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365화 (365/425)

제365화. 천망회회 (2)

동방 함대를 주력으로 한 원정군은 아문을 목표로 북상했다. 검게 하늘을 채색한 먹장구름을 배경으로 수평선을 뒤덮은 그들은 진정 이 세계에 파멸을 가져올 심판자처럼 보였다.

물론 그들이 심판자일 리는 없었다. 성난 바람의 도움 덕에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북상한 함대는 어렵지 않게 아문 근해에 이르렀다.

이곳에 이른 함대는 척후 프리깃을 보내 동정을 살피게 했다. 프리깃은 아문 근처를 먼저 꼼꼼하게 살피며 해군 및 지상 세력의 존재를 살폈다. 하지만 아문 쪽에서는 거의 대응이 없었다.

프리깃의 접근을 경계한 해안 포대의 짧은 반격 외에는 적의 존재 자체가 파악되지 않았다.

적의 취약함을 확인한 하우는 즉시 해병의 상륙을 명령했다.

그 지시에 따라 일시에 팔십 척의 보트가 내려졌다. 어마어마한 보트가 바다를 메우며 몰려오자 육상에서 포격이 이어졌다. 몇 개의 물기둥이 솟구치는 통에 보트들이 육상으로 접근하지를 못했다. 그것을 본 해군 함정들이 포문을 열었다.

오렌지 빛 섬광이 이따금 배의 측면을 훤히 밝혔다. 포성이 울릴 때마다 육상에서 폭발과 함께 흙이 비산했다.

육상 포대 주변에 일시에 백여 발 이상의 포탄이 쏟아졌다. 흙기둥이 연달아 치솟기를 수십 차례, 그러다 육상 포대의 포격이 멈추었다.

해병들은 포격이 멈춘 것을 신호로 일제히 뭍에 발을 디뎠다.

왕국의 사자기를 펄럭이며 뭍에 내려선 해병들은 인적이 없는 도시로 진입했다. 시가지는 장시간 방치된 듯 음산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들은 텅텅 비어 있었고, 집기며 식료품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해병들은 도시를 수색한 끝에 이곳에 머무르고 있던 신 출신의 비렁뱅이 몇을 잡았다. 그들은 이곳의 빈 건물에 숙식하며 물고기로 연명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병사들은 그들을 심문했다. 이곳에서 사라진 시민들과 적군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은 그렇다 쳐도 적 지상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상당수 주둔한 것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심문 결과는 어렵지 않게 나왔다.

하우는 그 보고를 받고 입을 딱 벌렸다.

“뭐?”

베이컨은 제독의 놀람에 다시 한 번 보고했다.

“아문 시민들이 상류의 금포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시민을 소개시키다니. 신의 관리들이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한단 말인가?”

신의 관료들은 몹시 게으른 자들로 수고로움을 무릅쓰기를 꺼려하는 자들이었다. 그런 자들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민간인 소개를 실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우리 쪽 공격을 우려해서가 아니겠습니까.”

하우는 군사 전략적으로 보면 그 가능성이 그나마 타당하다고 보았다. 아문은 제해권을 갖지 않은 쪽에서 수비하기가 매우 불편한 곳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금포로 올라갈 수밖에 없단 소린데, 거기에 대해 입수한 정보는 없나?”

“아문에서 잡은 신의 백성들 이야기로는 이곳에 소재했던 적 병력이 모두 상류로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곳에 주둔하던 적에 더해 새로 나타났을 적까지 모두 상대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건 꽤나 곤란한 싸움이군.”

“하지만 아직 신의 병력이 불충분하다는 점에서 할 만한 도박입니다. 실제 적의 주력인 상승군 핵심이 내려왔다는 정보는 없지 않습니까.”

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방 함대는 침공에 앞서 밀수에 종사하는 상인들의 정보망을 통해 제한적인 정보를 수집했다. 아문 주변은 상승군의 활동으로 정보 수집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다른 지역은 그나마 정보 수집이 가능했다.

이들 지역에서 취합한 정보를 합쳐보면 상승군이 남방에 전개한 여단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들 전력을 모두 합친다고 해도 왕국 해병대와 해군의 화력이면 정면 승부에서 밀릴 것은 없었다.

