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144화 (144/425)

제144화. 조짐 (2)

제국은 북적과의 전쟁을 마무리 지었다. 신성으로 떠오른 상인 출신의 지휘관 오승도의 역량 덕분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다 하여 제국의 사정이 호전된 것은 아니었다.

물밑에서는 막대한 세수 부담을 짊어진 민중의 불만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밖으로는 이익을 탐하는 서역 열강들의 협잡이 계속되었다. 일시적으로 찾아온 제국의 평화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이나 다름없었다.

“아, 대인. 이쪽입니다.”

대인이라 불린 관료가 헛기침을 하고는 붉은 천을 손으로 걷으며 방으로 들어섰다. 그가 들어선 곳은 기방으로 기녀들이 몸을 파는 곳이었다.

“여기서 날 보자니. 여긴 좀 그렇지 않나?”

관료는 방 안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사내에게 다짜고짜 하대를 했다. 신분상 관료는 상인보다 우위에 놓인 계층이다. 하니 그의 하대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야 대인께 대접을 해드릴 겸 해서지요.”

사내는 다소 천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관료에게 자리를 권했다. 자리에 앉으면서도 관료는 못내 자리가 불편하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의 체면이 있지 않나?”

관료의 신분을 생각하면 기루는 사실 문제가 있었다. 사내도 그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곳을 고른 데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해서 이런 방을 잡아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고정하시지요.”

“이번 한 번은 넘어가네만, 다음번에 홍등가로 약속을 잡으면 경을 칠 것이네. 알겠나?”

“물론입지요. 이봐, 밖에 아무도 없느냐?”

사내가 목소리를 높이자 방 바깥에서 중년의 여인이 종종걸음으로 들어와 사내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어떤 아이들을 준비할까요?”

“당연히 최고로 들여야지.”

사내와 중년 여인은 아는 사이였다. 중년 여인은 아주 간단한 행동으로 ‘넌지시’ 최고급 여인들을 준비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연히 옆에서 그 말을 듣게 된 관료의 표정이 풀린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년 여인은 사내에게 눈짓을 해보이고는 뒷걸음질을 쳐 물러갔다.

관료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만족스런 기색을 보일 즈음, 사내가 술이 든 병을 잡았다.

“대인.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리하게.”

관료가 웃으며 잔을 내밀자 사내는 조심스레 술을 따랐다.

“이곳 천하루에서 최고로 치는 천향주입니다.”

“내 오늘 호사를 느끼게 되는군. 잘 마시겠네.”

관료는 껄껄 웃으며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맛이 아주 훌륭하네. 컬컬한 것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야. 하하하.”

“대인께서 흡족해하시니 저도 기쁩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청이 있어 이리 과한 대접을 하는 겐가?”

관료가 안주를 한 점 집으며 묻자 사내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다름이 아니라 이곳에 ‘호단’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 ‘호단’ 나도 잘 알고 있네.”

관료는 호단이라는 조직을 알고 있었다. 이 조직은 무술을 매개로 뭉쳐진 일종의 단련 조직이었지만, 특이하게도 종교 집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 호단에서 도적을 토벌하고 싶어 하는데 무기가 없어 대인께 청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를 테면 무기를 횡령하여 넘겨달라는 소리로, 고위직 관료들에게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청탁이었다. 일반인이 무기를 소유하는 것은 분명 이상한 일이지만 시대가 하수상하다 보니 무장을 갖추고자 하는 유력자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특히 돈을 가진 상인들, 혹은 그들을 뒷배로 둔 무장 단체들의 경우는 더욱 그런 경향이 있었다. 물론 관을 통째로 움직일 능력이 있는 거상들이라면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지만 말이다.

“무슨 무기를 말인가?”

관료가 안주를 씹으며 묻자 사내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얼마 전에 대인의 수중에 들어온 양이의 무기 말입니다.”

그 말에 관료가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그 무슨 위험한 이야기인가? 양이 무기라니? 그런 걸 함부로 가지고 놀다간 제명에 못 죽네. 내 못 들은 걸로 하지.”

