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112화 (112/425)

제112화. 신용 (2)

굴카인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밀림을 넘어야 했다. 교통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길이 그리 멀지 않음에도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어야 했다.

밤이 깊어오자 승도는 모닥불을 피우고 불가에 앉았다. 탐욕스럽게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불꽃 위로 불똥이 튀었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차에 루이가 다가와 나뭇가지를 불 속으로 휙 던져 넣었다.

불꽃이 새롭게 들어온 먹이를 집어삼키는 동안, 루이가 갓 끓인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승도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열대 지방이라곤 하지만 밀림의 밤은 상당히 추웠다. 그것을 한 모금 마시니 몸이 조금 풀렸다.

둘이 커피를 한 잔 다 비우던 차에 고용인들이 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던 승도가 루이에게 물었다.

“저들이 뭐라고 하는 겁니까?”

“호랑이가 나타났다는군요.”

“호랑이요?”

승도는 그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에우로페에서 백수의 제왕으로 사자가 손꼽힌다면 동방에서는 호랑이가 손에 꼽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는 강주에서 태어나 호랑이를 눈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호랑이를 보신 적이 없으십니까?”

“그림으로는 보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으시군요. 호랑이는 사자보다 사람을 죽이는 데 능한 동물이니까요.”

승도도 그 말에 동의했다. 호환이란 말처럼 호랑이로 인해 죽는 사람은 상당히 흔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동방에서는 제왕을 상징하는 동물로 호랑이를 들고 있으니까요.”

“동방의 제왕이라. 그럴듯하군요. 그 용이란 걸 빼면 말입니까?”

“용이야 신화 속의 동물이니 논외로 봐야지요.”

승도와 루이의 대화에서처럼 동방에서 제왕을 상징하는 동물은 호랑이였다. 반면, 서역에서는 사자와 독수리가 그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륙의 강국은 독수리를, 연합왕국은 사자를 제왕의 상징으로 쓴다는 것이 차이였지만 말이다.

“하면 한 번 구경하시겠습니까?”

루이가 묻자 승도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호랑이를 구경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습니까?”

“물론 위험합니다. 하지만 코끼리를 타고 있다면 그리 위험하진 않습니다. 호랑이가 제왕이라곤 하지만 이 거대한 동물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승도는 루이와 함께 코끼리에 올랐다. 고용인들이 횃불을 든 터라 어둠 속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곧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위협하는 듯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파르스름하게 빛나는 안광을 볼 수 있었다.

그 안광과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사람의 간담을 쭈뼛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승도는 그것을 보고 호랑이가 자신들을 더 두려워한다고 여겼다. 살의를 품은 맹수였다면 저렇게 으르렁거리며 경계하기보단 소리 없이 다가와 목을 물었을 것이다.

승도는 파랗게 이글거리는 호랑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맹수는 승도의 눈을 잠시 바라보았다.

‘너도 그저 위협밖에 할 줄 모르는구나. 강적을 쓰러트릴 힘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물론 지금의 나도 다르진 않다.’

호랑이는 움직임을 멈춘 채로 눈을 깜빡였다. 승도는 그것을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머지않아 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공허한 으름장을 늘어놓을 시간에 상대의 목을 조를 만큼 말이다. 그게 너와 나의 차이다.’

승도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호랑이가 낮게 포효했다. 그러더니 그 맹수는 몸을 홱 돌려 밀림 속으로 사라졌다. 승도는 오래도록 호랑이가 사라진 수풀 속을 바라보았다.

승도와 굴카인들의 협상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계산하고 준비한 ‘무대’였다. 주연, 각본, 연출까지 모두 승도의 뜻대로 이루어진 ‘연극’이었다.

그 능수능란한 연극을 옆에서 감상한 루이의 평은 다음과 같았다.

‘그는 언제나 이길 수 있는 싸움만을 준비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는 왕자의 싸움을 할 줄 아는 자다.’

그 말 대로였다. 승도는 주사위의 수를 마음대로 조작해 제 뜻대로 만드는 일에 능했다.

판을 짜고 무대를 만드는 정치가의 연출, 무대에 배우들을 올릴 수 있는 상인의 자금, 그리고 그 모두를 조종할 수 있게 만드는 전략가의 각본을 가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제 협상이 끝났으니 남은 건 용병의 조직뿐이군요.”

승도의 말에 루이는 생각을 접고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추천 모델은 모두 셋입니다.”

“셋씩이나 있습니까?”

승도는 알면서도 모른 척 물었다. 루이의 식견을 시험하는 의미에서였다.

“예. 하나는 연합왕국의 왕립 루미 군단입니다. 에우로페 태생의 외국인 병사들로 만든 부대로, 지난 신대륙 독립 전쟁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군대입니다. 그들은 고용주(왕실)와 직접 계약으로 연결되어 ‘일종의 근위대’ 같은 모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충성심을 보장받기에는 이쪽 모델이 가장 우수합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대우도 대우려니와 관리에 들어가는 노력이 매우 크게 들어갑니다.”