최악의 경우에도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철퇴를 감행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금포가 바다가 아니라 강이란 점이었다.

대형 전투함들이 자유롭게 기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군의 역량이 반감되는 점이 중요한 단점이었다. 거기다 강에서는 우려할 만한 무기도 사용될 수 있었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강으로의 기동은 아문 공격처럼 편한 마음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각하, 시간을 지체하면 기회는 사라지고 말 겁니다.”

“기회가 사라진다.”

하우는 두터운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만전을 기해 정보를 수집하고 전력을 보강한다면 적은 육해군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릴 것이다. 그러니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하우는 눈을 감은 채 생각을 해보았다.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결국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 위험을 감수할 자신이 있다면 강행하는 것이 옳았다.

그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가.

그는 자신에게 조용히 물었다.

“해병 소장을 불러오게.”

“알겠습니다.”

베이컨이 제독의 방에서 물러갔다. 하우는 그 시간 동안 손익을 계산하며 고민을 이어갔다.

잠시 후, 제독의 방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훤칠한 체격의 신사가 들어왔다.

붉은 코트에 금빛 견장을 단 장군이었다. 하우는 그제야 눈을 뜨고 그에게 자리를 권했다.

“장군의 의견을 구하고 싶어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떤 의견 말입니까?”

“야만인들이 우리 시민들을 아문에서 금포로 소개했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계실 겁니다.”

“압니다. 당장 치고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하우는 자신이 우려하는 점 몇 가지를 설명했다. 윙 소장은 그 이야기를 묵묵히 듣다 입을 열었다.

“정 우려되시면 우리 해병대가 길을 열겠습니다. 수륙 병진으로 진행하면 괜찮은 것 아닙니까? 강을 따라 길을 열겠습니다. 적이 측면에 포병을 전진해 우리 옆구리를 칠 위험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해병이 포대를 구축할 만한 지점들을 모두 확인하겠습니다. 대포야 단시간에 옮길 수 없을 테니, 적이 포대를 쉽게 구축할 수 없을 것 아닙니까?”

윙의 지적에 하우가 턱을 매만졌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걱정이야 줄어들긴 하지만 해병의 손실이 클 것 같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우리 해병대는 야만인들에 쉽게 당하지 않습니다. 포함과 프리깃으로 화력만 지원해 주신다면 어떻게든 해내 보겠습니다.”

윙이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습니다. 그럼 해병을 믿고 한 번 일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참모장!”

“예, 각하.”

“윙 장군께서 요구하시는 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했다가 함장들에게 전하도록 하게. 그 사항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 내가 나중에 확인할 걸세.”

“똑똑히 전하겠습니다.”

하우는 베이컨의 대답을 듣고는 윙을 보았다.

“해군은 제 명령만 있으면 언제든 작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해병은 언제 작전 준비가 가능하겠습니까?”

그의 물음에 윙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당장 시작하도록 하지요.”

***

왕국 해군은 텅 빈 아문에서 전열을 재편성했다.

대형 전열함과 기범선들은 강 하구인 아문 앞바다에 닻을 내린 채로 대기하고, 기동성이 우수한 프리깃과 포함만이 강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 함대는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 강의 좌우에 이따금 포격을 가했다. 이들의 화력 지원을 받으면서 해병대가 자신들의 발로 강변을 따라 북상을 시작했다.

해병은 아문과 강주 사이로 난 철도를 기준선으로 삼아 움직였는데, 이 중요한 국가 시설물을 지키는 수비 병력은 없었다.

물론 저항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금포강 자체가 워낙 중요한 요충이다 보니 강을 따라 오르는 길마다 작은 포대들이 구축되어 있었다. 이 포대들에는 처치 곤란한 구식 대포들이 다수 배치되어 있었다.

이 포대의 운영은 민병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발사!”

단련 지휘관의 명령에 육중한 대포가 불을 뿜었다.

포탄은 짧은 거리를 비행한 다음 강변을 따라 올라오던 해병대 앞에서 흙먼지를 일으켰다.

포격을 본 해병대는 즉시 뒤로 물러났다. 해병은 이 포격을 보자마자 함께 종군하고 있던 해군 신호사관에게 상황을 알렸다.

