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루스의 반지-405화 (405/425)

제405화. 교두보 (2)

선진에서 지대가 가장 높은 다고 포대 위로 열기구 하나가 떠올랐다. 열기구 안에서는 시계가 트여 지상과 해상의 상황을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

이 열기구 안에 검은 관복을 입은 젊은 사내가 타고 있었다. 그는 존귀한 제후의 신분을 상징하는 옥대를 차고 있었다. 사내는 강주 왕 오승도였다.

그는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중간에 역참에서 휴식을 청하긴 했지만 사람인 이상 지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열두 시간 이상 말을 타는 생활을 열흘 넘게 하면 지치는 정도가 아니라 병석에 누워야 할 일이다.

다행히 승도는 젊고 건강한 권력자였다. 평소에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 왔기에 그는 그만큼의 강행군을 견뎌낼 체력이 있었다.

그는 이마를 짚다 따뜻한 액체가 코트 자락 위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거의 흘려본 기억이 없는 코피였다.

선진에 도착하자마자 방어 준비를 감독하고 급하게 전투 지휘를 위해 열기구에 올랐으니 그럴 만했다.

승도는 쓴웃음을 지으며 손수건으로 흘러내린 붉은 액체를 닦아냈다.

그가 피를 닦는 동안 장교가 보고를 올렸다.

“전하, 포대 좌측에서 아군을 공격하려 시도한 적의 1차 공격을 저지했습니다.”

승도는 그 보고에 다행이라고 여겼다. 선진에 준비된 방어 병력은 고작해야 1개 연대 급도 되지 않아 전력상으로 적을 저지하기가 곤란했다. 적의 공격이 너무 이른 탓이었다. 좀 더 늦게 도착해 주었다면 보다 강력한 방어를 준비했을 것인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게 되면 예상한 것보다 적의 공격 흐름이 빨라져 선진에서 꾸민 모든 지연 시도가 무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적의 공격이 빠르다.

승도는 입맛이 쓰다 느꼈다.

“적 쪽에서는 야포 양륙을 기다리겠군요.”

“가능성이 높을 듯합니다.”

“지도는요?”

“여기 있습니다.”

장교가 얼른 지도를 내밀었다. 그는 지도를 받아들고 턱을 매만졌다. 대포를 내리는 것이야 해안 어디든 가능했지만 그것을 끌고 숲으로 들어올 때는 이동할 경로 자체가 하나밖에 없었다.

숲 가운데로 난 오솔길.

길로 들어가는 접근로를 포대로 노린다면 적의 야포 이동을 간단히 저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승도는 망원경을 들었다. 감이 들었을 때는 바로 확인을 해보는 것이 그의 버릇이었다.

‘적 대포는 아군 포격을 경계해서 최대한 안전한 거리에 내려진 다음 오솔길이 가까운 길로 옮겨질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저 정도가 대포가 이동할 경로가 되려나. 가능하다면 적 지상군으로부터 시간을 끌 수 있겠군. 아니 그건 무리이려나?’

시간이 그렇게 끌린다면 원정군은 아마 대포를 기다리는 대신 돌격을 해서라도 승부를 보려 할 것이다. 아마 그런 싸움이 된다면 희생은 크겠지만 뚫릴 공산이 컸다.

지금까지 상륙한 적의 보병은 연대 규모에 불과했지만 질적 수준을 생각하면 기관포와 지뢰의 도움을 생각해도 양패구상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다음에 제2파가 닥치면 끝장일 터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무조건 저지해야 한다. 적이 선진으로 조기에 들어가 상황을 확인하고 다른 항구로 방향을 틀어버리면 애써 상선을 자침시켜 항구를 막아놓은 보람이 없기 때문이다.

승도는 전투의 흐름을 그려보다 입을 열었다.

“육상을 겨눈 대포에 명령을 내려야겠습니다. 기구는 내리도록 하지요.”

“관측을 더 하시지 않으십니까?”

지금껏 전장에서 만사를 살피기 좋아하던 승도였기에 장교는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은 더 살핀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변수가 모두 파악되었으니 전장을 본다고 해도 시간 낭비가 되겠지요.”

