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응수 (1)
동방 무역 회사의 코르벳함은 전투가 벌어진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자욱한 화약 연기가 깔린 두 척의 상선 근처로 배를 몰아갔다가 꿈에도 잊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오. 신이시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경악에 찬 말이 절로 나왔다. 나란히 마주 선 두 척의 상선 갑판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인간의 머리통과 장기, 끔찍한 혈흔은 웬만한 장면에 이골이 난 연합왕국 인들도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수백 명이 문자 그대로 도살당한 현장은 지옥의 풍경을 현세에 옮겨놓은 느낌마저 주었다. 죽은 자들은 여송 혹은 동방 사람들이 상당수였지만 서역인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참상의 흔적은 보다 명확해졌다. 긴장한 선원들은 자신들의 앞에 놓인 대포와 총에 올린 손에 힘을 주었다. 만에 하나 이 살육을 저지른 자들이 그들에게 덤벼들지도 모른다는 인간적인 두려움 때문이었다.
함장은 거리가 가까워지자 위관 하나를 시켜 뱃전에서 큰 소리로 상대에게 말을 걸어보게 했다. 공격자가 이긴 것인지, 방어자가 이긴 것인지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동방 무역 회사 소속 사람들입니다. 포성을 듣고 달려왔는데 귀측의 신분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듣고 있습니까?”
위관의 목소리가 뱃전을 넘어갔다. 함장 이하 수병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그 대답을 기다렸다.
잠시 후 피로 물든 갑판 위에서 죽은 것처럼 아무렇게나 축 늘어져 있던 자들 중 하나가 일어났다. 그는 뱃전으로 다가오더니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전통적인 해군 인사법이었다.
“동방 무역 회사 분들이셨군요. 다행입니다. 우리는 강주 양행의 의뢰로 동영 행을 다녀온 루브르망 호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대답을 한 사내는 정확하고 또렷한 연합왕국 어를 구사했다. 자세히 보니 피부색도 희고 머리 색깔도 갈색을 띤 전형적인 서역인이었다.
“강주 양행과 관련된 분들이라고 하셨는데 그 의뢰서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거짓이 난무하는 바다에서는 믿을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멀쩡한 상선도 해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세계에서 말만으로 무언가를 확인하는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물론입니다.”
클레망소가 품에서 의뢰서를 꺼내 보이자 함장이 얼른 눈짓을 했다. 위관 하나와 수병 몇이 조심스럽게 뱃전을 건너가 그가 건넨 의뢰서를 받았다. 그들은 내용을 확인하고 그 끝에 찍힌 인장과 확인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행상의 인장이야 그들이 구분할 수 있을 턱이 없다. 그 밑에 찍힌 연합왕국 아문 총독의 서명과 인장을 알아보는 게 전부다.
위관이 상대의 신분을 확인했다는 뜻을 보이자 함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병 몇의 부축을 받아 뱃전을 타고 넘어갔다. 좀 더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휘관의 면이 서질 않았다. 뱃사람들에게 체면은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었다.
함장이 뱃전을 건너오는 동안 클레망소는 건네주었던 의뢰서를 돌려받아 제 품에 넣었다. 그는 상대가 의뢰서를 다 집어넣기를 기다렸다가 말을 걸었다.
“귀측이 강주 양행의 의뢰를 받은 사람들이란 것은 확인하였습니다.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사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잠시 앉으시겠습니까?”
클레망소는 피로 얼룩진 바닥 대신 선실을 가리켰다. 함장도 피로 물든 갑판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어 흔쾌히 동의했다. 둘은 위관 하나와 수병 몇이 동행한 가운데 가까운 선실에 들어가 앉았다.
그곳에서 함장은 저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기치 않은 불시의 공격과 처절한 백병전. 듣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이야기였다. 그는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다 조금 짚이는 부분을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끔찍한 살육의 현장을 보고 든 의문이기도 했다.
“귀측이 습격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공격자들이 역으로 전멸 당했다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민간 상선이 작정을 하고 공격을 해온 자들을 물리쳤다는 말씀이신데 쉽게 믿어지는 이야기는 아니군요.”
함장의 물음에 클레망소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승도가 배에 태울 것을 강권하여 데려온 백 명의 용병이 없었다면 분명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사실 백 명 정도가 더한다 해서 수백 명의 무장한 적을 감당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일방적인 학살로 끝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능합니다. 지금 제가 함장님 앞에 앉아 이야기하는 것도 그들을 다 죽였기에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그들을 다 죽인 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양쪽 배의 갑판을 봐도 보이지 않던데.”
“그 친구들이라면 상대방 배의 수선 하갑판까지 내려가 있을 겁니다.”
클레망소의 대답에 함장은 조금 당황스럽다는 빛을 보였다. 민간 상선이 상대 선박을 장악해 직접 조사하는 경우는 전례가 거의 없다 보니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짧은 동안에 해적선의 조사를 하고 계시다는 겁니까?”