민간이 양이의 무기를 소유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사안이었다. 정부에서 문제시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역모로 몰릴 수 있었다.

보통의 무기라면 어떻게 둘러댈 수 있어도 양이의 무기는 그 출처 자체를 댈 수 없는 물건이다.

이번에 들어온 양이들의 무기란 것도 북적과의 전쟁이 끝나기가 무섭게 홍모귀 쪽에서 ‘신의 국방력 강화’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일정량 양도해준 것이 전부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민간에 양이 무기가 나올 곳은 빤했다. 밀수 아니면 횡령으로 빼돌린 거다.

“대인. 도적들을 토벌하는 문제인데 어찌 그리 말씀하십니까?”

“자네가 뭘 모르는 모양인데, 서역 무기는 취급하는 자체로 목이 달아날 수 있음이야. 그걸 알고 그러는 것인가?”

관리는 단순한 대접 한 번에 그런 청탁을 들어줄 수 없었다. 그건 수지타산에 맞는 일이 아니었다.

“모르진 않습니다. 하나 이 도적들을 그냥 두고 어찌 장사를 하겠습니까? 저희가 어렵게 호단에 부탁하여 토벌을 하게 하였으니, 대인께서 조금만 살펴 주시지요.”

사내가 손을 비비며 부탁하자 관료는 난처한 얼굴을 하였다. 부탁이 간단한 것이라면 쉬이 들어주겠지만 이런 부탁은 쉽게 승낙할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허허. 이 사람 참. 이리 난처한 부탁을 하면 어찌하잔 말인가?”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대인. 대인께서는 이곳의 방어사 어른 아니십니까?”

“방어사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러나?”

방어사란 지위는 상당한 힘을 가진 자리였다. 해당 지역의 군권을 모두 틀어쥔 자리이니 그 권세가 약하다면 이상한 일이다. 특히 무기 관리에 있어 그의 권한은 절대적이었다.

“방어사 대인께서 힘이 없으시면 누가 힘이 있겠습니까? 한 번만 살펴 주시지요.”

사내는 그리 말하며 슬쩍 비단 주머니를 내밀었다. 관료는 그것을 보고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려운 일이네. 자네가 다칠 수 있어 내 이러는 것이야.”

관료의 거절이 사내에게는 액수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들렸다. 세상만사에 불변의 진리 하나가 있지 않던가? 돈으로 되지 않는 일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의 액수만 된다면.

사내는 품에 손을 가져가더니 주머니 하나를 더 꺼냈다.

“다시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대인.”

“어허, 이 사람이?”

관료가 정색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사내는 그의 앞에 머리를 굽히며 사정을 했다.

“대인. 사정을 좀 봐주십시오. 저희도 제국의 신민이 아니겠습니까? 저희가 살아야 세금을 내고, 그래야 대인과 같은 분들께서도 처첩을 먹여 살리실 터.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사내의 간곡한 부탁에 관료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는 주머니들을 실눈으로 슬쩍 살피고는 입맛을 살짝 다셨다. 사내는 그것을 보고도 못 본 척 고개를 숙였다.

‘더러운 놈. 결국 받아먹을 걸 가지고 이 꼴불견을 보이게 만들다니.’

“내 자네 부탁을 한 번 생각해봄세. 이게 나만 허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부탁을 드려야 하는 것이니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야.”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인. 잘 좀 부탁드립니다.”

“허허. 이거 참.”

관료는 자신의 앞에 놓인 주머니들을 쓱 훑어 제 품속로 집어넣었다. 돈을 받아먹고 뒤에 입을 씻을 생각인지 모르지만 세상일은 그리 만만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돈을 받아먹으면 결국 그 값을 하게 된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바로 상인이다. 상인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족속이었다.

사내는 고개를 푹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는 손뼉을 쳤다. 그러자 여자들이 들어와 관료의 좌우로 앉았다. 하나같이 미모가 출중한 것이 이 기루에서 이름깨나 떨친 여자들이 틀림없었다.

