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정권 장악 (1)
하룻밤 사이에 천하의 주인이 바뀌었다. 적어도 북경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깨달았다. 북경 내에 기세등등하게 주둔해 있던 경성 팔기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름 모를 검은 군복들이었다.
그들은 강주의 깃발을 높게 들고 대로를 봉쇄한 채 강주 관리사의 방을 붙여 누가 새로운 권력자인지 똑똑히 알려주었다.
경성 팔기의 상당수는 아직 통제가 가능한 서문과 북문 등을 통해 탈출했으나, 나머지는 순순히 무기를 내놓고 상승군에 투항했다. 북경에서 상승군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은 전무했다.
관료들 역시 힘의 변화를 확연히 느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연금되어 있던 청림당의 관료들이 석방되고, 그 반대파 관료들의 중진들이 감옥에 갇혔다. 조정의 세 균형은 단박에 강주와 그 지지 세력으로 쏠렸다.
승도는 이들 관료들의 고초를 위로하고, 그들의 관직을 복직시켜 주었다. 다만 그 중에 탐관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위해충을 위시한 이들은 태반이 청림당의 핵심 중진으로 활동했던 탓에 조정의 철퇴를 맞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멀리 유배를 가 있었다.
이튿날, 날이 밝자 강주 관리사를 위시한 일단의 관료들이 황궁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궁 곳곳에 배치된 상승군의 군례를 받으며 어도를 따라 곧장 대전으로 향했다. 이들 청림당의 위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그가 대전에 들자 의관을 정제한 채 미리 용의(황제가 앉는 의자)에 좌정해 있던 황제가 그들을 맞았다. 보통 용상에 앉아 신하들을 맞는 시간이 정해져 있긴 했지만 관리사가 아침에 문안을 올 것이라고 통보한 터라, 황제도 준비를 하고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 청림당 인사들이 줄줄이 들어서자 환관이 황제에게 관료들의 등청을 고했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환관이 인사를 해도 좋다고 말했다.
신료들은 황제에게 차례로 인사를 올리고 정해진 자리로 가서 섰다. 마지막으로 강주 관리사가 예를 차리자 용의 아래에 있던 태후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경들이 등청을 해주어 고맙소. 어제의 소동으로 황제 폐하께서 마음이 몹시 불편하셨는데, 이리 와주시어 안심을 시켜주니 경들이야말로 제국의 참된 충신들이요.”
청림당의 신료들은 성은이~ 하는 정해진 답사로 그 말을 받았다. 적당히 서로 예의를 차리고 추켜세워 주는 대화가 이루어진 다음, 슬슬 본론이 나왔다.
대개 쿠데타가 일어나면 그 이후에 나올 문제는 역시 논공행상이었다. 황실의 입장에서는 때려 죽여도 시원치 않을 역적들이지만, 문제는 이 역적들이 황실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 했다.
태후는 오승도가 권력을 원한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당근을 제시할 수 없었다. 그가 제위를 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기에 그 의사를 수용해주는 것이 유일했다.
태후는 슬슬 논공에 대한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관리들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 그들이 원하는 대답이야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녀는 무겁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차마 내뱉고 싶지 않던 이야기를 꺼냈다.
노회한 정치가인 그녀는 이 조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이번에 조정의 근심을 제거하기 위해 위험한 길을 건너 종묘와 사직의 안녕을 지킨 강주 관리사에게 총리아문의 장과 군기처의 수장, 아울러 직례 총독의 자리를 겸하게 한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조서를 기다리고 있던 오승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총리아문의 장은 총리대신을 의미했고, 군기처의 수장은 군기대신, 직례 총독은 북경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군정 및 민정 장관을 의미하는 자리였다.
한마디로 정치, 군사의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쥘 수 있는 힘을 그에게 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황족도 아닌 일개 상인 출신의 사내에게.
승도는 태후를 향해 읍하며 조서에 사의를 표했다.
“신이 어찌 그 같은 무거운 책무를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부디 적임자를 찾아 일을 맡기시고 보다 가벼운 일을 내려주소서.”