장교는 기구 아래로 손을 저었다. 신호를 본 병사들이 줄을 당겼다.

열기구가 땅에 닫자 승도는 능숙하게 바구니를 넘어 밖으로 내렸다. 열기구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포병 장교를 손짓해 불렀다.

그는 포병 장교에게 열기구 위에서 확인한 좌표를 알려주며 포격이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포병 경험이 있어 좌표 확인은 가능했지만 이곳에서 신형 대포를 직접 쏘아본 경험이 적다 보니 확신을 가질 수 없어 물어본 것이다.

“가능합니다, 전하.”

장교의 확신에 찬 대답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는 포병 장교의 호언장담을 믿기로 했다.

지상에서 하루만 벌어주면 ‘항구’에 준비해둔 것과 합쳐 적으로부터 의미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만 하면 북경을 지킬 방어 전력을 모을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었다.

그다음은 그의 재능과 왕국이 공들여 기른 군사력이 거의 동등한 조건 하에서 자웅을 겨루어 이 처참한 전쟁의 승자를 결정지을 것이다.

승도는 뒷짐을 진 채 포병 장교가 대포의 위치를 바꾸는 것을 지켜보며 입술에 침을 발랐다.

연합왕국 보병들은 아군 대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보병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기 위해 수병들은 대포의 양륙을 서두르고 있었다.

“좌우 균형을 맞춘다. 거기! 옆으로 대포가 쏠리잖아. 대포를 바다에 빠트릴 생각이야!”

해군 준사관이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수병들은 그 호통에 질겁하며 줄을 당겼다. 대포를 실은 보트는 균형을 다시 아슬아슬하게 맞추었다.

보통 상선에서 보트를 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이 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것도 최대한 안정성을 기했을 때의 느린 속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대포를 싣고 내릴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대포의 무게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거구의 물건을 균형 유지해가며 수면까지 내려 보내는 것은 노력과 주의가 필요한 일이다.

“좋아. 매듭 풀어.”

대포를 실은 보트가 겨우 수면 위에 닿자 준사관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긴장되던 작업이 끝나자 수병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포를 실은 보트는 곳곳에서 모두 마흔 척 이상이 내렸다.

대포를 실은 보트들이 준비를 마치자 포병들을 실은 보트들도 하나둘 내려졌다. 포병들은 자신들이 탄 보트를 대포를 실은 보트 앞으로 몰고 간 다음 수병들의 도움을 받아 매듭을 묶었다.

무거운 대포를 실은 보트가 자력으로 혼자 해안까지 가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렸기 때문이다.

이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해안에 상륙할 때는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보트를 연결하는 작업이 끝나자 포병과 수병들은 눈빛을 교환하고 노를 잡았다. 노를 젓는 작업은 해군 준사관이 지휘했다.

호흡을 조절하며 노를 젓는 방법은 매우 오래된 기술이었다. 해군은 기본적으로 보트를 쓸 일이 많아 이것을 기본적으로 습득하고 있었다.

준사관이 호흡을 짧게 조절하며 노를 젓도록 시킨 탓에 노를 젓는 사람들은 금방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속도는 확실히 잘 나왔다. 종선들은 노를 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해안선에 닿았다.

보트가 해안에 닿자 병사들은 대포를 실은 보트를 먼저 뭍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런 작업에 익숙했던 수병들은 무거운 보트의 앞에 준비한 통나무를 깔았다.

해안이 진흙과 자갈이 뒤섞인 곳이라 가능한 선택이었다.

보트는 그 통나무 위로 부드럽게 밀리며 자연스레 뭍으로 올라왔다. 보트가 육지에 올라오자 병사들은 그 안에서 대포의 방향을 바꾼 다음 줄을 당겨 조심스레 그것을 꺼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이 끝나자 포병대의 하이든 대위는 고생을 해준 해군 수병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그는 수병들이 보트에 오르는 것을 보고는 휘하 병사들에게 크게 외쳤다.