“너희들. 오늘 대인께서 만족해하실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

“당연히 알고 있지요, 어르신. 염려 놓으세요.”

청초한 얼굴을 한 여자들이 눈웃음을 치며 관료의 팔을 붙들었다. 나이 든 관료에게 젊고 아리따운 기녀들의 유혹은 참기 어려운 독극물과 같았다.

“네 이름은 무어냐?”

“청이에요.”

나비가 꽃을 쫓듯 관료도 기녀들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늙은 것이 탐심 하나는 지나치게 크군. 이걸로 은자를 족히 삼만 냥은 쓰게 생겼어.’

관료가 제 옆에 앉은 여자들에게 푹 빠져 희희낙락하는 것을 보며 사내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

호단의 단주는 금수전이란 이름을 가진 사내였다. 그는 과거에 수차례 낙방을 되풀이한 거인이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해야 할 전형적인 지방 유자 출신이다.

그는 과거에서 거듭 낙방을 하자 출사를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출세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바로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 그 교주가 되기로 한 것이다. 과거에 낙방한 보통 유자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그는 저 나름의 해석으로 뜯어고친 서역의 경전과 교리를 바탕으로 ‘낙원 교’라 불리는 종파를 창시했다. 서역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용납 못 할 이단이다.

하지만 동방인들이야 그 교리가 참된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 알 바도 아니었고, 애초에 올바른(?) 경전을 읽을 줄도 몰랐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금수전의 낙원 교는 무지렁이(?)들이 가득한 농촌에서 손쉽게 세를 불릴 수 있었다. 그가 전도를 한 마을의 주민 3,000명 대부분이 그 신도가 될 정도였으니 그 위세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이런 사이비 종교에 대한 제국 정부의 경계에 찬 시선이었다.

이 때문에 금수전은 머리를 조금 썼다. 제 휘하의 종교 조직을 일종의 단련 조직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있던 그인지라 ‘일종의 유지’로 받아들여져 제 휘하의 사람들을 합법적인 군대 조직으로 바꿀 수 있었다.

기방에서 물러난 사내는 곧장 호단의 단주가 머무는 제 사랑채로 들어와 사실을 고하였다. 방에는 마침 단주와 그의 심복 몇이 앉아 있었다.

“방어사와는 이야기가 잘 되었습니다, 교주님.”

“수고했네. 하나 꼭 양이들의 무기를 손에 넣어야 할지는 조금 회의적이네.”

“어찌하여 그리 염려하시는지요?”

“무장을 한다 함은 관에서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는 의미를 담는 것인데 어찌 염려하지 않겠나? 가뜩이나 우리 단의 세가 불어 조정의 경계를 조심해야 할 판인데.”

금수전이 못내 불안하다는 뜻을 내비치자 시립해 있던 유자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그 말을 반박했다.

“기호지세입니다. 호단의 세가 불면 불수록 관의 경계는 심해질 터. 어느 순간 경계의 눈길이 토벌의 손길로 바뀔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니 만에 하나를 대비하여 무기를 확보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그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단련의 세가 커지면 관부도 그만큼 경계심을 높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조직의 규모가 커졌을 때 토벌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리 생각하면 그 말도 아주 틀리진 않으이. 하지만 무장을 구하는 일은 조금 더 늦추어 생각하기로 하세. 괜히 전쟁이 난 판에 공연히 불씨를 가져와 품을 필요는 없으니.”

“그리하겠습니다.”

“무장 건은 그리하고 도적 토벌 문제는 어찌하기로 했나?”

금수전이 말을 꺼내자 유자는 미리 생각해 두었다는 듯 답을 내놓았다.

“양 형이 도적들을 지휘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가?”

금수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들이 토벌하기로 한 도적들도 낙원 교의 일원이었다. 교단이 단련으로 남기 위해서는 무력이 필요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 그들은 그 이유를 만들기 위해 교단의 일부 세력을 떼어 도적단을 만들었다.

