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화. 사생결단 (1)
어둠 속에서 총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교전에서 신이 밀리고 있다는 것은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쪽 진영에서 울리는 총성이 아까보다 경감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그 사실은 쉬이 추측이 가능했다.
승도는 어둠 속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장교들 쪽을 향해 말했다.
“슬슬 아군 보병들을 조금씩 뒤로 물리도록 하세요. 그리고 전력을 보충할 겸 예비대로 상승군 여단 1개만 더 투입하도록 하지요.”
승도는 그냥 뒤로 물러서다간 한 번에 부대 전체가 무너질 거란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군을 조금씩 물리면서 전력을 보강해 힘의 추를 어느 정도 맞추어 주어야 이쪽 전선의 급속한 붕괴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과거 그의 휘하에서 용맹을 떨쳤던 란이 가장 잘 구사했었다.
란은 적은 수의 병력을 잘게 나누어 가며 순차적으로 위험 지역에 투입해 적의 주공을 잡는 데 능했다. 화려한 승리를 독자적으로 따낸 일은 거의 없었지만 압도적인 수의 적을 상대해 아군 전체의 승리를 견인한 일은 숱했다.
승도는 란의 방식으로 적의 주공을 지연시켜 시간을 벌어 이 게임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어갈 생각이었다.
‘단번에 무너지지만 않으면 충분해.’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본영에서 횃불을 든 기수들이 힘껏 손에 쥔 불꽃을 흔들었다.
한 발 물러서란 명령을 확인한 일선의 지휘관들은 나팔을 불어 병사들을 뒤로 물리게 했다. 한창 총격을 주고받는 와중이었지만 나팔 소리까지 듣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다.
보이지 않기에 도리어 청각은 예민해져 있었다.
단련이 먼저 뒤로 물러나자 상승군도 보조를 맞추어 뒤로 물러났다. 전체 병력이 쭉쭉 물러서면서 전선의 폭도 아까보다 훨씬 길어졌다.
원정군으로서는 이대로 밀도가 떨어진 적을 단숨에 밀어붙이고 승부를 내는 일만 남은 셈이었다.
제국군이 물러나는 것을 본 원정군 쪽에서 보다 총격의 강도를 높였다. 어느 지점에서 화망이 옅어지는 즉시 총검 돌격을 감행하여 결정타를 가하려는 의도가 여실한 공격이었다.
원정군의 총격이 강도를 높임과 동시에 승도의 두 번째 명령이 전달되었다. 전령이 여단에 투입 명령을 전했다. 장교들은 횃불 아래에서 전령의 전언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명령을 확인한 여단장이 앞으로 나섰다.
“강주 왕 전하의 명령이시다. 여단 전진하라!”
“여단 전진!”
장교들의 명령 복창과 함께 검은 군복들의 물결이 전장을 향해 새롭게 나아갔다.
잠시나마 적을 향해 집중 공격을 가하며 돌파의 기회를 엿보았던 원정군은 갑작스레 적진에서 ‘함성 소리’와 함께 새로운 병력이 출현하자 그 공격의 기세가 주춤해졌다.
신의 화력이 보강되자 원정군은 한 발 전진하려던 상황에서 다시 멈추어 섰다. 그들은 그 상황을 불쾌하게 여겼지만 돌파는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정확한 사격은 어려웠고, 저항하는 적 보병의 수는 늘었다.
거기에 전선은 길어져 원정군 보병의 화력 밀집도가 떨어져 단숨에 일점 돌파를 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되자 전황은 다시 팽팽한 상황으로 돌아갔다.
‘이제야 조금 균형이 맞아졌군. 일출까지는 그럭저럭 견디겠어.’
승도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상황을 총성과 횃불만으로 파악하면서 한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위험한 시점은 일출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되면 적의 공격이 지금의 몇 배 수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격의 정확도가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고, 적 지휘관들이 전체 대국을 정확히 판단해 부대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가 이 싸움의 승부령이 되겠지.’