승도는 고래의 법도에 따라 겸양의 미덕을 보였다. 선양(황위를 넘겨받는 의식)에서 겸양을 보이는 일은 있어도 관직을 받음에 있어 이렇게 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승도는 구태여 이 같은 처신을 함으로써 자신이 권력을 탐하여 이 일을 도모했다는 이미지를 불식하려 했다.
이미지 정치로 제국을 통치한 바 있는 노회한 정객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그가 이처럼 고사하는 모양새를 드러내자 태후는 난색을 보였다.
그가 정말 고사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고 형식상 겸양의 뜻을 보이는 것인데, 정말 관직을 주지 않으면 불만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관직을 다시 내린다면 그만큼 황실의 면이 깎이는 일이니 실로 곤란했다. 간단한 일 하나 같지만 이것 역시 정치적 입지를 놓고 벌이는 진검승부였다.
태후는 미간에 주름을 만들다가 무거운 입술을 다시 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경이 아니면 그 무거운 일을 누구에게 맡기겠소? 부디 황실의 조칙을 거절하지 말고 책무를 받아주시오.”
황실에서 몇 번을 부탁하는 모양새를 취하면 권력을 탐하는 역적의 면모 대신 대의를 위해 일어선 우국지사의 모습을 강조할 수 있었다.
눈 가리고 아웅 격의 이야기지만 백성들에게 보이기엔 적절한 연출이 아닐 수 없었다.
승도는 한차례 고사를 했기에 두 번은 겸양을 하지 않았다. 두 번씩이나 겸양을 하면 황실의 체면이 지나치게 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었다.
승도는 고개를 숙여 그 조서를 받들었다.
“부족한 신이나 어찌 무거운 옥음을 더 거절하겠습니까? 강주 관리사 오승도, 황실의 명을 받들어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조정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고맙소.”
태후가 말했다. 황제는 이 잘 짜인 연극을 보다 부아가 치밀었는지 한마디 했다.
“그런데 경에게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하문하십시오, 폐하.”
승도가 경청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황제는 그런 권력자를 보며 날카로운 한마디를 던졌다.
“궁에 있는 무장 병력은 언제 내보낼 생각이요?”
“경사의 치안이 안정되면 그리할 생각입니다.”
물론 승도는 순순히 궁에서 자신의 세력을 줄일 생각이 없었다. 황궁은 언제나 암살의 위협이 도사린 복마전. 군대의 보호가 없다면 안전을 보장받기는 어려웠다.
그가 군대를 물릴 시점은 궁내에 그의 수족이 되어줄 환관과 시녀, 그리고 관료들의 수가 충분해진 다음이었다.
강주 관리사가 두루뭉술하게 답하자 황제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승도는 이 허울만 남은 황실에 예를 표시하고 이만 대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가 대전을 나서자 관료들도 황실에 경의를 표시하고 그 뒤를 따랐다. 대전을 나서기가 무섭게 관료들이 그 주변을 따라붙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눈에 들기 위한 충성 경쟁이었다.
“관리사 대인, 아니 총리대신 각하. 고귀한 자리에 오르신 것을 진심으로 감축 드립니다.”
“감축 드립니다, 각하.”
“고맙습니다.”
승도는 웃으며 그 충성 경쟁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흔히 권력에서 아부는 나쁜 것으로 비친다. 하지만 권력자의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충성 경쟁은 힘이 있는 자를 향해서만 이루어지기에 그 힘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했다.
승도는 이 충성 경쟁을 통해 자신이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승도와 관료들이 어도를 따라 내려오고 있는데 장교 몇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는 손을 들어 관료들을 그 자리에 머물게 하고 자신만 앞으로 나섰다.
장교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고했다.
“대인, 긴히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보고할 것이라니요?”
승도가 묻자 그들이 목소리를 조금 낮추었다.
“총리대신이 궁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요?”
“확실합니다, 각하.”
