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핵재벌이 돈을 숨김-33화 (33/175)

33화 공격적인 인수합병 2

그날 밤,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의 응접실을 거닐며, 향후 펼쳐질 계획을 머리 속에 그려나갔다.

대영자동차의 시가총액은 40조원 안팎이었다.

크라우드 사모펀드는 대영자동차의 지분을 3.8% 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현시세로 1조5천6백억 정도였다.

거기에 10%의 프리미엄을 추가로 지불할 경우 1조7천억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칼야이칸의 대영전자 지분 4%와 크라우드의 대영자동차 지분 3.8%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7조 3천억 내외의 자금이 필요했다.

물론 나에게는 15조원 상당의 자산이 있었다.

그들이 보유한 지분을 취득하는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는 칼야이칸과 크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운 채 대영전자와 자동차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물론 추가로 각각 3% 가량의 지분을 킬리만자로와 키나발루 사모펀드 명의로 취득할 예정이었다.

***

몽고메리가 소개해준 변호사를 대동한 채 칼야이칸의 본사 빌딩을 찾았다.

우리는 일사천리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곧바로 본론에 돌입했다.

칼야이칸 사모펀드의 제퍼슨 회장에게 내 의중을 밝혔다.

"저는 대영전자의 공격적인 M&A에 나설 계획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회장님이 저 대신 총대를 메어주십시오."

그가 노회한 눈빛을 내비치며 입을 열었다.

"합당한 수수료를 지불해 주신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원하시는 액수를 말씀해 주십시오."

"공격적인 인수합병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대가로 총 600만불(72억)을 수수료로 지급해 주십시오."

"선불로 200만불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일이 마무리되는 즉시 추가로 400만불을 지불하겠습니다."

"좋소. 그럼 지금 당장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합시다."

미국인답게 그 역시 무조건 계약이 우선이었다.

"말씀대로 계약서를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곧바로 변호사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날.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에 제퍼슨 회장이 나타났다.

우리는 곧바로 본론에 돌입했다.

그에게 말했다.

"대영전자의 외국계 대주주들과 연쇄접촉을 가져주십시오."

"지분 의결 위임장을 받으라는 말씀입니까?"

"한국에서 위임장을 받으려면, 무척 번거로울 겁니다. 그러니 월가에서 위임장 작업을 종료하고 한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내 말은 계속 이어졌다.

"기존보다 300% 인상된 주당 배당률을 약속하면 위임장을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내 요구를 흔쾌히 수용했다.

"그럽시다. 내 입장에서도 뉴욕에서 움직이는 게, 여러모로 편하니까."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어차피 한배를 탄 사이에. 하하..."

제퍼슨은 사람좋은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

그날 저녁.

크라우드 사모펀드의 조쉬 회장과 맨해튼 인근의 사무실에서 회합을 가졌다.

나를 수행한 변호사가 계약문제를 처리했다.

작업을 끝마친 뒤, 조쉬에게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대영자동차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M&A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그런 말씀을 나에게 하는 이유가 뭐죠?"

"회장님이 저 대신 전면에 나서 주십시오."

그 역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두루 섭렵한 베테랑이라, 내 의중을 단박에 파악했다.

"총대를 메는 대가를 말씀해 주십시오."

"400만불(48억)을 수수료로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그럼 선금으로 200만불을 먼저 주십시오."

"좋습니다."

곧바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 작성을 끝마친 뒤, 조쉬 회장에게 내 요구를 전달했다.

"대영자동차의 외국계 대주주들과 월가에서 연쇄회동에 나서 주십시오. 그 후, 지분 의결 위임장을 받아내시면 됩니다."

"그들에게 위임장을 받아내려면 그럴듯한 명분이 필요합니다."

"기존보다 300% 인상된 주당 배당률을 약속하십시오. 그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그제야 조쉬의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각자의 갈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

블랙스톤의 본사 빌딩을 또 다시 방문했다.

몽고메리가 소개한 대영전자의 대주주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체이스필드 사모펀드의 재무이사와 본격적인 담론에 돌입했다.