“그건 연합왕국이나 가능한 모델 같군요.”

승도는 실상을 잘 알고 있기에 웃으며 그 말을 넘겼다. 왕립 루미 군단처럼 운용하려면 모르긴 몰라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것이 뻔했다.

루이는 다음 모델을 입에 담았다.

“두 번째 모델은 로망스에서 운용하는 외인부대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아들인 병사들로 부대를 편성합니다. 이쪽은 급여를 그리 후하게 주진 않지만, 전역 후 로망스 시민권과 연금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병사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모델은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외인부대 중 가장 유명한 친구들이니까요. 하지만 신의 국민이 되는 것은 도와줄 수 있어도, 되고 싶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연금을 지급하는 문제는 곤란합니다. 재정 문제가 크니까요. 강주가 국가 단위의 정치 집단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지만,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선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 모델은 세이비아의 외인부대입니다. 검은 대륙의 리프족 용병들로 구성된 부대인데, 이쪽은 연금도 시민권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단지 전투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부대를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심플하군요. 우리 입장에선 가장 취하기 좋은 모델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불 방식을 세이비아처럼 한다면 편제도 세이비아 모델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세이비아의 편제라면?”

“세이비아의 외인부대는 반데라(약 700명 규모) 단위로 부대를 나누어 편성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 반데라는 출신 부족 혹은 씨족 단위로 묶어 편성하는데, 이를 통해 부대의 단결성과 경쟁의식을 높이곤 합니다.”

승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루이는 경험 많은 뱃사람답게 지식이 꽤 풍부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인 자신 만큼 그 장담을 짚지는 못했다.

반데라에 대한 이야기는 정확했지만, 그것이 내포한 문제는 알지 못했다. 씨족 혹은 부족 단위로 부대를 묶다 보니 지나치게 경쟁의식이 대두되어 부대 간의 상호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문제였다.

“그건 조금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떻게 말씀이십니까?”

“굳이 출신 씨족 단위로 모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개별 모집이니 섞어서 배치해도 문제는 없을 겁니다.”

승도는 각 지역 출신별로 병사들을 모집한 ‘연대 군관구제’보다 ‘전 국민’을 섞어서 배치하는 국민군의 위력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개별 단위 부대의 용맹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 단위에서 각 부대가 얼마나 협력을 잘 할 수 있는가 여부다.

전술 단위만 계산하는 지휘관들이라면 몰라도 그는 대전략을 세우며 전쟁을 설계하는 전략가였다. 그래서 전술 레벨에서 주어지는 이점 정도는 간단히 무시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렇게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루이가 수긍하자 승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용병 문제는 이쯤 해두고 일정을 서두릅시다.”

***

승도가 용병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강주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정에서 보낸 한 통의 서신 때문이었다.

“임경문 대인이 북방으로 가시다니요. 그렇게 되면 우린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모두 한자리에 모여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물심양면으로 뒤를 봐주던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되었으니, 일이 화급하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조정에 손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건문이 제안을 꺼내자 반진유가 고개를 저었다.

“임 대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네만, 그럴 수는 없게 되었네. 서찰을 보낸 장본인은 다름 아닌 섭정왕 리첸이야. 뇌물을 먹인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이 땅의 최고 권력자가 결정한 일을 누가 뒤집을 수 있단 말인가?”

“하면 그저 손 놓고 계실 생각이십니까?”

거상들은 잠시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막강한 경제력과 인맥을 통한 로비도 통하지 않게 된 이상, 조정의 인사에 대해 어찌할 방법은 전무했다.

“당장 상승군 문제부터 난리가 나겠군.”

오유도가 상승군을 입에 담자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조정의 중앙군에 속하는 녹기와 단련에게 신식 무기를 주고, 서역 장교들을 초빙해 훈련을 시키는 일은 전적으로 월권 행위였다. 임경문이 눈감아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문제라면 연합왕국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리에 배석한 클레망소의 말에 오유도가 고개를 돌렸다.

“왕국에 상승군 문제의 협조를 구하다니, 그 무슨 말이요?”

“그 대답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대인께서는 서역인들의 생리를 기억하십니까?”

대답 대신 클레망소가 묻자 오유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요. 잘 알고 있소이다. 이 사람이 강주에서 장사를 한 세월이 몇 년인데 그걸 모르겠소이까.”

“상승군을 외부에서 보았을 때, 이 군대가 연합왕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니 되겠습니까?”

“당연히 될 거요. 무기도 팔아먹고 퇴역 장교들도 흡수해주니 이보다 좋을 순 없겠지. 하면?”

“그 이익을 왕국은 놓치려 들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요청만 한다면 아문 총독이 기꺼이 명의를 빌려줄 겁니다. 이익만 된다면 전쟁도 불사하는 자들이 연합왕국이니까요.”

“이익에 목숨을 파는 자들이라곤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겠소이까?”

