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326화 (326/425)

제326화. 도박사 (1)

제1페테르부르크 보병연대는 전통의 명문 부대였다. 지난 조국 전쟁에서는 로망스 황제의 마차를 빼앗아 황실에 전리품으로 바치는 명예를 맛보았고, 제정이 무너지던 날에는 로망스 수도에 제일 먼저 입성하는 영광도 누렸다.

전공으로 실력을 증명해 보이다 보니 상부에서도 그들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렉세이 역시 이 연대에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서쪽에서 이루어질 공세의 선봉을 그들에게 맡겼다.

흰 군복들이 군화소리를 내며 걸었다. 인적을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대지 위를 걸으며 병사들은 군가를 흥얼거렸다.

정확한 작전 시간에 맞추기 위해 휴식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평범한 보병연대들과 달리 페테르부르크의 연대들은 황제의 특별한 배려와 관심을 받아 병사들의 건강 상태가 좋았다.

어지간히 혹사를 한다고 해도 그들은 충분히 견딜 능력이 있었다.

블라코프 대령은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 다음 지도를 보고 자신들의 위치를 살폈다. 시간에 맞추어 이동하는 것은 ‘정밀한 군사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대령은 지도를 보다가 참모를 불렀다.

“명령대로라면 오후 1시까지 세 번째 와디(건조 지역에 흐르는 마른 강)까지 진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조금 애매할 것 같군. 이렇게 되면 문제는 없겠나?”

“암호 해독이 조금 늦어진 문제라 어쩔 수 없습니다, 각하. 이런 지연은 상부에서도 양해해줄 겁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작전 일시가 조금 둔해지는 것이 걱정이라서 말이지.”

대령은 지도와 시계를 품에 넣은 다음 멀리 있는 와디 지역을 바라보았다.

대령은 참모와 말을 나란히 한 채 병사들을 앞질러 나아갔다. 참모는 자신들의 뒤로 쳐지는 병사들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저는 이번에 적이 현 위치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이 걸립니다. 적이 주도권을 행사하고 그 자리에 머무른 채로 아군의 협공을 기다리진 않을 것 아닙니까?”

연락이 불편하더라도 상식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리란 예측은 어린아이도 해볼 수 있었다.

대령 역시 그에 동감했다.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상부에서도 그 정도는 생각하지 않았겠나?”

“그러리라 생각은 됩니다만, 적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두 장교는 대열을 선도하는 기수들이 있는 곳까지 쭉 나아갔다. 그때 연대에 앞서 출발한 척후 기병이 달려왔다.

그들은 곧장 대령 앞으로 다가와 보고했다.

“전방에 대규모 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각하.”

“그게 무슨 소린가? 적이 이쪽으로 다가오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쪽으로 멀리 물러난 이쪽 병력의 위치를 어떻게 추정하고 정확히 이 위치로 다가오고 있단 말인가?

그 위치를 그나마 짐작할 수 있는 동쪽 병력이 상대라면 모를까.

대령의 당혹감과 별개로 전령은 얼른 입을 놀렸다.

“자세한 사정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적이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거리는 얼마나 되나?”

참모가 대령을 대신해 물었다.

“우리 연대로부터 동쪽으로 십 마일 떨어진 위치입니다.”

“그다지 멀진 않군.”

참모는 낯빛을 찌푸렸다.

“규모는 얼마나 되나?”

대령은 뒤늦게 물었어야 할 말을 꺼냈다.

“멀리서 확인한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약 오천 이상으로 추산되는 규모였습니다.”

“적의 주력이군.”

대령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군의 허리를 분단한 적의 규모가 만 내외에 지나지 않는다고 알려온 정보가 사실이라면 이번에 출현한 적은 그 주력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상황이 바뀐 이상 작전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국면에서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이 우선시되었다.

대령은 자신들의 부대 상황을 고려해 보았다.