“그러면 조금은 일이 귀찮아지겠군요. 일단 몽족에 사자를 보내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진행해야겠어요.”
승도는 썩 내키지 않았던 다음 수를 던지기로 했다. 몽족을 우군으로 끌어들이자면 혈연관계를 청해야 했다. 그 수를 통해 북경에서 열하에 이르는 지역의 지배권을 다짐으로써 혹시나 이곳을 빠져나갔을 총리대신이 곧바로 반격의 수를 낼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그리하세요.”
승도는 장교들에게 그만 물러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전 최고 권력자의 위치를 확인받았지만, 총리대신의 탈출 소식은 그 입지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직 그는 제국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
북경의 정변은 외국 관찰자들에게도 놀라운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제국과 오승도 간의 내전이 상당한 시일을 끌 것이라고 예상한 터라, 전격적인 수도 급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전개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북경에 주재하고 있던 선교사 사무엘도 그런 이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며칠 여행을 갔다가 어제 북경으로 돌아오니 세상이 달라진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검은 군복들이 팔과 다리를 맞추어 직각 보행을 하며 걸어갔다. 이 장난감 병정 같은 병사들의 어깨에는 어김없이 후장식 소총이 들려 있었다.
가끔은 날카로운 기형도를 든 병사들이 행진하기도 했다. 며칠 전만 해도 볼 수 없던 모습들이라 사무엘은 이 갑작스런 변화에 대해 여기저기 물어보기도 했다.
“지금 제도에 무슨 일이 터진 겁니까?”
사무엘이 자신의 교회에 나온 교인에게 물었다. 교인은 몇 대째 북경에서 약재상을 하는 이라 이곳 소식에 밝았다. 사내는 목소리를 조금 낮추어 사무엘에게 답해주었다.
“실은 며칠 전에 정변이 터졌습니다. 아, 글쎄 강주 관리사라는 자가 군대를 이끌고 도성으로 들어와 황궁을 범했다는 것 아닙니까?”
“관리가 황궁을 범했다니요?”
사무엘은 그 말에 크게 놀랐다. 이 시기 일부 서역 사람들은 동방에 대해 아직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도덕적인 학문 교육 풍토에서 만들어진 충성스런 관료들이 황제를 위해 일하는 거대한 관료제 사회를 생각하고 있어서였다.
부패나 무능함과 달리 최소한 황제에 대한 충성심만큼은 틀림없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상상과 달랐다. 강주 관리사가 북경을 점령하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정말입니다. 지금 북경에 있는 자들은 모두 강주 관리사의 군대입니다.”
“허. 제국의 관리들은 모두 충성스런 자들이 아니었습니까?”
“그것도 말뿐이지요. 다 제 잇속을 챙기는 자들입니다. 저는 차라리 일이 이리되어 잘 되었다 생각합니다. 강주 관리사는 상인 출신이니 주판도 볼 줄 모르는 무식한 관리들보다는 정치를 잘할 거라고 말입니다.”
사무엘은 그 대답에 조금은 놀랐다.
“하지만 상인이 권력자가 된다면 더 악독하게 굴 수도 있지 않습니까?”
에우로페의 예를 들 것도 없었다. 과거 이민족 왕조 시절 알탈 상인들이 징세 업무를 위탁받아 행했던 전설적인 악업을 생각하면 상인 관료라고 해서 좋을 거란 보장은 없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강주 행상들이 번영하는 것을 보면 잘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동방 사람 특유의 낙관론이었다. 사무엘은 그 대답에 쓴웃음을 지었다.
사무엘은 교구의 업무를 마치고 교회의 문을 닫았다. 그는 정변에 대한 소식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거리를 돌아보았다. 세상이 어수선했지만 이런 때일수록 정보는 확실히 파악해야 했다.
이역만리 외지에서 정보에 늦다면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할 수 있었다. 이미 몇 번 그런 일을 겪어본 사무엘은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었다.
마침 멀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은 곧 정보가 모여 있다는 뜻. 그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니 관에서 붙인 방이 보았다.
