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192화 (192/425)

제192화. 야망 (2)

아문의 연합왕국 총독 관저는 전통적인 궁정 건축 양식의 모범을 그대로 따서 만들어졌다. 외관은 장중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졌고,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런 멋을 풍기도록 구성되었다.

그 미학은 관저 내부에 마련된 ‘여왕의 홀’에서 정점을 이루었는데, 이곳은 총독 관저를 찾는 주요 외빈들을 접대하는 장소로 쓰이곤 했다.

여왕의 홀은 일 년에 열 번 정도 개방되어 사용되며, 평소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그 검은 문이 열리는 일을 본 사용인은 많지 않았다. 그런 문이 활짝 열렸다.

“여기 아문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홀 경.”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별 볼 일 없는 한량을 이리 환대해 주셔서 제가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 할 일 같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아문 총독의 권유에 사내가 웃으며 그 앞에 앉았다. 값비싼 은제 식기와 화려한 은촛대가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눈부신 광채를 냈다.

음식이 차례차례 나오고 잔에 음료가 가득 따라지자 총독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가볍게 부딪쳤다. 그러자 악기를 든 악단이 들어와 고개를 숙여 보이고 가벼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일부 상류층 인사들은 식사를 하며 음악 듣기를 좋아했는데 총독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분위기가 슬슬 오른 것을 보고 말문을 열었다.

“듣기로 홀 경께서는 여왕 폐하의 명을 받들어 동방 탐사에 나섰다 들었습니다.”

“예. 폐하께서 특별한 임무를 내려주셨습니다. 주인이 없는 새로운 땅을 찾아 연합왕국의 깃발을 박고 오라는 명이셨지요.”

“새로운 땅이라.”

총독이 흥미를 보이자 홀 경이 품에서 세계 지도를 꺼냈다. 그 지도는 광대한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된 왕국 지리학의 총아였다. 해군성이 수십 년에 걸쳐 보완에 보완을 거듭한 가장 완전한 세계 지도. 그 지도를 받아 든 총독이 동방을 천천히 훑었다.

“그렇습니다.”

“이 지도에는 그런 땅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어디 그런 땅이 있단 겁니까?”

총독의 물음에 홀이 손가락으로 광대한 바다 한가운데를 가리켰다.

“이 대해의 섬들이 그 땅이 될 겁니다.”

“그 섬들이라면 별로 가치도 없는 무가치한 곳들이 아닙니까?”

그 물음에 홀 경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이야 육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미래에는 바다가 중요해질 겁니다. 그때는 이 바다를 지배할 수 있는 교두보, 섬을 지배하는 자가 곧 세계를 경영하게 될 겁니다.”

“섬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경영하게 될 것이라. 꽤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그런 이유에서 우리 탐사대가 아문으로 파견된 겁니다. 앞으로 삼 년간 이런 임무를 가진 후발 탐사대가 계속해서 아문으로 도착할 겁니다.”

“장기적인 사업. 좋은 얘기입니다.”

“왕국의 국책이니 한 번 손만 대고 뗄 일은 아니지요.”

홀 경의 대답에 총독이 거위의 살점을 한 점 떼어 접시에 올렸다.

홀 경은 총독이 나이프를 느긋하게 놀리는 것을 보며 자신도 잔을 잡았다.

“그건 그렇고 이곳 아문은 무척 번화한 것 같습니다.”

“신에 확보한 우리 왕국 유일의 거점이라 그럴 수밖에요.”

총독은 고기를 씹으며 답했다. 처음에는 한적한 어촌 마을 정도에 지나지 않던 곳이 아문이었다. 해관을 제외하면 볼 만한 것도 없었고 사람도 그리 많이 살지 않았다. 낙후된 변방. 아문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단어였다.

하지만 연합왕국이 지배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허름한 변방의 어촌은 그들의 세계 경영의 교두보로 선택되어 막대한 자본 투자의 수혜를 입었다. 총독부를 비롯하여 수백 채의 에우로페 식 건축물과 각종 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고 개발도 가속되었다.

작은 어촌은 겨우 몇 년 사이에 남방에서도 알아주는 도시로 기지개를 켰다. 이제 금포강 연안에서 이 도시보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강주 하나가 고작이었다.

“듣자 하니 근방에 이곳 아문보다 큰 도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강주라고 하던가요?”

홀 경의 물음에 총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통적인 신의 통상 항이지요. 지난 왕조 시절까지 포함해 근 삼백 년 이상을 번영한 도시이니 작을 수가 없다고 할까요.”

“대단하군요.”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세계 제일의 부호들이 살고 있단 겁니다.”

“세계 제일의 부호라면 우리 왕국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홀 경의 물음에 총독이 웃으며 포크를 놓았다.

“나도 이곳에 오기 전엔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니더군요. 이곳 강주에는 우리 왕국 제일의 부자들과 견줄 만한 부호가 열 이상 살고 있습니다. 오씨와 반씨는 우리 왕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부를 가진 대부호들입니다.”

