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검왕은 폭군이 되기로 했다 22화
다가오는 전운 (3)
전쟁이란 늘 지독한 공포와 아비규환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자리에 선 이들은 소용돌이치는 흥분에 편승하여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죽이는 이도, 죽임당하는 이도. 결코 물러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혹자는 제 가족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혹자는 생존과 쾌락을 위해.
그것이 신념이었다.
“막아!”
비명과도 같은 고함이 성벽에 몰아쳤고, 저 멀리서부터 펄펄 끓는 기름을 이고 달려온 병사들이 재빨리 기름통을 쏟아 냈다.
성벽 아래의 상황을 확인하지도 않고 행한 일이었으나, 이미 개떼처럼 몰려든 야만족 전사들을 상대로는 충분히 유효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캬악!”
“끄아아악!!”
무기를 꼬나들고 사다리를 오르던 야만족들이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세에 강림한 구천 속에서 놈들의 단말마가 들려오자, 병사들을 통솔하던 백부장이 다시금 고함을 내뱉었다.
“궁병들은 놈들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더 빨리 움직여라!”
이에 동조하듯 여기저기서 화살을 재는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만족 전사들 역시 녹록지 않았다.
궁수들이 성벽 밖으로 몸을 내밀자마자, 이를 기다려온 도끼가 사방에서 날아든 것이다.
무려 25미터 아래에서 던져진 도끼들이었다.
“컥…….”
“아, 아스피스!”
“젠장!”
흩뿌려진 피가 성벽 위를 뒤덮었다.
이를 쳐다보는 병사들의 몸이 약속이라도 한 듯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아가리를 벌린 무저갱의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전우의 시체는, 모두의 가슴속으로 씻을 수 없는 원초적 공포를 안겨 주었다.
“……죽고 싶지 않아.”
이건 결코 전쟁놀이나 훈련 따위가 아니었다.
바닥으로 뒹구는 시체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이 술잔을 나누던 친우였고, 분명 그다음 차례는 자신이 될 것이었다.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도망친다면,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길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병사들이 경직된 모습으로 멍하니 서 있던 그때였다.
“멈춰 서지 마라!”
안개가 낀 듯 흐릿하던 정신을 올곧게 붙잡아 주는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뿐만 아니라, 그 우레와 같은 목소리에 동료의 시신을 흘겨보던 시선들이 모조리 집중되기까지 했다.
거기에 서 있는 것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성벽으로 달려온 북부의 변경백. 그리고 태양기사단의 일원들이었다.
하얗게 변색된 수염 사이로 굳게 다문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이 전장에 우리가 함께할 것이다.”
변경백의 손에 들린 검이 전장으로 내리 앉았고, 병사들은 홀린 듯 무기를 쥐며 이 자리에 서 있는 의의를 다시금 깨달았다.
“내 가족을 위해서…….”
꿀꺽-
누군가가 침을 삼키며 성벽으로 앞장섰고, 그 뒤를 창을 든 이들이 따라붙었다.
그 어느 누가 이토록 결연한 심정에 거스를 수 있을까?
아까보다 더욱 굳건해진 기세에, 어느덧 전장에 팽배하던 두려움은 사라지고 수호를 위한 의지만이 남았다.
“닷새만 더 버티면 에스테반의 본대가 도착할 것이다! 절대 놈들이 이 땅을 넘보게 해서는 안 된다!”
“해가 저물 때까지만 버텨라!”
“다음 화살을 준비해……!”
“저쪽이 뚫리려고 한다! 서둘러!”
퉁! 퉁!
곧 발리스타가 장전되며 놈들을 향해 재빠르게 쏘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력은, 야만족 두셋을 가뿐히 꿰뚫고 지나갈 정도로 실로 어마어마했다.
제아무리 왕국의 기사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야만족의 전사들이라지만, 발리스타에서 사출된 매서운 공격을 막아 낼 수는 없었다.
* * *
변경백이 머무는 장소는 성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훈련소였다.
그 이유는 단지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쉽다는 이유였다.
영주 성이 아닌 이곳을 택한 단편적인 모습만 보더라도, 그의 고집과 성품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로메르트 변경백은 수하의 보고에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주름진 얼굴에 드리운 어둠이, 변경백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만 같았다.
“지금처럼만 막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만…….”
전투가 진행된 후로 흘러간 닷새의 시간.
그리고 병력이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닷새.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병력을 일으키고 합류하기까지 고작 열흘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나, 그마저도 북부 전선을 지키는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없는 속도였다.
“병사들의 사기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네. 이대로 가다간 본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가 없어.”
“가장 큰 문제는 전투물자입니다. 모레부터는 당장 화살조차도 허투루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많던 화살들을 다 사용해 버렸는가…….”
책상 위에 올려진 변경백의 손아귀가 꽉 쥐어졌다.
