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9화 (109/402)

이제 출발하죠.

다음 날, 강우와 이나은이 승강기 안에 있었다. 살짝 긴장한 듯한 이나은의 표정에 강우가 씩 웃었다.

“떨려?”

“응? 으응···.”

이나은이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강우를 슬쩍 바라보았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강우는 훤칠하니 참 멋졌다. 속으로 살짝 감탄하며 이나은이 싱긋 웃었다. 강우가 이나은을 향해 마주 웃어주었다.

“사실 나도 좀 긴장되네.”

“그래? 그럼 다음에 온다고 할까? 사실 너한테 미안해서. 우리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나은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우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친구들 부모님 만나러 자주 갔었어. 익숙해.”

“그래도···.”

강우가 씩 웃었다.

“다음에는 우리 집에 가야 해. 우리 엄마가 너 엄청나게 보고 싶어 하시거든.”

“응. 알겠어. 나도 어머님 꼭 뵙고 싶어.”

강우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 가기 전 어머니가 해주었던 당부를 떠올렸다.

‘무조건 젊어 보이십니다. 음식은 엄마가 해준 거보다 맛있다고 하라고 하셨지.’

강우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항상 예의 바르고 깍듯하게 행동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강용이는 이나은에게 자신의 존재를 잘 전해달라고 했다.

띵.

승강기 문이 열리자 안을 메웠던 긴장감이 밖으로 흩어졌다. 강우가 짧게 심호흡을 하고 앞장섰다.

“가자.”

“강우야, 그쪽 말고 오른쪽.”

이나은의 말에 강우가 멈칫하더니 방향을 틀었다. 그런 강우의 모습에 이나은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이윽고 두 사람이 집 앞에 도착했다.

“누른다?”

이나은이 강우를 보며 물었다. 강우가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이나은이 강우를 보며 살짝 머뭇머뭇하더니 옷매무새를 다시 정리해주었다.

“오늘따라 강우 잘생겼다.”

“너도 오늘 예쁘네.”

강우와 이나은이 동시에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한바탕 봄기운이 지나가고 이나은이 벨을 눌렀다.

딩동. 딩동.

“누구세요? 나은이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대답이었다. 이나은이 작게 심호흡을 했다.

“응, 엄마 강우랑 왔어요.”

덜컥.

문이 열리고 중년의 미부인이 나타났다. 어머니만큼 아름다운 이나은의 어머니였다. 강우가 잠시 멍하더니 아차 싶어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나은이 친구 박강우입니다.”

“어머? 실물이 훨씬 잘생겼네? 나은이 엄마예요. 집에 놀러 와줘서 고마워요.”

강우와 이나은이 집으로 들어섰다. 나은 어머니가 이나은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나은이 민망함에 얼굴을 붉혔다. 이나은의 집은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이쪽으로 앉아요.”

“네, 어머님.”

강우가 소파에 앉았다. 이나은이 머뭇거리다가 강우의 옆에 앉았다.

“우리 딸이 이렇게 남자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는 건 처음이에요.”

“엄마.”

이나은이 당황하며 나지막이 엄마를 불렀다. 그러자 나은 어머니가 웃음을 터트렸다.

“왜? 사실이잖아. 강우 학생, 우리 나은이가 저렇게 숫기가 없어요.”

“어머니 말 편하게 해주세요.”

“그럴까?”

이나은의 어머니가 단번에 알았다 했다. 수줍음 많은 이나은과는 사뭇 다른 성격이었다.

“배고프지? 잠깐만 기다려봐 삼계탕만 데우면 돼.”

나은 어머니가 주방으로 향했다. 강우가 벌떡 일어났다.

“제가 도와드릴 거 없을까요? 수저라도 놓겠습니다.”

“어머···.”

나은 어머니가 강우를 보며 짧게 감탄을 했다. 속으로는 참 가정교육을 잘 받은 아이구나 싶었다. 강우가 빠르게 주방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능숙하게 수저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강우야, 나랑 같이해.”

