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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벌이 돈을 숨김-9화 (9/175)

9화 미래골드 자산운용사 2

소영이 걱정이 그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기가 안들어서는데, 이유가 뭘까?"

그녀에게 솔직히 말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봤는데 무정자증이라고 하더라. 미안하다."

순간 소영이 눈물을 글썽이며 되물었다.

"그 말이 정말이니?"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처연한 얼굴로 내 품에 파고들었다.

소영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이번 기회에 고아를 입양하는 게 어떨까?"

"진심이니?"

"너도 알다시피 나도 고아 출신이잖아. 그러니까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를 입양하자. 갓난 아기면 더 좋고."

그녀가 말했다.

"생각할 시간을 줘."

"그럼 결심하면 말해."

"알았어. 자기야."

***

늦은밤.

강남 인근의 한적한 밥집에서 이태강과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식사를 하는 한편, 진지한 자세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태강이 은근한 얼굴로 말했다.

"대검 특수부 총괄 부장직을 노리고 있는데, 실탄이 너무 부족해."

"돈이 필요하십니까?"

그가 반색하는 얼굴로 화답했다.

"역시 우리 매제는 말이 잘통한단 말이지. 하하..."

그가 흡족한 웃음을 내비쳤다.

"얼마나 돈이 필요하시죠?"

"최소 큰거 한장 정도는 있어야 할거 같아."

"1백억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리고 나 대신 매제가 돈을 전달해주면 고맙겠어. 검사 체면에 돈을 갖다바치면, 좀 그렇잖아."

"알겠습니다. 명단과 액수를 적어주시면, 제가 책임지고 일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태강이 고마워하는 얼굴로 내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역시 우리 매제 밖에 없구나. 우하하하...!"

그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며 만면 가득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무한 신뢰하는 모습이었다.

***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미래골드의 예비비를 확인했다.

잔고에는 겨우 110억 남짓한 돈이 남아 있었다.

100억 정도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할 경우, 10억 정도의 긴급 예산으로 회사를 꾸려가야 하는 처지였다.

4달 뒤면 1호 펀드의 만기일이 도래한다.

그때까지만 참으면 그만이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김철호 이사와 두명의 펀드매니저, 박은영 비서, 박종태 수행비서 등을 모두 대표실로 불러들였다.

그들에게 각자 2억원에 달하는 수표를 전달했다.

"그 돈으로 1백만원 짜리 상품권 200장을 최단 시일 안에 구입하세요."

그리 명하자 김철호가 좌중을 대표해 힘찬 목소리로 복명했다.

"예. 대표님!"

임직원들을 모두 내보낸 뒤 탕비실로 들어갔다.

그 후, 달달한 커피로 목을 축이며 이태강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날 오후.

사무실에서 웹서핑에 매진할 무렵, 박은영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손에는 자그마한 택배 박스가 들려있었다.

"누가 보낸 거지?"

"이태강 씨가 보낸거 같은데요."

"박스를 개봉해봐."

"예."

그녀는 가위를 이용해 택배 박스의 테이프를 절단한 뒤, 박스 안에서 꺼낸 두툼한 수첩을 나에게 내밀었다.

수첩 속에는 대략 300명에 달하는 명단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름 옆에는 전달할 액수가 적혀 있었다.

유력 정치인과 고위관료, 검찰 인사 등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300명 모두에게 돈을 전달하려면 회사 임직원들을 총동원해야 할거 같았다.

나 혼자서 움직이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

김철호 이사를 대표실에 불러들였다.

면전에 서 있는 김철호에게 수첩을 전달했다.

그 후, 내 요구사항을 밝혔다.

"수첩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에게 상품권을 돌리세요."

그리 명하자 김철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언제까지 돌려야 합니까?"

"2주일 안에 작업을 끝마치세요. 직원들을 총동원 하셔야 할 겁니다."

철호가 기합이 잔뜩 들어간 얼굴로 복명했다.

"네. 대표님!"

그를 내보낸 뒤 주가 시황에 시선을 집중했다.

