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 정비하다 (3)
윈스턴 상회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기로 유명한 쾌속 범선(Clipper)이 몇 척 있었다. 이 배들의 평균 속도는 18노트로 최대 속도는 20노트에 달했다. 대부분의 범선들이 8노트 내외의 속도를 내는 것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고속인 셈이다.
배 자체도 훌륭하지만 그 승무원들도 숙련된 솜씨를 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방 대해를 나는 듯이 달려온 상회의 쾌속 범선 오렌지 호는 겨우 닷새 만에 자말과 아문 사이를 주파하여 상회의 본사로 돌아왔다. 오렌지 호가 항구에 닿기가 무섭게 선장은 하역 작업을 지휘하는 대신 급히 본사 건물로 달려갔다.
평소라면 남방산 향신료를 창고에 옮겨두는 작업을 지휘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더욱 중요한, 긴급을 요하는 정보가 있었다. 선장은 거의 이백 미터 언덕에 위치한 상회 본사 건물로 올라가기 위해 천 개의 계단을 마라톤 선수처럼 뛰어올랐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체력은 온데간데없어 계단의 반도 오르기 전에 심장이 비명을 질렀다. 권투 선수의 펀치를 정통으로 맞은 듯 명치가 아팠다.
계단을 다 오르자 겨우 본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회장의 방에 도착했을 때 윈스턴은 새로 구한 말안장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내일 리브 남작과 승마를 나가기로 해서 거기에 정신이 팔린 모양이었다.
비서가 선장의 도착을 알리고서야 윈스턴이 고개를 돌렸다.
“윌, 자네가 벌써 도착했었나?”
“예, 회장님.”
“짐은 벌써 다 부린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물건 하역 시간을 생각하면 그가 일을 끝내고 올라온 것 같진 않았다. 배가 도착했다는 보고도 들어오기 전에 올라온 것을 보면 말이다.
회장의 물음에 선장은 모자부터 벗고 대답했다.
“짐은 아직 내리지 않았습니다.”
“일부터 처리하고 올라와야지, 이 사람아. 향신료를 오래 두면 눅눅해져서 품질이 내려가는 걸 몰라서 그러는 건가?”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내려가 보게.”
“그 전에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선장은 성질 급한 회장이 뭐라고 말을 덧붙이기 전에 얼른 말했다.
“무슨 이야기 말인가?”
다행히 회장은 축객령을 내리지 않고 물었다. 선장은 안도하며 말을 이었다.
“자말에서 강주 행상들이 구매한 배를 보았습니다.”
“행상들이 구입한 배를? 그건 알려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네. 프리깃함이라지?”
윈스턴의 반문에 선장은 준비했던 대답을 내놓았다.
“맞습니다만 함 종이 조금 다릅니다. 대형 프리깃함입니다.”
“대형 프리깃함?”
군무에 종사하지 않은 윈스턴으로서는 다소 생소한 함 종이었다. 하지만 원양 해운업에 장시간 종사한 선장은 그 배를 잘 알고 있었다.
“예, 회장님. 전열함만 한 프리깃함입니다.”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
윈스턴은 어이가 없다는 듯 대꾸했다. 그러자 선장이 그 말을 받아쳤다.
“오래전 ‘대서양의 지옥’ 사건 기억하십니까?”
30년도 전에 연합왕국의 대서양 무역을 단 한 척의 군함이 교란한 희대의 대사건이 있었다. 윈스턴도 그 정도 대사건을 모르진 않았다.
“그건 나도 들어봤네.”
“그 사건을 일으킨 놈이 바로 행상이 구입한 대형 프리깃함과 같은 함 종입니다.”
“뭐? 설마 내가 아는 그 대형 프리깃이란 말인가?”
“예. 생각하시는 그것들입니다.”
그 말을 들은 윈스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대형 프리깃은 공포의 존재였다. 대서양의 지옥 사건을 일으켰던 로망스의 대형 프리깃함은 프리깃함 두 척을 포함해 상선 열 척을 격침시키고 반 년 가까이 대서양 무역을 교란하며 악명을 떨쳤다.