선교사는 신의 문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줄 알았다. 그는 방으로 다가가 쓰인 글을 읽었다.
-강주 관리사 겸 직례총독, 군기대신의 장이자 총리대신이신 오승도 각하의 명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고하는 바이다.
작금에 우리 제국이 부패하고 전란이 끊이지 않은 데에는 모두 간신들의 무능하고 부패한 통치가 주원인이었다.
순박한 농민들을 유랑 걸식하는 유민으로 만들고 도적으로 만든 주범이 누구였던가?
바로 그들이다.
제국의 강산을 북적에 넘겨준 것은 누구이던가? 무능하고 부패한 주제에 싸울 용기조차 갖지 못한 조정의 간신들이다.
그들은 백성의 고혈로 만들어진 세금으로 자신의 잇속을 차릴 줄만 알았지 제국을 반석으로 올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통치한 지난 세월은 백성들에게 고난의 연속이요, 굴욕의 나날이었다.
나는 감히 말한다. 그들은 제국의 종양이요, 잘라내어야 할 환부였다.
그럼에도 본관은 조정의 권위를 존중하여 가능한 전란을 막는 데에만 힘을 썼다. 이번에도 강북의 요마들을 토벌하는 데 군마를 내었다. 그런 나에게 간신들은 요마들을 내버려두라 말했다.
본관은 여기서 이들 간신들을 두고는 제국을 바로 세울 수 없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제국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 북경으로 들어와 황제 폐하의 조칙을 받들고 도적을 토벌하였다.
이 모자란 사람에게 폐하께서 높은 관작을 주셨으나, 그 책무를 감당할 수 없어 한차례 고사하였으나 도적이 많은 작금의 세태를 고려하여 이 무거운 일을 안게 되었다.
북경의 백성들은 본관의 군마를 두려워하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며 내일의 평화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사무엘은 이 장황한 수사를 보며 몇 가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방은 철저하게 그 행동을 변명하고 명분을 내세우는 데 맞추어져 있었는데, 요점을 흐리도록 적절하게 내용을 섞어두고 있었다. 정변 자체가 문제시될 수 있는 부분을 알아차릴 수 없게 만든 구성이 돋보였다.
이런 구성은 글을 겨우 읽을 줄 아는 자들을 기만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출법이라 할 수 있었다.
사무엘은 이 방을 읽고 새로운 권력자가 여론을 다룰 줄 아는 교활한 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가 방을 읽는 동안 길을 지나치던 자들이 주변에 모여들었다. 글을 읽을 줄 모르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부패한 탐관 놈들은 쳐부숴야 하지. 마땅히 잘하신 일이야.”
“암. 황제 폐하께서 조칙을 내리셨다고 하지 않나. 그분이 옳으니 어련히 조서를 내리셨겠지.”
몇몇이 모여 사무엘의 말을 받았다. 선교사는 방을 읽고 일단 이 새 권력자가 외부인을 향해 공격성을 돌리게 만들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일부 동방 권력자들은 종종 자신의 권력을 다지는 발판으로 외국 종교인들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엘이 방으로부터 눈을 돌렸다.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갑작스레 큰 소리가 울렸다. 그는 그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앞으로 빼냈다.
곧 이 서역인의 눈에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백마를 탄 관료 한 사람이 수백 명의 병사들로부터 호위를 받으며 대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를 본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승도 대인 천세!”
“천세!”
대단히 불경한 논조의 외침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문제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강주 관리사는 그에 손을 들어 화답하며 백성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빈틈없이 붙인 방, 아울러 청운방 등을 통해 이룬 입소문, 그리고 행상을 통해 넌지시 흘린 오승도의 이미지까지. 이를 통해 강주 관리사가 구축한 대중적 인기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북경에서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사무엘은 그 광경을 보고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일기에 썼다.
‘나는 오늘 신의 새로운 황제가 탄생하는 광경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그의 평가가 옳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사실 하나는 분명했다. 지금의 오승도는 제관이 없어도 황제나 다름없는 위상을 누리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