그들은 대영전자의 지분을 3.0% 가량 보유 중이었다.

"귀사가 갖고 있는 대영전자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대가로 10%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그는 내 제안을 단박에 수락했다.

대영전자의 지분을 오래전부터 매각할 방침이었기 때문이다.

"내일 이 곳에서 정식으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합시다."

그 말을 끝으로 사무실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다음날.

체이스필드 사모펀드의 공식 계좌로 한화 4조9천억에 달하는 돈을 이체했다.

그 대가로 그들이 보유한 대영전자의 주식을 키나발루 사모펀드 명의로 전량 매입했다.

***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에 몽고메리와 장년의 백인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몽고메리가 백인 남자를 소개했다.

"오리엔탈 사모펀드의 사뮤엘 회장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시죠."

곧바로 사뮤엘 회장과 악수를 교환했다.

그 후, 본론에 돌입했다.

"귀사가 보유 중인 대영자동차의 지분 3%를 전량 매입하고 싶습니다. 물론 10%에 육박하는 웃돈을 얹어 드리겠습니다."

그 역시 내 제안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다음날.

오리엔탈 사모펀드가 보유한 대영자동차의 주식 3%를 킬리만자로 사모펀드 명의로 전량 매입했다.

그 대가로 오리엔탈의 공식 계좌에 한화로 1조3천억에 달하는 돈을 입금했다.

이제 내가 보유한 대영전자와 자동차의 주식 지분은 각각 7%와 6.8%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본격적으로 대영그룹을 뒤흔들 시점이었다.

***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에 에바가 나타났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격정적인 키스를 해왔다.

우리는 곧바로 꿈결같은 열락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욕실에서 샤워를 끝마친 뒤 주방으로 들어가자, 에바가 차려낸 아침 식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엇다.

식탁 위에는 먹음직한 에그 베이컨 샌드위치와 진한 커피가 놓여져 있었다.

미국식 아침식사였다.

우리는 사이좋게 아침을 함께하는 한편, 이런저런 대화를 길게 이어나갔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그녀의 입에서 뜬금없는 언사가 흘러나왔다.

"내일 밤에 아빠집에서 크리스마티 파티가 열리거든. 정재계의 거물들이 많이 올 예정이야. 그래서 말인데, 자기도 우리 파티에 올래?"

"내가 가도 괜찮을까?"

"당연히 괜찮지. 자기는 사랑스런 내 달링이잖아."

"네 남편도 올텐데..."

말끝을 흐리자 그녀가 고개를 완강히 저었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우리 부부는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는 주의야. 그러니까 자기는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라구."

결국 그녀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너희 아빠집에 가려면, 뭔가 선물이 필요할거 같은데?"

에바가 고혹적인 눈웃음을 내비치며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빠는 포도주를 좋아하니까, 그런 종류로 준비해봐."

"오케이."

***

명품으로 전신을 도배한 뒤 고급 포도주 한병을 손에 든 채, 호텔방을 나섰다.

택시를 잡아탄 후, 메모지 한장을 기사에게 내밀었다.

"메모지에 써 있는 주소로 갑시다."

기사는 메모지를 살핀 뒤 노골적으로 난색을 표명했다.

"뉴저지까지 가려면 왕복 택시요금을 선금으로 부담하셔야 합니다."

"얼마죠?"

"총 300달러를 주십시오."

지갑에서 300달러 지폐 3장을 꺼내서 그에게 내밀었다.

기사는 300달러를 챙기자마자 택시를 뉴저지 쪽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2시간이 지났을 무렵, 영국풍의 대저택이 시야에 들어왔다.

수만평에 달하는 잘 조성된 정원과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이 일대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문가에 우두커니 서 있던 무장 보안요원들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내 이름을 밝혔다.

"김한빈이라고 합니다."

"초대를 받으셨나요?"

"에바 페론이 저를 초대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보안요원은 그리 말한 뒤 무전기를 입가에 가져갔다.