‘지금 우리가 아주 물러나 버리면 서쪽 부대 전체가 물러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적은 동쪽으로 몰려가 협공의 나머지 집게발에 힘을 집중하게 된다. 어쩌면 이쪽에 위협적인 자세만 취하고 동쪽을 공격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지. 우리는 공격에 앞서 뱀처럼 길게 늘어진 진형을 펴고 있는데, 한 번 물러서면 나머지 연대들까지 뒤엉켜 정작 전투를 벌일 때 너무 불리해진다. 진형을 재편해서 적의 충격을 받아내며 아군의 지원을 받는 편이 낫다. 동쪽의 우군도 포성을 듣는다면 빠르게 증원을 올 테지.’

대령은 순식간에 상황의 판단을 마쳤다.

적은 의외로 정확하게 아군의 계획을 먼저 찌르고 들어왔지만, 가진 패는 이쪽이 좀 더 좋았다.

이전에 공격당한 연대들은 불시에 습격을 당해 패배를 자초했지만 지금의 그들은 입장이 달랐다. 우군의 원조도 기대할 수 있었다.

“일단 한 번 적과 겨루어 보도록 하지. 진지를 구축할 만한 위치가 있겠나?”

대령이 물었다.

참모는 주변 지형을 쓱 살피고는 그에게 지도를 달라고 했다. 대령이 지도를 건네주자 참모는 지도의 한 지점을 고르며 말했다.

“와디보단 못 하겠지만 여기 암석 지대 뒤를 고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모는 암반이 있는 곳을 앞에 두고 싸우자고 말했다. 초원에서 큼직한 암반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때때로 큰 돌들이 남아 있는 곳들이 있었다. 과거 와디가 흐르며 산악 지대에서 끌고 내려온 돌들이 퇴적된 곳이었다.

이 바위가 깔린 곳에 포탄을 날리면 돌이 부서지며 ‘파편’을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아이언 볼로 ‘산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병연대가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지형이었다.

“괜찮은 생각이군. 그곳에 포진을 하도록 하지.”

대령은 재빨리 연대를 움직이게 지시했다.

연대가 훈련이 잘 된데다 체력도 좋아 그들은 금방 수백 미터 거리에 있는 암반 지대 뒤로 옮겨갈 수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 보병의 대열을 넓게 펴고 포를 방열했다. 적이 다가오면 무자비한 포화를 퍼부어 저지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윽고 적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난 적은 그 위세만 보아도 대단했다. 초원 전체가 온통 흙바람에 뒤덮여 그 군세의 크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어쩌면 적의 주력 정도가 아니라 전 병력이 몰려 왔는지도 몰랐다.

흙먼지가 얼마나 심한지 멀리 위치한 적의 전체 병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령은 망원경을 내려놓고 참모에게 말했다.

“일단 아군 부대들에 원조를 청하는 게 좋겠군. 세 개 연대에게 이곳으로 달려와 방어 태세를 도와달라고 말이네.”

“전령을 보내겠습니다.”

참모의 대답에 대령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손바닥을 문질렀다. 긴장이 되니 손에서 절로 땀이 나왔다.

연대 하나로 세 개 여단급의 적을 상대하려니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버티기만 한다면.

‘이번 전투의 일등공신은 바로 나로군.’

황제 폐하에게 받은 은혜와 관심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다.

이 전투는 향후 수십 년은 페테르부르크의 사교계에서 떠들 명예로운 ‘영예’가 되리라.

그는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른 채 다가올 적의 공격을 기다렸다.

***

전방에 포진한 대규모의 적을 바라보던 알롱은 망원경을 내렸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지자 그 옆에 있던 장교들도 실소를 지었다.

“적은 우리 계획에 완전히 속아 넘어간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런 것 같군.”

여단장은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실상 이번 작전은 그들도 성공을 확신하지 못한 것이었는데 시작부터 하나씩 ‘오승도의 예상’이 적중하자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승도는 적의 전령이 전달하려 한 편지로부터 ‘적’이 무언가를 꾸민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아군이 일정 시간 후에 알아도 소용이 없는 계획을.

그런 계획이라면 사실 몇 없었다. 바로 알아도 손을 쓸 수 없게 부대를 움직여 이쪽의 목을 조르는 것이 그것이었다.

