륙 말이에요? 거긴 갑자기 왜.”
그녀가 묻자 승도는 가문의 미래 투자처를 구하는 와중에 나온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손가락을 하나 들었다.
“투자에 대한 안전성은 확보되어 있나요?”
“그건 문제가 없습니다. 대리인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투자 방식 역시 이미 검증된 방식입니다.”
그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하나 더 폈다.
“그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확신을 하시나요?”
“당장은 몰라도 향후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한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업은 몇 없습니다.”
그녀는 세 번째 손가락을 폈다.
“자금 조달에 문제는 없나요?”
“행상 기금을 통해 자금을 구하다 정 모자란다면 동방 무역 회사에 대한 압박을 좀 줄이고 자금을 융통할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펼친 손가락을 모두 접고는 뭘 걱정하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걱정하실 건 없네요. 위험부담은 감수할 수 있는 한도 안이고, 꼭 필요한 사업이고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면 볼 것은 없지 않나요?”
상인으로서는 거의 기본만 배운 아내의 말에 승도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서 그렇지 원칙대로 따지고 본다면 아내의 말이 옳았다.
가문의 주력 사업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의 것이라면 할 만한 사업이었다.
“투자를 해도 좋겠다는 이야기입니까?”
“제 생각으론 그래요.”
그 말에 승도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승도는 투자 문제에 대한 자문도 구할 겸 아문을 다녀오기 위해 강주 포구로 나섰다. 포구에는 서역 배들이 다시 드나들기 시작한 덕에 인파가 많았다.
“공자님. 이쪽 나루에 사람이 없습니다.”
정씨의 말에 승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루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많다고 해도 배를 타고 나가는 쪽은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방문자의 대부분이 물건을 사러 온 서역 장사치들인 까닭에 물건을 사지도 않고 나갈 이유가 없는 탓이었다.
승도는 나루 위로 걸음을 옮기다 옆에서 걷던 서역 상인들이 중얼거리던 말 하나를 알아들었다. 그들은 말뚝의 매듭을 가리키며 ‘stock’이라고 불렀다. 그 말에 승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말은 로망스에서도 종종 들어본 말이었다. 에우로페에 있을 적에도 경제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던 그였기에 그런 상인들의 용어는 기억 속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한참 생각 끝에 미간을 구기던 그의 표정이 펴졌다.
스톡은 밧줄을 묶은 말뚝을 뜻하는 용어였지만 근대적인 주식회사의 ‘주식’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원양 항해는 큰 모험이었다. 당시에는 항해를 나간 배들 중 반 이상이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위험하여 개인이 이것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래서 일부 자본가들은 돈을 각출하여 공동 투자로 배를 띄워 보내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때 배가 정박을 위해 말뚝에 묶어두는 밧줄의 매듭으로 투자자의 수를 표시했는데, 여기에서 근대적인 의미의 주식이 유래하였다.
‘주식회사. 내가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승도는 배를 타려다 말고 걸음을 멈추었다. 강주가 부강해질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는데 그것을 잊고 있었다. 주식회사는 자본 조달에 있어 가장 유리했다. 굳이 외부의 자본을 차입할 필요가 없는 방식인 것이다.
제대로 된 은행 시스템이 발달하지 못한 신이기에 주식회사에 대한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는지도 몰랐다. 그게 아니더라도 부패한 탐관과 조정에서 경영권에 개입을 할 것이 저어되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막대한 돈을 모아본들 조정에서 침만 삼킬 것이 뻔해서다. 죽 쒀서 개를 줄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무척 좋았다. 조정은 강주에 세율을 올릴 수 없을뿐더러, 반군을 상대하기에도 정신이 없는 처지다. 무엇을 하기에는 지금이 적기였다.
하나를 떠올리자 그의 생각은 순식간에 가지를 치고 뻗었다.
따지고 보면 일개 섬나라에 지나지 않았던 연합왕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선 근원도 금융과 주식회사에 있었다.
금융 혁명을 일으켜 산업 혁명의 토대를 닦은 그들의 신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왜 그러십니까?”
승도가 배로 향하는 대신 걸음을 멈추자 수행원들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승도가 표정을 굳힌 채로 그들에게 말했다.
“아문은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당장 장원으로 돌아갈 것이니 그렇게 아세요.”
승도는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몸을 빙글 돌렸다.