적도 그걸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전력을 다하리란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적이 승부를 건 시간을 버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승도는 그 점을 고려하여 결정적인 시점에 부대를 뒤로 쭉 물리기로 마음먹었다.
거친 공격도 바로 맞는 것보단 거리를 두고 맞는 편이 낫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의복을 한 겹 더 입고 바람에 맞서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이 하나 있었다. 그는 참모를 불러 두 가지를 지시했다.
“슬슬 운하에 대한 포병대의 포격도 중지하도록 하세요.”
“예? 하지만 지금 포격을 중지하면 아군 보병이 받는 압력이 배가됩니다.”
“이 사람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하에 대한 포격은 이미 의미를 잃었습니다. 도강할 만한 적 보병은 대부분 건너온 상황입니다. 더 쏜다고 해서 의미를 갖기는 어렵겠지요.”
승도는 전술적으로 포병대의 화력을 온존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을 일출 시점에 더 유용하게 쓰려면 이제 포탄을 아껴야 했다.
“포병대의 포격을 멈춘다면 북경으로 철수를 명하시는 것이신지요?”
그는 철수라는 말에 느린 포병을 우선적으로 북경으로 철퇴시키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도 흐름을 탄 적으로부터 대포들을 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방어전에 대포가 필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능한 명령이었다.
하지만 승도의 대답은 그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북경으로의 철수는 아닙니다. 일단 포격을 정지시키고 나면 포병대를 철수시켜 본영 앞에 모아두고 직사를 준비시켜 두세요.”
그의 말에 참모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포병을 본영에서 직사 준비를 시키란 말씀이십니까? 하나 그리하면 아군 포병의 순 손실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말이 좋아 직사이지 포병이 정면에 서는 이상 적 공격에 노출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일단 전방에 세우면 느린 포병은 둔해서 뒤로 빠질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적 포병이 전진 배치되거나 혹은 적 보병이 측면에서 접근해도 괴멸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들이 명령을 얼른 납득하지 못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승도도 그 점을 부정하진 않았다.
“아마 그럴 겁니다. 하지만 직사를 하면 적의 공격 흐름을 한 번은 끊어주지 않겠습니까?”
승도의 지적에 참모들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하의 말씀이 옳으십니다. 그렇지만 그 한 번의 목적을 위해 포병을 모두 소모하는 것은 피해가 너무 크지 않겠는지요.”
“아닙니다. 그렇게만 하면 이 사람의 의도는 모두 관철됩니다. 그렇게 알고 준비하세요.”
“전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참모들은 일단 승도의 명을 따르기로 했다.
승도의 지시에 따라 전진 배치되어 운하로 신나게 포탄을 쏟아붓고 있던 포병대는 급히 뒤로 물러나는 작업에 착수했다.
움직임을 적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횃불도 켜지 않고 진행한 작업이라 작업 중 숱한 비전투 손실이 발생했다.
대포의 바퀴에 발이 깔려 다치거나 대포가 포탄 구멍에 빠지거나 하는 일은 예사였다. 사고가 생길 때마다 지휘관들은 희미한 별빛에 의존해 어떻게든 수습하라고 병사들을 독려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횃불이라도 켤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승도는 그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상대가 이쪽의 재배치를 눈치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짧은 제한 시간 동안 포병은 그야말로 죽을힘을 다해 자신들의 대포를 옮겨야 했다.
사람 무게와 비교할 수 없는 중량의 대포들을 어둠 속에서 옮기느라 진땀을 흘린 병사들은 그사이에 녹초가 다 되었다. 하지만 일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승도는 대포들이 재배치된 사실을 적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대포 위에 우마와 기병을 위한 건초를 쌓도록 했다. 이 작업은 병참 부대와 사령부의 장교들까지 모두 동원되어 진행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진행한 이 일대 작업은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얼핏 비치기 직전에야 어느 정도 끝을 낼 수 있었다. 승도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출이 시작되자 예상한 것처럼 원정군 보병들의 공격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햇빛이 있고 없고가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아까까지 500발에 1발 맞을까 말까 했던 명중률이 50발에 1발 맞을까 말까 한 수준으로 올라갔다.