승도는 그 생각을 통찰하자마자 지도를 보고 적의 예상되는 계획을 고민해 보았다.

전략가로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것이다.

지난날 호반 전투에서 상대한 적의 전략을 기초로 하여 적이 어떤 전략을 어떤 형태로 풀어낼지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정석적이면서도 아군이 빠져나올 수 없는 교묘한 전략이 적이 좋아한 방식이었다.

지도에서 장기짝을 이리저리 움직인 끝에 상대의 움직임을 대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적의 움직임’을 예상한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작은 단서와 그림만으로 해냈다.

그다음은 아주 쉬웠다.

적의 움직임을 안다면 그 계획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전략가들에게 ‘주어진 정보’라는 것은 이처럼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승도는 상대의 계획을 통찰하기가 무섭게 두 가지 작전을 세웠다.

하나는 기만술.

서쪽으로부터 다가올 적을 향해 알롱과 기마 보병대대, 그리고 유목민들을 보냈다. 이들은 말의 뒤에 대규모의 짚단을 매달아 어마어마한 흙먼지를 일으키게 하여 군세를 과장하게 했다.

전형적인 속임수다. 하지만 적은 결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 예상하기 힘든 서쪽 부대의 움직임을 읽고 이에 대응수를 낸 이상 이쪽으로 주력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당연히 적은 이 ‘허세’에 속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포를 쏘면 더더욱 겁을 먹고 수세를 취할 것이다.

그러면 동쪽의 적은 갑작스런 대포 소리를 듣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즉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쪽이 서쪽의 우군을 공격했다고 하면 앞뒤 가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협공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을 방관하면 적에게 승산은 없었다.

그렇게 서두르는 적에게 마지막 비수를 박아 넣는다.

승도는 적의 계획을 역으로 이용해 강력한 카운터 전략을 세웠다.

알롱은 그 결과물을 보고 있었기에 ‘자신의 사령관’이 행한 대로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 춤을 추는 적들에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대포만 쏘면 만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겁니다.”

알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손을 들자 무거운 마차들이 앞으로 나섰다.

마차에는 그나마 운송이 용이한 경포들이 다수 실려 있었다. 포병이 방열을 하는 동안에도 적은 ‘어마어마한 흙바람’을 일으키는 ‘아군의 위용’에 겁을 먹었는지 반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포병은 적의 방해를 받지 않고 방열을 마친 다음 포격을 개시했다.

벼락같은 포성과 함께 날아간 첫 포탄이 개활지의 곳곳에 포연을 일으켰다. 이쪽의 포성과 동시에 적도 포문을 개방했다.

암석 지대에 포탄을 쏘기 위해 벼르고 있던 적이었지만 그냥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는 듯했다.

최대 사거리 정도로 생각되는 거리에서 양군의 포병은 무의미한 포격을 교환했다.

알롱은 망원경을 내리며 장교에게 말했다.

“너무 시간을 끈다는 인상을 주면 적이 의심할 수도 있겠지. 기마 보병을 좌로 이동시켜 넌지시 압박을 가하는 모양을 취하도록 하게.”

“예, 각하.”

곧 기마 보병이 측면으로 이동하며 거대한 흙바람을 일으켰다. 그러자 적은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된다고 의식했는지 급히 대형을 바꾸어 측면으로도 전열을 길게 세웠다.

대응은 훌륭했지만 이쪽의 공격이 허세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웃기기 그지없는 반응이었다.

알롱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손을 들었다.

기마 보병이 다시 본진으로 돌아오는 사이 적 사이에서 별안간 함성 소리가 터졌다. 망원경으로 보니 새로운 연대 기 하나가 적 사이에 끼어들고 있었다.

이것으로 적은 두 개 연대가 집결한 상태였다. 연대 하나로도 알롱의 기만 부대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는데, 둘이면 한순간에 그들을 날려 버리고도 남았다.