물론 이 도적떼들을 정말 토벌할 생각은 없었다. 적당히 시늉만 하고 놓아 보내는 것이 그들의 ‘토벌’이라 할 수 있었다.

“예. 양 형이 맡기로 하였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양유라면 믿을 만하지.”

양유는 지금의 낙원 교를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어설프고 조잡한 교리에 손을 대 그럴듯하게 고친 것도 그였고, 강상의 일원인 부상을 낙원 교의 교인으로 포섭한 것도 그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양유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양유야말로 낙원 교의 실질적인 교주이자 창시자라 봐도 틀리지 않았다.

“양유가 도적들을 지휘한다면 토벌군은 내가 지휘하게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교주님.”

금수전은 자신이 토벌군을 지휘한다는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할 줄 모르는 일을 하게 되는 것만큼 근심이 되는 일도 없는 법이다.

“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나는 군사를 다룰 줄 모르네.”

“그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네가?”

금수전이 얼떨떨한 얼굴로 반문하자 유자가 자신 있게 답했다.

“예.”

“자네도 유자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병서라도 읽은 겐가?”

금수전이 의아하다는 듯 묻자 유자가 제 이력을 소개했다.

“병서는 읽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래전 천지회의 난에 몸을 담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군마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천지회라. 대단한 조직이긴 했지.”

금수전도 천지회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새파란 애송이, 오승도의 손에 진압 당했다는. 그와 함께 마차도 탄 적이 있던 그로서는 그 이야기가 도무지 믿기지 않았었다.

“천지회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조금은 들어본 기억이 있네. 그 친구들을 진압한 오승도란 사람을 내가 한 번 본 기억이 있다네.”

금수전이 오승도의 이름을 입에 담자 유자의 얼굴에 놀람이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교주님께서 오승도도 만나보셨단 말입니까?”

“그렇다네. 아주 새파란 상인 출신 애송이였지.”

그는 기억을 되새겼다. 인간은 책으로 본 것만으로 판단할 때도 오류를 범하기 쉽지만 자신의 눈으로 본 것만으로 판단할 때도 오류를 범하기 쉽다.

금수전은 오승도의 진면목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음에도 한 번 마주쳤던 기억 하나만으로 그에 대해 판단을 내렸다.

“그건 교주님께서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는 단순한 상인 출신 애송이가 아닙니다.”

“어째서 그리 생각하나?”

“그는 수십만의 대군을 가진 천지회를 고작 일천도 안 되는 군세를 가지고 박살 낸 바 있습니다. 천하에 누가 있어 그 같은 위업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유자의 대답에 금수전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틀린 부분도 있네.”

“틀린 부분이 말입니까?”

유자가 묻자 금수전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지회의 특징을 생각해보게. 그들은 종교 집단이지만 그 구심점이 허약한 자들이었네. 과거 천하를 노릴 만큼 강대했던 무수한 종교 집단들 중 천하 제패에 성공했던 자들은 몇이나 있던가?”

“없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을 보자면 껍데기만 크지 내실은 없던 자들이라 할 수 있네. 백만이고 수십만이고 거병을 해도 결국 시일이 지나면 저절로 흩어져 무너질 자들이라고 할까. 하니 그들을 무너트렸다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닌 게지.”

“옳으신 말씀입니다.”

금수전은 천지회 진압에 대한 오승도의 공적을 간단히 평했다.

“아무튼 자네가 천지회 사람이라 하니 믿음이 덜 가는군.”

“하오나 대군을 부려본 경험이 또 누가 있어.”

“서 형제를 불러오게나. 그 친구라면 할 수 있을 거야.”

금수전의 말에 유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익은 금수전이 총애하는 청년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타고난 인재였다. 낙원 교에 흠뻑 빠지지만 않았어도 수천 병졸을 거느린 무장으로 자리 잡았을지 모를 인재가 바로 그였다.

“서 형제를 불러오겠습니다.”

“그리하게.”

금수전은 방내의 사람들에게 축객령를 내리고 양유가 손을 본 경전에 다시 손을 가져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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