이나은이 빠르게 다가와 강우를 도왔다. 그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수저를 놓았다. 그 모습을 보던 나은 어머니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붙어있으니까 신혼 같네.”

강우와 이나은이 화들짝 놀라며 나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나은 어머니가 눈을 찡긋했다.

“그냥 희망 사항.”

강우와 이나은이 동시에 실소를 흘렸다. 그렇게 주방에 있는 식탁에 이나은과 강우가 마주 앉았다. 나은 어머니가 뚝배기에 담긴 삼계탕을 하나씩 식탁에 가져다 놓았다.

“와! 어머니, 진짜 맛있겠습니다.”

강우가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먹어봐. 내가 오랜만에 솜씨를 좀 냈어.”

“네, 잘 먹겠습니다.”

강우가 삼계탕을 먹기 시작했다. 뚝배기에 담겨 뜨거웠지만 후후 불어 열심히 먹었다. 복스럽게 먹는 강우의 모습을 나은 어머니와 이나은이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참 잘 먹네.”

강우가 입안 가득한 닭고기를 꿀꺽 삼켰다. 목구멍으로 뜨거운 게 넘어가자 살짝 미간이 좁혀졌다.

“감사합니다.”

이나은이 빠르게 컵에 물을 따라서 강우에게 내밀었다.

“고마워.”

강우가 벌컥 물을 마셨다. 그 모습을 보던 나은 어머니가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강우를 향해 불타는 돌직구를 던졌다.

“그래. 우리 나은이랑은 언제부터 사귄 거야?”

강우와 이나은이 서로를 보며 잠시 멍했다. 생각해보면 직접 사귀겠다는 말은 안 하지 않았던가. 강우가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했지.’

그리고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용기 있게 어머니를 쟁취해 내지 않았던가. 강우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부터 사귀기로 했습니다. 그치 나은아?”

“어? 맞아. 오늘부터.”

이나은의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다. 나은 어머니가 부드럽게 웃었다.

“어머? 우리 사위 참 남자답네.”

강우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강우는 이나은의 집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냈다. 나은 어머니는 강우에게 참 궁금한 게 많았다. 강우는 한참이나 나은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었다. 강우와 나은 어머니는 참 대화의 성향이 잘 맞았다. 대화를 한참 지켜보던 이나은이 둘이서만 대화한다며 살짝 토라질 정도였다. 그렇게 강우는 나은 어머니에게 후한 점수를 맞았다. 백 점 만점이라면 백 점이 분명했다.

* *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오늘은 1학기 중간고사의 마지막 날이었다. 강의실의 한가운데서 강우가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미 오늘의 마지막 시험은 다 작성한 상태였다.

‘다들 잘 지내시려나···.’

강우가 몇 주 전 있었던 모임을 떠올랐다. 그날의 모임은 또다시 많은 언론에서 다뤘다. 그 결과 수면 아래로 잠들어 있던 유공자들의 서훈 문제가 다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좋은 현상이야. 여론이 그렇게 조성된다면 보훈처도 가만히 있지는 못하겠지.’

최준의 친척들은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최준도 이제는 찾기를 포기하는 것 같았다. 안타까움을 느낀 강우가 더 노력해 보겠다고 했지만, 최준이 그러지 말라 했다.

“다들 고생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조교가 고생했다는 말을 건넸다. 그와 동시에 강의실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즐거운 대학 생활 1학기의 첫 번째 방지턱을 무사히 넘은 것이다.

“으아~ 끝이다. 오늘 술 마시러 갈 사람?”

“같이 가자!”

사방에서 술 약속을 잡고 난리가 났다. 그 모습을 보며 강우가 슬쩍 미소를 지었다. 강의실 안은 그야말로 젊음이 가득했다. 강우가 소지품을 모두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우야, 너는 안 갈래??”

동기들이 강우를 향해 물어왔다. 강우가 씩 웃었다.

“미안 오늘 동아리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 아···. 나도 동아리 들어가고 싶었는데···.”

동기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SLAM이 곧 중국으로 엄청난 규모의 동아리 엠티를 떠난다는 것이 소문난 상태였다. 강우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학기에는 새 동아리원들 뽑을 거니까 그때 또 지원해.”