함장의 실력이 아니라 배 자체가 그렇게 할 저력이 있었다. 프리깃함 서너 척을 붙여도 압도적인 내구력으로 견뎌내며 피해내고 한두 척은 간단히 격파해 버린다. 통상 파괴전에서 이보다 더한 괴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선장의 설명을 들은 윈스턴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냥 행상이 프리깃함을 산다는 말만 들었을 때도 심각한 위협이었지만 숫제 이건 재앙이었다. 오승도, 그놈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윈스턴 상회의 목줄을 죌 수 있을 거란 불안이 확실하게 들었다.
“그래서 놈들이 그걸 하나만 샀다던가?”
“세 척을 산다고 들었습니다.”
“미친놈들. 동방 수역에 무슨 대형 프리깃을 세 척이나 들인단 말인가?”
윈스턴은 어이가 없었다. 행상은 프리깃을 연간 3척씩 9척을 산다고 했다. 정신 나간 놈들이 대형 프리깃을 9척 갖추면 아무리 못해도 바다에 3척은 띄워 놓을 수 있었다.
대형 프리깃 한 놈으로도 연합왕국 해군이 반 년 동안 속수무책으로 휘둘렸는데 세 척이면 이 동방 수역에서 놈들의 횡포(?)를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
“다른 놈들은 배를 사지 않던가?”
윈스턴이 다시 묻자 선장이 기억을 더듬었다.
“동영 영주들도 배를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자들이 말인가?”
그 말에 윈스턴의 표정이 바뀌었다. 제국을 밀어주어 그들을 통해 승도를 견제하는 것도 진행해야겠지만 그 전에 오승도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우군도 확보할 필요가 생겼다.
“예. 그자들은 전열함을 다수 구입하는 것 같았습니다.”
“돈도 많은 친구들이군. 거래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니 그들에게도 선을 대어서 그 망할 행상 놈들로부터 보호막을 쳐야겠어.”
윈스턴은 상대가 그처럼 독한 마음을 품었다고 여겼다. 단지 위협을 할 생각이라면 프리깃함 정도에 그쳤겠지만 이쪽을 상대로 대양에서 통상 파괴전을 할 생각이 있으니 대형 프리깃을 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전열함이라면 도움은 되겠지만 확실한 방패는 되어주지 못할 겁니다, 회장님.”
“그건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
윈스턴은 프리깃을 상대로 전열함이 얼마나 무력한지는 알고 있었다. 전열함의 느린 속도로는 프리깃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막강한 화력과 화력이 오가는 해전이라면 몰라도 통상 파괴전에서 전열함의 가치는 무에 가까웠다.
“그렇긴 합니다.”
“어차피 한철 장사야. 오승도 그놈이 저리 오만하게 설치는 것도 그리 길진 않겠지. 한 이 년이면 놈은 제국 정부의 압력을 받아 무너질 거다.”
윈스턴은 프리깃의 위협은 인정하면서도 오승도가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 예단했다.
정치가라면 수많은 변수를 그리 간단히 단정 지어 판단할 수 없음을 알았겠지만 상인은 상품의 가격을 매기듯 그 자신이 짠 판을 믿고 승도의 한계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윈스턴은 자신이 몇 가지를 오판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이미 승도는 제국 정부가 제어하기 버거울 만큼 성장해 있었다.
아문에서 동방을 경영하는 연합왕국조차 그 성장을 부담스럽게 느낀다는 것을 안다면 그도 이리 쉽게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상사는 오판과 실수의 연속이긴 하지만 말이다.
***
동방 무역의 준비가 착착 준비되는 동안 승도는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다. 광산과 밭을 매각하여 신대륙에 추가로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데 전념했기 때문이다.
처분 대상은 구리 광산과 차밭이었다. 구리는 곧 동영과 교역을 시작하면 값이 폭락할 예정이라 처분하는 것이 나았고, 차밭 역시 처분하는 편이 좋았다. 최근 국제 시장에서 연합왕국이 차의 자체 생산에 힘을 기울인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구리 광산은 모두 일괄 처분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매각 대상은 연합왕국의 광물 회사입니다.”