근대적인 주식회사로 전환을 하자면 필요한 제반 사항이 많았지만, 형식적으로 그 모습을 흉내 내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권리 증서를 발행하여 관과 행상 기금의 공증을 받는 절차를 밟는다면 미숙하긴 해도 모양새는 나올 터이다.
‘굳이 다른 곳에 손을 벌릴 것도 없이 이것으로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좋겠지. 어차피 강주에는 돈이 남아돈다.’
승도는 강주의 저력을 잘 알고 있었다. 13행의 자산만 해도 엄청나지만 강주는 13행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13행에서 물러났거나 혹은 13행에 들지 못한 채로 활동하고 있는 상인들도 숱했다.
그들 외에도 13행의 밑에서 점포를 가진 상인들, 돈을 빌려주는 전주들, 부유한 강주로 와서 사치를 즐기는 일부 부유층까지. 돈을 가진 자라면 얼마든지 있었다.
이들의 자산은 어림잡아 은자로 1억 냥에 달했다. 행상 전체 자산의 배에 육박하는 가공할 액수인 것이다. 이 엄청난 돈을 끌어낼 수만 있다면 사실 투자 여력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다.
‘하면 하는 일의 규모도 지금보다 훨씬 더 키울 수 있겠지. 철도 투자 따위는 문제가 아니야. 자본만 뒷받침된다면 은행도 세울 수 있겠지.’
승도는 고리대금업에 손을 댈 생각은 없었지만 은행이 가지는 효율성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중앙은행을 만들고 화폐 정책을 직접 수립해본 사람이니 은행에 대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는 나루터에서 뜻하지 않게 얻은 발견에 흡족해하며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
연합왕국의 신대륙 식민지는 근 한 세기에 걸쳐 팽창을 거듭했다.
초기에는 식민지 경계 획정 조례를 통해 식민지의 서쪽 한계를 제한하며 ‘통제력’을 발휘하던 왕국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법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금과 토지를 찾아 서쪽으로 향하는 인간의 욕망을 가로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에우로페 인들의 서진은 토착민들과의 충돌을 불렀고, 그에 따라 연합왕국 정부는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군대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군대를 보내자 다시 본국의 군사비 부담이 문제가 되었다. 정부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민지에 세금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자 식민지는 다시 본국 정부의 과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은근한 식민지의 반발이 일어나면 또 식민지에 군대를 보내야 했고, 그것이 안정될 성싶으면 또 서쪽에서 충돌이 확산되었다. 연합왕국 정부 입장에서 신대륙 식민지는 골머리를 앓게 하는 혹이었다.
2차 식민지들처럼 무력으로 마냥 짓밟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버려둘 수도 없는 골치 아픈 혹.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왕국 정부는 큰마음을 먹고 대륙 횡단 철도를 건설하기로 했다.
철도 건설은 경제적 이익보다는 대륙 서부에 대한 통제력을 획득하고, 아울러 왕국군의 출병 비용을 절감시켜 이 골치 아픈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고육지책에서 시작되었다. 경제적 동기보다는 순전히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된 건설인 셈이었다.
사실 그런 이유에서 건설이 시작되다 보니 최초에는 투자자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대륙 횡단 철도의 수익성을 의심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매일 유령 열차만 오갈 것이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왕국 정부가 제시한 것이 고율의 이윤을 보장하는 철도 채권이었다.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왕국에서 매년 일정한 수입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 그 내용의 골자였다.
철도에서 수익이 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모두 전액 보장해 주기로 했다. 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조건에 가까웠다.
하지만 여기에 선뜻 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이에 욕심을 가진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투자비가 너무 엄청났다.
어지간한 부호는 전 재산을 털어도 투자비의 일부도 감당할 수 없었다. 망할지도 모르는 일에 전 재산을 투자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바로 이 건을 메리가 물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죽고 무역에 종사하다 우연히 신대륙의 횡단 철도 건설 소식을 접했다. 그때 떠올린 것은 아쉬움이었다. 상당한 투자 감각을 가졌던 그녀는 이것이 돈이 된다고 판단했다. 돈이 있었다면 기꺼이 투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낄 돈이 없었다.
그녀는 투자자를 찾던 중, 아버지에게 통 큰 투자를 해주었던 거상 오유도를 떠올리고 동방으로 왔다.