대창제약과 한성바이오의 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900%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쯤에서 주식을 정리하는 게 좋을거 같았다.

더구나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1년 만기가 목전에 당도한 형국이었다.

마음을 정한 뒤, 대창과 한성바이오 주식을 5% 가량 장내 매도했다.

***

수도권 모처의 실내 낚시터를 방문했다.

이태강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그는 소문난 낚시광이었다.

그런 탓에 틈만 나면 낚시터를 찾았다.

이태강의 옆에 자리를 잡자, 그가 친근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매제 덕분에 내가 한시름을 덜었어."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가족끼리."

"그런가. 하하..."

태강은 환한 웃음을 내비친 뒤,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아. 잘하면 특수부 총괄 부장직에 임명될 거 같아."

"축하드립니다. 형님."

"모두 매제 덕분이지. 우하하하...!"

그의 입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태강의 웃음 소리가 가라앉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언제든 돈이 필요하시면 저에게 언질을 주십시오."

그가 두눈을 빛내며 넌지시 물었다.

"그래도 될까?"

"부담갖지 마십시오. 어중이 떠중이들의 구린 돈을 받을 바엔, 제 돈을 마음 껏 쓰십시오."

태강이 감격한 얼굴로 내 손을 마주잡았다.

"역시 매제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정말 고맙다."

"가족 사이에 고맙다는 공치사는 필요없습니다. 형님."

"그렇지. 하하..."

우리는 그날, 나름 끈끈한 유대를 확인했다.

***

소영과 오붓한 시간을 즐긴 뒤, 거실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컴퓨터를 켠 뒤, HTS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그 후, 대창과 한성바이오 주식을 모조리 장내 매도했다.

그 덕분에 미래골드의 계좌에는 5조4천억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잔고가 쌓여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몫은 무려 4조7400억원에 육박했다.

고객들의 투자금과 수익률을 제외한 모든 돈이 내 몫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봉이 김선달이 된 심경이었다.

고객들의 돈으로 내 재산을 불린 탓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였다.

게다가 나는 향후 30년 동안 펼쳐질 미래사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

돈을 버는 게,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남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그런 탓일까, 재벌가 후계자 밑에서 30년 동안 종처럼 부림을 당한 지난 과거가 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의 나는 전 세계 최고 재벌을 예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

미래골드의 여의도 본사에 들어서자마자 박은영에게 지시를 내렸다.

"김철호 이사를 대표실로 호출해."

"예."

잠시 뒤, 내 사무실에 김철호가 나타났다.

곧바로 그에게 지시를 내렸다.

"미래골드 1호 펀드 투자자들에게 10%에 달하는 고정 수익률을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세요."

내 지시 사항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미래골드 3호 펀드 상품을 판매 개시 했다는 사실 역시 확실히 고지하세요."

"말씀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김철호를 내보낸 뒤 박은영을 면전에 불러들였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카드사에 연락해서 센트리온 블랙카드 발급을 신청해."

"예. 대표님."

***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을지로 한국 지사.

아메리카 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최고 최대의 신용카드 업체였다.

그런 탓일까, 그들은 자산 1조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초럭셔리 카드인 센트리온 블랙카드를 발급했다.

센트리온 블랙카드는 한도 무제한을 모토로 삼고 있었다.

당연히 연간 회비 또한 수십억원을 상회했다.

센트리온 블랙카드 팀장인 김정세가 지사장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는 정수창 지사장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긴급 보고를 올렸다.

"미래골드의 김한빈 대표가 센트리온 블랙카드 발급을 요청했습니다."

"그자에 관해 소상히 말해보게."

김정세가 즉답했다.

"미래골드의 김한빈 대표는 증권가에서 투자 천재로 통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단 1년 만에 5조원에 육박하는 투자 수익을 얻은 것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정수창의 얼굴이 변했다.

그의 예상을 한참이나 초과한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인물인가?"

"증권가에서는 그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정수창의 입에서 감탄성이 흘러나왔다.