내 신원을 확인한 보안요원이 문을 열어주었다.

"오솔길을 쭉 따라서 300미터 정도 직진하시면 건물이 나올겁니다."

그에게 목례를 취한 뒤 전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정원의 오솔길을 통과하자 고풍스러운 대저택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때, 연미복 차림의 백인 남자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상원의원님이 서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자, 집사가 저 만치 앞서 나갔다.

곧바로 그를 바짝 뒤따랐다.

아담 페론은 3층에 위치한 서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가죽 의자에 착석했다.

아담이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에바와 자네의 관계가 절대 언론에 노출되어서는 안되네."

그의 말은 계속 됐다.

"우리 딸애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네. 그러니 에바의 사생활에 대해서 절대 함구해주게."

"그 점에 관해서는 심려하지 마십시오. 에바에 대해서 남들에게 발설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그제야 아담의 얼굴에 다소 안심한 표정이 그려졌다.

"자네를 믿겠네."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 화답하며, 손에 들고온 고급 포도주를 아담에게 내밀었다.

그의 입가에 흡족한 표정이 그려졌다.

내가 선물한 포도주가 마음에 든 눈치였다.

"자네에게 소개해줄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를 따라오게."

"예. 의원님."

아담은 나를 별관에 위치한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연회장에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미국 정재계의 거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채, 아담과 나를 뜨겁게 반겼다.

아담은 그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친근한 덕담을 쉴 새 없이 이어나갔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아담이 그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이 친구는 전도유망한 사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아두시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 덕분에 미국의 내노라하는 거물들과 차례로 안면을 익혀나갔다.

그 무렵, 순백의 미니 드레스를 걸친 에바와 턱시도 차림의 몽고메리가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탓일까, 장내에 운집한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일제히 모아졌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팔등신 금발미녀였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원더풀!' '뷰티풀!' '핫섹시!'란 단어가 끊이지않고 울려퍼졌다.

그 정도로 에바의 탁월한 미모는 좌중을 압도할 지경이었다.

그런 탓일까, 장내에 운집한 정재계의 거물들이 에바 곁으로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탐스러운 꽃을 탐하는 탐화랑의 모양새였다.

나는 멀찍이 떨어진 채, 그런 광경을 예의주시했다.

그 결과 에바를 독차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그녀는 훗날 미국 정재계를 쥐락펴락하는 여왕벌이 될 운명이었다.

내가 경험한 미래가 그랬다.

***

새벽 1시경.

파티장을 빠져나오려는 찰나,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한빈. 벌써 가려구?"

에바였다.

그녀는 끈질기게 달라붙는 정재계의 거물들을 뒤로한 채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런 탓인지 장내의 시선이 내 일신에 집중됐다.

에바의 마음을 홀린 내 진실한 정체를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물론 내 알 바 아니었다.

"자기야. 파티가 마음에 안드니?"

"내 스타일은 아닌거 같다."

"하긴, 이런 파티는 자기랑 안맞을거야. 미안해."

"그래도 네 덕분에 난다긴다하는 거물들을 많이 소개받았잖아."

그리 말하며 에바에게 작별키스를 선사했다.

그 후, 저택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

프라자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한 뒤, 한국에 있는 이성모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내 의중을 밝혔다.

"화려한 불꽃놀이가 조만간 펼쳐질 겁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지?

"자세한 사항은 한국에 도착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사족이 길어져봤자, 좋을 것이 없었다.

***

뉴욕의 초대형 클럽을 찾았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선남선녀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였다.

감각적인 EDM 뮤직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미니 드레스 차림의 뉴욕 미녀와 격정적인 춤사위를 함께했다.

그녀는 나에게 한눈에 홀딱 반한 상태였다.

남성미 넘치는 마스크와 휜칠한 키, 탄탄한 근육질의 바디 때문이었다.

내 우월한 비쥬얼이 서구 여성들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격렬한 부비부비를 오롯이 탐닉한 뒤 클럽을 나란히 빠져나왔다.

그 후, 포시즌 호텔로 그녀를 이끌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