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영웅이란 (1)
우시리 강에서 한바탕 충돌을 벌였던 양국은 휴지 기간을 가졌다. 신 쪽에서는 승세를 타고 야습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루시 측이 동양 군대의 ‘전통적인 병법(야습)’을 염두에 두고 경계를 평소보다 강화한 탓에 그럴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우시리 강에서는 최초의 회전 이후로 근 한 달이 지나도록 포성 없는 대치만 이어졌다. 이들이 대치를 이어갈 무렵, 승도는 긴 여정의 목적지 에우로페에 다다랐다. 그가 도착한 곳은 최초 방문지로 예정한 로망스 왕국의 요항 카드레였다.
카드레는 연합왕국과 마주한 주요한 항구 중 하나였다. 전통적으로 로망스의 양모와 농산물을 연합왕국으로 수출하고, 왕국의 모직물과 면직물 등을 수입하는 창구로 발달한 덕에 그 규모는 로망스에서도 손꼽힐 정도였다.
이 도시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대륙 봉쇄령이 내려진 당시에 연합왕국과 로망스 간의 밀무역이 이루어지는 창구로 쓰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승도도 카드레를 잘 알고 있었다. 지난날 이곳에서 연합왕국을 침략할 ‘해협 방면 군’을 창설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물 위를 쏜살같이 날아가는 갈매기를 쫓으며 그리운 고향의 향기를 맡은 승도는 눈을 감았다.
루이는 생각에 잠긴 승도를 흘깃 보다 도시를 향해 손가락을 들었다.
“저길 보십시오. 군함입니다.”
그 말에 승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 눈앞으로 열 척도 넘는 군함들이 닻을 내린 채로 항구로 들어가는 수로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군함들은 일자로 나란히 정박해 있어 보기에도 그럴듯한 멋이 있었다.
카드레는 민간 항구의 역할 못지않게 군항으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 이곳에서 군함을 보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군함은 대부분 범선이었지만 일부는 지난날 본 적이 있는 기범선이었다.
승도는 감탄 섞인 시선으로 군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 척 한 척이 족히 오천 톤은 넘을 것 같은 거함이었다. 하나같이 왕국이 건조한 신형 군함, 네메시스를 능히 당적하고도 남을 것 같은 배들이었다.
“대단하군요. 지난날 우리 신을 침공한 동방 원정군의 함대에 비견할 만한 위세입니다.”
“명색이 제2의 해군국이라 불리는 로망스가 아니겠습니까?”
“2위라.”
제2의 해군국. 영광된 시절부터 들어오던 이름이다.
승도는 그 서글픈 호칭에 입맛이 썼다. 한때는 1위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의 해군력을 자랑했던 로망스였지만, 작금에 와서 그런 영광은 빛바랜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2위의 해군국인 것은 변함이 없으나, 그 역량은 옛날과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혁명과 반혁명 전쟁을 거치며 그 세가 기울었으니 별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수십 년에 걸친 거국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연합왕국 해군력을 따라잡을 희망은 없어 보였다.
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배는 좁은 수로에 접어들었다. 민간 항구였다면 구불구불한 수로를 지날 필요가 없었지만, 군항으로서 ‘방위’도 고려해야 한 까닭에 이런 출입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루이가 땀을 흘리며 배의 조함을 지휘하는 동안, 승도는 멀리 보이는 요새로 눈을 돌렸다. 그것은 지난날 해협 방면 군을 지휘하며 축성한 보루였다. 해협을 지나는 연합왕국 군함을 위협하고자 만들긴 했지만, 사실 쓸모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 요새는 연합왕국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던 그의 ‘상징’과도 같은 구조물이라 그것을 본 감회는 남달랐다.
‘황제의 창. 아직도 건재했구나.’
승도는 요새의 이모저모를 살피다 그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요새의 옆으로는 석조 건축물들이 여럿 이어져 있었는데, 그곳은 ‘황제의 암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장소였다.