“자, 우리 일을 할 시간이다. 끌어라.”

대포에 바퀴가 달려 있지 않았다면 당기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럴 때는 포를 견인할 동물이 아쉬웠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위해로 출발한 선발대는 석탄을 준비하기도 빠듯하여 건초를 가져올 수 없었다. 때문에 동물을 가지고 오지 못해 포병대의 기동력에 상당한 문제가 생긴 상태였다. 포병을 쓰려면 전부 사람이 무거운 대포를 끌어야 했다.

병사들은 한숨을 내쉬며 대포를 끌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상륙한 포병 병사들이 지휘관의 명령 하에 대포를 끌기 시작했다. 그들은 들고 숲을 향해 움직였다.

병사들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그들이 느릿느릿 대포를 끄는 것을 보면서 하이든은 아까 함상에서 보았던 적의 포격을 떠올렸다. 적이 바보가 아니라면 해안선에 포격을 가해 아군의 대포를 위협하리란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아군 장갑함들이 계속해서 포대 쪽으로 포격을 가해 시계를 가리고 있어 적의 눈을 피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그 공격이 효과가 있었는지 해안을 가로질러 숲 근처까지 이동하는 동안 포격은 없었다.

하이든은 이제 숲으로 들어가 아군 보병을 지원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갑자기 바로 옆에서 폭발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흙먼지가 튀었다.

‘포격?’

하이든은 시계가 가려진 적이 정확한 포격을 가해왔다는 사실에 기함했다. 설령 적이 이쪽의 이동을 눈치채고 견제 사격을 해온다고 해도 포탄이 근처로 날아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신의 포병들은 열기구를 이용해 비교적 정확한 포격 좌표를 얻은 상태였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던 하이든의 앞으로 포탄이 떨어졌다. 포병 장교는 자신의 발아래에 떨어진 포탄을 절망에 찬 눈으로 보았다.

폭발의 순간 대포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것은 그대로 한 바퀴를 선회하더니 앞에서 대포를 끌고 있던 병사들을 장난감처럼 짓이겼다. 그것을 시작으로 오솔길로 들어올 만한 위치에 포탄이 비처럼 쏟아졌다. 힘들게 양륙을 마치고 움직이던 대포들은 그 참상을 피하지 못했다.

왕국 육군이 희망을 걸었던 대포는 그대로 괴멸을 면하지 못했다. 살아남은 몇 문의 대포가 숲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얻기 어려웠다.

***

“포병이 괴멸 당하다니?”

해병대의 위트 소령은 연락 장교가 들고 온 이야기를 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장갑함들은 적의 포대에 포격을 가하고 있었다. 시계를 가리기 위해 백린도 쏘았고, 고의로 그 포격 권역에 들어가 시선도 끌었다.

요란법석을 떨며 보호했는데 포병이 피해를 보았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신이 특이한 관측 수단을 사용했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관측을 한다고 다 맞았다면 온 세상의 군대는 포병만으로 채워져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놀라운 포병 괴멸은 연합왕국이 갖지 못한 두 가지 요소가 시너지를 냈다. 보통의 관측 수단으로는 얻기 어려운 열기구가 첫 번째다. 그것은 상대의 움직임과 좌표를 방해 없이 얻는 요소로 작용했다.

두 번째는 포병의 신으로 군림했던 오승도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정확한 포격 좌표를 짚어냈다.

위트 소령은 연락 장교에게 몇 번이나 묻고서야 그 말이 사실이란 확신을 얻었다.

‘포병이 다시 양륙되길 기다려야 하나.’

그는 일이 골치 아파졌다는 것을 알았다. 이대로 한 번 더 시간을 끌어야 한다고 보고했다간 당장 해상에 있는 지휘관들이 보트를 타고 달려올 판이었다.

하지만 부하들을 개죽음시킬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위트는 연락 장교에게 ‘포병의 합류’를 한 번 더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연락 장교는 그 말을 듣고 해안으로 나갔다. 십여 분 후,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 공격을 시작하지 않으면 자네 엉덩이를 걷어차서 야만인들의 진지로 던져주겠네.’