하지만 적은 아직 자신들이 열세라고 믿고 있었다. 초원 특유의 건조한 대지가 만들어진 ‘흙먼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쉽게 속을 이유가 없었다.

알롱은 적이 새롭게 진형을 확장하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우리가 벌어야 할 시간이 얼마나 되나?”

“여기서 세 시간은 벌어야 합니다.”

주력이 적의 동쪽 부대를 급습해 깨트릴 시간을 확실히 벌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예 상승군의 실력을 생각해도 사실 세 시간은 짧았다. 세 시간은 적이 이곳을 돌파해 동쪽 부대와 합류하는데 필요한 두 시간의 행군까지 고려하여 산출한 시간이었다.

상승군 주력이 적을 격파할 ‘다섯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으로도 세 시간을 더 벌어야 하는 것이다.

“짧지는 않군. 포격이 시작되면 적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챌 테니.”

최소한 이상하다고 의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포성을 제대로 들을 수 없도록 ‘아군의 교전’이 시작되기 몇 분 전부터는 쉬지 않고 포격을 퍼부을 생각이었다.

알롱은 열기구를 띄우도록 했다.

아군이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한다는 ‘생각’을 적에게 가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열기구가 공중에 뜨자 적은 더욱 방어적인 태세를 취했다. 지난 호반 전투에서 열기구의 ‘정찰’에 쓴맛을 보았다고 생각했는지 방어에 빈틈이 없도록 스스로를 더욱 조이는 모습이었다.

알롱은 이 허세로 시간을 더 벌었다. 구체적으로 적을 공격하려는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무얼 하려는 움직임을 벌임으로써 적을 긴장하게 하고 ‘공격’이 가해질 거란 착각을 주었다.

하지만 이 행동도 점점 버거워졌다. 두 시간이 지나자 말도 사람도 지쳤다.

“각하, 전마가 슬슬 기력이 빠지고 있습니다. 흙먼지를 일으키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흙먼지를 일으키지 못하면 곤란하지. 말이 힘들면 사람이라도 뛰게 하시오.”

알롱은 적으로부터 아군을 지키는 가장 큰 방패가 ‘적의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흙먼지의 장막이 벗겨지는 순간 그들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말들이 슬슬 지치면서 일으키는 흙먼지의 구름은 점점 엷어지기 시작했다.

알롱은 그 점을 불안하게 여기면서도 회중시계의 시간이 흘러간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었다.

세 시간이 지났다. 그사이 전마들은 이미 기진맥진해졌고, 그들을 대신해 흙먼지를 일으키던 사람들도 지쳤다.

흙먼지는 최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옅으나마 그들의 윤곽이 조금은 엿보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런 사실은 적이 아직 이쪽의 전력 규모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간 오승도라는 인간에게 워낙 허를 찔리다 보니 혹시 유인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아직 걷히지 않은 흙먼지 뒤에 진짜 주력이 숨어 있다가 좋은 방어 지역에서 나오자마자 싹 쓸어버릴 수도 있다는 공포가 그들을 망설이게 했다.

자그마치 네 개 연대가 사람 하나의 전략이 무서워서 한 줌도 안 되는 적을 공격하지 못하고 있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알롱이 긴장한 채로 적의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의 귀에 은은한 포성이 들렸다. 아군이 드디어 적과 교전을 시작한 것이다.

그가 시킨 대로 부하들도 열심히 포를 쏘고 있었지만 옅은 포성이 흘러나오는 것을 완전히 가릴 수는 없었다.

한참 긴가민가하고 있던 적도 몇 분이 지나자 상황을 정확히 알았다. 그들은 이제야 바보처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열을 재편했다. 본격적인 돌격 태세로 전환한 것이다.

알롱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모두 무기를 버리고 말에 오른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후퇴하라!”

그는 명령을 내리기가 무섭게 허겁지겁 달아나는 부하들을 보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정말 위험하면서도 힘든 작전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하들은 적을 멋지게 바보로 만들어 주었다.

남은 것은 그들의 멋진 연극에 대한 관람료를 오승도가 어떻게 징수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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