대륙 봉쇄령을 내린 다음, 연합왕국 상인들을 불러다 ‘밀수’를 행한 ‘황제 자신’의 범죄가 자행된 곳이었다.
생각할수록 웃긴 일이다. 대륙 봉쇄령을 내린 장본인이 밀수를 하는 판에 그것이 지켜지기를 기대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승도는 쓴웃음을 지으며 수로로 눈을 돌렸다. 좁은 수로 역시 승도 본인의 유산이었다.
왕립 해군의 대담한 공격을 몇 번 당하다 보니, 항구 내부까지 적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수로 공사를 지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이놈의 수로는 몇 번 지나쳐 보았는데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군요. 왕국처럼 도선사 제도를 시행하든지, 아니면 수로를 없애든지 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루이가 투덜대자 승도는 머리를 긁적였다.
배에서 하선한 승도는 기억에 남아 있던 풍경 속에 들어서자 심호흡부터 하였다. 처음에는 낯선 느낌이 강했으나, 조금 서 있다 보니 익숙한 악취와 눈에 익은 거리가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수십 년이나 보지 못한 세계가 다시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승도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반은비는 그런 남편의 얼굴을 힐끗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둘은 로망스 사내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시의 거리를 걸었다.
반은비는 남편과 팔짱을 낀 채로 거리를 걷다 말고 코를 손가락으로 감싸 쥐었다. 손수건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막았겠지만, 그것을 챙겨 오진 못했다.
“여긴 냄새가 너무 지독해요. 도대체 무슨 악취가 이렇게 심한가요?”
그녀의 반문에 승도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언급한 냄새란 썩어가는 인분과 오물이 세균에 분해되며 내는 악취를 말했다.
상하수도가 정비되지 않은 카드레에서는 오물을 길거리에 그대로 내다 버리곤 했다.
길거리는 오물이 가득했다. 이것도 번화한 상업 도시이기에 사정이 나았다. 지방의 소도시였다면 무릎까지 차오르는 오물 구덩이를 만나볼 수도 있었다.
“인분 냄새, 아니면 음식 찌꺼기 냄새일 겁니다.”
“세상에. 서역이 그렇게 미개한 곳이었나요?”
그녀는 놀랍다는 듯 반문했다. 그녀의 가정교사 역할을 담당한 선교사들은 ‘서역의 우수성’에 대해 수도 없이 설파해온 터라, 그런 부정적인 면모는 알려준 적이 없었다.
그녀의 물음에 승도는 가볍게 웃었다.
“서역이 미개한 곳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사는 동방과 별다를 것이 없을 뿐입니다. 여기도, 우리가 사는 동방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는 코를 홀짝였다.
“하지만 너무 냄새가 고약한 걸요.”
“냄새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신발이지요.”
승도의 말에 반은비가 얼른 치마 아래를 보았다. 어느새 얼룩덜룩한 오물이 그녀의 꽃신과 치마에 잔뜩 묻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여긴 정말 너무 불결해요. 강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어쩜.”
그녀의 불평에 승도는 주변을 둘러보다 신발 가게 하나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일단 신발을 하나 사도록 하지요. 우리는 상관없지만, 여성들은 꽃신으로는 이 거리를 거닐 수 없습니다. 저기 보이는 서역 여자들처럼 하이힐을 하나 신는 것이 좋겠습니다.”
“……?”
반은비는 승도의 말에 길을 걷는 서역 여자들을 힐끗 보았다. 척 보기에도 굽이 매우 높아 보이는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 여간 불편해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오물을 밟지 않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는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나 더 사야 할 것이 있습니다.”
“뭘 더 사야 하는 건가요?”
“향수요.”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의 눈이 반달을 그렸다. 향수라면 한 번은 구경을 하고 넘어가야 하는 그녀인 만큼 그 말에 혹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향수를 사야 하는 건가요? 저야 나쁘지 않지만 그게 왜 필요하단 건지 궁금하네요.”
