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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벌이 돈을 숨김-28화 (28/175)

28화 절세미남 벼락부자에게 홀딱 반한 미국 여성 1

이상한 일이었다.

곧바로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이미 인사불성 상태였다.

목울대에 손을 가져갔지만 아무런 반응도 느껴져지 않았다.

심장 자체가 멈춘거 같았다.

911에 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핸드폰을 호텔방에 놔두고 온 상태였다.

결국 내가 그녀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곧바로 그녀의 몸에 올라탄 채 응급처치에 돌입했다.

심장 부근에 전신의 힘을 실으며 두손으로 강하게 압박했다.

허나, 그녀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그녀는 뇌사상태에 빠져들 위기였다.

그리고 종국에는 숨을 거둘 것이 불보듯 명확했다.

더욱 강력한 심장마사지가 절실했다.

곧바로 그녀의 심장 부근을 손바닥을 이용해 연달아 강하게 타격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남들이 보면, 내가 그녀를 때려죽이는 것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바로 그때, 그녀의 입에서 허연 게거품이 올라왔다.

동시에 막혔던 숨통이 시원하게 트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커헉!"

그녀는 심장 어림을 손으로 매만지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목숨은 되찾았지만, 강력한 심장 마사지의 후유증 탓인지 통증이 심해보였다.

그녀에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응급처치를 했으니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그제야 상황판단이 된 그녀가 감격한 얼굴로 힘들게 답했다.

"고마워요.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신경쓰지 마십시오. 일단 병원에 가야 할거 같으니까, 얌전히 계십시오."

그리 말하며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평소 격투기 훈련과 헬스를 꾸준히 해온 탓에, 그녀가 별로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인근의 병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의 입에서 달콤한 단내가 느껴졌다.

그때, 그녀가 고혹적인 눈웃음을 내비치며 내 목어림에 뱅어같은 양팔을 강하게 둘러쳤다.

흡사 나를 유혹하는 듯한 자태였다.

숨이 멎을 위기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오자마자, 자신을 구해준 나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거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입에서 조곤조곤한 어조가 흘러나왔다.

"중국 사람인가요?"

내 국적에 관심있는 눈치였다.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저는 에바 페런이에요."

그리 말하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죄송하지만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지 마십시오. 에바씨의 건강에 해로우니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자, 그제야 그녀가 제정신을 차렸는지 다소곳이 입을 다물었다.

그 즈음, 존스 홉킨스 병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곧바로 그 곳으로 들어갔다.

병원 응급실 병상에 에바를 올려놓은 뒤 담당의사에게 말했다.

"갑자기 조깅 중에 심장이 멈춘 여성입니다. 제가 심장 마사지를 한 덕분에 위기는 넘겼으니까, 정밀 검사를 해주십시오."

"환자와 어떤 관계죠?"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조깅을 하던 중에 산책로에서 쓰러진 그녀를 발견한 겁니다."

"그럼 댁의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그리 말하며 서류 한장을 나에게 내밀었다.

서류에 내 이름과 연락처를 남긴 뒤 호텔로 되돌아왔다.

***

맨해튼 존스홉킨스 병원에 뉴욕주 상원의원인 아담 페런 일행이 나타났다.

아담 페런은 곧바로 VIP 병실로 자리를 이동했다.

아담은 병상에서 죽은 듯이 취침 중인 에바를, 안스러운 얼굴로 한참 동안 지켜본 뒤 주치의에게 나직한 어조를 흘려보냈다.

"조깅 중에 심장 박동이 멈췄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주치의가 즉답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분간 휴식을 취하는 게, 최선인거 같습니다."

"수년 전에 이식받은 심장이 잘못된거 아닙니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흐으음..."

아담의 입에서 침중한 한숨이 새어났다.

"다음달부터 하원의원 선거전에 돌입해야 하는데..."

"에바를 하원의원에 출마시킬 생각입니까?"

"저 애가 원하는 일이라, 내가 막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래도 에바는 심신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선거유세에 나섰다가 심근경색이 재발한다면, 그때는 생명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아담의 얼굴에 고심의 흔적이 역력해졌다.

허나, 그는 에바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

그녀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원대한 야망을 추구하는 여자였다.

"그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적당한 심장 기증자를 찾아 주십시오."

아담은 그리 말하며 주치의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

맨해튼 인근의 존스 홉킨스 병원을 방문했다.

VIP 병실에 입원한 에바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민주당의 하원의원 후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에바의 부친은 미국 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욕주 상원의원이었다.

보통여자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VIP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에는 에바와 그녀의 부친으로 짐작되는 남자가 같이 있었다.

그녀는 나를 발견하자 고혹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제가 살았아요. 너무 감사해요."

"아닙니다. 해야하는 일을 했을 뿐이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나름 겸양지덕을 발휘하자 그녀 곁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남자가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 딸애를 구해줘서 정말 고맙네."

"됐습니다.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그와 악수를 교환하며 재차 겸손한 면모를 과시했다.

그런 탓일까, 에바는 물론이고 그녀의 부친인 아담마저 나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잠시 후, 아담이 병실에서 모습을 감췄다.

우리 둘이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일부러 피해주는 눈치였다.

그녀는 병상에 누운 채, 화사한 눈웃음을 내비쳤다.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실래요?"

그녀에게 솔직히 즉답했다.

"김한빈이라고 합니다."

그녀가 어눌한 말투로 내 이름을 따라 불렀다.

"킴칸빈?"

내 입가에 절로 쓴 웃음이 그려졌다.

"그냥 칸빈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칸빈?"

"네."

그리 말하며 그녀가 누운 병상 옆에 자리를 잡았다.

에바는 전형적인 금발 미녀였다.