“믿을 수 없군요. 미개한 동방에 그런 부를 가진 자들이 있단 말입니까? 여긴 동력도 인간과 가축에 의지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처음 동방을 찾는 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요. 인간과 가축의 동력만 활용하는 미개인들 사이에서 어찌 그런 거대한 부가 있을 수 있겠냐는. 하지만 이곳에서 조금만 지내도 그런 생각은 바뀌게 됩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이곳은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기근이 들어 십만 명 정도 죽어도 정부에서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을 정도로 넘쳐납니다. 사람이 그리 넘쳐나는 곳이다 보니 사람의 가치가 무척 저렴합니다.”

홀 경은 총독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며 음료를 들었다. 총독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기에 이곳에서는 다른 동력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렴한 노동력이 풍부하니 우리 왕국처럼 기계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지요. 우리 왕국이 산업 혁명을 일으켜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었다면 이들은 수천 년 전부터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 겁니다.”

“기계조차 필요하지 않은 저렴한 노동력이라.”

홀 경은 그 말이 쉬이 이해되지 않았다. 고만고만한 경제 규모와 인구를 가지고 경쟁을 한 에우로페 국가들은 한 명의 국민으로부터 세금과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뽑아낼 방법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수백 년을 경쟁하다 보니 에우로페 국가들은 사람 하나하나를 귀한 자원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인식 체계로는 인간을 가장 저렴한 자원으로 보는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신기한 이야기 아닙니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홀 경의 대답에 총독은 그 잔에 포도주를 따라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왕국의 미래는 이 무궁무진한 인적 자원을 빌려 쓰는 데 있다고 말입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물론 경께서 하시는 새로운 영토의 탐사 역시 왕국의 미래에 필요한 일이지만요.”

총독의 덕담에 홀 경이 잔을 높이 들었다.

“왕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한 잔 드시지요.”

“여왕 폐하의 영광과 연합왕국의 무궁한 미래를 위하여.”

총독 역시 잔을 높게 들었다.

세계의 광대한 바다와 땅, 그리고 인간. 그 모든 것을 향한 제국주의자들의 웃음소리가 여왕의 홀에서 한껏 울려 퍼졌다.

***

브라운 경과의 상담을 마친 승도에게 수십 건의 방문 신청이 들어왔다. 대부분은 오유도 선에서 처리되었지만 일부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승도는 쌓여 있는 면담 신청들을 훑다 맨 위에 적힌 것을 보았다.

‘로망스 전권 특사 에일 백작.’

지금껏 면담을 요청한 자들 중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급 인사였다. 승도는 그의 면담 편지를 매만지다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편지를 봉한 밀랍 봉인에는 아주 익숙한 문장이 찍혀 있었다. 그의 눈이 닿은 곳에는 로망스 왕실을 상징하는 백합이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었다.

승도는 편지를 조심스레 뜯었다.

‘강주 관리사 오승도 각하 친전.’

외교적인 관례와 멋들어진 수사가 보였다. 상대를 높여주고 자존심을 한껏 부채질한 다음 간, 쓸개를 다 뽑아가는 상투적인 수법. 승도는 느긋하게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쓸데없는 군더더기들을 제외한 핵심에 도달하는 데에는 자그마치 25줄이나 더 지나가야 했다.

‘신의 공식 문서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동방의 관례에 맞추어 만든 글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정도가 지나쳤다. 동방인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다소 관대한 눈으로 글을 보았겠지만 그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글이었다.

언제나 핵심만 간결하게 한두 줄로 정리해 말할 것을 명령하던 그였다.

승도가 짜증스런 눈으로 편지를 읽어 내려간 끝에 드디어 본론이 나왔다. 핵심 문장은 이 한 줄로 요약 가능했다.

‘연합왕국의 이목이 염려되니 조용한 곳에서 만납시다.’

“간단한 이야기를 뭘 이리 돌려서 말을 하는 건지.”

승도는 혀를 끌끌 차고는 편지를 접었다.

어차피 로망스 쪽과는 한 번 만나보긴 해야 했다. 과학자와 기술자, 교수들을 인도받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승도가 편지를 접어 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붓으로 한 일자를 새겼다. 일정 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표시해둔 것이었다.

“서기. 밖에 있습니까?”

승도가 자신의 비서를 찾자 건문이 문을 열고 들어와 허리를 굽혔다.

“부르셨습니까?”

“내 일정을 조절할 일이 생겨 불렀습니다.”

“명하십시오.”

“로망스 상인 티온과 약속을 잡아야 합니다. 사흘 후 우리 별장에서.”

별장은 강주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 마련된 행상의 피서 별장을 말했다. 그곳은 강주에 머무는 자들의 눈을 피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상관이 관의 눈을 피하기 좋은 곳이라면 그곳은 강주에 있는 외국인들의 눈을 피하기에 알맞았다.

“일개 상인과 약속을 잡아야 하는 것입니까? 그날은 행상 곡상 어른과 접견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잊으셨습니까?”

건문이 혹시 승도가 중요한 약속을 잊었나 싶어 확인 차 물었지만 승도는 그에 아랑곳 않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뒤로 미루세요. 이게 더 중요합니다.”