그것이 그녀가 승도에게 대륙 횡단 철도 건설을 제안한 계기였다.
“투자를 해주시면 좋겠는데.”
메리는 입맛을 다시며 달콤한 당과를 입에 물었다. 대부분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음식 냄새만 맡아도 인상을 찌푸리던 그녀였지만 당과만큼은 편하게 입에 댈 수 있었다.
그녀가 막 당과를 입에 넣고 혀로 가볍게 굴리려던 차에 승도가 얼굴을 내밀었다.
“생각은 해보셨나요?”
메리는 밝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일단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앉으시지요.”
승도가 앉을 것을 권하자 메리는 얼른 치마를 툭툭 쳐서 접히지 않게 손을 보고 엉덩이를 붙였다.
승도가 주인 행세를 하니 이상하긴 했지만, 그건 당연했다. 이 방은 오씨 장원의 접객실이었다.
승도는 그녀가 입에 문 당과를 슬쩍 보고는 쓰게 웃었다. 역시 에우로페 인들이 동방에 오면 먹을 만하다 여기는 것은 당과가 고작인 듯싶었다. 이곳의 음식 문화에 길들여지기 전에는 그도 그랬다.
“웃으시는 걸 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신 것 같은데, 아닌가요?”
“투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승도가 손에 깍지를 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메리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투자는.”
“우리 오씨의 이름으로 투자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
그 말에 메리는 금세 시든 꽃이 되어 축 늘어졌다. 짧은 순간에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생각하며 승도는 말을 이었다.
“대신 강주양행의 이름으로 투자할 생각입니다.”
“강주양행이요?”
메리는 투자를 한다는 말에 반색하다 강주양행이란 생소한 이름에 눈을 크게 떴다. 강주 상계에 대해 어느 정도의 견문은 있었지만 강주양행은 들어본 적이 없는 회사였다.
“네. 강주양행입니다.”
양이 들어가는 걸로 봐선 ‘양이의 자본’이 들어간 회사라는 것 같아 메리는 눈을 동글동글 굴렸다.
“처음 듣는 회사 같은데요.”
“물론 그럴 겁니다. 이번에 새로 설립할 회사이니까요.”
승도의 대답에 메리가 손뼉을 쳤다.
“설마 대외 투자용으로 회사를 마련하시는 건가요? 그것도 주식회사 같은?”
“그런 셈입니다.”
그녀는 그 말에 상당히 놀랐다. 동양에서 주식회사라니. 듣도 보도 못한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오씨라면 그럴 만했다.
모두가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을 적에도 해외에 투자를 하던 자들이니 그 정도 앞서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회사 이름에 강주가 들어가는 건, 오호관이 주도하는 회사가 아니란 건가요?”
“자본은 강주 상계 전체로부터 끌어모을 생각이니까요.”
“그게 가능한 건가요?”
메리는 그 말에 의구심을 보였다. 주식 시장의 역사가 수백 년이나 된 연합왕국에서도 신생 회사에 대한 투자는 사람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물며 주식 시장도 발달하지 않은 신에서 신생 회사가 투자자를 모으기가 어디 쉽겠는가.
하지만 승도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 오씨의 이름을 걸 테니까요.”
그 말에 메리가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오승도와 오유도의 이름을 건다면 투자자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그들은 강주 상계의 지배자요, 홍모귀를 물리친 영웅이었다. 그 이름값은 강주 전체에 먹히고도 남았다.
“하면 자본금은 얼마나 생각하시는 건가요?”
“일단은 백만 냥을 모을 생각입니다.”
“은으로 백만 냥이요?”
메리는 그 말에 눈이 커졌다.
“필요하면 투자 자금은 더 모을 생각입니다.”
은 백만 냥이면 대륙 횡단 철도의 채권을 모두 사고도 남을 거액이다. 거기에 돈을 더 모을 수 있다는 말에 메리는 침을 삼켰다.
사실 돈만 있다면 돈을 벌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돈이 돈을 번다는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그런 측면이 더욱 강했다.
“부족합니까?”
“아, 아니요.”
“그럼 잘 부탁합니다. 아저씨처럼 우리 오씨의 신뢰에 보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이에요.”
메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승도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는 먼저 손을 내미는 쪽이 갑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손을 내미는 쪽이 일을 부탁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메리는 장갑을 벗고 흰 손을 조심스레 내밀어 승도의 손을 잡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