“진짜?”

동기들이 이번에는 꼭 SLAM에 가입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강우가 강의실을 벗어났다. 그리고 동아리방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드르륵.

동아리방의 문이 열고 들어가자 신원주와 채보라가 있었다. 신원주가 강우를 보고는 반가워했다.

“시험 잘 봤냐?”

“어, 너는?”

신원주가 어깨를 으쓱했다.

“나야 잘 봤지.”

강우가 채보라를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

“누나도 시험 잘 봤어요?”

“응, 강우 너는 어땠어? 이 누님이 구해준 족보가 효과 만점이었지?”

강우가 말없이 웃었다. 시험 전에 특별히 족보를 구해준 거라며 잔뜩 의기양양 해한 채보라였다. 신원주와 가장 친한 강우에게 뇌물 아닌 뇌물을 바친 것이다. 하지만 강우는 족보의 힘은 빌리지 않았다. 강의 내용이 머릿속에 책처럼 정리되어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도 더 좋아지는 거 같고.’

강우가 채보라를 향해 씩 웃었다.

“네, 도움이 많이 됐어요. 덕분에 성적 잘 나올 거 같아요.”

“누나, 강우가 저렇게 말하는 거 보면 과 수석은 떼 놓은 당상이네.”

신원주가 강우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채보라가 잔뜩 콧대를 세우며 장난스럽게 굴었다.

“에헴···. 과 수석 하면 이 누님에게 한턱내거라~”

“네네, 알아서 모시죠.”

강우도 장난을 치며 채보라의 말을 받아쳤다. 강우가 동아리방의 한쪽에 털썩 앉았다. 회비를 걷고 강우와 이재원의 찬조금을 받아 꾸며진 동아리방은 그야말로 탈바꿈해 있었다. 널찍한 동아리방의 벽면에는 캐비닛들이 채보라와 여자 동아리원들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강우가 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캐비닛에 다가갔다.

덜컹.

캐비닛 문을 열자 한 벌의 농구 유니폼이 들어있었다. 서울대를 상징하는 짙은 푸른색에 가슴에는 SLAM이라는 문구가 박혀있었다.

“오? 유니폼 나왔네?”

“어, 오늘 막 도착한 신상이시다.”

총무를 맡은 신원주가 준비한 SLAM의 단체 유니폼이었다. 강우가 유니폼을 이리저리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유니폼도 있고 제대로 된 팀 느낌이 나네.”

“오늘 다 모이면 다 같이 입고 단체 사진 한 장 박자.”

예정대로 SLAM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자체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동아리인 만큼 제대로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다만 농구 실력만 보고 뽑은 게 아닌지라 실력이 제각각인 게 문제였다. 취미 동아리였으니 당연하였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자 이재원은 통 크게도 전직 농구선수들을 코치로 초빙했다. 기본기부터 착실하게 배우겠다는 생각이었다.

‘역시 재원이 형의 스케일은···.’

드르륵.

그때, 문이 열리고 이재원과 몇몇 동아리원들이 들어왔다. 모두 오늘 있을 농구 강습에 참여할 남성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중에는 농구를 배워보고 싶다는 여자 동아리원도 있었다.

“왔어요?”

강우가 손을 들어 인사했다. 이재원이 성큼성큼 들어와 강우의 옆쪽으로 왔다. 이재원의 개인 캐비닛은 당연히 강우의 옆자리였다.

덜컹.

“오? 유니폼 나왔네.”

이재원의 말에 다른 동아리원들도 빠르게 캐비닛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하나같이 유니폼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우와~ 진짜 예쁘다.”

여자들을 위한 유니폼도 준비되어있었다. 강우가 채보라를 보며 물었다.

“누나, 동아리원들 오늘 다 모이라고 했죠?”

“응, 시험들 끝나면 다 올 거야.”

오늘은 동아리원이 다 모여 준비할 것이 있었다. 바로 며칠 뒤면 떠날 동아리 엠티를 위한 마지막 점검이었다. 강우가 이재원을 바라보았다.