함장은 그 말을 하다 아차 했다. 그들이 이 사고를 그저 지켜만 본 것을 드러낸 것 같아 그는 헛기침을 삼켰다. 하지만 상대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
“누가 우릴 공격했는지 정도는 확실히 알고 싶어져서 그랬습니다. 아무리 선박이 한 국가의 영토로 간주된다 하더라도 먼저 공격을 받은 이상 나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야 그렇긴 합니다.”
공격을 받은 배는 공격자의 모든 것을 빼앗을 권리가 있다. 대항해 시대 이래 해상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규칙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연합왕국은 물론이거니와 엄격한 공권력의 집행을 강조하는 로망스 같은 나라도 동의하고 있었다.
“하니 우리 손으로 직접 조사를 해서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 강주에 보고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강주 양행도 엄연히 회사인 이상 업무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여 보고해야 했다.
함장은 그 말을 듣다 보니 언뜻 생각난 것이 있어 조금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동방 무역 회사 쪽에서 지시가 내려오길 강주 만에서 양행의 배가 무사히 돌아가는 것을 감시하라고 했는데, 그것은 회사 쪽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렇다는 것은 이 일에 관련된 자들이 연합왕국에 적을 둔 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연합왕국 국적의 상인이 이 사건의 배후라면 강주 양행의 수장 오승도가 가만히 있을까?
가능성은 티끌만큼도 없었다. 열강에 대해서도 할 말 다하고 실력도 행사할 줄 아는 막강한 거물인 만큼 이번 일에 대해 큰 소리를 내리라.
‘일이 그렇게 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프겠군. 회사에선 이걸 걱정한 건가?’
함장은 그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셨다.
“포획한 배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히 만국공법(국제법)에 따라 우리 강주 양행에서 처분하려 합니다. 연합왕국에서도 해상에서 나포한 적성국 선박을 경매로 처분한 일이 매우 많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까?”
로망스 인이기에 연합왕국에 많이 당해본 클레망소는 그 해상의 무자비한 관례에 밝았다. 함장으로서는 딱히 토를 달 것이 없는 대답이었다.
“아닙니다.”
클레망소가 함장과 대화를 나누던 차에 선실의 문이 열렸다. 이어 시커먼 얼굴을 한 용병 하나와 로망스 사내 하나가 선실 안으로 들어왔다.
“선장님. 적 선박의 일지를 가져왔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둘은 일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물러갔다. 함장이 그것을 보고 마른침을 삼켰다. 일지는 선장 혹은 일등항해사가 작성하는 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보통 배를 나포할 때 이 일지를 가장 먼저 찾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일지를 찾으셨다면 상대의 정체는 금방 파악할 수 있겠군요.”
“아마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클레망소는 간단히 대답하며 일지를 펼쳤다. 그는 몇 페이지를 넘기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혹 함장께 한 가지 도움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클레망소의 물음에 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시지요.”
“연합왕국 법에 사략 행위와 관련된 자들은 어떻게 처벌하게 됩니까?”
“교수형입니다. 관련자들은 물론이고 그것을 사주한 자들까지 예외는 없습니다.”
그의 대답에 클레망소는 일지를 덮었다.
“그럼 아문의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을 부탁드립니다.”
“증인으로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저쪽의 승무원들이 완전무장을 한 점, 상선임에도 대포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 물적 증거가 될 것들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니 협조만 해주시면 법정에서 범죄를 증명하기에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클레망소는 차분하게 말했지만 함장은 그 말에 쉬이 대답할 수 없었다.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것은 사략 행위의 배후자를 특정지어 누군가를 적으로 돌린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
금포강을 아름다운 범선들이 천천히 거슬러 올라갔다. 그 앞에 내려진 종선들에 탄 사람들은 쉬지 않고 노를 저어 거센 물살에 대항했다.
평소라면 종선에 선원들을 가득 채워 모선을 끌고 올라가는데 그리 힘들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투를 한바탕 치른 것도 모자라 나포한 배까지 가져가기 위해 선원을 나눈 탓에 일상적인 업무조차 격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선원들의 얼굴에는 격무로 인한 고통보다는 내려질 포상에 대한 기대가 떠올라 있었다. 나포 포상금을 관례대로 지급받는다면 통상적인 배 가격의 절반에서 6할 정도를 선원들과 함장에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선원들이 나포 포상금에 대한 기대 하나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준 덕분에 두 척의 범선은 강주항이 그리 머지않은 염화포대까지 올라왔다.
클레망소는 지금의 상황도 알리고 지친 선원들도 교대시키기 위해 일단 닻을 내리게 했다. 성수기였다면 범선들이 닻을 내리고 강상에 정박하는 행위는 있을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오가는 선박이 적어 그렇게 해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배가 완전히 멈추어 서자 클레망소는 기력이 가장 좋은 선원들과 종선 하나를 먼저 강주로 보내게 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데려올 때까지 그는 함교에 서서 강주 쪽을 연신 살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먼 강 상류 쪽에서 수십 척의 거룻배가 다가오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함교의 난간에 몸을 반쯤 기댄 채 궐련 한 개비를 물고 있던 클레망소는 그것을 강물 위로 던져버리고 선원들에게 그들을 맞을 준비를 시켰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범선에서 내려진 배 사다리 위로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클레망소는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갑판으로 내려서다 선두에서 올라온 사람의 얼굴을 보고 크게 놀랐다.