신호사관은 휴대한 신호기로 따르던 해군 프리깃에 포격을 알렸다.

프리깃은 이를 파악하고 즉시 응사에 나섰다. 포격이 이루어진 대강의 위치까지 신호기로 보고받았기에 ‘제압 포격’은 매우 정확한 위치에 가해졌다.

쿵쾅 소리와 함께 작은 포대는 순식간에 박살이 났다. 수십 문의 신형 대포를 감당하기에 구식 포대는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포대를 간단히 박살낸 프리깃은 신호기로 ‘위협 제거’를 알렸다.

해군이 목표를 제거했음을 확인한 신호사관은 해병에 진격을 해도 좋다는 사인을 보냈다.

해병과 해군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 산발적인 공격을 간단히 제압하며 북상을 이어갔다.

해병 지휘관 어윈 대위는 망원경으로 전방을 살피고는 입맛을 다셨다.

“이번에는 포대가 없군. 지형상으로는 포대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

어윈의 말에 신호사관이 고개를 저었다.

“야만인들이 그렇게 돈이 많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모든 곳에 포대가 놓일 정도라면 우리에게 고전하지도 않았겠지요.”

“딴은 그런가.”

“그보다 전진하는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습니다. 금포까지 앞으로 백 리는 더 전진해야 하는데, 이렇게 가다간 열흘도 모자랄 겁니다. 이러다 야만인들이 떼로 집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점은 걱정일랑 말게.”

어윈은 대답을 하며 지도를 꺼냈다.

“아문에서 이 북쪽 오 리 지점까지가 포격이 용이한 구릉과 숲이 많고, 그 위부터는 상대적으로 감시할 구간이 작네. 거기서부턴 진격 속도가 세 배는 올라갈 걸세.”

“그렇게 됩니까.”

“그런 셈이네.”

어윈은 짤막하게 대꾸하고는 지도를 품에 넣었다. 그때 총성이 울렸다.

짤막한 총성에 해병들이 급히 산개하여 사방으로 엄폐했다. 어윈과 신호사관도 말에서 내려 그 뒤로 숨었다.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은 해병도 교리가 조금은 수정되어 있었다.

지난날 강주에서 맛본 참혹한 손실을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었던 해병은 ‘저격’의 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장교들에게 지시했다.

그에 따라 해병 장교들은 전장에서는 눈에 띄는 복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견장도 생략하고 훈장 따위도 달지 않았으며 모자도 병사와 같은 것을 취했다.

그나마 장교의 자존심을 고려해 말을 타는 것은 허용했지만, 전투가 시작되는 즉시 내리는 것이 조건이었다.

어윈은 말 뒤에 숨은 채로 고함을 질렀다.

“어디야?”

그의 말에 보병 몇이 반응했다.

“북쪽 능선입니다.”

“빌어먹을. 가서 잡아.”

대위의 명령에 해병들이 재빨리 숲으로 뛰어들었다. 우회하여 능선에서 총을 쏜 적을 잡으려는 것이다.

해병들이 움직이자 신호사관이 물었다.

“제게 말하시면 함포로 잡을 수 있는데 왜 병사들을 동원하십니까?”

“총을 든 놈들은 대포랑 다르오. 단번에 제 위치에서 이탈할 수 있는 놈들이지. 그런 놈들은 함포가 날아가기 전에 도망가고 없소.”

어윈은 짧게 대꾸했다.

곧, 능선 쪽에서 연거푸 총성이 울렸다. 그런데 총성이 처음 생각한 것보다 격렬했다. 적이 매복했다 공격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어윈은 남은 부하들을 이끌고 먼저 간 해병들의 뒤를 따랐다.

그가 막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해병 여럿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능선 주변은 온통 적으로 가득 찬 듯싶었다.

수백이 넘는 적병이 연거푸 총을 쏘는데,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사격!”

해병 준사관의 외침에 재장전을 한 해병들이 민첩하게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오렌지 빛 불꽃이 터짐과 동시에 적진 쪽에서 비명이 터졌다.

어윈은 전투를 보다 급히 신호사관에게 손짓을 했다.

“해군에게 포격을 요청하겠소. 신호기를 띄워주시오.”