그를 대신해 교섭을 맡은 루이가 보고를 올렸다. 서역인들과의 교섭은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본인 혹은 그의 심복이나 서역인들이 직접 나서야 했기에 루이가 교섭을 맡았다.
“교섭 대상이 왕국 광물 회사라면 값을 괜찮게 받겠군요.”
승도는 행상이 동방 무역에 뛰어드는 것을 알면서도 구리 광산을 매입하겠다고 나선 자들이 왕국 광물 회사라는 말에 가격이 괜찮을 거라고 예상했다.
구리는 근대에 들어오면서 철과 함께 중요한 전략 군수 물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선박과 무기의 주요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에서 연합왕국은 확보할 수 있는 구리 광산을 꾸준히 매입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나 가능한 투자로 안보적인 이유에서 매입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예. 가격은 광산 하나마다 은 육만 냥 내외를 제시받았습니다. 일꾼과 부대설비를 포함한 가격입니다.”
구리 광산들이 대부분 영세한 규모라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승도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산들을 그만한 가격에 처분한다면 차밭까지 포함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수도 있었다.
“나쁘지 않은 금액입니다. 계약은 해도 괜찮겠습니다.”
승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루이가 받아온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는 계약서의 내용을 읽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차밭은 어찌 처분하기로 했습니까?”
“차밭은 아직 교섭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일단 차의 경우에 수요는 확실하지만 연합왕국 쪽에서도 자체적으로 차 재배지를 넓히는 추세라 투자를 망설이는 듯합니다.”
상인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투자한다. 이익이 남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누구보다 정보가 빠르고 판단력이 좋은 연합왕국 상인들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
“왕국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교섭을 해보도록 하세요.”
“다른 쪽에서 매입할 여력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공화국이나 로망스 쪽은 차 재배지를 만들 형편이 되지 않으니 거래가 되지 않겠습니까?”
승도의 말처럼 공화국이나 로망스는 차 재배지를 만들 형편이 되지 않았다. 차를 재배할 만큼 기후 조건이 맞는 땅은 모두 연합왕국이 독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차를 자력으로 재배하려 해도 그럴 여건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동방까지 배를 자주 댈 여력이 되는 나라들이 아니다 보니 거래를 하더라도 다량 처분은 어려울 겁니다.”
루이가 이들 나라를 제쳐두고 연합왕국의 상인들과 교섭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자금 확보를 위해 차밭을 대거 처분해야 하는 입장에서 소량 거래는 그리 구미에 당기는 일이 아니었다.
“그 점은 감수해야지요. 지나치게 한쪽에만 목을 매면 협상의 주도권을 잃게 됩니다.”
승도는 상인다운 거래의 원칙을 입에 담았다. 거래에 있어 상대에게 목을 매게 되면 거래는 성립할 수 없게 된다. 상대가 정하는 대로 끌려가는 것을 거래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인의 말씀대로 로망스와 공화국 쪽과도 차밭 교섭 문제를 논의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승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루이가 건넨 계약서에 붓으로 낙관을 넣고 도장을 찍었다.
승도가 계약서를 정리하여 루이에게 건네주려던 차에 장원의 총관이 방문 앞에서 인기척을 냈다. 그가 들어올 것을 허락하자 총관이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고는 고했다.
“대인, 약속 시간이 다 되셨습니다.”
“약속 시간이요?”
“왕국 영사의 초대 말입니다.”
총관의 설명에 승도가 ‘아’ 하고 기억을 떠올렸다. 며칠 전 로망스 인들이 장원에 들어온 직후, 연합왕국 무관이 방문하여 초대장을 건넨 적이 있었다.
장원 총관에게 일정을 정리하여 그날이 되면 보고하라고 일러두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군요. 계약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하기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차밭 건은 진행 경과가 나오는 대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승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루이도 일어났다.