시계가 밝아질수록 명중률은 급격하게 올라갔다. 빛의 이점은 확실히 원정군 쪽이 누렸다.
그들은 자신들의 높은 수준을 십분 살려 질적 화력의 우세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거기다 신에 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일출이었다.
동녘 하늘에서 떠오른 햇빛은 상대적으로 서쪽 위치에서 사격을 주고받던 제국 병사들의 눈을 부시게 했다.
이는 가뜩이나 정확성이 떨어지던 제국군의 질적 화력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출이 시작되고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사상자 비율은 폭발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포병의 지원도 일방적이었다.
새벽의 교전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싸움이 되는 양상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상자 비율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제국군 열이 죽으면 원정군 하나가 전사하는 꼴이니 이래서야 싸움이 될 리가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현 위치에서 전력을 대량으로 손실할 판이었다.
승도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점진적인 후퇴를 지시했다.
최고 사령관이 후퇴 명령을 내리자 기수들이 힘껏 깃발을 흔들었다.
본영으로 물러서란 지시가 떨어지자 상승군의 각 부대는 일렬은 쏘고, 이열과 삼열은 장전을 하며 물러나고, 다시 다음 열이 엄호하는 동안 일렬이 사격을 하는 식으로 교전을 하며 물러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련은 강맹한 적의 집중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사격할 시간에도 물러서기를 반복했다. 싸울 의지는 있었지만 적의 집중적인 탄막을 견디기에 역부족인 탓이었다.
이렇게 되자 상승군과 단련의 후퇴 속도가 맞지 않아 상승군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당연히 상승군의 입장에서는 홀로 돌출되어 총격을 받을 수 없어 순차 사격과 후퇴를 지속하기 어려웠다. 후퇴 속도는 처음 후퇴를 시작할 때보다 훨씬 빨라졌다.
점진적 후퇴에서 전면 후퇴에 가까운 양상으로 바뀐 것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보병의 질적 격차는 승도의 전술과 전략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변수였다.
승도는 적의 압력에 아군 보병들이 빠르게 밀리는 것을 보며 손바닥을 문질렀다. 전투는 그가 생각한 것보다 시간을 벌기 어려운 양상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
“적 보병이 밀리기 시작합니다. 슬슬 기병 연대들을 투입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망원경으로 운하 건너를 바라보고 있던 오스틴 중장이 말했다. 기병으로 보병에 그냥 공격을 가할 때는 사실 별 재미를 보기가 어려웠다.
후장식 소총과 기관포를 갖춘 적에게 그렇게 돌격했다간 기병은 그대로 녹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이 전면 후퇴를 시작한 상황에서 기병을 넣어 혼란 중에 적진까지 난입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은 기병에게 절호의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발란틴 중장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부관.”
“예, 각하.”
발란틴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아군 기병에 돌입 명령을 전하시오.”
“즉시 하달하겠습니다.”
부관은 곧바로 장교 몇을 불러 운하 건너편에서 대기하고 있을 기병대에 신호를 보내게 했다. 신호는 일출 시간을 고려하여 횃불과 깃발로 동시에 보냈다.
신호가 떨어지자 숲속에서 눈이 빠져라 신호만 기다리고 있던 기병 장교들이 망원경을 내렸다.
하인리히 대령이 기수들에게 연대기를 들게 했다. 왕국 근위 기병 연대장도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
기수들이 연대기를 펄럭임과 동시에 연대의 나팔수가 나팔을 불었다. 경쾌한 나팔 소리와 함께 대규모 기병이 숲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연대는 숲에서 나와 각 중대별로 도열했다. 전통적인 기병 편제에 맞추어 30명 규모로 나누어 선 기병들은 권총 대신 모두 칼을 꺼냈다. 적이 퇴각하는 상황에서 총을 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병사들의 준비가 끝나자 흰 장갑을 낀 기병 장교가 손을 내렸다.