애초부터 이렇게 긴 전투는 상정해 두지 않았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차라리 북부의 영지들이 짊어진 의무를 다하기만 했더라면…….
“북부의 영주들에게서는 연락이 도착했나?”
“급히 병력을 편제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전투물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전달할 수 있게 조처하겠다고도 전해 왔습니다.”
“후우…….”
변경백은 책상 위에 올려진 두 손으로 지끈거리는 이마를 붙들었다.
온갖 미사여구로 꾸몄다지만, 결국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말하는 최대한 빠른 시일이란 것이 얼마나 오랜 기간을 뜻하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았기에.
“……태양기사단의 활약에 기대는 수밖에는 없는 것인가.”
태양기사단은 그 위명에 걸맞은 활약으로 국경지대의 성벽을 수호하고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명백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하아-
허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변경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작전 테이블 위에 올려진 서류를 집어 들며 말했다.
“오늘은 이만 가서 쉬게나. 지금은 몸 상태를 최선으로 유지하는 것이 정답일세.”
“변경백께서는 주무시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늙으면 있던 잠도 달아나는 법이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목례하던 수하가 떠나갔다.
그 말대로. 내일도, 그 모레에도, 전투가 이어질 것이 분명했으니까.
홀로 남은 로메르트 변경백의 표정이 씁쓸하게 변했다.
훈련소의 낡은 창문 밖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오늘따라 유별나게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부질없는 행동이로다.”
그 순간이었다.
덜컥!
“가, 각하! 잠시 밖으로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인가?!”
다급한 수하의 목소리에 변경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설마 이런 늦은 시간에 습격이라도 벌어진 것인가?
그는 책상맡에 놓아둔 검을 황급히 허리춤에 메며, 수하를 제치고 임시 숙소의 문밖으로 나섰다.
그러고는 두 눈을 의심했다.
“이, 이건……!”
훈련소 앞으로 나열된 마차들 속에서 내려지고 있는 수많은 화살과 냉병기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다음 마차에선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지는 붕대와 포션들이 줄지어 내려졌고, 그다음 마차에서는 아군을 지켜 줄 거대한 철제 방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옮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왕실의 병사들이었다.
“이 많은 것들이 도대체 어떻게…….”
지원이 오기까지 닷새가 남았다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지금 이 물자들은 대체 어디서 났단 말인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보급품들을 바라보던 변경백이, 황급히 달려가 물자의 종류를 살폈다.
“허, 허허…….”
곧 그의 입에서 감격과 희망을 뒤섞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확언컨대, 지금 이 전선에 필요한 물자들을 모조리 모아 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치 누군가가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준비해 준 것처럼…….
그렇기에 로메르트 변경백은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멈춰 있던 운명이 장난을 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늦지 않게 도착해서 다행이군.”
등 뒤에서 들려온 남자의 한마디에, 그는 드물게 몸을 떨었다.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던 탓이었다.
“지금부터 모든 지휘는 내가 직접 하겠다.”
남자의 은색 머리카락이 달빛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났다.
* * *
장장 열흘에 걸쳐 이루어진 성벽 방어전은, 야만족들이 물러남으로써 일시적인 완화 상태에 이르렀다.
충원된 병력이 놈들의 공세를 저지시켰기 때문이다.
아마 수많은 병사들의 노고와 태양기사단의 헌신이 없었다면 일주일씩이나 기다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조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지휘부의 임시 막사로 들어왔다.
“대강 정리가 끝났습니다.”
“음.”
나는 피해 상황이 적힌 서류를 테이블 위로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앞장선 조지를 따라 성벽 위로 올라갔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고통과 절규로 몸부림치던 전장의 모습이었건만. 지금은 먹구름이 개고 나름대로 정리된 것이, 소강상태라는 현 상황을 알려 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눌어붙은 핏자국만큼은 도무지 숨길 길이 없었나 보다.
“성 내에 있던 시신은 한데 모아서 화장시켰습니다. 하지만 성 밖의 시신들은 아직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물러간 야만족들의 움직임은 확인되었나?”
“예. 무의미한 소모전을 이어 나갈 바엔, 차라리 먹을거리라도 풍부한 동쪽의 평야로 향한 모양입니다.”
“그렇군.”
동쪽이라.
연방제국의 땅이었다.
나는 문득 가던 길을 멈추고,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화장터에 시선을 옮겼다.
“제아무리 굶주렸다지만, 그 많은 숫자를 용케도 막아 냈네요.”
“막아 낸 것은 결과에 불과하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에스테반의 자식들을 잃었으니.”
“그래도 태양기사단을 보내지 않으셨다면 이보다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 아닙니까? 전하께서 닷새나 빨리 합류한 것도 그렇고요.”
나는 쓰게 웃었다.
“처음부터 이곳에 병력을 파견해 두었다면, 이보다 적은 피해로 놈들을 막아 낼 수 있었겠지.”