승도는 총관을 따라나섰다. 그가 연합왕국의 상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보니 정문 앞에는 벌써 오십 명도 넘는 수행원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도 모자라 혹시 모를 암살(?)에 대비하여 상승군에서 가려 뽑아 보낸 보병 백 명이 마차가 움직일 담벼락을 따라 미리 도열해 있었다.
“대인, 오르시지요.”
미리 승도를 수행하기로 한 상승군 장교가 말에서 내린 채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자연스레 마차에 올랐다.
마차는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총탄을 막기 위해 나무로 된 차체 밖으로 철판을 둘러 외견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안전 문제를 생각하면 외견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승도는 좌석에 몸을 묻고 창을 내렸다.
마차는 몇 분 달리지 않아 곧 연합왕국의 상관에 도착했다. 상관 앞에도 미리 그를 호위하기 위해 보내진 상승군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승도는 그들의 사열을 받으며 위풍당당한 모양새로 상관에 들어섰다.
상관에 들어서자 그와 안면이 있는 왕국 상인들이 인사를 건넸다. 그가 평범한 동방 상인이었다면 위대한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왕국 상인들이 앞을 다투어 먼저 인사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인사를 하는 이유는 그가 강주 최고의 권력자이자 거상이기 때문이었다.
승도는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영사가 연회를 베푸는 곳에 대해 물었다. 장소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길을 정확히 찾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상인 몇이 그 장소를 알고 있었다.
승도는 상관에서 가장 큰 연회용 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수행원들을 이끌고 갈 때만 해도 그의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이번 참에 그간 왕국 쪽에서 느꼈을 불쾌감도 털어주고 관계도 다시 개선할 생각을 했기에 그의 기대감도 제법 컸다.
하지만 홀에 들어섰을 때 그의 얼굴은 굳어지고 말았다.
“…….”
승도는 휑하니 텅 빈 홀을 보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연회에 대한 초대장은 분명 정식 절차를 밟아 들어온 것이었다. 이곳 상인들조차 연회가 열린다고 알 정도이니 자신이 착각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대인, 장소를 잘못 안 것이 아닙니까?”
함께 온 상승군 장교가 조심스레 물었지만 승도는 고개를 저었다.
“장소는 여기가 맞습니다.”
그는 텅 빈 연회장을 본 순간 이 연회가 무엇을 위해 마련된 것인지 직감했다. 아주 정치적인 성격을 가진 일이니 노련한 정치가인 그가 감을 잡지 못할 턱이 없었다. 이런 일은 사교계에서 종종 벌어지곤 하던 일이었다.
“하오면.”
“날 물 먹인 거지요.”
승도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폈다. 냉정한 정치가로서의 가면을 가진 그는 이런 일로 쉽게 평정을 잃지 않았다. 도리어 냉철한 이성으로 사건의 내막을 추리해 보았다.
“이건 너무나 무례한 일입니다, 대인.”
상승군 장교가 오히려 분기를 보였다. 모시는 고용주가 물을 먹는 일은 그 자신의 명예를 모욕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연합왕국 인이 연합왕국의 처사에 도리어 분노하는 아이러니한 광경. 승도는 괜찮다고 그를 타일렀다.
“난 괜찮습니다. 차라리 이 정도 일이라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승도는 오히려 이 정도의 모욕(?)이라면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이런 경고를 한다는 것은 왕국 쪽에서 그에게 손을 쓸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고를 한 만큼 저쪽에서 당분간 그에게 압력을 넣기도 어려웠다. 무례를 저지른 만큼 저쪽도 큰 소리를 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인. 대인의 위치를 생각하면.”
“내 위치를 생각했기에 이 정도 모욕을 주는 정도로 끝내겠지요.”
승도는 뒷짐을 진 채 텅 빈 홀을 응시했다. 연합왕국은 바보가 아니었기에 이런 방식을 택했다.
오히려 멍청했다면 힘으로 경고를 가하며 그와의 관계는 관계대로 악화시키고, 이익은 이익대로 챙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모욕을 가함으로써 그에 대해 충분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멈추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도 이번 건은 기억해둘 생각입니다.”
승도는 손을 봐줄 놈들의 명단을 갱신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