그녀의 미소에 승도는 헛기침을 했다.
“이곳 사람들은 잘 씻지 않아 향수 냄새로 몸의 체취를 숨기는 데 익숙합니다. 그 때문에 향수 냄새가 나지 않으면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그런 시선을 받길 원치 않습니다.”
남편의 대답에 반은비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당연히 살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걸 다 아시죠?”
“상인이라면 가능한 한 견문을 넓혀둘 필요가 있으니까요.”
승도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자 반은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막 신은 힐의 촉감을 느껴보기 위해 길 쪽으로 움직이려 하자 승도가 제지했다. 그런 남편의 움직임에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여성은 길 안쪽으로 걷는 것이 기본적인 서역의 관습입니다.”
“어째서요?”
승도는 그 말에 대답 대신 손가락으로 눈앞의 건물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오물통을 든 사람 하나가 그것을 그대로 길거리로 쏟아붓고 있었다.
사람들이 걷는 인도 위로는 가림막이 있어 그 위로 오물이 직접 떨어지진 않았다. 대신 떨어진 오물이 인도의 바깥쪽으로 튀어 들어왔다.
“아.”
반은비가 그것을 보고 입술을 살짝 벌렸다. 승도는 그것을 보고 웃으며 설명을 붙였다.
“서역 사람들은 여성을 길 안쪽으로 보내 오물을 막아주는 것을 ‘예의’라고 부릅니다. 그 서역식 예의를 떠나서 나는 내 아내가 오물을 맞길 바라지 않습니다.”
승도의 대답에 반은비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
승도는 카드레에서 전통이 있는 호텔 ‘라 마르샹’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오래전, 황제로서 숙식을 해결했던 여관이기도 했다.
그가 머물던 당시만 해도 볼품없는 시골 여관에 지나지 않았지만, 작금에 와서는 카드레 제일의 호텔이 되었으니 세월의 변화란 실로 놀랍기만 했다.
승도는 호텔 식당에 앉아 메뉴판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그만 웃고 말았다.
‘로베르토. 그 맛도 없는 걸 잘도 팔아먹었어.’
황제의 기억으로 보자면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상인의 눈으로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볼품없는 음식을 ‘브랜드’ 가치를 주어 명품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르고 루이가 메뉴를 뒤적이다 승도에게 말했다.
“이 호텔에서 제일로 치는 음식이 ‘까르뷔소’라는 것인데, 연원이 있습니다. 한 번 드셔보시면 좋을 겁니다.”
“그 ‘까르뷔소’라는 음식에 연원이 있단 겁니까?”
승도가 모른 척 짐짓 말을 꺼내자 루이가 신이 난 표정으로 설명을 붙였다.
“옛날 에우로페를 호령한 황제께서 시찰을 하고 본영으로 복귀하시다 길을 잃고 이 호텔에 묵으신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황제가 방문을 하니 주인장으로서는 기겁할 일이었지요. 거기에 황제 예하의 쟁쟁한 막료들까지 들어왔으니.”
“알 만합니다.”
“주인장 로베르토는 겁을 지레 먹었습니다. 평범한 식재료밖에 없는 판에 황제와 그 막료들을 대접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니까요. 그러다 그는 꾀를 냈습니다. 그가 내놓은 요리가 바로 까르뷔소였습니다. ‘평범한 요리’치고 갖은 기교를 부려 외양 하나는 고급 재료로 만든 요리들에 뒤지지 않지요. 황제는 그 요리가 정말 고급인 줄 알고 먹었습니다. 그 덕분에 까르뷔소도 덩달아 고급 요리가 되었습지요.”
“그것도 좋을 것 같군요. 그걸로 주문하지요.”
루이가 음식을 주문하는 동안, 승도는 식당 내부를 느긋하게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호텔’을 키워준 ‘장본인(?)’인 황제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초상화는 ‘미화’가 많이 되어 있어 말년에 다소 뚱뚱했던 그의 체형이 좋게 나와 있었다.