승도의 말에 건문은 잠시 당황한 빛을 보였다. 행상 곡상은 강주를 한 손에 쥐고 흔드는 거상 중 한 사람이다. 반면 티온은 이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는 자. 그 경험으로 짐작컨대 떠돌이 자유 상인이 틀림없었다. 거상과의 약속을 미루고 그런 자를 만난다고 하니 뜻밖이었다. 하지만 이내 건문은 얼굴에 떠오른 빛을 가라앉혔다. 승도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준비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곡상 어른과 만나보기로 했던 내용이 돈 문제였던가요?”

처리하는 업무가 많다 보니 가끔 내용을 깜빡하기도 했다.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몇 번이나 되짚기도 하고 같은 사람을 다른 용무로 몇 번 보기도 하는 일이 숱하다 보니 천하의 승도라 해도 제 업무에 혼선이 생기는 것은 별수 없었다.

그렇기에 장서기를 두고 일을 돕게 하는 것이긴 하지만.

승도가 확인 차 던진 물음에 건문이 기억을 더듬었다.

“강주양행에 빌린 돈을 갚는 방식을 논의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별일은 아니었어.”

듣는 행상의 입장에선 큰일이나 승도 입장에선 별일 아니었다. 그는 됐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 물러가 보세요.”

건문이 읍을 하고 물러가자 승도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로망스 상인 티온은 이번 일을 위해 로망스 특사 에일 백작이 내세운 일종의 중계역이었다. 다소 눈에 띄지 않는 하찮은 자를 내세움으로써 연합왕국의 이목을 피하려는 술수였다.

그 술수가 먹힐지 먹히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었다. 세상에 비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젠가 사실은 세상에 밝혀지게 마련이다.

‘이번 접견이 내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모르겠군.’

승도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로망스 선적의 배가 세 척이나 로망스 섬에 들어와 있다?”

아문 총독의 물음에 해군 장교가 긍정의 뜻을 보였다.

“이틀 전에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무역철도 아닌데 그들의 섬에 특별히 대규모 인원이 들어올 이유가 있지는 않을 것이고. 혹 그들이 신에 무력시위를 하려고 육군 병력을 보낸 것은 아닌가?”

총독으로서는 그런 전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에서 연합왕국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데 반해 로망스는 별다른 특권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사사건건 왕국의 지위를 넘보며 그 과실을 나누어 먹으려는 그 승냥이들이라면 왕국의 전철을 밟아 이 나라 신에 무력행사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건 아닙니다, 각하. 그러기엔 배 세 척은 너무 적습니다. 원정군을 보내려고 했다면 이보다 큰 규모로 보냈을 겁니다.”

해군 장교의 냉철한 분석에 총독은 고개를 저었다.

“무력시위가 목적이라면 중대 병력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지.”

“하지만 저들에게 제대로 된 명분이 없지 않습니까?”

“명분.”

강대국에게 명분은 만들기 나름이다. 이미 연합왕국에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만드는 것이 명분임을 잘 보여주었다. 힘이 곧 정의이고 명분인 선례를 보여주었는데 로망스라고 해서 그러지 말란 법은 없었다.

“무엇보다 저들이 군대를 보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섬에 대규모로 들어갈 자들이라면 군대 외에 무엇이 있겠나?”

“다른 경우의 수도 생각해 보십시오, 각하.”

“무슨 경우 말인가?”

장교는 총독이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못해 아직 상황 판단이 느리다고 생각하며 설명을 붙였다.

“행상과 연관된 행동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설마 오승도가 로망스 쪽에서 사람이라도 고용했단 건가?”

서역인들을 대량으로 불러다 쓰는 자는 동방에서 오승도 하나밖에 없다. 총독이 그 이름을 입에 올린 것도 당연했다.

“들리는 소문에 그자가 에우로페 식 시설들을 세우기 위해 관련 기술자와 학자들을 불러 모은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오승도가 초빙해서 온 자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로군.”

“그렇습니다, 각하.”

해군 장교의 대답에 총독은 천천히 탁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화병에 담긴 꽃을 물끄러미 응시하다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로망스 섬을 철저히 조사해 보시오. 그곳에 누가 들어왔는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왔는지. 철저하게.”

“로망스와 마찰이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교가 조심스레 반문하자 총독이 화병에 담긴 꽃에 손을 뻗었다.

“마찰이야 생길 수 있겠지. 하지만 그뿐이네. 그들은 불쾌감은 표시해도 감히 우리에게 이를 드러낼 처지가 아니야. 우리와 싸우면 어떻게 되는지 지난 백 년간 뼛속 깊이 느꼈을 테니까.”

총독은 연합왕국과 로망스 간의 현실적인 국력 차이를 언급했다. 그 정도의 격차가 있다면 약간 무리를 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총독이 화병의 꽃을 꺼내 들었다. 그 손에 들린 꽃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미심쩍은 부분은 확실히 조사하시오. 신이 우리 왕국의 화병에 든 이 꽃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는 거요. 그게 나와 경이 이곳에서 왕국의 깃발 아래 봉사하는 이유니까.”

총독이 화병에 꽃을 다시 꽂아 넣었다.

“각하의 말씀대로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