"보통 인물이 아니군."

"그렇습니다. 회장님."

"김한빈의 자산이 어느 정도지?"

"대략 4조 7천억 내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정 지사장이 흡족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당장 미국 본사에 센트리온 블랙카드 발급을 요청하도록!"

"예. 회장님."

***

미래골드 여의도 사옥.

대표실에서 업무에 매진할 무렵,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의 관계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를 향해 정중히 인사한 뒤, 자신을 소개했다.

"센트리온 블랙카드를 전담하는 김정세 팀장입니다."

그리 말하며 금으로 코팅된 센트리온 블랙카드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간 건넨 센트리온 블랙카드를 지갑 안에 수납한 뒤 넌지시 말했다.

"센트리온 블랙카드의 혜택에 대해서 구두로 말씀해 주십시오."

김정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전 세계에 이름난 백화점과 호텔에서 VIP 대접을 받을 수 있으며, 항공편의 경우 언제나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또한 호텔과 항공권의 경우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항시 받으실 수 있으며, 전 세계 공항에서 운영하는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의 VVIP 라운지 역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연간 회비는 얼마죠?"

"34억입니다. 대표님."

"대충 알겠습니다. 이만 나가 보십시오."

"그럼 언제든지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그리 말하며 명함을 나에게 건넸다.

그 후, 장내에서 조심스럽게 사라졌다.

그가 나가자마자 김철호 이사를 면전에 호출했다.

눈 앞에 나타난 김철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2년과 3년 만기의 펀드 상품을 론칭하십시오. 그리고 펀드 상품의 최소 투자금액을 구좌당 10억 이상으로 설정하세요."

내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2년짜리 상품의 확정수익률은 26%, 3년짜리 상품은 40%로 설정하십시오."

"말씀대로 일을 진행하겠습니다."

***

김모씨는 강남 인근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탓인지 수백억에 달하는 여유자금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작년에 운좋게 미래골드의 1호 펀드에 300억을 투자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30억원에 달하는 확정 수익률을 지급받았다.

은행 이자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은 고수익률이었다.

그런 탓일까, 그는 또 다시 미래골드의 1년 만기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미래골드의 대표인 김한빈의 투자능력을 철석같이 믿은 탓이다.

이모씨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현금 재산을 미래골드의 1호 펀드에 모조리 투자했다.

증권가에서 투자 천재로 칭송받는 김한빈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이모씨 역시 1년 만에 10%에 달하는 고수익률을 얻었다.

그런 탓일까, 그는 3년 만기로 기간은 길었지만, 확정수익률이 40%에 육박하는 미래골드의 고수익 펀드상품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박모씨는 사업체를 정리한 뒤 500억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을 미래골드에 2년 만기 펀드 상품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김한빈의 탁월한 투자능력을 신봉한 탓이다.

***

집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치맥이 먹고 싶어졌다.

그런 탓으로 집 근처에 위치한 치킨 집으로 들어갔다.

먹음직스런 냄새가 진동하는 치킨집으로 들어서자 주인 아줌마가 친절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그녀에게 말했다.

"프라이드치킨 2마리와 생맥주 1리터를 주십시오."

"예. 고객님."

센트리온 블랙카드를 내밀었다.

당연히 그녀는 센트 블랙을 알아보지 못했다.

잠시 후.

프라이드치킨 2마리와 생맥을 손에 들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 소영이 반색하는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그녀 역시 치맥이라면 환장하는 여자였다.

우리는 그날밤. 치맥 파티를 만끽했다.

***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을지로 지사.

김정세 센트리온 블랙카드 팀장의 이맛살이 잔뜩 찌푸려졌다.

강남 모처의 치킨집에서 센트리온 블랙카드가 결제된 탓이다.

그는 결제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고개를 좌우로 갸웃했다.

'설마 센트리온 카드를 분실한 건가?'

그는 곧바로 치킨집에서 결제된 센트리온 카드의 사용을 중지시켰다.

그후, 김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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