공작 깃털로 장식한 관모 아래 희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내였다. 그 사람의 얼굴이 꽤 낯이 익어 보자마자 그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대인께서 직접 오셨습니까?”
클레망소는 다소 얼떨떨한, 그러면서도 약간은 감격한 목소리로 물었다. 승도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먼 길을 다녀오셨는데 내가 직접 마중을 나와야지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오면서 사고가 있었다지요?”
“불미스런 일이 있었습니다.”
“들었습니다.”
승도는 짤막하게 답했다. 예상할 수 없는 영역의 것에 대해서는 그도 어쩔 도리가 없지만 퍼즐 조각이 모인 상태에서는 달랐다. 그림이 보인 이상 그의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두뇌가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클레망소가 조심스레 묻자 승도는 뭘 묻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서역 속담에 좋은 말이 있지 않습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연합왕국처럼 당장 손을 댈 수 없는 상대라면 모를까, 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자가 이를 드러낸다면 나는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그 이를 뽑고 혀를 자를 겁니다. 그게 내 방식입니다.”
“상대는 아딘 상회입니다. 드러내 놓고 응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까?”
상대는 연합왕국에 적을 둔 상인이다. 더럽고 썩은 자들이라 해도 무력으로 어찌한다는 것은 왕국과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말과 같다. 클레망소는 바로 그 점을 말하려 했다.
“물론 드러내 놓고 응징하는 건 어렵겠지요. 상계의 일이니 구태여 무력으로 저들을 응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 일을 키울 생각도 없고. 저들이 누구를 건드렸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돈으로도 충분합니다.”
승도의 음성은 낮고 차가웠다. 그는 클레망소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걸음을 옮겼다.
“빼앗은 일지를 보시겠습니까?”
“배를 빼앗았다고 했지요. 일지는 강주에 가서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것보단 일단 배를 강주까지 가져가는 데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거야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강주 근처까지 배를 가져오기도 했고 대인께서 사람도 데려오셨으니.”
승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옆에 닻을 내리고 있는 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배는 지금 멀쩡한 상태입니까?”
“예. 백병전으로 접수한 상태라 손상 정도는 경미합니다.”
“대포도 실려 있다고 들었는데.”
“그리 많이 싣진 못했습니다. 열 문 정도 실었는데 복원력을 생각하면 그것도 많이 실은 겁니다.”
군함은 몇 개의 포 갑판을 만들고 무게 중심을 충분히 낮추어 많은 수의 대포를 실어도 배가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상선은 구조적으로 많은 수의 대포를 실을 수가 없었다.
서역인들이 한창 대양으로 나서던 대항해 시대 초기라면 군함과 상선을 구분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었겠지만, 그로부터 수백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상선과 군함의 구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승도는 반대편 뱃전으로 다가가 닻을 내리고 있던 서역 범선 쪽을 훑어보고는 입맛을 다셨다.
“크기 자체는 루브르망 호와 비슷하긴 한데 쾌속 범선은 아니군요.”
단시간에 대양을 항해할 수 있는 쾌속 범선과 일반 범선의 차이는 컸다. 승도가 구매 주문을 넣은 범선들이 모두 쾌속 범선이란 것을 생각하면 이 배는 장차 그가 구축할 선단에 기여할 수 없는 잉여 자원이 될 가능성이 컸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강주로 가져가셔서 처분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역 범선에 대한 수요는 좀 있다고 들었으니 값은 적당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승도도 그것을 모르진 않았다. 서역 범선들은 대개 동방으로 오면 그 가격이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뛰었다. 동방 무역에만 종사해도 이윤이 몇 배씩 남다보니 구태여 가져온 배를 팔려는 서역 상인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요는 있고 공급은 없으니 값이 오르는 것은 자명한 이치. 승도는 아쉬운 대로 배를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주에서 배를 처분하면 고생한 선원들에게 나포 포상금은 적당히 배분해 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양행을 위해 고생한 일이니 양행 몫의 배분은 죽거나 다친 선원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라고 말해주세요.”
“정말이십니까?”
클레망소는 그 말에 적잖이 놀랐다. 왕립 해군의 나포 포상금 분배 관례를 보면 해군성이 1/4를 먹고 해군 제독과 함장이 1/4를, 장교들이 1/4를 먹고 나머지를 선원들이 쪼개 먹어(순수 수병은 1/8) 선원들의 몫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해군성과 제독 몫을 받아야 할 양행에서 몫을 포기한다면 죽거나 다친 자들도 생계가 보장될 정도의 수입은 얻을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막대한 부를 가진 승도에게 나포 포상금 정도의 돈이야 아무래도 좋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그런 하찮은(?) 푼돈보다는 더 큰 그림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위험한 항해에 남는 것이 확실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계속해서 동방 무역에 나갈 동기가 부여되겠지.’
승도는 뒷짐을 지고 선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앞에는 강주가, 아니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