‘기왕 그려줄 거면 조금 더 잘 그려주면 좋지 않나.’
승도는 양심도 없이 투덜거렸다. 사실 초상화를 미화하여 언론에 제공하던 것이 그의 장기이다 보니, 저런 어설픈(?) 미화는 그의 성에 차지 않았다.
“저 사람은 누구예요?”
승도가 초상화에 관심을 보인 것을 알고 반은비가 그에 대해 묻자 승도는 잠시 생각을 골랐다.
“예전에 에우로페를 호령한 로망스 황제입니다.”
승도는 나름 ‘중립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그 자신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걸렸고, 금칠을 하기도 걸렸다.
“좀 뚱뚱해 보이는데요.”
반금비가 신기한 듯 초상화를 이리저리 보았다.
“초상화가 이상한가요?”
“그건 아니지만 황제란 사람을 저렇게 그린 게 특이해서요. 우리 장원에서 그린 제 초상화만 해도 얼마나 민망스러웠는데요.”
반은비의 말처럼 초상화는 ‘미화’가 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실제로 폐해도 종종 발생하곤 했다. 에우로페의 왕공들은 초상화를 주고받은 다음 결혼을 하곤 하였는데, ‘실물’과 ‘그림’의 차이가 너무 커 결혼하자마자 상대의 얼굴도 보지 않고 산 경우도 있었다.
심할 경우에는 이혼을 요구하며 그 ‘근거’로 초상화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사기’를 당했다며 이혼 소송을 불사한 사례도 있다 보니 초상화 미화 문제는 그저 웃어넘길 일이 아니었다.
승도는 반은비와 대화를 나누며 다시 초상화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던 차에 그의 눈이 반대편 테이블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곳에는 은발이 인상적인 늙은 남자가 있었다.
그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 승도는 무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얼굴을 살폈다. 굴곡진 세월이 그려낸 주름 사이로 기억 속의 흔적이 조금씩 떠올랐다.
단단한 눈매, 그리고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볼. 여유로운 입술. 모두가 기억 속에 있는 누군가의 흔적들이었다.
로망스 제정 최후의 신하. 제국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그 유언을 전해 받은 유언장의 전달자, 그였다.
‘설마.’
승도는 설마 하면서도 늙은 남자를 살폈다. 노인은 승도의 시선을 느꼈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수행원들을 불렀다. 곧 수행원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자 그 얼굴은 더 이상 엿볼 수 없었다. 하지만 수행원들이 가리기 전에 엿본 훈장으로 그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나의 옛 친우 샹폴레옹, 자네가 맞나보군.’
하지만 그를 본 순간 느낀 감상은 ‘반가움’보다는 생경한 ‘이질감’이었다.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 그러세요? 혹시 강주에서 뵌 분이신가요?”
승도가 노인을 빤히 바라보자 반은비가 이상하게 여기고 물었다.
“아니,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녀의 물음에 승도는 고개를 저었다. 과거 황후 다음으로 가깝게 여겼던 친우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승도는 그 오랜 벗을 마주한 순간 그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의 황제 필립 아우구스트 퐁퓌르와 자신은 역시 다른 존재였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황제가 아니라 그 기억을 가진 거상 오승도일 뿐이었다.
승도는 샹폴레옹과 마주한 자리에서야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황제 필립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그 관계, 그리고 거상 오승도가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관계는 전혀 달랐다. 그는 그것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망스의 유명한 철학자 봄베는 이런 말을 남겼다.
“개인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은 ‘그 자신’이 아니다. 인간은 주변과 상호 작용을 통해 자신을 규정짓기 때문이다.”
봄베의 격언대로였다. 승도는 지금까지 황제 필립 아우구스트 퐁퓌르의 그림자로서 존재했다.
그 연장선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날의 자신이 그림자고 지금의 삶이 중심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필요 이상으로 냉정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구나.’
승도는 우연히 깨달은 사실을 곱씹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그의 행보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