“그거야말로 결과론 아닙니까?”
“…….”
처음부터 내 계획을 알고 있던 조지의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 정보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단이 아니라 병력을 파견하고자 했다면, 귀족들의 반대로 모든 일이 무산되어 버렸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테니까.
“그렇겠지.”
그렇기에 나는 반드시 폭군이 되어야만 했다.
시답잖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성벽을 거닐고 있자, 저 멀리서 황금색 갑옷을 입은 기사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한달음에 달려온 태양기사단의 기사가 고개를 조아리고 말했다.
“1왕자 전하. 명하신 대로 모든 지휘부의 인원이 모였다고 합니다.”
“지금 가겠다.”
기사를 따라 향한 곳은, 변경백이 머물던 장소인 훈련소였다.
내부에는 변경백을 포함한 그의 수하들. 그리고 태양기사단이 함께 모여 있었다.
“1왕자 전하. 오셨습니까?”
“음.”
나는 변경백의 정중한 인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임시로 비치된 작전 테이블로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변경백의 옆을 지나가는 순간, 문득 보인 것에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보군.”
누가 봐도 할 말이 많아 보이는 변경백에게 건넨 말이었다.
과연 그 말대로 변경백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나, 한참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변경백이 한 말은 고작 몇 마디가 전부였다.
“놈들을 막아 낼 수 있던 것은, 전하께서 에스테반의 본대보다 빠르게 합류하시어 혼란을 수습해 주신 덕분입니다.”
“…….”
“로메르트 영지와 북부를 대표하여 감사드리겠습니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위해서 보급부대를 직접 이끌고 이곳으로 온 것이니까.
나는 그렇게 말한 뒤에 작전 테이블 앞으로 움직였다.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뻗어진 내 손가락이 테이블 위에 놓인 지도의 한 점을 짚어 냈다.
“이미 들었겠지만, 놈들은 지금 국경지대를 포기하고 물러난 상태다.”
“예, 전하. 방금 전에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조금은 수척해진 그들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짙은 안도.
나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말했다.
“풍족한 땅은 그들에게도 좋은 먹잇감이었을 테지. 이로써 국경지대를 잠식했던 위험이 한 차례 물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 결국 놈들은 지금처럼 습격을 반복해 올 테고, 에스테반은 그때마다 지금과 같은 고통을 다시 겪게 되겠지.”
“…….”
내 날카로운 시선이, 자리에 참석한 태양기사단의 단장에게 닿았다.
“남은 태양기사단의 전력은?”
“그것이, 전투 중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이들을 제외하면 대략 백 명쯤 될 것입니다.”
“좋아.”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품속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훈련소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건…….”
“칙서입니까?”
금빛의 종이 위로 적힌 유려한 필체.
그 아래로 두 검이 교차한 무늬의 인장이 그려져 있었다.
내용을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려웠으나. 확실한 것은, 이것이 국왕의 직인이 찍힌 절대적 명령이라는 사실이었다.
“태양기사단은 지금부터 나를 따라서 야만족의 땅을 습격한다.”
“……예?”
“놈들이 에스테반에서 관심을 옮겨 간 지금. 이때만이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니까, 지금 야만족의 전사들을 상대로…… 하물며 그들의 땅으로 직접 들어가자는 말을 한 것인가?
그 험난한 북부의 오지 속으로?
상황을 이해한 이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하지만 정적이 내려앉은 훈련소의 분위기 속에서도, 나는 계속해서 명령을 전달해 나갔다.
“기용하는 인원은 움직일 수 있는 태양기사단 전원이다. 최대한 빠르게 인원을 수습하고 연병장으로 집합하도록.”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전하!”
“뭐지?”
내 서늘한 눈빛에 침을 꿀꺽 삼킨 태양기사단의 단장이 말했다.
“지금 야만족의 땅을 습격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음.”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북부 야만족의 땅에 대륙 국가들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이유는, 개척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항이 거세고 지형과 기상이 험난하기 때문입니다!”
시린 계절이 지나간 지금에는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말 그대로 조금 나은 수준일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후방의 잔존 병력과 맞붙게 된다면, 분명 죽고 다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도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나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툭툭 건드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 열흘간 놈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 왔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그 위험성을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태양기사단 단장이 갑옷의 가슴팍을 탕탕 두드렸다.
“놈들에게 환경이라는 절대적인 이점이 있는 상황에서, 그 땅을 습격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곳에 에스테반의 기사들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걸 결정하는 것은 자네인가? 아니면 내게 임무를 하달하신 국왕 전하이신가?”
“…….”
내 차가운 반문에 녀석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무언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자네에게는 선택권이 없어. 이미 명령은 내려왔고, 자네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일이지.”
“…….”
“이번 원정군의 총사령관은 나다.”
나는 침묵하고 있는 태양기사단 단장을 지나 훈련소 문밖으로 나섰다.