위트는 하는 수 없이 공격을 준비했다.

이번 공격을 위해 부대는 크게 셋으로 나누어 넓게 전개했다. 주공은 좌익에 두고 중앙에는 군악대를, 우측에는 보병을 한 겹만 세웠다.

군악대를 이용해 중앙에서 공격을 할 것처럼 분위기를 만든 다음, 양익에서 일렬로 길게 늘어선 보병을 보이면 적은 중앙을 경계하다 이쪽이 양면 공격을 가하리라 착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 호기를 이용해 좌익에서 총공격을 가한다면 적의 방어선을 돌파할 수도 있으리라.

그는 그런 계산을 가지고 부대를 재배치했다. 적은 그런 그의 부대 배치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부대 전개를 마친 위트는 계획대로 공격을 진행했다. 그 즈음, 유진은 적 보병의 공격을 걱정하고 있었다. 포병이 없어 공격을 망설이고 있긴 하지만 적의 전력은 이쪽보다 월등히 강했다.

하지만 포대가 조기에 함락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적 보병이 공격을 시작하려 합니다. 포병이 괴멸당하니 마음이 급해진 모양인가 봅니다.”

“중앙인가.”

유진은 적의 군악대가 북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것을 보고 병사들에게 사격을 준비시켰다. 아까 지뢰와 기관포에 혼이 난 적이 같은 수로 공격해올 것 같지는 않았다.

단련들은 군관의 통제 하에 어두운 숲속 저편을 향해 견제 목적의 단발성 사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반격은 거의 없었다. 예상처럼 적은 전면에서 올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때 양 측면에서 동시에 일렬로 늘어선 대규모의 적 보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진은 양면으로 적이 협공을 가해올 것이라 생각해도 양쪽으로 동등하게 병사를 나누었다.

양쪽에서 날아오는 총탄의 수가 동등했기 때문이다.

그는 전면을 겨눈 기관포도 양쪽으로 동등하게 나누었다. 그 판단이 주효했는지 양익으로 갈라져 오던 적병들의 공격은 순식간에 돈좌되었다.

특히 적의 우익은 백 미터도 전진하기 전에 시체 더미로 화하였다. 양면 공격은 어렵지 않게 막힐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었다.

“와아아!”

한순간 적의 좌익 쪽에서 함성 소리가 높아지는가 싶더니 무수한 붉은 코트들의 실루엣이 휙휙 다가왔다. 그들은 동료들의 엄호를 받으며 나무 사이를 능숙하게 뛰어들며 거리를 좁혔다.

“보병에 착검 명령을!”

유진은 그것을 보고 급하게 병사들에게 착검을 준비하게 했다. 장교들이 지휘관의 명령을 급하게 전파했다. 기관포로 저지하기 전에 적이 돌입한다면 근접전을 벌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곳곳에서 지뢰가 튀어 오르고 기관포가 불을 뿜었다. 하지만 희생을 감수하고 거리를 좁히는 붉은 코트를 저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접근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수적으로 우세한 데다 질적으로 우월한 보병의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 거리가 좁혀지자 기관포도 더는 힘을 쓰지 못했다. 선두의 붉은 코트들이 던진 수류탄에 기관포가 하나둘 침묵했다.

고함 소리와 분노에 찬 욕설이 뒤엉켰다. 총검이 격돌함과 동시에 피 보라가 일었다. 주인을 잃은 손가락이 곳곳에 떨어졌다. 제국군은 한 번 허를 찔린 상태에서 근접전을 허용했기에 뒤로 밀렸다.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왕국 보병들은 그런 상대를 거침없이 밀어내며 닥치는 대로 유린했다. 전세는 삽시간에 바뀌어 제국군 쪽의 사상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제국군이 밀리는 것을 확인한 왕국 병사들은 총검을 휘두르는 동작에 더욱 힘을 주었다. 피는 많이 흘렸지만 일단 승리를 거둔 것은 확실한 듯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전진하면 선진 함락은 시간 문제였다. 포대 점령은 가시권에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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