오똑한 콧날과 아름다운 푸른 눈, 고운 금발머리, 늘씬한 몸매 등등...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우리는 금세 오래된 연인처럼 급속도로 친밀해졌다.

그녀 역시 내 뛰어난 외모에 호감을 보인 탓이다.

더구나 에바는 내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다.

그런 때문 일까, 그녀의 입에서 애틋한 언사가 부지불식간에 흘러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신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요. 허락해 주실래요?"

그림 속에서 빠져나온 듯한 금발미녀의 애절한 요구였다.

결국 그녀의 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직후 에바의 앵두같은 입술에 격정적인 키스를 선사했다.

***

월가에 위치한 메릴린치 증권사를 다시 찾았다.

그 후, 내 담당자인 오마하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마하는 나를 발견하자 정중히 악수를 청했다.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뒤, 오마하가 아마존과 넷플릭스, 애플, 구글, MS 주식의 유가증권을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최소 6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함이었다.

한국 증시는 판데기가 너무 작았다.

8조원을 굴리기에는 마땅치 않았다.

그런 탓에 뉴욕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천문학적인 거액을 한방에 획득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 대가로 6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계획했다.

유가증권을 서류가방에 수납한 뒤 오마하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가 은근한 얼굴로 말했다.

"마음이 변하시면 저에게 언제든지 연락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사무실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대송빌딩으로 직행했다.

탑층으로 올라가자 장동현 법무팀장과 박종태 수행기사, 박은영 비서, 이수경 경리 등이 나를 맞이했다.

그들을 지나쳐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책상에 좌정한 뒤 타지마할 사모펀드의 증권 계좌에 접속했다.

계좌에는 2천억에 달하는 현금이 남아있었다.

그 돈을 밑천 삼아 조단위의 수익을 실현하기로 작심했다.

곧바로 바이오주와 IT주를 중심으로 매매체결을 이어나갔다.

그런 탓인지 1시간 만에 2천억에 달하는 돈을 모두 소진했다.

작업을 끝마친 뒤 시티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 후, 계좌 잔액에 시선을 모았다.

타지마할 사모펀드의 시티은행 계좌에는 200억 가량의 여유자금이 예치된 상황이었다.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해 남겨둔 자금이었다.

잔고를 확인한 뒤 박은영에게 인터콜을 넣었다.

"달달한 커피 한잔 부탁합니다."

-네. 대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몇분 뒤, 은영이 쟁반에 커피잔을 받쳐들고 나타났다.

그녀는 조신한 걸음걸이로 내 앞에 다가왔다.

은영은 화사한 웃음을 내비치며 커피잔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커피를 한모금 들이킨 뒤, 면전에 조신하게 서 있는 그녀에게 넌지시 물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면, 나와 식사라도 같이 합시다."

그녀의 얼굴에 곤혹스런 표정이 떠올랐다.

잠시 뒤, 은영의 입에서 내가 원치 않는 답변이 흘러나왔다.

"저는 사귀는 남자가 있어요. 대표님."

"그게 무슨 상관이죠?"

"네에...?"

은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냥 단순히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겁니다. 내가 은영씨에게 딴마음을 품고 있다고 지레짐작하시는 겁니까?"

그녀는 선뜻 대답을 못했다.

"왜, 말이 없으시죠? 내가 못할 말이라도 했나요?"

그제야 은영의 말문이 다시 열렸다.

"그게 아니라, 대표님은 저희같은 직원들과 겸상도 안하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기분이 잡쳤다.

그녀는 내 마음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됐어요. 나 혼자 식사할 생각이니까 이만 나가보세요."

그러자 은영이 송구한 얼굴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예. 대표님."

***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은영에게 지시를 내렸다.

"하얏트 호텔에서 풀파티를 개최할 생각이니까 이벤트 업체를 섭외하세요."

내 지시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대영유통의 이성모 상무와 저녁 식사를 같이 할 생각이니까, 격조 높은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세요."

"네. 대표님."

그날 저녁.

한남동에 위치한 프랑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이성모의 수행 비서인 박인범이 나를 향해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상무님이 룸에서 대표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룸까지 안내하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뒤편 룸으로 나를 이끌었다.

룸 안에 들어서자 이성모가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김대표와 연락하는 게, 왜 이리 힘들어?"

그는 나보다 10살 이상 많은 나이라, 편하게 말을 놓고 있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도 그게 편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볼 일이 있는 바람에 한달 정도 국내를 비웠습니다."

그리 화답하며 그의 맞은편 의자에 착석했다.

"오늘은 풀코스 대신 스테이크만 즐기는 것으로 하지."

"저도 그편이 좋습니다. 상무님."

"역시 우리는 친형제처럼 마음이 아주 잘통하는거 같아. 우하하...!"

성모는 호탕한 웃음을 내뱉은 뒤 웨이터에게 스테이크와 고급 포도주를 주문했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안주삼아 포도주를 물처럼 들이켰다.

자리가 무르익자, 성모가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내가 대영전자와 자동차의 지분을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너무 역부족이야. 비자금이 많이 부족해."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말인데, 동생이 나를 조금만 도와주면 안될까?"

"대영전자와 자동차의 지분을 확보해 달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지. 그렇게만 해주면, 내가 나중에 제대로 보답할게."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이성택 전무의 지분이 어떻게 되죠?"

순간 성모가 성난 얼굴로 씹어뱉듯이 말을 내뱉었다.

"아버지가 그 인간한테 전자와 자동차의 지분을 벌써 7% 가까이 증여한 모양이야. 돌아버릴 노릇이지!"

그는 성택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있었다.

더불어 부친에게도 적나라한 분노를 내비쳤다.

내가 원하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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