“형 비자는요?”

“전원 발급받았다.”

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아리 엠티는 이번 주 금요일에 출발해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이윽고 하나둘씩 동아리원들이 도착했다.

“원주야.”

이재원이 신원주를 향해 신호를 보냈다. 신원주가 동아리방이 한쪽에서 프린트물을 잔뜩 들고 왔다.

“한 장씩들 받아요.”

신원주와 채보라가 프린트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프린트물에는 동아리 엠티를 위한 준비물과 일정 등이 자세히 적혀있었다.

사라락. 사라락.

동아리원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프린트물을 읽어내려갔다. 일정을 확인까지 하자 점점 현실임이 분명해졌나 보다.

“진짜 가는구나.”

“대박···.”

동아리원들이 웅성거리며 도저히 못 믿겠다는 듯했다. 어떤 동아리원은 얼굴을 꼬집어보기까지 했다. 그렇게 웅성거림이 점점 커져 동아리방 안에 여행의 설렘이 가득 차올랐다. 강우가 이재원을 보며 고맙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 형 덕분이네요.”

“나야 뭐···. 돈만 썼지. 일정 잡고 협조해준 건 그 중국에 계시다는 간부분이 해준 거고.”

이재원이 멋쩍은 듯 웃었다. 동아리 엠티가 정해진 이후 강우는 중국의 위진오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동아리 엠티의 목적과 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강우의 말을 들은 위진오는 크게 기뻐했다. 한국의 청년들이 독립운동의 뿌리를 찾아 답사를 온다 하니 그럴 만했다.

“대부님이 중국 오면 불편한 일 없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크···. 좋네. 역시 강우, 네 인맥은 대단해.”

강우와 이재원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동아리원들이 프린트물의 내용을 숙지했다.

“다들 프린트에 적힌 대로 시간 맞춰서 공항에 집결해주세요.”

강우의 말에 동아리 방으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강우가 씩 웃으며 동아리원들을 진정시켰다.

“그럼 오늘은 연습이 있는 날이니까. 다들 체육관으로 모여주시고요.”

강우의 말에 동아리원들이 기대에 찬 눈빛을 지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오늘이야말로 자유의 날이 아니던가. 그런 동아리원들의 분위기를 읽은 강우가 픽하고 웃었다.

“연습 끝나고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헤어지죠.”

또다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 * *

김포공항에 강우와 아버지가 나타났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있는 두 사람은 곧장 공항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강우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우리가 제일 먼저 왔나 봐요.”

“그러네. 모이기로 한 곳에서 기다리자.”

강우와 아버지가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강우가 캐리어에 살짝 걸터앉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어디로인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은아, 나야.”

-강우야!-

강우가 부드럽게 웃었다.

“뭐해? 난 지금 공항 도착했어.”

-난 집이야. 이제 출발하는 거야?-

“응, 아직 비행기 시간이 조금 남긴 했어.”

-그래? 내일모레 온다고 했지?-

이나은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학교가 멀리 떨어져 주로 주말을 이용해 만나는 두 사람이었다. 이번 주를 못 볼 생각에 벌써 서로가 그리웠다.

“어, 오자마자 연락할게.”

-응, 바로 연락해줘.-

“알겠어. 올 때 선물도 사올 테니까 기대해.”

-진짜? 그래도 너무 비싼 거는 사지 마.-

강우가 흐뭇하게 웃었다. 이나은은 참 배려가 많은 여자였다.

“알겠어. 안 비싼 거로 사올게.”

그렇게 강우와 이나은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통화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연인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아버지도 슬쩍 옆으로 자리를 피해 주었다.

-잘 갔다 와.-

“그래, 안녕,”

통화를 마친 강우가 씩 웃으며 핸드폰을 접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하···.”

강우가 멋쩍게 웃었다. 어느새 주변으로 이재원을 비롯한 동아리원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이재원이 강우를 보며 실소를 흘렸다.

“아주 둘만의 세계에 빠져서 헤어나올 줄을 모르는군.”

강우가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출발하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