“알겠습니다.”

신호사관이 신호를 준비하는 동안, 어윈은 후속하는 연대에도 지원 요청을 보냈다.

금포강을 거스른 이래 처음으로 직면한 적의 대규모 저항이었다.

구릉 위에서 망원경을 든 채 전투를 지켜보던 사내들이 있었다. 전통 관복을 입은 노인과 백인 몇 사람이었다. 그들은 망원경을 들고 전장을 살피다 입맛을 다셨다.

“예상은 했지만 저들의 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는구려.”

“사실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알고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로망스 장교의 물음에 임경문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렇다 해도 한 번 덫으로 끌어들인 만큼 조금은 재미를 볼 줄 알았는데, 이거 손해만 보게 생겼으니.”

“아닙니다, 대인. 꼭 손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어찌 되었든 적의 대응 속도와 반응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습니까.”

로망스 장교는 그를 위로라도 하듯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긴 하지만 아까운 생명을 너무 잃게 생겼다는 게 문제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능선 쪽에서 폭발음이 연거푸 울렸다. 적 해군의 함포 사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 무지막지한 포격에 공격자들의 기세가 빠르게 꺾였다.

반대로 사기충천한 왕립 해병대 쪽은 훨씬 사격의 빈도가 높아졌다. 조만간 돌격이라도 해올 기세였다.

로망스 장교는 그 광경을 지켜보다 망원경을 내렸다.

“일단 인사 정도로 생각하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기회는 조만간 찾아올 겁니다.”

노인은 미련이 남은 듯 망원경을 내리지 못했다.

“신무기라도 투입했다면 양이들이 좀 더 상했을 것인데, 그게 아쉽구려.”

“하오나 대인, 지뢰는 수량이 한정된 병기입니다. 금포에 쓸 수량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기관포의 경우에도 정면 교전에 쓸 수량이 전부입니다. 여기서 사용했다면 적 해군의 함포에 무익하게 잃었을 겁니다.”

“다 미련이오. 여긴 이제 내준다 치고 그 뒤의 준비는 되어가고 있소?”

“물론입니다. 조정의 지시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곧, 연합왕국은 자신들의 자만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겁니다.”

“그럼 되었소. 저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니라면.”

임경문은 망원경을 내렸다. 그가 뒷짐을 지고 돌아서자 수행원들이 말을 가지고 왔다.

신의 지휘부가 말을 타고 물러서자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나팔수가 크게 나팔을 불었다.

퇴각을 알리는 나팔 소리였다.

그 신호에 따라 능선에서 전투를 벌이던 일천의 단련들이 썰물처럼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머리 위로 해군의 함포 탄이 연거푸 떨어졌다. 죽음과 비명이 이어지기를 한참, 단련들이 깊은 내륙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사신의 추격은 멈추었다.

왕국 해병들은 포격이 멈춘 연후에야 안도하며 전과를 확인했다.

이 최초의 대규모 충돌에 투입된 해병의 수는 도합 450명.

이에 대항한 단련의 수는 약 1,000여 명.

수로 보면 해병이 두 배 이상의 적과 교전을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 싸움에서 해병은 약 1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반면, 단련은 5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냈다.

해군의 압도적인 화력 지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어마어마한 사상자 비율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놀라운 승리는 대번에 해병과 해군의 사기를 고무시켰다.

그들은 지난 아문과 선진의 패배에서 맛보았던 교환비(약 1 대 4 이상으로 왕국 군대가 손해)의 충격을 완전히 떨쳤다.

그 교환은 비열한 기습에 의한 것일 뿐, 실력으로는 역시 야만인들 따위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들이 정규군이든 비정규군이든 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사실은 해병대가 압도적인 교환비로 승리했다는 점이었다.

하우와 윙은 이 승리를 자축하며 자신들의 전력에 확신을 가졌다.

그 결과 그들은 진격 과정에서 ‘민간인’과 ‘군인’ 포로 몇으로부터 얻은 중대한 심문 결과마저 무시하기에 이르렀다.

자그마치 이만에 육박하는 적이 자신들의 앞에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포를 점령하고 민간인들을 구해낼 수 있다고 믿어버린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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