“죽음을 향해 용맹하게 질주할 순간이 왔다. 전통과 명예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라. 연대 돌격!”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말들이 말발굽 소리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수천 필의 전마가 달리자 땅은 무섭게 울렸다. 그 진동은 지진을 연상시킬 만큼 굉장했다.
기병은 천천히 내달리면서 중대별로 간격을 서서히 넓게 잡았다. 자연스레 그들의 대형은 부채꼴로 넓게 퍼졌다.
그 상태로 적 보병의 측면을 들이치면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만했다.
일격에 적은 괴멸되고 말 것이다.
기병이 내달려오기 시작하자 제국군의 후퇴 대형은 더욱 어수선해졌다.
자신들을 죽이겠다고 칼을 든 무리가 측면에서 수천이 불쑥 나타난 마당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용한 일이었다.
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예비대로 남아 있던 상승군 2개 여단이 급속하게 앞으로 움직였다. 그 돌출에 하인리히 대령은 기수에게 방향을 살짝 틀게 했다.
이대로 전진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게 했다간 전진한 적 보병에게 측면을 두드려 맞아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너무 많이 볼 우려가 있었다.
그의 지시에 따라 기수들은 깃발을 든 채로 유연하게 방향을 틀었다. 기병 중대장들은 그 깃발을 보고 방향을 바꾸었다. 연대 전체는 그렇게 살아 있는 생물처럼 자연스레 방향을 선회하면서 적의 측면 후미 쪽으로 공격을 틀었다.
기병이 땅을 울리며 내달려오자 후미에 처져 있던 상승군 보병 일부가 급히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적 보병의 추격을 받는 상태에서 급하게, 간헐적으로 한 공격이 효과를 볼 턱이 없었다.
기병들은 그 공격에 피해도 별로 입지 않았다. 그들은 권총을 꺼내 응사하는 대신 그대로 달려가 칼로 적병을 내리쳤다.
“아아악!”
머리가 쪼개진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다 말발굽에 짓밟혔다.
기병들은 적의 후미를 짓밟으면서 그대로 방향을 틀었다. 적의 중앙을 따라 전진하여 대형을 재편할 기회를 주지 않고 끝장을 내는 것이 그들의 의도였다.
만일 한 번 휘젓고 적 본진을 관통해 지나가면 후속하는 보병에 의해 승패가 결판이 나리란 것은 분명했다.
원정군 지휘관들도 그렇게 상황이 흘러가리라 확신했다.
“작전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대로 적을 섬멸하고 북경성에 도달, 혁천이란 자가 열어주는 남문으로 입성하면 전쟁은 끝입니다.”
“이거 모두 고생이 많았습니다. 야만인들을 상대로 이렇게 고전하리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훗날의 사가들이 오늘의 전투를 멋지게 기억해줄 겁니다, 하하하.”
지휘관들은 실로 오랜만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전장에서 웃어본 기억이 몇 번 없었다. 고전에 고전. 악전고투를 겪은 끝에 맛보는 승리의 단맛이라서 그런 것인가.
아마 그럴지도 몰랐다. 쉽게 이긴 전쟁이었다면 야만인들 따위를 이기는 정도에 이렇게 기뻐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지휘관들은 흐뭇한 얼굴로 망원경을 들고 기병이 적 보병을 사정없이 도륙하며 적 본진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전투는 이미 결과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적의 마지막 예비대는 기병의 움직임에 대응하느라 좌측면으로 움직인 상태여서 기병의 돌격을 저지할 수단 자체가 없었다. 기관포가 있다 해도 사실 답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기관포 몇 문으로는 자기편 보병들과 뒤엉킨 채로 들어오는 기병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승리를 확신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바로 그 순간, 척후 하나가 급하게 망루로 달려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