오유도의 물음에 클레망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이익이라면 얼마든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들이 연합왕국입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이익만 해도 그 정도인 데다, 장기적으로는 저들의 영향력을 이 땅에 부식시키는 수단으로써도 상승군을 이용하려 들 것입니다.”

클레망소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 말은 일리가 있지만 내정 간섭은 서역에서도 금기시되는 일이라 알고 있소이다. 그리 쉽게 우리 뜻대로 풀리겠소?”

“이 나라 신의 국력이 강성했다면 사소한 일 정도로 척을 지려 하지 않겠지만, 신은 왕국이 고민할 정도도 되지 못할 만큼 약합니다.”

그 말에 거상들은 괜히 입맛이 쓰다고 느꼈다. 입장 상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긴 했지만, 자국의 불리한 입장을 이용해 이익을 탐하는 것 같아 아주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하면 아문 총독에게 서신을 한 장 씁시다.”

오유도는 입맛을 다시다 말을 꺼냈다. 국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상인의 입장을 선택한 것이다. 어차피 국가에 충성한다고 해서 신이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거나,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행상들에게서 수백만 파운드의 돈을 뜯어가기만 하고 그들의 이익을 하나도 지켜주지 못한 정부에 충성하는 것은 ‘호구’일 수밖에 없다.

‘지난날 행상 연정문이 연합왕국 상인에게 사기를 당했을 때도 두 손을 놓고 구경만 하던 것이 정부다. 정부가 나서주기만 했어도 연정문이 바다를 건너가 연합왕국 법정에 직접 출두해 재판을 하는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진 않았을 터다. 우리 상인들에게 제국은 결국 허울뿐인 조국인 게지.’

오유도는 씁쓸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결정을 내리자 클레망소가 연합왕국 장교들에게 부탁하기로 하고 먼저 방을 나섰다. 몇 사람이 자리를 비웠지만 아직 논의는 끝나지 않았다. 그만큼 임경문의 빈자리가 크다는 의미였다.

“상승군 문제는 논의한 대로 처리하기로 하고, 다른 건도 하나 처리해야 할 게요.”

“다른 건이라면?”

반진유가 말을 받자 오유도는 말을 이었다.

“강주양행.”

양행은 따지고 보면 돈이 나오는 화수분과 같았다. 앞으로 강주의 발전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뽑아낼 강주 유일의 금융 기관이었으니, 그 가치는 입으로 설명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그런 꿀단지를 본다면 관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그 탐욕스런 자들이라면 그것에 숟가락을 가져갈 기회를 마다하지 않으리라. 오유도는 그것을 언급한 것이었다.

“그것도 문제로군, 문제야. 탐관 놈들이 그것을 보면 그냥 있지 않을 텐데. 갖은 구실을 붙여 돈을 우려내려 하지 않겠소?”

“해서 양행을 이렇게 처리하면 좋겠소이다.”

“어떻게 말씀입니까?”

“아문으로 강주양행의 본사를 옮깁시다.”

오유도는 해외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어 이 같은 방식이 조정의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여겼다. 그 말에 건문도 동의했다.

“대인의 말씀대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문으로 양행의 본사를 옮긴다면 조정에서 개입할 여지는 없습니다. 다만 상법상 왕국의 은행법에 맞추어 양행을 재정비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겁니다.”

“그 정도야 탐관에게 뜯기는 것보단 속 편한 문제라 보오.”

지금까지 지긋지긋할 정도로 조정에 돈을 뺏긴 오유도로서는 양행의 돈까지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내가 아는 서역 상인들을 통해 ‘은행법’에 밝은 사람들을 수소문해 보겠소.”

반진유가 오유도에 비해 발이 좁긴 해도 ‘동방 무역 회사’를 비롯한 굵직한 거물 손님들만 상대하는 만큼, 은행가를 수소문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럼 양행 문제는 사돈에게 맡기겠소.”

“맡겨주시오.”

반진유는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행 문제는 투자자에 대한 설명도 겹쳐 지금 당장 움직여도 시원찮았다. 반진유가 자리를 뜨자 오유도가 건문을 불렀다.

“그리고 서기.”

“예. 대인.”

“이왕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승도에게도 속히 기별을 넣어야 할 게요. 그 녀석을 가장 빨리 따라잡을 수 있는 배편을 수소문해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시오.”

“하지만 대인. 그건 불가능합니다.”

건문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입에 담자 오유도가 고개를 들었다.

“왜 불가능하다는 게요?”

“오 공자께서 타고 가신 루브르망 호는 이곳 동방 수역에서 가장 빠른 배 중 하나입니다. 벌써 몇 주를 달려간 배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배는 없습니다.”

“허. 이런 낭패가 있나.”

오유도는 입맛을 다셨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임경문의 부재는 강주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강주양행이 근대 은행으로 변신하도록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강주와 연합왕국의 유착 관계를 강화시켰다. 그러한 변화가 다가오는 근대의 물결 속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그릴지, 긍정적인 모습을 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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